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ECCS 인정전문의는 ▲한국 수의사 면허증 보유 ▲KVECCS 평생회원 및 임원으로 3년 이상 활동 ▲대학에서 응급중환자 관련 과목을 교육하는 자 또는 KVECCS에서 인정하는 학회 및 학술대회에서 4회 이상 관련 강연 또는 발표한 자 ▲주저자 자격으로 SCI급 이상 논문 최소 2편 이상 ▲임상 경력 5년 이상 ▲최소 150건(5년 750건) 이상의 응급중환자 진료 ▲RECOVER Rescuer 이상 인증 취득자 등의 기준을 갖춰야 응시할 수 있다.
이번 인정전문의 평가에는 국내외 전문가 4명이 진행했다.
한국에서는 서울대 수의대 이인형 교수가 평가자로 참여했으며, 해외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의 허지웅 교수(미국수의응급중환자과전문의, DACVECC)와 Bernard Hansen 교수(미국수의응급중환자과전문의(DACVECC) 및 미국수의내과전문의(DACVIM)), 유럽수의응급중환자과학회(EVECCS) 회장이자 리옹수의과대학 응급의학교실을 이끌고 있는 Céline Pouzot-Nevoret(유럽수의응급중환자과전문의, DECVECC) 교수가 평가에 참여했다.
한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회는 앞으로 3년간 인정전문의 선발을 진행한 뒤, 본격적으로 전문의 제도 정착에 나설 방침이다.
글로벌 펫푸드 기업 로얄캐닌이 ‘2025 로얄캐닌 벳 심포지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5월 8일 밝혔다.
로얄캐닌이 매년 주최하는 벳 심포지엄은 올해 4월 15일과 16일 양일간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렸다. 반려동물의 비만 문제 해결과 건강한 체중 관리를 주제로 열린 올해 벳 심포지엄에는 70개국에서 모인 300명의 수의사를 비롯해 각국의 크리에이터와 저널리스트 등 총 550명이 참석했다.
로얄캐닌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반려동물의 비만 문제 해결과 건강한 삶을 위한 정보 격차 해소, 과학 기반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의사의 역할 강화 등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세션을 운영했다.
로얄캐닌이 2025년 실시한 보호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6%는 ‘건강한 체중’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7%는 잘못된 정보가 반려동물 체중 관리를 방해하는 큰 요인 중 하나라고 응답하는 등 반려동물의 건강한 체중 관리에 대한 지식 격차가 심각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특히 Z세대 보호자의 55%가 SNS를 주요 정보원으로 활용한다고 응답한 만큼 수의학 전문가와 소통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시사했다.
로얄캐닌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글로벌 캠페인 ‘#ScalingTheConversation(대화의 확장)’을 새롭게 발표했다. 당뇨병, 관절 문제, 심장 질환, 면역 기능 저하 등 다양한 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는 비만의 심각성과 관리의 필요성을 알리고, 비만에 대한 정보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수의사와 보호자가 반려동물의 체중에 대해 보다 건설적이고 공감하는 대화를 더욱 확대하자는 것이다.
수의사, 영양 전문가, 행동 전문가와 함께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과학 기반의 정보를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전달하며 Z세대 보호자와의 대화 채널을 확장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세대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패널 토의도 진행됐다. 수의 전문가들이 차세대 보호자들의 진화하는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한 혜안을 얻기 위해서 마련된 자리로, 한국 보호자 대표로 시각 장애인 유튜브크리에이터 ‘원샷한솔’이 참석했다.
로얄캐닌 관계자는 “올해 심포지엄은 반려동물의 비만이라는 중요한 주제를 중심으로 각국의 수의사들과 함께 다양한 논의가 오간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로얄캐닌은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과학적이고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연구와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동물병원과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요, 줄기세포 치료는 비단 대도시의 큰 동물병원에서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주시 문막읍에 위치한 문막동물병원은 최근 벳스템솔루션과 협약을 맺고 첨단 재생의학 기술을 반려동물 치료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읍 단위 동물병원에서는 전국 최초”라고 말하는 문막동물병원 김원홍 원장(사진)을 데일리벳이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원장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문막동물병원 김원홍 원장입니다. 18년 전 문막읍의 15평 남짓한 공간에서 문막동물병원의 문을 열었습니다.
‘어떤 질환이든 책임질 수 있는 수의사가 되자’는 마음으로 진료를 이어왔어요. 지금은 60평 규모의 공간에서 진료수의사 1명을 포함한 5명의 팀원들과 함께 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줄기세포 치료를 새롭게 도입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곁에 머물 수 있는 삶’을 지켜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읍 단위에 위치한 동물병원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도입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오랜 병원 운영과 익숙한 진료 속에서, 어느 순간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고 있다’는 걸 자각했어요. 1인 병원의 진료 수준도 점점 상향 평준화되고 있고, 전문성과 차별화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도 분명히 느꼈습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이 병원, 이 자리에서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습니다. 고민 끝에 도달한 방향은 반려동물의 나이대별 건강관리, 삶의 질 유지, 그리고 주치의로서의 역할이었습니다.
이 결론은 책에서 배운 개념이 아니에요. 한 지역에서 보호자들과 함께 하며 몸으로 체감한 현실이었죠. 그 안에서 줄기세포 치료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줄기세포 치료 도입은 단순히 기술의 도입만이 아니라 한 명의 수의사가 자신의 진료와 병원, 지역을 다시 바라보며 내린 방향성의 결과입니다. 저의 시도가 지역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의료의 변화가 가능하다는 선례가 되면 좋겠습니다.
도입을 결심했다 하더라도 실현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물론 줄기세포 치료는 비용과 기술 모두 부담이 큰 분야라 고민이 많았습니다. 인구가 적은 지역, 1인 병원에서 이걸 시작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그동안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실제로 치료에 적용하기까지는 기술적 장벽도 있고, 현장 수의사가 혼자 도입하기엔 부담이 큰 영역이었습니다.
그 때 저에게 확신과 가능성을 만들어준 파트너가 바로 벳스템솔루션이었습니다. 현실적인 배양 시스템 구축부터, 임상 적용에 맞춘 프로토콜, 지속적인 교육까지 현장에서 줄기세포를 실제 치료로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함께 만들어 주었습니다.
벳스템솔루션과의 협약을 통해 전문적인 배양 시스템과 프로토콜을 구축했습니다. 지역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했죠.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공동 연구도 진행합니다. 줄기세포 증례 공유와 피드백, 지속적인 교육 체계까지 갖추는 것이죠. 그러면서 줄기세포 치료의 정확성과 효과를 극대화해나가려고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줄기세포 치료가 특정 대형병원만의 기술이 아니라, 지역에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의료가 될 수 있다는 모델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선례를 문막에서 시작하는 것이 이번 협력의 가장 큰 의미입니다.
그 변화가 강원도 전역으로, 나아가 전국의 중소 규모 동물병원까지도 첨단 치료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연결되길 기대합니다. 그 시작점에서 저희 병원이 치료와 연구, 보호자 신뢰를 함께 쌓아가며 지역 수의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어떤 질환에 줄기세포 치료를 적용하고 있나요?
줄기세포 치료는 손상된 조직의 염증을 줄이며,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관절염이나 디스크 질환, 신부전 등의 만성질환을 완화하고 전반적으로 건강을 개선하죠.
특히 기존 치료법이 효과적이지 않았던 반려동물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 대증 치료를 넘어 질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부작용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도 있죠.
문막동물병원에서는 관절염, 반복되는 피부염, 만성 장염, 신장 질환, 고양이 구내염 등 만성질환이나 면역 질환에 줄기세포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령 동물 보호자분들이 약물 치료로 한계에 부딪히거나, 장기적인 관리에 대해 고민하실 때 줄기세포 치료가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줄기세포를 ‘지금까지의 치료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주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관절이 망가지기 전에, 피부가 반복적으로 염증을 일으키기 전에, 회복과 조절의 힘을 먼저 불어넣는 예방적 접근도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케이스에 적용될 수 있으리라 보고 있습니다.
단순히 고가의 선택 치료가 아니라, 기존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질환들을 보완하거나, 장기적인 삶의 질 유지를 위해 필요한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줄기세포 치료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줄기세포 치료는 기적을 기대하는 치료라기보다는, 회복과 조절의 힘을 천천히 되살려주는 치료입니다. 보호자 분들도 이 치료가 가진 원리와 한계를 먼저 충분히 이해하고, 의료진과 치료 여정을 함께 할 준비가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줄기세포 치료는 지금의 증상만을 없애는 치료가 아니라 이 아이가 조금 더 건강하게, 오래 곁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라는 점입니다. 그만큼 치료의 목적이 단기적인 결과보다 장기적인 관리와 삶의 질 유지에 있죠.
또한, 줄기세포 치료가 모든 질환에 무조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아이의 건강 상태, 병력, 면역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희 병원에서는 줄기세포 치료를 진행하기 전 정확한 검진과 충분한 상담 그리고 보호자와의 공감대 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벳스템솔루션과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줄기세포를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한 배양, 품질관리, 치료 프로토콜까지 전체 시스템을 함께 설계하고 구현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저희 병원은 단순한 진료 공간을 넘어서, 줄기세포 기반의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노령 반려동물의 질환을 단순히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 이전부터 케어하고, 회복 이후에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줄기세포 치료는 단지 특정 질환에 대한 대체 치료가 아니라, 예방부터 회복, 삶의 질까지 아우르는 ‘생애주기 중심 케어’로 의료 시장의 판을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죠.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문막동물병원은 진료와 연구, 교육이 하나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를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그 일환으로 기초 연구와 임상을 아우르는 전문가인 홍정희 수의사를 줄기세포치료센터장으로 영입했습니다. 홍 수의사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원 약리학교실에서 줄기세포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상지대학교 한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약 8년간 의과학 분야 연구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죠. 현재 병원 내에서 줄기세포 배양 관리 책임과 치료적용, 연구, 직원교육 전반을 이끌고 있습니다.
저 역시 줄기세포 치료의 가능성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실현하기 위해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에 진학, 줄기세포의 면역조절 기능을 향상시키는 프라이밍 기법을 연구 중입니다.
문막동물병원은 현재 매주 수요일을 ‘줄기세포 치료 및 연구의 날’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그 날은 다른 외래 진료를 보지 않아요. 저는 대학원 수업과 실험을, 홍 수의사와 직원들은 원내에서 줄기세포 치료 적용과 연구 활동에 임하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은 이러한 실천을 통해, 줄기세포 치료가 현장 중심의 지속 가능한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서 줄기세포 치료의 연구-적용-상담까지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줄기세포 임상 거점 병원으로 발전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도전이 소형 동물병원에서도 첨단 치료가 가능하다는 신호가 되고, 앞으로 더 많은 병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줄기세포 치료를 임상에 접목하게 되길 바랍니다.
동물생산업소에서 무분별한 생산·판매로 인해 벌어지는 동물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추진되는 관리강화책이지만, 일선 업소에 과도한 규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업장 내 고정형 영상정보처리기기(CCTV) 설치 의무 대상도 일반 동물판매업소와 생산업, 수입업, 전시업 등으로 확대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동물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4월 30일(수) 재입법예고했다.
동물보호법 시행령 개정안 중 일부 발췌
번식장 부모견에 동물등록 의무화
등록 규모 추산 어렵지만..’14만두 이상 될 것’ 추정도
개정안은 동물등록제의 등록대상동물로 동물생산업 영업장에서 기르는 12개월령 이상의 개를 추가한다.
동물생산업자가 번식 목적으로 기르는 부모견을 의무적으로 등록하도록 해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부모견-자견-판매 후 양육까지로 이어지는 생애 전주기 이력관리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동물생산업자가 부모견을 등록함으로써 건전하고 책임 있는 양육문화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2023년 9월 화성의 대규모 번식장에서 민관 합동으로 1,400여마리의 개를 구조하면서 해당 번식장 관련자들이 불법 자가진료, 동물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됐던 사례를 지목하면서다.
동물생산업 부모견에 대한 동물등록 의무는 시행령 개정 1년 후부터 적용된다. 내년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부모견은 시행 한 달 안에 동물등록을 신청해야 한다.
모견이 낳은 강아지는 12개월령에 이르기 전에 판매 경로로 이동하게 되는만큼 동물생산업에서는 등록 대상이 아니게 된다. 이들은 동물판매업소에 이르러 등록 후 판매되는 절차로 넘겨진다.
2022년 농식품부 동물보호복지 실태조사에서 국내 동물생산업소는 2,086개소로 집계됐다. 2023년 조사에서는 2,011개소로 오히려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미 2천개소 미만으로 감소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이 보유한 모견이 얼마나 되는지, 그에 따른 동물등록 의무화로 소요될 비용이 얼마일지 추산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반려동물생산자협회 관계자는 “개를 번식하는 동물생산업의 65%가량이 전업 농가, 나머지가 소규모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소규모 업자가 보유한 부모견을 20두, 전업 번식장이 보유한 부모견을 100두 정도로 가정하면 약 14만두의 부모견이 동물등록 대상이 된다. 번식장에서 대부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외장형을 선택한다 가정해도 14억여원이 소요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농장에 남아 있는 은퇴견들도 등록대상에 포함되는 만큼 비용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력관리 필요성 공감해도 동물등록제 전용은 부적절”
계속된 규제 강화로 생산 단절 우려도
반려동물생산자협회 관계자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력을 관리하자는 취지에 반대할 이유는 없겠지만, 일반 보호자를 위한 제도로 설계된 동물등록제를 동물생산업에 그대로 확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영업장 면적에 비해 과도하게 부모견을 보유하여 자견 생산량이 많은 농장 등 동물학대 위험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번식장을 모니터링하는 목적이라면 기존의 ‘영업자 실적 보고’ 제도를 제대로 정착시키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이미 현행 동물보호법도 동물생산업·수입업·판매업·장묘업이 월별 실적을 관할 지자체에 보고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다. 동물생산업의 경우 보유한 동물종 및 품종별 마릿수와 생산·판매실적을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잘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본지가 지난 2022년 ‘영업자 실적 보고’에 따른 동물판매업 실적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했을 때도 당국이 ‘지자체 제출 자료를 단순 취합한 것이다 보니 실제 실적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당부했을 정도다.
현행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별지 제38호서식 ‘영업자 실적 보고서’ 중 일부 발췌
이 관계자는 “지금 있는 규제도 현장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 새로운 규제만 더 쌓인다. 생산자들의 부담만 더 커지는 꼴”이라며 “특히 고령의 농가가 많은 동물생산업에서는 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생산업소 사이에서 부모견을 거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데, 동물등록제가 의무화되면 거래할 때마다 1마리씩 변경등록을 신청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는 점도 지목했다. 보호자의 이사나 유실·폐사 등 변경 등록 사유가 발생할 일이 많지 않은 일반 보호자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미 동물생산업은 감소 추세다. 고령의 사업자가 많고 신규 유입도 거의 없어 5~10년 후면 큰 생산 단절이 올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그런데도 규제만 강화하다 보면 국내 생산은 위축되고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반려동물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기조에도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일반 동물판매업·생산업·수입업·전시업도 CCTV 의무화
개정안은 반려동물 관련 영업의 CCTV 설치 의무도 확대한다.
기존에 CCTV를 설치해야 했던 동물보호센터, 경매장, 장묘업, 위탁관리업, 미용업, 운송업에 더해 일반 동물판매업(사육실·격리실), 동물생산업(사육실·분만실·격리실), 동물수입업(사육실·격리실), 동물전시업(전시실·휴식실)으로 의무대상을 추가한다.
영업장 내부에서의 동물학대를 예방하고, 사실 확인 등 관련 업무 시 담당 공무원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당국의 규제영향 분석에 따르면, 개정안에 따라 CCTV를 설치해야 할 영업장은 동물생산업(2,011개소), 동물수입업(94개소), 동물판매업(3,154개소), 동물전시업(541개소)까지 5,800개소에 달한다. 이들이 부담해야 할 규제비용은 연간 22억여원으로 추산됐다.
다만 CCTV 설치 의무화를 규모별로 단계적 적용하라는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 권고를 반영해 영업장 규모가 300㎡ 이상인 경우는 2025년말까지, 300㎡ 미만인 경우는 2026년말까지 설치하도록 했다.
입법예고된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5월 19일까지 통합입법예고시스템이나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qkr9261@korea.kr, 팩스 044-868-9025)로 접수할 수 있다.
해마루동물병원과 지멘스 헬시니어스가 공동 개최한 ‘인터벤션 심포지엄 2025’ 강의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심포지엄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5월 21일(수) 1일간 심포지엄 녹화 영상이 아이해듀를 통해 무료 송출되는 것이다.
해마루동물병원과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지난 3월 28일(금)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판교’ 호텔에서 인터벤션 심포지엄 2025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심포지엄에서는 해마루동물병원 인터벤션센터 전성훈 센터장과 이연주 내과팀장이 연자로 나서 각각 ‘하부 비뇨기종양환자의 인터벤션치료’와 ‘하부비뇨기종양의 내과적 치료 트렌드’를 주제로 발표했다.
전 센터장은 해마루동물병원 인터벤션센터에서 시행한 하부 비뇨기 종양 환자의 중재적 시술 치료 사례 분석과 함께 실제 치료 결과에 대한 통계를 공유했다. 이 팀장은 하부 비뇨기 종양의 최신 내과적 치료 트렌드를 바탕으로 진단과 치료 옵션을 살펴보고 해마루동물병원에 내원한 여러 케이스를 소개하며 실질적인 임상 경험을 나눴다.
아이해듀 소동물수의사 및 수의대학생 회원이라면 누구나 이번 심포지엄 강의 영상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김소현 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이사장은 “이번 심포지움은 해마루동물병원이 지멘스 헬시니어스의 Veterinary Reference Site로 지정된 이후 첫 번째 걸음”이라며“ 앞으로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서 지멘스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심포지엄, 워크샵, 공동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것이다. 교수님과 임상가들의 교육과 진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해마루동물병원 인터벤션센터는 2021년 말 개소 이후 현재까지 총 580여 건의 시술을 수행하며, 국내 동물병원 중 가장 활발한 인터벤션 치료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아시아 동물병원 최초로 지멘스 헬시니어스의 최첨단 혈관조영 장비인 ‘아티스 큐 실링’을 도입하여, 3D CBCT 기능을 적용한 3차원 혈관조영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동물병원에 구현했다.
‘인터벤션 심포지엄 2025’ 다시보기에 대한 자세한 정보 확인 및 무료 수강 신청은 아이해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2023년 여름, 당시 참여한 프로그램 중 라오스 내 야생곰 보호소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 당시 해당 보호소의 수의사와 대화를 나누며 야생동물 수의사에 대해, 특히 개발도상국의 야생동물 보호와 종 보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야생동물 수의사의 실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여러 실습을 찾던 중, 서울대학교 내 프로그램으로 2024년 여름방학 미국에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그 기회를 활용해 ‘세계 최고의 생태계 보물창고’라 불리는 아마존에 야생동물 실습을 가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아마존 내에 위치한 Amazon shelter에 실습을 신청했다.
실습을 통해 야생동물 수의사가 현장에서 어떤 실무를 하는지 직접 참여하며 실질적인 경험을 쌓고 싶었다. 또한 국내에서는 만나기 힘든 남미의 여러 야생동물을 접하고 그들의 치료와 관리 방법에 대한 현장 지식을 배우고 봉사하고자 지원하였다.
아마존 쉘터의 실습은 이메일로 문의할 수 있다. What’s app을 통해서도 문의가 가능하다고 한다(info@amazonshelter.org / +447900983442 on what’s app).
나는 이메일을 통해 봉사활동이 가능할지에 대해 문의를 넣고 일정을 조절했다. 해당 보호소 내에서 숙식 제공에 대한 비용을 별도로 지불한 후 실습에 임했다.
시내 숙소에서 출퇴근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보호소까지의 길이 험하고 거리가 있기 때문에 비용을 지불하고 보호소 내에서 머무르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실습을 통해 배운 것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뽑으라면 ‘야생동물의 재활 과정에서 인간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칙을 배운 것이다.
보호소의 원숭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케이지를 청소하며 자연스럽게 교감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특히 내 어깨에 올라오거나 머리를 잡아당기던 귀여운 어린 원숭이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쓰다듬고 싶어 손을 뻗곤 했다. 하지만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인간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기에, 그럴 때마다 마음을 애써 참았다.
이번 실습을 오기 전에 방문했던 ‘국립공원연구원 북부보전센터’에서도 비슷한 것을 배웠다. 당시 보전센터에서 보호 중인 산양에게 밥을 줄 때면 발을 구르며 사람에게 지나치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막았는데,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원칙은 전세계 어디에서나 같다는 생각을 했다.
보호소 내에서 준비하는 동물 식단. 닭고기와 고구마를 으깨어 만든 경단과 과일, 야채 등을 급여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먹이를 준비하고, 청소하고, 나무를 베는 일만 반복하며 지쳤다.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하지만 나보다 앞서 봉사를 온 크리스틴의 설명을 듣고 나자, 내가 하는 일이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동물 복지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 나는 나무를 베어 오는 일이 정말 싫었다. 몸이 힘들기도 했지만 ‘사료를 먹이면 될 것을 돈 아낄려고 나무 베어오나? 환경 파괴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가 아니었다. 보호소 개체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Howler monkey는 다른 원숭이와 달리 결장이 길어 발효를 통한 영양소 흡수가 주된 소화 방식이다. 때문에 식단의 80%가량은 나뭇잎으로 구성해야 하며, 나뭇잎도 다양한 종류의 나뭇잎을 섞어 급여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나는 이런 모든 일들이 사소하지만 동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 점을 깨달은 이후에는 보다 열심히 봉사에 임했다.
감전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나무늘보
보호소에 있던 동물들은 각양각색의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도시와 밀림이 밀접한 탓에, 전선을 타고 기어가다 감전되어 팔을 잃은 나무늘보, 불법으로 밀렵 당해 날개를 잘린 채 팔려가던 앵무새, 애완용으로 키워지다가 버려진 Squirrel monkey까지..책에서나 보던 일들이 아직도 세상 어딘가에서는 만연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런 일을 실질적으로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지만, 이는 단순히 수의학적 지식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사람과 동물, 환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수의사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힘을 합쳐야 한다.
야생동물의 법적, 사회적 측면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는 생각도 했다. 현장에서 직접 동물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법 거래나 사고 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감전사고로 어미를 잃고 구조된 새끼 나무늘보. 엑스레이 촬영을 위해 동물병원으로 데려 갔다.
마지막 날에는 보호소 내의 나무늘보 새끼와 Howler monkey 새끼를 데리고 시내 동물병원에 나갔다. 나무늘보는 계속 밥을 제대로 먹지 않고 설사를 했으며, Howler monkey는 복부 팽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보호소 내에서 CBC 등 간단한 혈액검사는 가능했지만 엑스레이 기기가 없어 동물병원으로 나가야 했다.
원숭이와 나무늘보의 방사선 사진은 처음 봐 무척 흥미로웠지만, 병원과 보호소 내 수의사님들이 스페인어로 토론하셔서 내용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또한 방사 예정인 원숭이의 건강 검진도 진행됐다. 뜰채를 이용해 잡아온 후 마취제를 투여해 화학적 보정을 하였다.
넓적다리 안쪽에서 정맥 채혈을 하였는데, 수의사님이 나에게 기회를 주셔서 시도해 볼 수 있었다. 수의사님은 나에게 ‘원숭이 피부는 매우 얇고 정맥이 쉽게 터져 채혈이 어렵다. 우선 시도해보는 것에 의미를 가져라’고 응원해주셨다. 결국 그 말씀대로 정맥을 터뜨려 채혈에 실패하긴 했지만 말이다.
마취가 길어지면 좋지 않기에 우선 수의사님이 채혈을 하고 기본 혈액검사를 하였고, 그 사이 나는 분변을 채취해 기생충 검사를 맡겼다.
처음으로 참여해보는 원숭이 진료에 무척 긴장되었지만, 다른 직원들이 열심히 응원해준 덕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잘 참여할 수 있었다.
장점은 우선 다양한 야생동물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그들의 생태와 습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접 먹이를 주고 관리하며 동물의 행동을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세계 각국에서 온 봉사자들과 교류하며 친해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주로 미국인이었고 독일이나 스페인, 이탈리아 출신도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페루의 수의대생도 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서로의 수의과대학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가까워졌다. 보호소 내 직원들이 모두 친절하고 유쾌해 친해지기 쉬웠고, 언어의 장벽이 있었지만 대화를 가능한 많이 시도하며,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어했다.
단점은 보호소의 시설이다. 시설이 열악한 편이다. 온수도 나오지 않고, 보호소 내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
실제로 나는 인터넷이 된다는 이메일만 믿고 화상과외를 하며 2주간 실습을 할 계획으로 방문했지만, 인터넷이 되지 않아 급하게 과외 일정을 재조정하고 실습 기간을 1주로 줄여야 했다.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동물이 많아 생태적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 언어 장벽이 있어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영어보다 스페인어를 유창히 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야생동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Howler monkey, Spider monkey, Squirrel monkey, 나무늘보, 각종 앵무새 등 다양한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접하고 생태를 이해할 수 있다.
보호소 내에 있는 동물 외에도 주변 숲에서 여러 동물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생태와 관리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스페인어 기본 회화가 가능한 사람이라면 유리할 것이다. 방문 당시, 1명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스페인어만 할 수 있었다. 다행히 다른 봉사자 중 영어가 가능한 인원이 몇 있어 대화에 큰 어려움은 없었으나 소소한 불편은 있었다.
나는 6개월간 스페인어를 공부한 뒤 방문해 기본 회화와 대화는 가능한 수준이었기에 생활에 지장은 없었지만, 수의학 지식을 수의사에게 직접 전달받지 못하고 통역을 거쳐 설명을 듣는 아쉬움이 있었다. 스페인어 실력이 좋은 사람일수록 많이 배워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정밀의료기업 임프리메드의 한국지사 ‘임프리메드코리아’가 4월 30일(수) 저녁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수의종양의학의 현재와 미래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VEXA 2025(Veterinary Exploration of Oncology and Advances 2025)로 명명된 이날 행사에는 대학동물병원과 로컬동물병원 여러 곳에서 수의종양의학에 관심을 가진 수의사들이 참여했다.
임프리메드 임성원 대표. 미국 본사에서 이날 행사를 위해 내한했다.
임프리메드는 미국에서 창업한 정밀의료기업이다. 반려동물 분야에서는 반려견, 반려묘의 림프종과 백혈병 진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맞춤형 예측 프로파일링(Personalized Prediction Profile) ▲면역 표현형 프로파일링(immunoprofile) ▲유세포분석 (Flow Cytometry) ▲다중 약물감수성 유전자분석 (Multidrug Sensitivity Genotyping, MDR1) 크게 4가지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중 반려견 혈액암 환자를 위한 개인 맞춤형 항암제 감수성 검사인 IMV-PPP(Personalized Prediction Profile) 서비스는 미국에서 먼저 상용화된 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공식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42개 주 287개 동물병원이 임프리메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총 8,500여 마리의 개 환자와 700여 마리의 고양이 환자가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그중 절반 정도가 PPP였다.
미국에서 임프리메드의 성장세는 눈에 띈다. 2021년 1사분기와 2025년 1사분기를 비교하면 의뢰 건수가 10배 이상 증가했다. 임성원 대표에 따르면, 매년 2배씩 매출이 늘고 있으며, 올해 4월 미국에서 역대 최대 월매출을 기록했다고 한다. 현재 임프리메드 서비스는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그리고 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말까지 총 41개 동물병원(수의과대학 동물병원 포함)에서 142마리가 임프리메드 서비스를 이용했다. 처음에는 PPP 서비스 의뢰가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IP(면역 표현형 프로파일링), FC(유세포분석) 등 다양한 서비스가 이용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올해 유의미하게 검사 의뢰 건수가 증가했다는 게 임프리메드 측 설명이다.
행사에 참석한 수의사들에 따르면, 임프리메드의 대표 서비스인 PPP의 경우, 표준으로 여겨지는 항암 프로토콜(예 : 림프종 – CHOP or L-CHOP) 치료에 효과가 없을 때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의뢰 후 7일 이내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임프리메드는 PPP 서비스 국내 출시 이후 국내 실정에 맞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편·보완해 왔다. 검체 접수부터 보고서 발행까지의 프로세스도 개선했다.
최근에는 림프종 면역표현형 진단을 보조하는 PARR(PCR for Antigen Receptor Rearrangement) 서비스도 시범 운영했다.
임프리메드코리아는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만족도 조사 및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서비스의 임상적 유용성과 성능 개선에 집중하고,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연구개발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국형 림프종 환자 데이터 기반을 마련하는 다기관 코호트 기반 유전형 분석 연구에 서울대동물병원, 웨스턴동물의료센터, 해마루동물병원 등 6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림프종 환자 유래 세포의 유전적 특성을 전장유전체염기서열(WGS)에 기반하여 분석하는 연구다.
고양이 IBD, 림프종 분별 진단기술 개발 계획을 소개 중인 구자민 이사
고양이 IBD VS 림프종 구별 기술 개발 착수
반려묘의 염증성장질환(IBD)과 림프종을 분별하는 진단기술 개발에도 도전한다.
올해 예비 연구를 통해 2개 질환을 구분할 수 있는 후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2027년까지 본연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향후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민감도, 특이도를 가진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자민 임프리메드코리아 이사는 “고양이 림프종 진단이 까다롭고, IBD와의 감별진단이 어려운데 이에 대한 감별진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그만큼 임프리메드가 연구 역량이 있고, 수의사 선생님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연구·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수의종양전문의가 꼽은 3가지 최신 수의종양의학 의약품·서비스는?
VEXA2025의 마지막 세션은 미국수의종양전문의(DACVIM(oncology))의 실시간 온라인 강연으로 꾸려졌다.
Craig Clifford 전문의는 ‘Recent Advancements in Veterinary Oncology’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3가지 최신 의약품·서비스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개 경구용 림포마 치료제인 데크라의 Laverdia®-CA1(verdinexor)였고, 두 번째는 개 비만세포종(MCT), 흑색종 환자에 사용하도록 미국 FDA가 조건부 승인을 해준 Merck(MSD) 사의 Gilvetmab이었다.
Craig Clifford 전문의는 마지막 세 번째 서비스로 임프리메드의 맞춤형 항암제 감수성 검사를 소개했다. 임프리메드 회사와 개인적인 관계가 없다고 밝힌 Craig Clifford 전문의는 “이 서비스가 자신에게는 완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며 “서비스를 접했을 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랐다(eye-opening)”고 말했다.
이어 “너무 매력적인 서비스”라며 “환자 맞춤형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임프리메드 서비스를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월 대한수의사회와 함께 개최한 ‘정밀의료 기반 수의종양분야의 혁신 세미나’에 이어 이날 VEXA2025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임프리메드코리아는 매년 VEXA 행사를 개최해 수의사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축산농가 인근의 참진드기 활동과 매개 병원체를 전국적으로 감시한다. 올해 10월까지 전국 6개 권역 59개 지점에서 감시활동을 벌인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참진드기가 전국적으로 분포한다. 숲, 풀밭, 산책로 등 야외 환경에서 야생동물은 물론 가축, 반려동물, 사람에까지 노출된다.
참진드기는 흡혈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매개 병원체를 전파한다. 사람에서 치명적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비롯해 바베시아증, 아나플라스마증, 라임병 등 다양한 질병이 참진드기를 매개로 전염될 수 있다.
참진드기는 봄부터 가을까지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한다. 봄부터 초여름까지는 약충(nymph), 여름 이후로는 유충(larva)의 숫자가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그에 따라 매개 감염병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기후변화로 인해 참진드기의 유행시기가 빨라지고, 분포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검역본부 모니터링은 국내 우점종으로 알려진 참진드기 4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작은소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 개피참진드기(Haemaphysalis flava), 일본참진드기(Ixodes nipponensis), 뭉뚝참진드기(Amblyomma testudinarium)가 감시 대상이다.
전국 6개 권역(경기,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의 소·염소·말·사슴 농가 주위 59개 감시지점에서 월별로 진드기를 채집해 종과 발육단계를 분류한다.
아울러 참진드기가 매개하는 주요 병원체 발생 현황을 살피고, 국내에 아직 보고되지 않았던 신종 병원체의 유입 여부도 감시한다.
감시 결과를 토대로 지역별 위험도를 평가하여 지자체에 방역강화와 예방소독을 권고하고, 병원체가 확인된 지역에 대해서는 조기경보 체계를 통해 신속히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김정희 검역본부장은 “참진드기의 본격적인 활동 시기에 따라 축산농가와 반려동물 보호자는 진드기 방제와 야외 활동 시 예방 수칙을 철저히 실천하여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한수의사회 고래질병특별위원회(위원장 이영란)가 신규 위원을 모집한다. 국내 해양포유류 질병 조사 및 대응책 마련을 위한 논의도 본격화한다.
고래질병특위는 오는 12일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향후 활동 방향을 협의할 예정이다.
4월 전남 광양항 연안에 출현한 향고래 (사진 : 여수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제공 영상 캡쳐)
지난달 남해안에는 대형 향고래가 갑자기 출현해 관심을 모았다. 향고래는 이빨고래 중 최대 크기를 보유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전남 광양항 연안에 출현한 향고래도 몸길이 15m 이상의 초대형 고래로 파악됐다.
넓고 깊은 바다에서 지내야 할 향고래가 수심 30m의 얕은 바다까지 다가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향고래는 광양항 연안에 닷새 간 머물다 사라졌다. 연안에 접근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피부 쪽에 육안상 확인 가능한 병변이 확연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고래질병특위는 이처럼 최근 해양포유류의 질병 문제나 이상폐사가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추세라는 점을 지목했다. 2020년 이후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해양포유류로 전파돼 집단폐사를 일으키기도 했다.
특위는 한국의 해양포유류 질병 원인을 규명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수의학적 지원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의 해안에 해양포유류 폐사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이를 체계적으로 조사·분석할 협업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원헬스 다부처 액션플랜에 동참해 인수공통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지목했다.
고래질병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영란 플랜오션 대표는 “현장에서 고래를 구조·치료 혹은 부검하거나 실험실적 질병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수의사분들의 특위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전남대학교 동물병원(병원장 이봉주 교수)이 지역사회 반려동물의 응급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전남대 동물병원 24시 응급의료센터’를 개소했다.
그동안 전남대학교 동물병원은 평일 주간 예약 진료 중심으로 운영되어, 야간이나 공휴일에 응급 상황 발생 시 적절한 대응이 어려웠다. 특히 중증 환자의 지속적인 관리와 골든타임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지역 내 응급 의료 공백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전남대동물병원은 노웅빈 응급중환자의학과 교수를 응급의료센터장으로 임명하고, 응급 진료 전담 의료진 배치 및 응급실과 중환자 치료 시설 구축을 완료하여, 365일 24시간 전문적이고 즉각적인 응급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7일(수) 박남용홀에서 진행된 24시 응급의료센터 개소식에서 이봉주 전남대학교동물병원장은 “이번 24시 응급의료센터 개소는 지역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응급의료 서비스를 구축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의료 서비스 개선을 통해 지역의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가장 믿고 찾을 수 있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웅빈 응급의료센터장(사진)은 “최첨단 장비와 숙련된 의료진을 갖추고 24시간 운영될 응급의료센터는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으로 고통받는 동물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 처치를 제공하게 된다.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보호자들의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24시 응급의료센터 개소는 지역사회 내 응급 의료 공백 해소뿐만 아니라, 수의과대학 학생 및 전공의들에게 응급 임상 경험을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교육의 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미래 수의학을 이끌어갈 인재 양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전남대학교 동물병원은 앞으로도 지역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의학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안녕하세요. 2025년 3월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내과학 교수로 새롭게 임용된 유민옥입니다. 학부부터 대학원까지 서울대에서 오랜 시간 공부하고 지내왔는데요, 제가 이 학교에 다시 교수로 돌아오게 되어서 정말 감회가 새롭고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학생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기대돼요.
Q. 학부와 대학원, 임상교수를 거쳐 모교에 교수로 임용되신 만큼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오랜 기간 학생으로서 많은 교수님들께 배우고, 치열하게 공부해 왔던 모교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책임감도 크고요. 후배 수의사들이 임상 현장에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특히 제가 겪었던 고민이나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에게 더 현실적인 조언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이곳에서 학생들과 함께 성장하는 시간을 정말 소중히 여기고 있어요.
Q. 내과학을 전공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소동물 내과를 전공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건 본과 4학년 때 동물병원 로테이션을 돌면서였어요. 병원 로테이션 때 다양한 과를 도는데, 모든 과가 재미있었지만, 내과가 가장 흥미로웠어요.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느껴지면서 공부 욕심이 불쑥 생겼고, 더 알고 싶고 잘하고 싶다는 의욕이 들었어요. 내과는 흔히 ‘쉬운 과목’이라고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섬세하고 복잡한 분야예요. 보호자분이 해주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진단의 실마리가 되기도 하고, 이걸 조합해서 정확한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꼭 퍼즐 맞추기 같아요. 그래서 마치 탐정 놀이를 하는 기분으로 임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제 성향과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Q. 박사과정과 VIP동물의료센터에서의 임상 경험이 현재의 교육과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특히 임상 수의사로서의 경험이 학생 교육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합니다.
박사과정 동안에는 대부분 대학병원에서 근무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리퍼 케이스, 즉 2차 진료 의뢰로 오는 중증 환자들을 많이 보게 됐어요. 일반 동물병원에서는 보기 어려운 희귀한 질환이나 복잡한 케이스가 많았죠. 하지만 이런 케이스만 접하다 보면 임상의 전반적인 감각을 기르기엔 한계가 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VIP동물의료센터 내과 과장으로 일했던 경험이 너무 소중합니다. 그곳에서는 예방접종을 받으러 온 동물의 보호자와의 첫 만남부터, 어린 반려동물의 건강검진 등 일상적인 진료 케이스까지 폭넓게 다룰 수 있었어요. 이 경험을 통해 보호자와 라포를 형성하는 법도 더 배울 수 있었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용한 판단력도 키울 수 있었어요. 지금은 이 모든 경험이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있어요. ‘현장에서는 이런 상황도 있다’, ‘이런 식으로 설명하면 보호자와 더 잘 소통할 수 있다’ 같은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점이 정말 좋아요.
Q. 전공하신 수의내과학 분야에서 현재 가장 관심을 가지고 계신 연구 주제나 임상 영역은 무엇인가요? 향후 중점적으로 다루고 싶은 주제나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저는 박사과정 때 혈액을 이용해 암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연구를 했어요. 그때부터 ‘질병을 좀 더 빨리, 조기에 발견할 수는 없을까?’라는 관심이 계속 이어졌죠. 지금은 특히 심장내과 분야에 관심이 있어요. 심장병은 보통 병이 꽤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되면 치료가 어렵고 회복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그래서 저는 심장 질환의 증상이 본격적으로 발현되기 전에 미리 알아차리고,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에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어요.
지금은 사람의 심장 질환처럼, 반려동물도 질환의 유형이나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에 주목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유전자 기반 진단도 함께 보고 있고요. 실제로 난치성 질환이 의심되는 환축이 오면 유전자 변이 분석을 통해 원인을 찾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또 요즘은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내성균 감염 사례가 늘고 있어서, 기존 항생제 외에 어떤 대체 치료 방법이 있을지도 함께 연구하고 있어요. 단순히 이론적인 연구보다,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는 실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저는 진료와 연구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진료 중에 생긴 궁금증이나 문제의식을 연구로 확장해 나가는 걸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요.
Q. 최근 반려동물 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내과 분야에서도 새로운 흐름이나 도전 과제가 있을까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수의내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수의내과학에서도 변화의 흐름이 굉장히 빠르게 느껴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MMVD(점액종성 승모판막 질환) 같은 경우, 예전에는 대부분 약물치료 중심으로 접근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심장 수술이나 시술 장비가 도입되면서 훨씬 다양한 치료 옵션이 생겼죠. 종양 치료도 마찬가지예요. 예전엔 항암제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전기 항암기술, 색전술, 방사선 치료 같은 고도화된 치료 방법들이 도입되고 있어요.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마이크로바이옴에 관한 관심이 정말 높아졌다는 거예요. 장내 미생물의 상태가 단순히 소화기뿐만 아니라 신체 건강과도 연결돼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식이, 영양, 장내 환경까지 포함해 전체적인 신체 상태를 바라보는 시각이 내과학에서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그리고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에서는 이미 20년 전부터 줄기세포 치료를 해왔는데, 요즘은 엑소좀(Exosome) 치료 같은 새로운 방식도 많이 연구되고 있고, 전국적으로도 이런 시술들이 확산하는 추세예요. 이처럼 내과 진료 역시 기술과 연구의 발전에 따라 점점 더 다양하고 정교한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느껴요.
Q. 임상 현장에서 만난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사실 모든 환자가 기억에 남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동물병원에 내원하지만, 많은 보호자들이 각자의 사연과 간절함이 있거든요. 그래서 보통 처음 만나는 순간이 기억에 남고, 이후 보호자들과 치열하게 고민하는 순간들, 환자와의 마지막 순간이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이전에 Acromegaly가 있었던 고양이 환자가 있었는데, 혈당 조절이 잘 안된다는 이유로 인슐린 저항성을 의심해서 전원되었던 아이였어요. 의뢰병원 선생님께서, 당뇨 조절 안 될 때 인슐린 저항성을 의심하는 과정까지를 정석대로 진행해 주신 상태였어요. 저희도 추가적으로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고, 이후 인슐린 저항성 유발 질환 감별 검사들을 진행해서 결국 acromegaly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겉보기엔 아주 평범한, 말단 비대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고양이이다 보니 주변에서 놀랐지만, 사실 acromegaly는 시간이 꽤 지나야 외형적인 변화를 거치는 질환이긴 합니다. 이후 치료 방향을 두고 보호자분과 정말 많은 논의를 나눴어서 그게 기억에 남습니다. 약물 치료를 해 볼 것인지, 방사선 치료를 해 볼 것인지, 수술적인 방법을 시도할지에 대해서 보호자분과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많은 논의를 거쳤고, 결국엔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진행했는데 안타깝게도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어요. 그런 과정을 보호자분과 함께 겪으며 정말 많은 감정이 오갔던 것 같아요.
내과 주치의는 단순히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가 처음 병원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마지막을 함께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보호자분들도 저희를 단순히 진료만 보는 수의사가 아니라, 환자를 함께 돌보는 동반자(companion)로 여겨주시더라고요. 힘든 치료 과정을 거쳐 결국 환자가 스스로 걸어 나가는 모습을 볼 때, 그만큼 기쁘고 보람찬 순간도 없어요. 그런 경험들이 내과라는 분야를 더 애틋하게 만들고, 계속 이 길을 걷고 싶게 만드는 것 같아요.
Q. 입·퇴원과 재발을 반복하던 환자의 용혈성 빈혈 원인을 밝히기 위해 결국 가정 방문까지 하셨는데요, 당시 그 결정을 내리게 된 계기와 현장에서의 발견이 어떻게 진단에 실마리를 제공했는지 직접 들려주신다면 좋겠습니다(관련기사 : ‘왜 집에만 돌아가면 다시 아프지?’ 가정방문까지 한 서울대 동물병원 수의사들)
지역병원에서는 급성 빈혈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을 의심하고 치료해 봤는데, 개선이 되지 않고, 희한하게 병원에서는 괜찮은데 퇴원만 하면 빈혈이 반복해서 발생한다는 히스토리를 가진 환자였어요. 혈액 도말상 특징적으로 산화적 손상에 의한 용혈성 빈혈의 모습들이 관찰되어서 원인이 무엇일지에 대해서 처음에는 유전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부터 의심했어요. 미국 대학 교수님께 부탁드려서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고, 산화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중금속과 같은 다른 물질들에 대한 검사들도 진행했습니다. 보호자 문진상 특별한 것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병원에서는 괜찮다가 퇴원만 하면 바로 증상이 다시 나타나서 응급 내원을 하는 일이 반복되자 집에 산화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병원 입원 기간을 길게 하면서 증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해 보고, 저희 집에도 데려가 보고, 보호자 친척 집에도 데려가 보면서 테스트를 해 본 후에 마지막에 보호자분 집으로 다시 돌아가기 전에 보호자분께 동의를 구하고 보호자분 집을 가정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가끔 환경적 요인이 의심되는 친구들이 있으면, 닥터 하우스처럼 집에 가봐야 하나 우스갯소리로 말했었는데, 실제로 가정 방문을 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인 덕에 원인을 파악하고 환자가 반복되는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던 경험이 저에게도 굉장히 기억에 남아요.
Q. 수의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 특히 내과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내과는 정말 매력적인 과목이에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공부해도 끝이 없어서 힘들 수도 있어요. 그래서 평생 공부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게 중요해요. 책만 보는 것보다도 실제 임상 케이스를 겪는 경험이 정말 중요하고, 보호자와 어떻게 소통하는지도 굉장히 큰 부분이에요. 저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의문을 갖고, 자기 의견을 뚜렷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본인만의 시각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앞으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시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제가 이곳에 오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기본기가 탄탄한 수의사를 키워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단순히 지식만 많은 수의사가 아니라, 공동체 의식과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보호자의 감정까지도 헤아릴 수 있는 따뜻하고 건강한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학생들이 책만 보는 게 아니라, 다양한 현장 경험과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시야를 넓히는 수의사가 되길 바라요. 봉사활동도 좋고, 여행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9회 청수콘서트가 오는 8월 30일(토) 오후 1시부터 6시 30분까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개최된다.
이번 제9회 청수콘서트의 주제는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이며, 공통강연 이후 3개의 트랙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동물 전문 1인 출판사 ‘책공장더불어’의 대표이자 ‘동물을 만나고 좋은 사람이 되었다’의 저자인 김보경 대표가 공통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비수의사 공통강연자가 섭외됐다. 지난해 제8회 청수콘서트에서는 ‘인류세(인간의 시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인간이 지구를 파괴하는 시대, 인류세를 사는 사람들’의 저자 최평순 PD(EBS)가 공통강연자로 나선 바 있다.
트랙1은 반려동물 및 농장동물·야생동물 임상 수의사들이 연자로 나선다. 반려동물의 경우, 최신 수의학 기술을 펼치는 수의사들이 연자로 섭외됐다.
트랙2는 공무원, 산업체, 대학원 수의사들이 연자로 나선다. 안내견, 동물보호소의학, 수의법의학, 창업 등 다양한 주제의 강연이 예정되어 있다.
트랙3는 한국수의최소침습의학연구회(KVMIS) 특별 세션으로 운영된다. 올해 2월 ‘제1회 MISYB 토크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KVMIS는 올해 청수콘서트에서 ‘멘토’를 주제로 세션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수의사, 수의대생이라면 누구나 제9회 청수콘서트에 참가할 수 있다. 사전등록 기간은 5월 16일(토) 14시까지이며, 이 기간에 등록할 경우 참가비가 할인된다.
염증성장질환(IBD)을 포함한 개, 고양이의 만성장질환(CE)을 컨트롤하는 동물용의약품 신약이 출시됐다.
최근 허가를 받은 신약 아나포유® 바울콘(AnaForYou® BowelCon)이 그 주인공이다. 아나포유 바울콘은 우리엔팜을 통해 동물병원 판매를 시작했다.
아나포유 바울콘의 주성분은 두 특허 균주, 바실러스 아밀로리퀴파시엔스(Bacillus amyloliquefaciens, 등록번호:10-2023-0173429)와 클로스트리듐 브티리컴(Clostridium butyricum, 등록번호: 10-1773059)이다. 두 균주 모두 아포를 형성하여 위산, 담즙산 그리고 소화효소에 저항성을 나타내 최종 장에서 정착 및 증식한다. 장 내 증식과정에서 SOD, GABA, PGA, 낙산(Butyric acid) 그리고 사이토카인(인터루킨, 인터페론) 등 생체에 매우 유용한 생리활성 물질을 분비함으로써, 활성 산소 제거, 장 점막 염증 완화, 독소 감소, 면역 증진 작용을 한다.
아나포유® 바울콘은 국내 수의과대학에서 수행한 임상시험을 통해 염증성 장질환(IBD), 만성설사 등 만성장질환(CE) 환자에서 장 염증 및 소화기계 질환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환자에게는 ▲분변 상태 개선 효과와 장내 염증 감소 및 완화 효과가 나타나고 ▲분변, 소화흡수, 장 건강 개선 등을 통해 보호자 만족도가 증가하며 ▲ 환자의 장 건강 개선을 통해 수의사의 만족도 증가도 기대된다.
장질환 및 소화능력 개선
분변지수(Fecal Score) 개선
장내 염증 감소. Calprotection의 감소는 염증감소를 의미함. 시험군에서는 투여 후 감소함을 보여 장 염증 개선을 의미하며, 대조군은 오히려 증가함으로 장 염증 상태가 더 악화되었음을 의미함.
우리엔팜 측은 “반려동물의 노령화에 따라 염증성 장질환(IBD), 만성설사 등 만성 장질환(CE) 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아나포유 바울콘은 설사, 구토,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 만성적인 증상의 질환을 부작용 없이 컨트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나포유 바울콘의 특장점으로 ① 두 종의 아포 형성 균주의 시너지 작용 ② 다량의 생리활성물질(SOD, GABA, PGA, Butyric acid, 사이토카인 등) 생산 ③ 부작용 유발 없이 만성 장질환 콘트롤 ④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된 제품 4가지를 꼽았다.
우리엔팜 관계자는 “아나포유® 바울콘(AnaForYou® BowelCon)이 동물병원에 공급된다. 많은 관심과 문의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과학적 근거와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한 건강 솔루션을 꾸준히 확대하여 반려동물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경없는 수의사회 라오스지부(지부장 박용승)가 3일(토) 브루셀라 진단 체계 구축을 위해 연세대학교 임상병리학과 전보영 교수팀을 라오스에 초청했다.
전보영 교수는 라오스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Laos, NUOL) 수의과대학 실험실에서 브루셀라균 배양 및 검사에 필요한 기초 실험장비 세팅과 실무 교육을 직접 진행하며, 배양기·항온수조·클린벤치 등의 장비 사용법과 실험 절차, 시료 전처리, 그람염색법, 생물안전관리(Biosafety) 지침 등을 전수했다.
비영리 민간단체 (사)국경없는수의사회(VWB, 대표 김재영)는 라오스에서 다양한 수의료 봉사활동을 펼치며 라오스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 같은 국제 협력은 라오스 내 수의학 교육과 질병 진단, 공중보건 향상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연세대 전보영 교수팀은 국경없는수의사회가 2023년 비엔티안, 2024년 버리캄싸이 지역에서 수행한 봉사활동에서 개와 소의 감염성 질병 현황을 조사하는 연구활동을 벌이고, 해당 연구결과를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에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실험실 세팅을 계기로 NUOL 수의과대학은 살모넬라, 대장균 등 주요 세균성 질병의 진단 역량도 단계적으로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전보영 교수는 “수의과대학에 질병 진단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 라오스 수의학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경없는수의사회는 “앞으로도 NUOL 수의과대학 교수진과 협력하여 수의대생들 대상으로 정기적인 임상 실습 교육 지원을 통해 라오스 현지 수의학 역량 강화 및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국경없는 수의사회 라오스지부(지부장 박용승)는 지난 3월 1일(토) 싸이타니구 나쌀라 마을에서 광견병 무료 예방접종 및 내외부 기생충 제제 투여를 포함한 동물의료봉사활동을 실시했다.
국경없는수의사회는 앞으로도 라오스 내 광견병 청정지역 프로젝트를 비롯한 수의 진료 환경 개선과 수의학 교육 발전, 공중보건 증진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칠 계획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동물병원 인턴을 거쳐 작은 제 병원을 열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병원과 비슷한 1인 원장과 2인 직원의 형태였죠.
의욕과 열정이 넘치던 시절, 퇴근 후 병원 전화도 제 휴대전화로 착신 전환해 응급 진료도 봤습니다.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하다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가, 아내와 산책을 하다가, 새벽에 잠을 자다가도 전화가 오면 허겁지겁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땐 그게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그래야만 하는 줄 알았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체력이 바닥나 결국 착신 전환을 해제했습니다.
일요일만 쉬는 주 6일 근무도 점점 버거워졌습니다. 젊을 때나 자녀가 없을 때는 버틸 만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녀가 생기면서 미안해지는 일이 늘어나고 저 자신도 힘에 부쳤습니다. 과연 이런 식으로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순진한 생각으로 임상에 뛰어들었습니다. 수의학 지식이 풍부하면, 기본적인 실력만 갖추면 다 잘 될 거라 믿었던 것 같습니다. 나름 학생 때 공부도 열심히 했고, 개원 후에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병원 운영은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경영인 마인드, 사업적 수완도 있어야 했죠. 전 그 부분에서 역량과 자질 부족이었습니다. 결국 여러 요인이 맞물려 10년 가까이 운영해 온 병원을 정리했습니다. 그 후 현재까지 진료 수의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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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되면 마음의 지진을 겪는다고들 합니다. 보통 이때쯤 자녀가 어느 정도 커서 손이 덜 가고, 본업이 안정권에 들어 자리를 잡기 때문입니다. 한숨 돌리고 여유가 생기니 늘 외부로만 향했던 시선이 비로소 내부로, 즉 자기 안으로 향하게 됩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건가?”, “나는 왜 살지?”, “무엇 때문에 살지?”, “계속 이렇게 살아도 괜찮나?”, “계속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와 같은 수많은 질문과 의문에 휩싸입니다.
정답이 없기에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사실 지진은 훨씬 그전부터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다만 눈 질끈 감고 모른 척 외면하며 살았습니다. 그것이 결국 마흔이 되어 폭발한 겁니다.
마음의 지진은 이렇듯 제 삶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흩어진 생각과 감정을 붙잡아줄 무언가가, 숨 쉴 구멍이 필요했습니다. 삶의 활력소가 될 만한 일, 100세 시대인 만큼 훗날 수의사를 그만두어도 할 수 있는 일, 노년에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제게 그 답은 글쓰기였습니다. 글쓰기는 언제 어디서든 제가 시간만 내면 가능하니 문턱이 낮아 좋았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타인과 사회에 기여하며 사는 게 제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로 시작해 온라인(SNS) 글쓰기, 전자책 발간, 종이책 출간 작가까지 이어졌습니다. 매일 꾸준히 쓰다 보니 이 모든 게 가능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글쓰기는 제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우선 자존감이 높아졌습니다. 제 글과 책을 통해 위로와 위안을 받았다, 희망을 보았고 용기를 얻었다, 독서와 글쓰기 나아가 책 쓰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칭찬과 인정은 제게 자신감을 주었고 자기효능감과 자기가치감을 높여주었습니다.
저란 사람이 달라졌습니다.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거나 여가 시간을 영상 시청으로 허비하는 일이 사라졌습니다. 아웃풋(Output)이 있으려면 인풋(Input)이 있어야 합니다. 글쓰기를 아웃풋이라고 한다면, 인풋은 독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지 않고도 글을 쓸 수는 있겠지만, 깊이 있고 수준 높은 글을 쓰기는 어렵습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책을 읽었습니다. 읽고 쓰는 삶이 시작되면서 저는 점점 성장했습니다. 과거의 저보다 오늘의 제가 한 뼘이라도 더 발전해 있음을 느꼈습니다.
심리적 안정도 얻었습니다. 글쓰기의 여러 효과 중에는 강력한 치유 효과가 있습니다. 머릿속과 마음속에 있는 생각과 감정을 밖으로 꺼내 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안정됩니다. 그야말로 힐링이 되는 것입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도 알게 됩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고? 내게 이런 감정이 있었다니!’ 하며 놀라는 순간도 마주하게 됩니다. 마음이 번잡하거나 괴로울 때, 뭔가에 쫓기듯 불안할 때 책상에 앉아 차분하게 글을 쓰는 건 꼭 필요한 시간입니다. 나 자신과 마주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이런 시간을 우리는 자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스스로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기가 자신을 가장 잘 알아야 하는데 오히려 남보다 더 자신에 관해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나 자신을 잘 아는 방법 중 하나는 내 생각과 감정을 글로 적어 보는 것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메타인지(Metacognition)도 높아집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쓸수록 나에 대해 더 정확히 알게 되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언제 즐겁고 행복하며 언제 괴롭고 힘든지,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등을 명확히 파악하게 됩니다. 이는 삶을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메타인지가 높을수록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자녀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공부해라”, “책 읽어라”, “글 좀 써봐라” 하고 말로만 강조한다면, 대부분의 자녀는 잔소리로 여길 뿐입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립니다.
자녀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랍니다. 부모의 백 마디 말보다 한 가지 행동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부모가 먼저 TV를 끄고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독서하거나 글 쓰는 모습을 자녀에게 꾸준히 보여준다면, 자녀는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지고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글을 잘 쓰려면 주변의 모든 것에 관심을 두고 세심하게 관찰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게 됩니다. 삶이 더욱 농밀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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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수의사 여러분도 읽고 쓰는 삶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읽고 쓰는 것은 본업인 진료에 큰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얼마든지 병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공 서적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다양한 분야의 책도 접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래야 시야가 넓어지고 다양한 관점을 갖게 됩니다. 인생은 문제 해결의 연속입니다. 시야가 넓고 다양한 관점을 지닌 사람이 문제 해결을 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