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동물병원과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요, 줄기세포 치료는 비단 대도시의 큰 동물병원에서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주시 문막읍에 위치한 문막동물병원은 최근 벳스템솔루션과 협약을 맺고 첨단 재생의학 기술을 반려동물 치료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읍 단위 동물병원에서는 전국 최초”라고 말하는 문막동물병원 김원홍 원장(사진)을 데일리벳이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원장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문막동물병원 김원홍 원장입니다. 18년 전 문막읍의 15평 남짓한 공간에서 문막동물병원의 문을 열었습니다.
‘어떤 질환이든 책임질 수 있는 수의사가 되자’는 마음으로 진료를 이어왔어요. 지금은 60평 규모의 공간에서 진료수의사 1명을 포함한 5명의 팀원들과 함께 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줄기세포 치료를 새롭게 도입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곁에 머물 수 있는 삶’을 지켜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읍 단위에 위치한 동물병원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도입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오랜 병원 운영과 익숙한 진료 속에서, 어느 순간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고 있다’는 걸 자각했어요. 1인 병원의 진료 수준도 점점 상향 평준화되고 있고, 전문성과 차별화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도 분명히 느꼈습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이 병원, 이 자리에서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습니다. 고민 끝에 도달한 방향은 반려동물의 나이대별 건강관리, 삶의 질 유지, 그리고 주치의로서의 역할이었습니다.
이 결론은 책에서 배운 개념이 아니에요. 한 지역에서 보호자들과 함께 하며 몸으로 체감한 현실이었죠. 그 안에서 줄기세포 치료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줄기세포 치료 도입은 단순히 기술의 도입만이 아니라 한 명의 수의사가 자신의 진료와 병원, 지역을 다시 바라보며 내린 방향성의 결과입니다. 저의 시도가 지역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의료의 변화가 가능하다는 선례가 되면 좋겠습니다.
도입을 결심했다 하더라도 실현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물론 줄기세포 치료는 비용과 기술 모두 부담이 큰 분야라 고민이 많았습니다. 인구가 적은 지역, 1인 병원에서 이걸 시작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그동안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실제로 치료에 적용하기까지는 기술적 장벽도 있고, 현장 수의사가 혼자 도입하기엔 부담이 큰 영역이었습니다.
그 때 저에게 확신과 가능성을 만들어준 파트너가 바로 벳스템솔루션이었습니다. 현실적인 배양 시스템 구축부터, 임상 적용에 맞춘 프로토콜, 지속적인 교육까지 현장에서 줄기세포를 실제 치료로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함께 만들어 주었습니다.
벳스템솔루션과의 협약을 통해 전문적인 배양 시스템과 프로토콜을 구축했습니다. 지역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했죠.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공동 연구도 진행합니다. 줄기세포 증례 공유와 피드백, 지속적인 교육 체계까지 갖추는 것이죠. 그러면서 줄기세포 치료의 정확성과 효과를 극대화해나가려고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줄기세포 치료가 특정 대형병원만의 기술이 아니라, 지역에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의료가 될 수 있다는 모델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선례를 문막에서 시작하는 것이 이번 협력의 가장 큰 의미입니다.
그 변화가 강원도 전역으로, 나아가 전국의 중소 규모 동물병원까지도 첨단 치료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연결되길 기대합니다. 그 시작점에서 저희 병원이 치료와 연구, 보호자 신뢰를 함께 쌓아가며 지역 수의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어떤 질환에 줄기세포 치료를 적용하고 있나요?
줄기세포 치료는 손상된 조직의 염증을 줄이며,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관절염이나 디스크 질환, 신부전 등의 만성질환을 완화하고 전반적으로 건강을 개선하죠.
특히 기존 치료법이 효과적이지 않았던 반려동물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 대증 치료를 넘어 질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부작용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도 있죠.
문막동물병원에서는 관절염, 반복되는 피부염, 만성 장염, 신장 질환, 고양이 구내염 등 만성질환이나 면역 질환에 줄기세포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령 동물 보호자분들이 약물 치료로 한계에 부딪히거나, 장기적인 관리에 대해 고민하실 때 줄기세포 치료가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줄기세포를 ‘지금까지의 치료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주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관절이 망가지기 전에, 피부가 반복적으로 염증을 일으키기 전에, 회복과 조절의 힘을 먼저 불어넣는 예방적 접근도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케이스에 적용될 수 있으리라 보고 있습니다.
단순히 고가의 선택 치료가 아니라, 기존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질환들을 보완하거나, 장기적인 삶의 질 유지를 위해 필요한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줄기세포 치료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줄기세포 치료는 기적을 기대하는 치료라기보다는, 회복과 조절의 힘을 천천히 되살려주는 치료입니다. 보호자 분들도 이 치료가 가진 원리와 한계를 먼저 충분히 이해하고, 의료진과 치료 여정을 함께 할 준비가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줄기세포 치료는 지금의 증상만을 없애는 치료가 아니라 이 아이가 조금 더 건강하게, 오래 곁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라는 점입니다. 그만큼 치료의 목적이 단기적인 결과보다 장기적인 관리와 삶의 질 유지에 있죠.
또한, 줄기세포 치료가 모든 질환에 무조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아이의 건강 상태, 병력, 면역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희 병원에서는 줄기세포 치료를 진행하기 전 정확한 검진과 충분한 상담 그리고 보호자와의 공감대 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벳스템솔루션과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줄기세포를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한 배양, 품질관리, 치료 프로토콜까지 전체 시스템을 함께 설계하고 구현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저희 병원은 단순한 진료 공간을 넘어서, 줄기세포 기반의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노령 반려동물의 질환을 단순히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 이전부터 케어하고, 회복 이후에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줄기세포 치료는 단지 특정 질환에 대한 대체 치료가 아니라, 예방부터 회복, 삶의 질까지 아우르는 ‘생애주기 중심 케어’로 의료 시장의 판을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죠.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문막동물병원은 진료와 연구, 교육이 하나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를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그 일환으로 기초 연구와 임상을 아우르는 전문가인 홍정희 수의사를 줄기세포치료센터장으로 영입했습니다. 홍 수의사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원 약리학교실에서 줄기세포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상지대학교 한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약 8년간 의과학 분야 연구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죠. 현재 병원 내에서 줄기세포 배양 관리 책임과 치료적용, 연구, 직원교육 전반을 이끌고 있습니다.
저 역시 줄기세포 치료의 가능성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실현하기 위해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에 진학, 줄기세포의 면역조절 기능을 향상시키는 프라이밍 기법을 연구 중입니다.
문막동물병원은 현재 매주 수요일을 ‘줄기세포 치료 및 연구의 날’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그 날은 다른 외래 진료를 보지 않아요. 저는 대학원 수업과 실험을, 홍 수의사와 직원들은 원내에서 줄기세포 치료 적용과 연구 활동에 임하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은 이러한 실천을 통해, 줄기세포 치료가 현장 중심의 지속 가능한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서 줄기세포 치료의 연구-적용-상담까지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줄기세포 임상 거점 병원으로 발전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도전이 소형 동물병원에서도 첨단 치료가 가능하다는 신호가 되고, 앞으로 더 많은 병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줄기세포 치료를 임상에 접목하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