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도 수의대생 300명 찾은 평창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

2020 수의과대학생 농장동물교육 지원사업 마무리..예산 늘리고 집행방식 개선해야

등록 : 2020.11.17 06:00:40   수정 : 2020.11.17 09:44:13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최근 한 언론이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의 문제를 지적했다. 적지 않은 세금이 투입됐지만 학생도 적고 산학협력도 신통치 않은 ‘유령캠퍼스’의 오명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창캠퍼스 한 켠에 자리잡은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의 분위기는 다르다. 2015년 개관한 연수원에는 매년 전국에서 수의과대학 학생들이 찾아온다. 코로나19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3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평창캠퍼스에서 실습교육을 받았다.

평창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원장 이인형, 이하 연수원)은 이달 초 서울대를 끝으로 올해 농장동물 임상교육 지원사업을 마무리했다고 16일 밝혔다.

코로나19로 실습교육 어려웠지만..만족도 높아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대, 대한수의사회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구체화된 연수원은 2015년 8월 평창캠퍼스에 개관했다. 3개 기관이 설립예산 71억을 함께 부담하면서, 전국 10개 수의과대학 학생과 현장 수의사를 위한 임상실습 교육기관으로 출범했다.

개관 이듬해에는 별도의 교육지원예산이 없어 3개 대학이 이용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2017년부터 정부가 수의과대학생 농장동물 임상교육지원예산 2.5억원(자부담 포함)을 마련한 것이 전환의 계기가 됐다.

크게 대학별로 본3 혹은 본4 재학생 전부가 4박5일 일정으로 교육받는 ‘기본교육’과 여름방학을 활용해 농장동물 임상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의 지원을 받아 소수정예 11박 12일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심화교육’으로 구성됐다.

해마다 일부 차이는 있지만 10개 대학 중 절반 이상이 기본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심화교육은 학생들이 자부담금 25만원을 부담해야 함에도 올해 경쟁률이 4:1을 넘어설 정도로 반응이 좋다.

올해는 6개 수의과대학에서 기본과정 교육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교육이 모두 취소됐고, 9~10월에 재개된 교육도 프로그램 축소가 불가피했다.

실습인원을 30명 이하로 제한하려다 보니 기존 4박5일 교육을 2박3일씩 나누어 진행했고, 제한된 시간으로 인해 축우 실습만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학생들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았다. 수강생 조사결과 기본과정, 심화과정 모두 7점 척도에서 6점 이상의 평균 만족도를 나타냈다.

2박3일로 줄어든 기본과정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동시 실습인원이 줄어 오히려 실습생별 실습기회가 늘어난 것이 장점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한 학생은 “가축에 친밀감이 생길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본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며 “보정, 신체검사, 채혈·주사 등 기초적인 임상기술을 착실히 알게 돼 더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교육인력·시설 확충 절실..지원예산 늘리고 집행 체계 개편해야

연수원 측은 수의대생 실습교육 프로그램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인력·시설 확충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서울대 이인형·김단일 교수팀이 지도하는 축우실습을 중심으로 돼지·가금·말 등을 함께 다루고 있지만, 축우를 제외하면 외부강사 초청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평창캠퍼스 대동물병원의 진료가 거의 마비되는데, 교육기간 자체가 매년 3개월을 넘기다보니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실습동물 사육공간과 유지 예산을 늘려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연수원이 보유한 소는 15마리 수준이라 동시실습인원이 30명을 넘어가면 충분한 실습기회를 제공하기 어렵지만, 늘리고 싶어도 더 키울 공간이 없다. 실제 진료경험을 쌓게 하려면 환축을 입원시킬 여유공간도 필요하다.

연수원 김단일 교수는 “축우에서도 유방염 검사, 위관삽입 등 미국 수의사에게 요구되는(ECFVG) 실습은 아직 못하고 있다. 국내 졸업역량 기준에 맞춰 프로그램을 더 충실화 해야 한다”면서 그를 위한 요건으로 지원예산 확충과 집행방식 개편을 지목했다.

현재 지원사업이 대학별 실습교육이 진행될 때마다 이수자 측이 낸 자부담금(3)에 맞춰 국비예산(7)을 지급하는 구조다 보니, 교육 개선을 고민하기는커녕 연수원 실습환경을 유지하는 것조차 벅차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실습교육이 취소됐지만 연수원의 소들은 사료를 먹어야 한다. 급한대로 유지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동물병원 진료수익을 늘리려 해도, 막상 교육이 재개되면 늘어난 진료를 대신 맡길 인력도 없다.

코로나19로 동시교육인원이 줄었지만 교육준비에 들어가는 비용은 그만큼 줄지 않는다는 점도 고역이다.

김단일 교수는 “실습교육 지원예산을 늘리는 것은 물론, 실습교육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예산 일부를 별도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교육인력 확충이나 실습여건 개선을 시도할 수 있다”며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