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학장 김현철)이 16일(월) 2020년도 수혼제를 개최했다. 수혼제는 수의학 발전을 위해 희생된 동물들의 넋을 기리는 행사로 매년 본과진입식과 함께 열린다.
올해 수혼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된 규모로 진행됐다. 교수들과 각 학년 대표 등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했으며, 안전수칙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했다. 본과 진입식은 따로 열리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수의학관 앞 수혼비 앞에 모여 수의학 교육과 연구를 위해 희생된 동물들의 넋을 위로했다.
고성주 학생회장이 대표로 위혼문을 낭독한 후, 교수 및 각 학년 대표들의 헌화와 묵념이 이어졌다.
수혼제를 준비한 강원대 수의대 제33회 학생회 ‘순수’ 대표 고성주 학생은 “실습 및 실험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들의 넋을 기릴 수 있는 뜻깊은 행사였다”며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재학생 모두가 참석할 순 없었지만, 개인적으로라도 희생되는 동물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되새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처방식 등 동물병원 전용 제품의 인터넷 유통 문제가 심각하다. 수의사들이 직접 쇼핑몰을 열고 병원 전용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동물의 건강에 미칠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동료의식까지 저버린 행위다.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더 이상 이런 행동을 ‘일부 수의사의 일탈’ 쯤으로 치부하면 안 될 것 같다. 일탈 행위를 통해 돈을 번 수의사들이 병원 규모를 키우고 방송에 출연하는 등 ‘성공 가도’를 달리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를 접한 ‘보통의 수의사’들은 허무함을 느낀다. 올바른 직업윤리를 바탕으로 유통 체계를 지키려는 자신의 모습이 바보처럼 보이는 것이다. 방법을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전문직으로서의 직업의식을 바탕으로 수의사의 진료권을 지키기 위해 그런 짓을 ‘안 하는 것’인데, 돌아오는 건 줄어드는 매출과 상대적 박탈감이다.
젊은 수의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욱 심각하다. 이러한 선례가 후배들에게는 ‘돈을 쉽게 버는 방법’으로 여겨지고, 동물병원 개원과 동시에 쇼핑몰을 여는 행위로까지 이어진다.
이쯤 되니 생각나는 사례가 있다.
덤핑으로 돈을 벌어 동물병원의 규모를 키운 뒤, 모교에 장학금과 발전기금을 기부하는 경우다. 주변 병원에게 피해를 주던 해당 병원의 과거 행적은 눈 녹듯 사라지고, 성공한 선배의 멋진 기부 행위만이 미담처럼 남는다. 이를 지켜보는 ‘보통의 수의사’들은 씁쓸함을 느낀다.
동물병원 전용 제품의 인터넷 유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런데 구체적인 계획이나 청사진은 아직 없는 듯하다. 과연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드는 게 사실이다. 이런 걱정이 부디 기우이길 바란다.
문제가 언젠가 100% 해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지금 던지고 싶은 질문이 하나 있다. 그때까지 ‘보통의 수의사’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과 허무함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한국수의교육학회 연구진이 수의과대학 재학생이 익혀야 할 기본 임상실기(clinical skill) 54개 항목 초안을 발표했다.
12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 공청회에서는 소, 돼지, 가금, 반려동물, 공직 등 분야별 현장 수의사들이 의견을 내놨다.
소·반려동물 등 개체치료 분야에서는 동물을 다루는 방법 등 구체적인 사항을 지목한 반면, 돼지·가금 분야에서는 진료권 붕괴 문제를 먼저 지목했다. 제대로 일할 환경이 되지 않고서는 실기 교육을 잘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소·고양이, 일단 동물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한국소임상수의사회 김영찬 전 회장(파주 유우진료소장)은 “클리닉에 온 6년제 출신 수의사들을 보면 공부를 참 많이 했다는 것을 느낀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소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가령 다리를 많이 움직이는 등 예민한 소의 징후들을 구분하지 못한 채 일에만 집중하다가 사고를 당한다는 것이다.
축주가 원하는 바를 파악하는 소통 능력도 강조했다. 농장동물의 특성상 수의사가 치료를 고집해 결과가 좋더라도, 경제성을 감안한 도태 여부만 파악하고 싶었던 농장주는 오히려 불만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고양이수의사회 김지헌 회장은 고양이의 핸들링 실기 필요성을 지목했다. 고양이 보호자는 수의사가 고양이를 다루는 모습만 보고 실력을 예단하는 경향이 있는만큼,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지헌 회장은 “최근 임상의 키워드가 노견과 자묘일 정도로 고양이 임상의 성장세가 높고, 학생들의 관심도 크다”면서도 “학생들은 사나운 고양이의 보정과 예민한 보호자의 대응에 대해 큰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연구진이 발표한) 기본 임상실기 초안에도 ‘동물 보정’이 있다. 고양이를 포함한 동물 종별로 어떻게 보정해야 하는지 세밀하게 규정해야 한다”면서 “요도 카테터 장착이나 경구 투약 등 다양한 실기에 고양이의 특징이 적용된다면 학생들이 느끼는 두려움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진료만 하면 굶어 죽을 판인데..진료여건 만드는 문제도 강력히 고민해달라
반면, 돼지·가금 임상분야의 분위기는 달랐다.
졸업생들이 진료에 임할 때 필요한 임상실기가 무엇인지 따지기 전에, 진료 자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이다.
김현섭 양돈수의사회장은 “양돈수의사회 회원은 200여명이지만, 진료를 업으로 하는 분들은 20여명에 불과하다. 약품 판매에 병행하는 형태를 포함해도 4~50명에 그친다”며 “(양돈업계에서) 수의사들이 진료만 하면 굶어 죽을 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현섭 회장은 “반려동물이나 소처럼 개체진료가 가능한 분야에서는 그나마 진료권이 확립되어 있고, 졸업생들이 곧장 진료에 임할 수 있는 역량이 그만큼 중요시된다. 하지만 돼지·가금 분야에서는 여전히 진료권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종웅 가금수의사회장도 “저부터도 진료보다 방제 업무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가금수의사가 진료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며 “실력 있는 수의사가 가금 분야를 외면한 지 오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의과대학에서도 점차 농장 진료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도 지목했다. 윤 회장은 “정부의 교통정책(방역정책)이 제대로 만들어지려면 교수님들이 직접 운전(진료)을 하면서 현실적인 지적을 해 주셔야 한다”면서 미흡함이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임상교육 개선을 논의하는 공청회에서 이 같은 지적이 나온 것은 그만큼 돼지·가금 분야의 수의사 진료권 붕괴가 심각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동물병원이 없어도 농장은 사료, 약품업체 등 주변 서비스에서 조언을 받거나 자체적인 경험에 기반해 병성감정을 의뢰하고 약품을 주문해 사용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윤종웅 회장은 “현장에선 수의사와 약품판매업자가 무슨 차이인지 확실히 답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김현섭 회장도 “진료권이 보장되어 있지 않아 수의사는 약품회사, 사료회사 직원과 경쟁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수의대생들에게 임상실기를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문제에도 대학이 강력히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상실기 교육 개선에 대해서는 선택적인 접근법을 제안했다.
김현섭 회장은 “양돈 임상을 모든 학생이 다 배우는 시스템이 합리적인지 의문”이라며 “평창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을 활용하는 등 관심 있는 학생이나 졸업한 수의사들이 더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물이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앤딩크래딧에 종종 등장하는 문구가 있다. 바로 ‘No Animals Were Harmed®’ 문구다. AHA(American Humane Association)에서 마련한 ‘영화 촬영 시 동물의 안전한 사용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다는 의미고,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어떠한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이 출연하는 영화, 드라마, 광고가 늘어나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또한, 동물 영상이 관심을 받자, 돈벌이를 위해서 동물에게 불필요한 실험을 하거나 자극적인 동물학대 행위를 하는 유튜브 채널도 여럿 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최초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이 등장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제보자>, <리틀 포레스트>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대표인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이라 더 기대를 모은다.
임순례 감독은 “카라 대표로서만이 아니라 영화감독으로서, 동물과 함께 촬영할 때 아무런 현장 매뉴얼이 없다는 사실이 아쉬웠다”며 “동물 촬영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이 매우 절실했고, 사람들의 일상을 반영하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점점 더 동물들의 존재가 커지는 흐름이기에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라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 일부 발췌
가이드라인은 ‘영화 제작을 위해 어떤 동물도 죽거나 다치면 안 된다’ 등의 일반 원칙과 ‘배우는 출연 동물에 따라 적합한 훈련을 받고, 가이드라인을 사전에 교육받아야 한다’ 등의 프리프로덕션 단계, ‘촬영 1시간마다 충분한 급수와 휴식을 제공한다’, ‘동물의 보호자가 현장에 있고, 상황에 따라 훈련사, 수의사가 있어야 한다’, ‘촬영 시간은 이동 시간을 포함하여 1일 8시간을 넘지 않아야 한다’ 등의 프로덕션 단계로 구분되어 있다.
여기에, 개, 고양이, 조류, 어류, 말, 축산동물, 파충류, 양서류, 영장류, 곤충 야생동물 등 동물의 종별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사극 촬영 시 많이 사용하는 ‘말’의 경우, 말 전문 훈련사를 고용하고, 마구간 등 말이 쉴 수 있는 장소를 촬영장에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가이드라인은 영화, 방송, 다큐멘터리, 1인 미디어 등 모든 영상물에 적용 가능하다.
특히, 가이드라인 앞부분에는 카라에서 진행한 <미디어 동물학대 설문조사>, <촬영현장 동물복지 실태조사>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카라의 권나미, 김명혜 활동가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한국의 동물 촬영현장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하며 “동물과 인간 모두 안전한 미디어를 함께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의과대학에서 학부생이 익혀야 할 임상실기(clinical skill) 54개 항목의 초안이 공개됐다. 임상현장에서 자주 사용되거나, 간과할 경우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실기들이다.
12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 공청회에서 수의교육학회 연구진은 수의 기본임상실기 2020 초안을 발표했다.
전국 수의대 교수진을 중심으로 한 공청회 참가자들은 임상실기 교육 표준화에 공감하면서, 이를 대학인증기준과 국가시험에 반영해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2일 공청회에서 발제에 나선 류판동 서울대 교수(왼쪽)와 이기창 전북대 교수(오른쪽)
현행 수의사 배출, 운전면허 따는데 필기시험만 보는 꼴
이날 발제에 나선 연구책임자 류판동 서울대 교수는 수의학 교육과 배출(국가시험)을 운전면허에 비유했다.
운전면허를 획득하려면 이론(학과시험)은 물론 주행·주차에 필요한 실기를 배우고 평가받는 기능시험·도로주행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반해, 수의학 교육은 기능·도로주행에 해당하는 실기 교육이 표준화되어 있지 못한 데다가 국가시험에서 실기 역량을 평가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수의학계의 임상교육 연구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강종일 충현동물병원장도 “동물병원에서 수십년간 수의사를 채용해보면 출신 대학에 따라 지식수준과 실기능력이 굉장히 다르다는 점을 느낀다”며 “이들도 졸업 후 세미나 등을 통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한국수의과대학협회,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 한국수의교육학회는 졸업생들이 반드시 할 줄 알아야 하는 임상역량을 구체화하고, 이를 10개 수의과대학에 모두 적용할 수 있도록 기반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매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증원에 지원하는 예산 일부를 연구사업에 배정하고 있다.
한국수의과대학협회는 성과바탕 수의학교육을 구체화하기 위해 매년 기반연구를 진행해왔다
머리로 하는 ‘진료수행’과 손으로 하는 ‘임상실기’
제대로 못 하면 위험하고 자주 쓰는 임상실기 54개 항목 선정
올해 연구진은 수의대 졸업생에게 요구되는 임상역량을 크게 ‘진료수행’과 ‘임상실기’로 구분하고, 이중 임상실기의 기본항목을 구체적으로 선정했다.
의사 국가시험 실기고사에 적용되고 있는 임상수행(CPX), 임상술기(OSCE)와 같은 방식이다.
진료수행은 보호자에게 병력을 청취하고, 주요 증상에 따른 감별진단 목록을 만들어 최종진단에 이르는 알고리즘에 해당한다. 반면 임상실기는 피를 뽑기 위해 주사바늘을 찌르거나, 마취를 위해 호흡마취기를 연결하는 실제 행위를 뜻한다.
이기창 전북대 교수는 “임상역량을 크게 머리로 하는 ‘진료수행’과 손으로 하는 ‘임상실기’로 구분했다”며 “올해 연구사업은 후자인 임상실기를 구체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연구기획회의 14차례와 의학교육계 전문가 자문, 온라인 설문조사 등을 거쳐 54개 실기항목이 포함된 초안이 마련됐다.
류판동 교수는 “졸업생에게 진료업무를 위임하는데 필요하면서,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활용되며, 간과할 경우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항목으로 추렸다”고 전했다.
진료업무를 크게 ▲병력수집, 검진, 감별진단 우선순위 목록 작성하기 ▲진단계획 수립, 검사 및 결과 해석하기 ▲관리/치료 계획 작성 및 실행하기 ▲ 긴급/응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인식, 평가 및 관리에 착수하기 ▲ 일반적인 수술 절차 진행하기(수술 전후 관리 포함) ▲ 전신 마취 하기(모니터링, 관련 조치, 회복 포함)로 분류하고 여기에 필요한 임상실기 54개 항목을 선정했다.
수의대 학부생이 반드시 배워야 할 기본 임상실기 목록 54개 초안
2027년 실기시험 도입? 그것도 늦다
2020 수의 기본 임상실기 목록이 확정된다면, 10개 수의과대학이 반드시 가르쳐야 할 실기교육의 대상이 구체화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연구진은 내년 2월로 예정된 한국수의과대학협회 이사회에서 기본 임상실기 목록을 추인받는다는 계획이다.
류판동 교수는 “앞으로 기본 임상실기의 구체적인 수행방법을 문서화하고, 2019년 주요증상별로 마련된 수의학교육 학습성과에 맞춰 ‘진료수행’의 지침을 만드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과대학과 마찬가지로 수의학 교육에도 진료수행과 임상실기의 지침이 마련된다면, 국가시험에 실기시험을 도입하고 대학 인증기준에도 이를 반영할 준비가 끝나는 셈이다.
연구진은 2023년 이후 인증평가에 반영하고, 2027년까지 국가시험을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서강문 한국수의과대학협회장은 “기본 임상실기 항목이 잘 선정됐다”며 “이제는 실제로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2년 단위로 바뀌는 수의과대학 학장 체제에서 (임상교육 개편이) 연속성을 가지려면 대학 인증기준에 집어넣어야 한다”면서 “국가시험 실기고사 도입도 2027년이면 너무 늦다. 2~3년 내에 시도한다는 생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수의인물사전 78. 이희석(李熙碩, 1934~2001). 진주농과대학(현 경상대) 첫 수의학사 졸업, 경상대 제4대 가축병원장, 수의학과 통폐합 및 부활 후 경북대로 전보, 6년제 경북대 수의대 초대 수의학과장, 부속동물병원장, 수의과대학 교수협의회의장.
1934년 7월 1일 경상남도 밀양군 부북면 퇴로리에서 출생하였다. 밀양 밀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1955. 3.), 진주농과대학 수의학과 첫 입학생이 되었다. 진주농과대학(현 경상대학교)은 미 군정 마지막 날인 1948년 8월 14일에 인가되었는데, 당시 인가된 것은 초급 대학이었고 농학과(40명)만 있는 단일 학과였다. 그 후 1951년에 임학과, 그다음 해인 1952년 축산학과가 인가되었고, 1953년 2월에 4년제 대학으로 승격되었다. 진주농과대학은 1955년 3월 수의학과 신설 인가를 받아 4월에 신입생 40명이 입학하였고 1959년 3월 26명의 첫 수의학사가 배출되었다. 이희석은 그 26명 중 한 사람이었다.
어느 대학이든 1회 졸업생은 교수진이나 교육 환경이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워도 개척자적 자부심은 충만하기 마련인데 그도 그러하였다. 졸업 후에 조교(1960. 5.~1963. 5.)로 임용되어 학문의 길에 들어섰다. 조교 4년 차 되던 해에 당시 가축내과학을 담당한 이정열 교수(1957. 4.~1963. 5.)가 학교를 사임하고 떠남에 따라 전임강사(1963. 5.~1965. 5.)로 임용되어 가축내과학을 담당하게 되었다.
지방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당시는 반려동물의 수가 아주 적어 강의와 실습은 산업(농장)동물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전국의 공동 교재가 귀했던 시기라 『최신가축내과학』(1964, 대표 저자 이방환) 편찬에 공동 저자로 참여해 “혈액” 편을 집필하였다. 전국 수의과대학 학생들이 이를 교재로 사용하였다.
1968년 3월 제4대 가축병원장에 임명되어 1977년 4월 경북대학교로 전출되기 전까지 계속 직을 수행하였다. 그리고 「한우에 발생한 Besnoitia besnoiti 감염병에 관한 연구」로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수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1975. 8.).
수업 연한 연장(6년제)을 목표로 시작된 전국 수의학과 통폐합 작업은 처음의 의도와 다르게 지방에 있던 대학의 수의학과 폐지로 흘러감에 따라 1976년 3월 경북대학교와 전남대학교에 수의학과가 부활되고 두 대학을 제외한 다른 대학의 교수들은 서울대, 경북대, 전남대의 수의학과로 전보되었다. 이러한 시책에 따라 경상대학교에 있던 그는 원봉래, 허린수, 권해병, 문무홍 교수와 함께 경북대학교로 전보되었다. 그는 22년 4개월간(1977. 4. 6.~1999. 8. 31.)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이현범 교수와 함께 수의내과학을 담당하면서 교육에 내실을 기해 더욱 우수한 수의사를 양성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였다. 경상대학교에 있을 때처럼 이방환 교수와 더불어 전국 수의과대학 내과 교수들이 힘을 모아 교재 개발을 계속하였으며, 『수의내과학I』(1983), 『수의내과학Ⅱ』(1985), 『수의내과학Ⅲ』(1991)을 공동 저술해 학생들의 면학에 기여하였다. 또한, 그는 6년제 수의과대학의 초대 수의학과장(1988. 3. 1.~1989. 3. 6.), 부속동물병원장(1985. 10. 13.~1987. 10. 12.), 수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의장(1996. 3. 1.~1997. 2. 28.)을 역임하여 학사 행정의 발전과 교수의 권익 신장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는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22년 4개월 동안 성품이 대범하고 기개가 높은 스승이었다. 하지만 정년퇴임 후 1년 6개월 만인 2001년 3월 6일 갑작스럽게 타계하여 후배 교수와 제자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글쓴이_여상건, 양일석
*이 글은 한국 수의학 100여년 역사 속에서 수의학 발전에 기여를 한 인물들의 업적을 총망라한 ‘한국수의인물사전’에 담긴 내용입니다. 대한수의사회와 한국수의사학연구회(회장 신광순)가 2017년 12월 펴낸 ‘한국수의인물사전’은 국내 인사 100여명과 외국 인사 8명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요, 데일리벳에서 양일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를 비롯한 편찬위원들의 허락을 받고, 한국수의인물사전의 인물들을 한 명 씩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