하얀 소의 해인 신축년(辛丑年) 한 해를 보내고, 검은 호랑이의 해인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2021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와 같은 여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동물약품산업 발전을 위해서 많은 지원과 도움을 주신 축산업계, 학계, 정부 등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손자병법에 ‘이환위리(以患爲利)’라는 말이 있습니다. ‘목표를 향하는 길에 생기는 고난과 장애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다’는 뜻입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저희 한국동물약품협회는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내수시장에 더 충실함은 물론 수출 4억불 조기달성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검은 호랑이는 열정적이고 큰 야망을 이룰 수 있는 성향을 지녔다고 합니다. 2022년에는 검은 호랑이의 기운에 힘입어 모든 분들의 소망이 이뤄지고, 모든 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생명존중 사회를 위해 수의학적 의료 활동을 펼치며, 동물보호복지 정책을 제안하는 비영리 민간단체 (사)국경없는 수의사회(VWB, 대표 김재영 https://www.vwb.or.kr/)가 공익법인 기부금 대상단체로 지정됐다.
기획재정부는 31일 ‘기획재정부장관이 지정하는 공익법인 기부금 대상단체’를 공고했다.
공고에 따르면,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2023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기부금 대상단체가 되며, 소관 부처는 서울지방국세청이다.
기부금 대상단체에 기부하는 개인 기부자는 소득금액의 30% 내에서 기부금액의 15%(2천만원 초과 시 그 초과분에 대해서는 30%)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한편, 지난 3월 정식 창립한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인간과 동물이 건강하고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유기동물 보호소 의료봉사, 의료 혜택을 받기 힘든 섬이나 시골의 동물 돌봄 활동, 길고양이·마당개 중성화수술 사업 등 동물 대상 정책 사업, 각 단체와 연합한 국내외 동물의료봉사 등의 활동을 단계별로 펼치고 있다.
1월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부속동물병원이 강원권 최초로 MRI 장비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8월 건국대 KU동물암센터 개관, 9월 충북대동물병원 세종분원 개원, 11월 신축 전남대동물병원 개원, 12월 제주대동물의료센터 리모델링·증축 예산 확보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습니다.
지난 3월 출범한 특위는 농장동물 진료권을 위협하는 불법 사무장 동물병원 철퇴에 초점을 맞추고, 전북 김제를 시작으로 양평, 원주, 음성, 영광, 광주 등 전국 각지를 돌며 불법 처방전을 발급한 사무장 동물병원과 면허대여 수의사, 실소유주인 동물용의약품도매상 등을 고발했습니다.
처벌로 이어진 사례도 있으며,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도 있습니다.
행정기관의 불법진료행위 근절 활동도 벌이고 있는 특위는 내년에도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30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보호자가 병원을 찾을 때 일정하게 좋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스탠다드 동물병원’을 지향하는 곳이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로 청주고려동물메디컬센터(원장 이승근)가 그 주인공입니다.
미국동물병원협회(AAHA)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동물병원을 인증하고 있습니다(AAHA Standards of Accreditation). 미국, 캐나다 전체 동물병원의 약 12~15%가 AAHA 인증을 받았는데요, 인증 기준은 계속 업데이트됩니다.
이러한 스탠다드는 환자와 보호자뿐만 아니라 동물병원에 근무하는 직원의 복지, 환경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런 스탠다드가 있기 때문에 보호자들은 믿을만한 동물병원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직원들은 좋은 복지와 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동물병원들이 함께 스탠다드를 기준 삼아 노력한다면 동물병원 업계 전체가 상향표준화될 수 있는데, 이는 수의사의 이미지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탐욕의 동물병원’이라는 이름의 방송에 소개된 상식 이하의 동물병원, 향정신성의약품을 불법 유통한 동물병원 원장과 불법 투약한 수의대학생, 수의과대학 동물병원 중환자실에서 전자담배를 피운 수의사 등 일부 동물병원의 일탈이 사회적으로 크게 논쟁거리가 되고, 수의사 전체의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에도 동물병원의 ‘스탠다드’가 마련된다면 이런 동물병원이 점차 줄어들 수 있을까요?
데일리벳에서 청주고려동물메디컬센터 이승근 원장님을 만나 스탠다드 동물병원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청주고려동물메디컬센터가 어떤 곳인지 알아봤습니다.
또한, 1세대 임상수의사로서 조언을 듣고, 수의사회장으로서의 생각도 여쭤봤습니다. 이승근 원장님은 한국동물병원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충청북도수의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Q. 안녕하세요 원장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청주고려동물메디컬센터 이승근 원장입니다. 현재 제20대 충북수의사회장을 맡고 있으며, 2007년에 한국동물병원협회장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Q. 동물병원 규모가 매우 커 보입니다. 큰 병원을 운영하려면 어려움도 많을 것 같은데요, 큰 동물병원 운영 시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어려운 점은 각 센터와 의료진 간의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내고, 보호자 응대 등 업무가 일관되고 정확하게 이뤄지도록 만들기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점심에 의료진 간 조회, 케이스 라운드를 통해 당일의 업무와 특이사항을 의논합니다. 환자 상태에 대한 인수인계를 매일 3회씩 하고, 소규모 팀과 관리자 미팅도 정기적으로 이뤄집니다. 또한, 각 파트마다 워크 리스트와 업무 매뉴얼, 근무 관련 가이드를 작성해 매 분기 또는 매년 마다 업데이트하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장점은 각 센터의 역량이 증가하면서 진료·진단·치료 범위가 점점 넓어진다는 점입니다. 또한, 기술의 숙련도가 좋아지면서 전문적이고 노력한 스텝 양성이 가능해지는데, 이렇게 되면 수의사는 진료와 연구에 매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직원들이 삶과 일을 양립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영진과 의료진이 함께 소통하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게 힘들지만, 열정과 공감을 가진 의료진의 자세를 늘 격려하는 분위기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근속자가 많고, 그로 인한 역량과 팀워크가 뛰어나다고 감히 자신합니다.
Q. 각 센터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현재 동물병원에 어떤 센터들이 존재하고, 어떤 진료가 가능한가요?
병원은 진료처치센터, 중환자케어센터, 첨단수술센터, 영상진단센터, 고양이병원의 5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첨단외과수술센터와 영상진단센터를 주축으로 지역 동물병원과의 협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중환자와 난치성, 희귀질환 환자의 진단과 수술,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진료처치센터는 순환기내과, 신장/비뇨기내과, 혈액/면역내과, 호흡기내과, 신경내과, 소화기내과, 피부과, 심장/종양센터, 안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환자케어센터는 365일 24시간 응급진료 및 중환자입원관리가 이뤄집니다. 총 4개의 독립입원실이 운영 중이며, 전담의료진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 전용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응급상황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첨단수술센터는 THR(인공관절치환술), TLPO. CBLO, TTA 전십자인대단열교정술 등 정형외과 수술을 비롯해 다양한 복강수술, 개흉술, 신경외과수술, 호흡기수술, 미세침습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영상진단센터는 기본적인 방사선검사부터, 초음파검사, 투시검사는 물론 16채널 CT, 1.5T MRI를 갖추고 있습니다.
고양이병원은 20년 이상 된 고양이 전문 수의사와 고양이 친화 스텝들에 의해 운영되는 특화병원입니다. 2015년에 ISFM(세계고양이수의사회) 고양이친화병원(CFC, Cat Friendly Clinic) Gold level을 획득했으며, 2018년에 본관 2층에 확장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Q. ISFM 고양이친화병원 Gold level 인증을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나요?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골드레벨 인증을 받을 때, 고양이 입원실이 별도로 있는 데다가 굉장히 넓어서 ISFM에서 놀라며 칭찬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ISFM CFC 인증을 위해서는 ISFM의 practice member로 가입 후, CFC에 적합한 자격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고양이전용 대기실이 있거나, 대기 공간과 진료실, 입원실이 구별되어야 하고, 입원실 크기도 기준 이상을 만족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진료실, 처치실, 수술실, 입원실 등 구역별로 보유해야 하는 기본 검사·처치 장비도 있습니다.
시설과 장비뿐만 아니라, 의료진도 정기적으로 받는 교육을 보고해야 하고, 보호자 교육과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설명해야 합니다.
Q. 고양이 특화 진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병원에 내원하는 고양이가 늘어나는 것이 기본적인 이유일 수 있지만, 내원한 고양이와 보호자들이 동물병원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크고, 진료실에서 고양이를 핸들링하는 의료진도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세계고양이수의사회(ISFM)에서 Cat Friendly Clinic에 대한 캠페인이 시작되어 국내에 소개되었습니다. 거의 10년 전이네요.
CFC 캠페인을 통해 고양이의 성향과 행동을 이해하고, 환경을 정비하고, 부드럽고 천천히 핸들링하는 것이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신속하게 진료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친화병원이 고양이와 의료진을 위한 접근이라는 생각을 굳힌 뒤 고양이병원을 따로 세팅하게 됐습니다.
Q. 고양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수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아직 국내에는 고양이 전문 수의사에 대한 인증이나 전문의 자격이 없습니다. 다만, 고양이 전문병원 선생님들은 고양이 진료에 대한 경험이 많고, 핸들링이 노련합니다. 고양이 진료에 두려움이나 낯섦이 전혀 없고, 오히려 더 익숙해하고 반가워합니다. 저희 고양이병원 원장님도 20년간 개, 고양이를 같이 진료했지만, 지금은 고양이만 단독진료하면서 더 편안해지셨답니다.
고양이 수의사에 관심이 있는 학부생이라면, 우선 고양이와 익숙해져야 합니다. 고양이의 습성과 특징, 행동을 관심 있게 공부하고, 고양이와 함께 지내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고양이 전문 수의사 선생님들의 채널도 많은데요, 그런 채널을 통해 고양이 수의사 선생님들이 어떤 부분을 관심 있어 하는지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사실 고양이 수의사는 먼저 고양이 핸들링과 고양이와 친해지는 것이 거의 절반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Q. 병원을 운영하신 지 꽤 오래되셨는데요, 어떤 케이스가 많은지, 또 기억에 남는 진료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희 병원은 현재 위치에서 개업한 지 34년이 되어가다 보니 주로 노령동물이 많아서 만성노령성 질환 관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심장병, 만성신부전, 종양 등의 내과 질환이 많습니다.
첨단수술센터와 영상진단센터를 설립한 뒤부터는 신경 증상을 가진 환자들의 진단과 신경외과수술, 난치성 정형외과 수술이 급증했습니다.
지역병원에서 의뢰되는 응급 및 중환자 케이스, 수술 환자도 증가하고 있고, 고양이병원을 찾는 고양이 환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진료는 반려동물을 위해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병원을 찾는 보호자님들입니다. 혈액투석을 위해 본원을 방문해주시는 만성신부전환자 보호자, 말기암 통보를 받았지만, CT, MRI를 포함한 정밀검사를 위해 방문한 분도 있었습니다.
말기 만성신부전 고양이 환자를 5개월가량 호스피스 케어했던 적도 기억이 납니다. 환자의 삶의 질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보호자와 마지막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관리했던 순간입니다.
Q. 1인 동물병원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성장해오셨는데요, 다른 동물병원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오셨는지 궁금합니다.
30년 넘게 동물병원을 운영하면서 가장 집중하고 열정을 품었던 부분은 ‘누가 봐도, 어디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안정적이고 표준화된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구축하는 것’이었습니다.
본원에서 근무하는 수의사와 테크니션의 진료와 처치, 고객응대, 근무할 때 마인드와 직원 복지, 인적·물적 관리에 대한 스탠다드 매뉴얼 작성과 교육, 체계적이고 일관적이며 친화적인 팀 구축을 통한 의료진들의 역량과 업무안정감을 끌어내는 것에 무엇보다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별 보호자 교육과 응대를 어디에 중점을 두고 해야 하는지 기본적인 프로토콜이 정립되어 있습니다. 중증응급환자와 만성 노령성질환 환자의 진단, 접근, 치료, 장기관리 등 모든 과정도 일관성 있도록 진료·치료 지침이 세팅되어 있으며, 라운드에서 재차 확인합니다.
또한, 수의테크니션 선생님들의 업무역량 증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수습 기간 후 멘토링 시스템을 통한 1:1 관리를 시행하고, 각 팀별 업무 매뉴얼이 제작되어 분기마다 업데이트합니다. 신입 선생님들의 업무 습득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시스템화되어 있는 것입니다.
물적·시설적 부분에서도 프로토콜(protocol)과 매뉴얼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놓치는 것 없이 환자를 진료하고, 실수를 줄이며, 전문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병원 인테리어와 시설·장비 구비·관리에도 점진적으로 노력한 결과 지금의 병원에 이르게 됐습니다.
30년이 넘은 오래된 병원이지만, 절대 뒤처지지 않고, 부족함 없이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직원 복지를 신경 쓰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환자와 보호자에게 편안하고 안정적이며 위생적이고 전문적인 케어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병원을 확장하고, 인력이 늘어날 때 병원의 캐치프레이즈가 Compassion & Passion, Truth & Faith였습니다. 함께 일하는 스텝 간의 교감과 의료진들의 행복이 환자에 대한 열정과 케어를 위한 공감으로 이어진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규모만 큰 병원이 아니라, 그러한 공감과 열정이 보호자와 환자에게 충분히 전달되어 신뢰가 전해진다면, 보호자와 환자의 가장 큰 기대를 충족한다고 생각합니다.
Q. 원장님의 철학과 노력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동물병원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한가지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신뢰가 가장 핵심입니다.
병원에 대한 보호자의 신뢰도 중요하고, 병원에 대한 스텝의 신뢰도 중요합니다. 보호자는 수의사와 테크니션이 동물학대를 하지 않고, 정확한 진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직원도 병원에서 위법 행위가 이루어지지 않고 모든 것이 깔끔하게 이루어져야 병원에 대한 신뢰가 생겨 더 열심히 근무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Q. 1세대 반려동물 임상수의사로서 느낀 점과 후배 수의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2000년부터 한국동물병원협회(KAHA) 스탠다드 동물병원 인증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KAHA 회원들과 미국, 호주의 인증받은 동물병원을 방문하여 선진화된 시스템을 경험했습니다. 그것이 우리나라에서 표준화된 동물병원을 운영하고자 하는 원동력이 되었죠. 아직 한국의 스탠다드가 되는 동물병원이 되기 위해 스스로 많은 부족함을 느끼고 계속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대한수의사회 창립 6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에서 ‘수의임상의 미래(https://www.koreascience.or.kr/article/JAKO200851433111395.pdf)’라는 주제로 발표했었는데요, 15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음에 선배로서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지금 임상 현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힘들지만, 스스로 목표를 갖고 정진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스탠다드 동물병원을 많이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스탠다드 동물병원 인증제도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우리나라에는 현재 스탠다드 동물병원(standard veterinary practice)을 인정해주는 기관과 기준이 없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있으면 보호자도 믿을만한 병원을 쉽게 찾아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고, 나아가 전국에 있는 동물병원이 상향평준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수의사 전체의 자긍심으로도 직결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수의학교육인증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스탠다드 동물병원 도입에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Q. 소동물 임상이 레드오션이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반려동물 임상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레드오션에서 성공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소동물 임상은 현재 레드오션’이라는 말에 백번 공감합니다.
하지만, 지난 30여 년을 되돌아보았을 때 미리 준비되지 않은 동물병원에게는 30여 년 전체가 모두 ‘레드오션’이었을 것이고, 철저하게 공부하고 준비한 병원에게는 ‘과거-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까지도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하게 노력하고 발전하면 성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병원이 성공할 수 있는 차별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병원장과 스텝들의 긍정적 마인드와 조화로운 팀워크
2) 성공적인 병원을 만들려는 강한 집념과 목표의식
3) 그러한 목표의식에 부합하는 실천능력
4) 병원의 전문화와 차별화
5) 진료과목의 전문화와 차별화
6) 진료장비의 전문화와 차별화
7) 병원경영의 전문화와 차별화
8) 반려동물문화와 함께 성장해가는 병원
9) 동물보호자와 함께하는 병원
10) 병원장 자신과 병원 스텝 모두가 함께 발전하고, 함께 행복한 병원
이러한 병원이 되었을 때 전국적으로도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성공적인 병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Q. 2007~2009년 제8대 한국동물병원협회 회장을 역임하셨는데, 그때 어떤 일을 하셨나요?
한국동물병원협회는 소동물임상수의사의 학술 능력 향상을 도모하며, 상호 간의 친목을 돈독히 하고, 직업 윤리관을 정립 실천하며, 밖으로 임상수의사의 권익을 옹호하고, 대국민 최일선의 수의사로서 수의사상 확립에 노력하여 사회에 발전에 기여함을 그 목적으로 합니다.
(사)대한수의사회 산하단체이며, 세계동물수의사회(WSAVA) 정회원이기도 합니다.
2007부터 3년간 한국동물병원협회장으로 활동하면서, 2011년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Congress 대회를 우리나라(제주도)에 유치했고, 소동물 역사상 최초로 한국동물병원협회 산하에 한국수의임상교육원을 설립해 진료 컨설팅 서비스를 실시했습니다. 당시 설립된 HAB(Human-Animal Bond) 위원회는 지금도 대국민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Q. 현재 충청북도수의사회장과 대한수의사회 전국시도지부장협의회 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어떤 활동을 하셨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충북수의사회장으로서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일은 회원들의 권익 보호와 전문가로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일입니다.
또한, 대한수의사회 전국시도지부장협의회에서 SBS TV동물농장을 통해 2020년 시즌1(나는 수의사와 산다), 2021년 시즌2(supervet)까지 공익 방송을 하고 있으며, SBS 모닝와이드 와이드펫 진료실 코너와 유튜브를 통해 수의사의 사회적 역할을 알리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내년에는 ‘나는 수의사다’를 주제로 시즌3가 진행됩니다. 사회에 귀감이 되는 여러 분야의 수의사를 발굴해 수의사의 사회적 역할을 알리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Q. 반려동물 임상수의사를 꿈꾸는 학부생들의 큰 고민인데요, 졸업 후 바로 동물병원에 취업해서 경험을 쌓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임상대학원을 진학하는 게 나을까요?
수의사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졸업 후 바로 취업해서 현장경험을 쌓는 것의 장점은 직접 기본 예방접종부터 난치성 만성 노령 질환까지 경험하면서 자신이 어떤 수의사가 될지(개업을 할지 말지, 개업을 하면 어떤 컨셉으로 할지 등)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대학원 진학을 추가로 합니다.
졸업 후 바로 대학원을 진학해서 임상경험과 학술연구를 병행한다면, 더 체계적으로 전공 분야에 대한 안목과 지식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대학원 졸업 후 로컬에 나왔을 때는 (로컬에 맞는) 기본 진료나 보호자 응대 등에 대해 경험하고 적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후배 수의사들과 수의대생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다양한 길을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너무 임상만 보지 말고, 본인이 관심이 있다면 다양한 분야를 접해보고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화이자 CEO인 앨버트 불라(Albert Bourla)처럼 세계적인 수의사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처음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다소 큰 외관에 압도당했습니다. 그렇지만 원장님께서는 병원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셨습니다. 이곳도 처음에는 1인 동물병원으로 시작했으나 스탠다드 동물병원에 가까워지고자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레 성장했다고 하셨습니다. 청주고려동물메디컬센터에서는 처방식을 제외하고 반려동물용품을 일절 팔지 않고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그만큼 진료와 치료에 집중하려는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원장님의 성공에는 보호자와 구성원의 신뢰, 고객 응대와 진료 프로토콜을 따르는 철저함 그리고 나아가 우리나라 반려동물임상 분야를 더욱 개선하려는 열정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개에 물린 사고 소식을 언론보도로 종종 접하게 됩니다. 목줄 없이 산책하던 개가 지나가던 행인을 물어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견주는 형사상 과실치상(치사)책임을 지게 됩니다.
즉, 견주는 자신의 개와 산책하면서 목줄을 잘 착용하고 관리할 주의의무를 부담합니다. 이를 게을리한 과실로 인하여 타인에게 상해(또는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킨 것에 대하여 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피해자는 견주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제기할 수 있고, 견주는 일정한 손해액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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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울산지방법원에서는 피해자가 이 사건 개가 사나운 습성을 가지고 있고, 사람을 물 수도 있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상당량의 술을 마신 채 이 사건 개에 아주 가까이 다가가 이 사건 개를 만지는 등의 행위를 하다가 사고를 당한 사건에서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견주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건이 있습니다(울산지방법원 2020고단375).
위 판례의 취지에 따르면 피해자가 개의 사나운 습성을 알고 다가가 만지는 등의 행위를 하다가 사고를 당한 사건을 피해자가 스스로 자초한 위험으로 보고, 사고 발생에 대하여 견주는 달리 주의의무 위반이 없다고 본 것입니다.
이처럼 사나운 개의 습성을 잘 알면서도 개에 가까이 접근하여 이를 만지거나 접촉을 시도하는 행위를 하다가 개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견주에게 달리 민·형사상 법적인 책임을 묻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개에 다가갈 때 이러한 점을 명심하고 인식하여 미리 조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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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창문 넘어온 개들에 놀란 행인이 넘어지면서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할 때 견주는 유죄일까요?
최근 창고 안에 있던 개(골든리트리버)가 창문의 방충망을 뚫고 나가 근처에 있던 행인이 놀라 다치는 사고가 있었는데, 이때 견주에게 과실치상 혐의가 인정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있었습니다.
즉 견주가 개의 탈출을 예상할 수 있었다면 관리 소홀로 인한 과실치상 혐의가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견주는 적어도 유기견들의 어깨높이와 몸무게, 점프력 등은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면서 목줄 없이 창고 안에 두고 90cm 창문을 열어 뒀으며, 창문에 방충망만 있으면 유기견들이 이를 뚫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본 것입니다.
위 두 판례를 보면 결국 개로 인한 사고가 발생한 경우 견주는 관리 소홀로 인하여 사고 발생이 초래되었는가에 따라 형사상 책임유무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믿을 수 있는 동물병원 그룹’을 내세운 벳아너스(VET HONORS)가 정식 출범했습니다. 공동 브랜드를 활용해 공동 마케팅을 하고, 인사관리, 직원 CS교육, 세무·회계 컨설팅 등을 지원함으로써 회원 동물병원이 학술적 성장과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저는 MBA 시절 <동물병원 네트워크 전략에 대한 이론적 고찰>이라는 연구를 통해 병·의원 네트워크가 무엇인지, 그리고 올바른 동물병원 네트워크 모델은 무엇인지 고민해본 적이 있습니다.
이 연구 내용과 최근 업계 상황을 바탕으로 동물병원 연합 모델을 어떻게 봐야 할지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생각을 공유하고자 적는 글이니, 독자분들도 댓글을 통해 편하게 의견을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병원 연합 모델의 등장 배경
병원 경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병·의원 연합은 이미 의료계에서는 잘 알려진 모델입니다(연합, 네트워크, 연맹, 동맹 등 다양한 용어가 혼재되어 사용되는데, 이 글에서는 ‘연합’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연합은 조직간 연계·통합 유형의 하나로 내부 구성원들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다른 조직에 대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의료계의 경우, 의료인력의 과잉 공급, 시장 개방, 포괄수가제 도입 및 비급여 진료비 공개 등 규제,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 환자·보호자들의 기대 수준 향상과 욕구 증가 등으로 병·의원의 경영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요즘 동물의료계가 처한 현실과 비슷하죠?).
의료계에서는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1992년 예치과를 선두로 병원 연합 모델이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병·의원 연합은 공동 브랜드를 사용하고, 공동 브랜드를 통한 광고 효과 이익을 얻음으로써 병원에 대한 고객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고가 의료기기 등을 공유·공동 구매함으로써 비용을 절약하며, 공동 컨설팅 회사를 통한 아웃소싱, 자체 학술 모임과 세미나 개최를 통한 지식과 노하우 고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 등을 통한 차별화 전략을 취합니다.
병원 연합의 장단점
의료계에서 병원 연합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입니다. 한 연구에서 연합 모델에 가입한 병원 중 회원자격을 계속 유지하고 싶은 병원이 92%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연합에 참여하지 않은 병·의원보다 경영성과에 대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았기 때문이죠.
연합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가입비와 매월 회비를 내야 합니다. 장점이 없다면 가입할 이유도 없겠죠. 그렇다면, 병원 연합 모델은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병원 연합의 대표적인 장점을 5가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장점 1.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
병원 연합의 가장 큰 장점은 연합을 구축하는 것 자체로 여러 가지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연합에 참여한 병원이 함께 의약품, 의약외품, 소모품, 의료기기를 공동구매함으로써 직접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외부검사 의뢰비용도 줄어들 수 있죠. 단독 개원보다 연합에 참여했을 때 병원 운영비가 12% 이상 감소했다는 발표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비용 절감 효과만으로도 연합에 참여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만, 병원의 비용 절감은 역으로 업체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동물병원 연합 모델이 앞으로 계속 등장할 예정인데요, 연합마다 업체에 낮은 단가를 요구한다면 결국 동물병원과 거래하는 업체들은 점점 더 낮은 단가를 제시할 수밖에 없어집니다. 동물병원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지만, (연합 모델이 동물의료 시장의 전체 파이를 키우지 못한다면) 업체들의 수익성은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동물의료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점 2. 브랜드 이미지 활용
병원 연합 모델은 공동의 브랜드를 활용합니다. 따라서, 브랜드 파워가 커질수록 병원에 대한 신뢰성과 접근성도 크게 향상됩니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한 병원 연합은 브랜드만으로 양질의 진료·수준 높은 서비스를 연상시키며, 환자유치는 물론, 가격 저항을 낮춰줍니다.
장점 3. 경영 도움 및 직원 교육
연합에 가입한 병원은 단독 개원 때 겪어야 하는 경영 관련 문제를 더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연합들은 자신들이 가진 경쟁력 있는 운영 시스템을 통해 인력 채용, 직원 교육, 회계·세무·노무 컨설팅 등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각 회원 병원의 어려움이 줄고 경영이 합리화될 수 있습니다.
장점 4. 공동 홍보
병원 연합은 브랜드 차원에서 종합적인 홍보를 시행합니다. 따라서, 하나의 병원이 달성할 수 없는 공동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대규모 광고·홍보, 봉사활동 등은 브랜드와 각 병원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브랜드 차원에서 제품을 출시하고 제품에 대한 홍보·마케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연합에 가입한 병원들은 더욱 큰 이득을 얻게 됩니다.
함소아 한의원 홈페이지
대표적인 한의원 연합 모델인 ‘함소아 한의원’은 현재 미국, 중국을 포함해 국내외 73개 지점을 확보했습니다. 함소아 브랜드를 딴 한약도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죠.
차앤박피부과 역시 전국 24개 지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CNP 브랜드를 활용해 다양한 화장품을 출시했습니다.
동물병원 연합 모델에서는 브랜드 차원에서 맞춤형 사료, 영양제, 의약외품 등을 출시할 수 있을 겁니다.
장점 5. 조직적인 대응
연합에 속한 병원 간의 세부적인 협력과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연합 병원 전체가 전문화되고 체계적인 진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송 등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벳아너스가 수개월 만에 50개 동물병원을 모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병원 연합 모델의 단점은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연합이라는 특성상 많은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조직의 특성상 피할 수 없는 단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병원 연합 모델이 가질 수 있는 단점을 4가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단점 1. 브랜드 이미지 관리의 어려움
공동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건 장점이지만,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만약 연합에 가입한 한 병원에서 의료사고 등 문제가 발생한다면, 연합 전체의 이미지 손상으로 이어져 잘못을 하지 않은 다른 병원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단점 2. 개별 병원 특성 반영 부재
병원 연합은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 같은 차트를 활용하고, 주요 질병에 대해 동일한 진료 프로토콜을 적용하며, 똑같은 보호자 교육 자료를 배포하기도 하죠. 이런 점은 병원 연합의 대표적인 장점이 되지만, 반대로 각 병원의 개별적, 지역적 특성이 무시될 수 있다는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연합의 표준화된 서비스가 모든 병원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단점 3. 비용 낭비
만약, 병원 연합 모델이 체계적인 경영 매뉴얼이나 목표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네트워크만 확장한다면 별다른 경영성과를 내지 못하고, 연합 가입비용만 지불하게 될 수 있습니다. 큰 가입비용과 월 회비를 지출했지만 실질적인 이득은 얻지 못할 수 있는 것이죠.
단점 4. 탈퇴의 어려움
연합 가입이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으면 탈퇴하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합에서 탈퇴를 하게 되면, 연합 차원에서 했던 브랜드 이미지를 떨쳐내고 병원 고유의 이미지를 다시 세워야 하는 부담이 생깁니다. 연합 가입에 들었던 비용과 시간도 ‘보상받을 수 없는’ 매몰비용이 됩니다.
과거 동물병원 연합 모델
우리나라 동물의료계에 동물병원 연합 모델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전북대 출신 수의사들을 중심으로 한 R그룹은 현재까지도 잘 운영되는 대표적인 동물병원 연합 모델입니다. 동물병원뿐만 아니라 CRO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추가하며 상장까지 이뤄냈습니다.
마트에 주로 입점했던 C브랜드도 있습니다. C브랜드는 1998년 shop in shop 이라는 이념을 내걸고 6개 직영점으로 출발했습니다. Shop in Shop 이라는 이념에 맞게 대형마트 안에 동물병원을 개설하는 방식으로 몇 년 만에 100개가 넘는 동물병원을 확보했습니다.
C브랜드는 대형마트 안에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개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로열티도 3% 수준으로 사람 병의원 연합 모델보다 훨씬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마트에만 입점해야 한다는 점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했습니다. 대형마트가 자체 반려동물 브랜드를 만들며 마트 입점에 제한이 걸리기도 하고, 마트가 리뉴얼 공사를 하면 강제 퇴점되거나 재입점 시 위치 변경 등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C브랜드는 회원 동물병원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렸으나, 100개가 넘는 동물병원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했고, 공동의 브랜드를 사용하지만 각 회원 동물병원이 각자도생하는 형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최근 등장하는 동물병원 연합 모델은 장기적으로 ‘동물의료데이터 활용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과거 동물병원 연합 모델들과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문제는 연합에 참여한 동물병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협력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회사가 그리는 큰 그림에 동감하고 동참하는 곳도 있겠지만, ‘연합 모델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과 궁금증’, ‘참여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 같은 불안감’에 참여하는 곳도 있고, ‘대형 병원의 노하우를 배워보기 위해서’ 참여하는 곳도 있을 겁니다. 연합에 참여하는 동물병원들의 마음과 생각은 다양합니다.
강력하고 주도적인 MSO의 필요성
이처럼, 모든 병원 연합 모델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 병·의원 연합 모델도 실패한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성공한 병·의원 연합 모델들을 분석해보면, 결국 체계적인 병원경영지원회사(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s)가 존재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MSO가 성공적인 병원 연합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주도적인 병원경영지원회사가 있음으로서 서비스 차별화·표준화, 공동구매와 홍보, 직원 채용 및 관리 등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이죠. 강력한 MSO는 더 나아가 임상연구, 연구교육, 환자의뢰 등 연합 병원들을 전방위적으로 돕고, 브랜드 상품 제작·판매, 공동 마케팅까지 지원합니다.
앞으로 동물병원 연합 모델이 계속 등장할텐데, MSO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가능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동물병원 연합 모델, 경영난 타개의 돌파구인가?
그렇다면 왜 지금 이 시점에 새로운 동물병원 연합 모델이 등장하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점차 심화되는 동물병원 경쟁 상황과 1~2년 앞으로 다가온 영리법인 동물병원 유예기간 종료, 동물진료비 게시, 사전고지, 진료비 공시 등 동물의료계의 큰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지금 준비를 하고 뭉치지 않으면 안될 것 같거든요.
또한, 반려동물 업계에 관심을 갖고 큰 투자를 한 곳들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양한 반려동물 스타트업이 등장했는데, 커머스를 제외하면 결국 동물병원(동물의료데이터)과 함께 해야 무엇인가 이뤄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동물병원 연합 모델의 등장으로 특히 1인 동물병원이 느끼는 두려움과 공포가 클 것 같습니다. 앞으로 1인 동물병원은 연합 모델에 가입해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까지 나옵니다. 1인 동물병원의 경영난 타개의 해법이 ‘연합’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사람 병·의원 연합 모델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립니다. “앞으로 생존을 위해 대부분의 병원이 연합에 가입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아무런 노력도 없이 연합 모델에만 안주하면 그 병원은 실패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결국 정답은 없고, 미래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인 동물병원이 차별화된 진료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면, 굳이 생존을 위해 연합 모델에 합류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반대로 특별히 차별화되지 않은 1인 동물병원이라면 연합 가입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저는 <동물병원 네트워크 전략에 대한 이론적 고찰> 연구에서 아래와 같이 적었습니다. 지금 보니 누구나 할 수 있는 원론적인 얘기를 한 것 같네요.
“규모가 크든 작든 동물병원 연합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참여 동물병원들이 추구하는 목적이 명확하고, 강력한 회사(MSO)와 회원 동물병원들이 잘 상호작용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또한, 연합 가입 조건을 까다롭게 하여 진입 장벽을 높임으로써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써야 하고, 표준화 작업과 동시에 각 개별 동물병원에 대한 맞춤형 경영지원에도 힘쓸 필요가 있다.”
벳아너스의 등장으로 동물병원 연합 모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준비 중인 연합 모델들도 수 개월 내에 구체화될 것입니다. 2022~2023년에 동물병원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제도들이 연이어 시행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동물병원 연합 모델이 동물병원 경영난 타개에 해법이 될 수 있을까요? 새롭게 등장하는 동물병원 연합 모델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수대협, 회장 김세홍)은 “병무청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공중방역수의사 추가합격자 인원 자료를 확보했다”고 29일 밝혔다.
병무청이 공개한 최근 10년간 공방수 선발 현황. ‘지원선발자’가 추가합격 인원이다. (자료 : 수대협)
공방수 추합 10명부터 55명까지 들쑥날쑥
최고경쟁률 6.5대1..수요는 충분
수의장교나 공중방역수의사로 임관할 수의사는 본과 재학 중인 남학생 중에서 미리 선발한다. 수의장교 임관예정인원과 매년 150명 수준인 공중방역수의사 TO를 고려해 ‘수의사관후보생’을 선발한다.
이들 중 대학원 진학 등을 이유로 임관하지 못하는 결원이 발생하면 매년 1월 전후로 추가모집이 진행된다.
수대협은 최근 병무청에 공중방역수의사 선발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해 추가모집 실태를 파악했다.
그 결과 최근 10년간 추가모집된 공중방역수의사는 230명으로 파악됐다. 가장 적을 때는 10명(2017)에 그친 반면, 가장 많을 때는 55명(2018)에 달했다.
2018년 고병원성 AI 사태가 심각해지자 공방수 TO가 200명으로 갑자기 늘어났는데, 55명을 추가로 모집했음에도 결원이 발생하지 않았다. 가장 적은 인원을 선발한 2017년의 경쟁률은 6.5대1에 달했다.
추가모집 대상은 졸업시점까지 수의사관후보생으로 선발되지 않았으면서 병역도 해결되지 않은 인원들인만큼 공중방역수의사 임관을 원하는 수요는 충분한 셈이다.
공방수 증원·병역법 시행령 개정 한 목소리
수대협과 대한공중방역수의사협회(대공수협, 회장 조영광)는 업무협약을 맺고 병역법 시행령 개정과 공방수 증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매년 가축방역관 부족문제가 지적되지만, 정작 가축방역관을 늘릴 수 있는 공방수 확충에는 부정적인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 병역법 시행령은 농식품부장관과 병무청장이 수의사관후보생 인원을 확정한 후 국방부장관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계부처간 협의 만으로 인원을 정할 수 있는 공중보건의사나 공익법무관과는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원한다면 공중보건의나 군의관으로 복무할 수 있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와 달리 공중방역수의사는 매년 수의사관후보생 선발에 탈락하는 인원이 발생한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수대협과 대공수협은 공중방역수의사 증원뿐만 아니라 배치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지목했다.
장기적으로는 지자체별로 산발적 대응에 그치고 있는 동물방역 시스템을 국가 주도로 전환하고, 이를 위해 공중방역수의사는 기초자치단체(시군구청)가 아닌 광역자치단체 소속 동물위생시험소나 농림축산검역본부 가축질병방역센터에 배치해 보다 실질적인 방역업무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정보공개청구를 담당한 수대협 이은찬 정책대외협력국장은 “수의사는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동물의 진료와 보건 지도와 더불어, 공중 방역과 검역에도 힘써야하는 만큼 예비 수의사인 전국의 수의대생 모두가 공중방역수의사 증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재호 대공수협 법제정책이사는 “지금도 공방수의 상당수는 시군구청에서 격무에 시달리고 있고, 가축방역업무가 주업인 농림축산검역본부 혹은 동물위생시험소 소속의 공중방역수의사는 여전히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가축방역관 부족문제는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될만큼 엄중한 사안으로, 매년 발생하는 가축질병, 더 나아가 인수공통감염병의 선제적 방역을 위해서는 공방수 인원의 확충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