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이 대표인 단체가 만든 국내 최초 `동물 촬영 가이드라인`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 공개

등록 : 2020.11.16 11:34:28   수정 : 2020.11.16 11:39:08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동물이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앤딩크래딧에 종종 등장하는 문구가 있다. 바로 ‘No Animals Were Harmed®’ 문구다. AHA(American Humane Association)에서 마련한 ‘영화 촬영 시 동물의 안전한 사용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다는 의미고,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어떠한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이 출연하는 영화, 드라마, 광고가 늘어나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또한, 동물 영상이 관심을 받자, 돈벌이를 위해서 동물에게 불필요한 실험을 하거나 자극적인 동물학대 행위를 하는 유튜브 채널도 여럿 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최초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이 등장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제보자>, <리틀 포레스트>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대표인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이라 더 기대를 모은다.

임순례 감독은 “카라 대표로서만이 아니라 영화감독으로서, 동물과 함께 촬영할 때 아무런 현장 매뉴얼이 없다는 사실이 아쉬웠다”며 “동물 촬영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이 매우 절실했고, 사람들의 일상을 반영하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점점 더 동물들의 존재가 커지는 흐름이기에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라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 일부 발췌

가이드라인은 ‘영화 제작을 위해 어떤 동물도 죽거나 다치면 안 된다’ 등의 일반 원칙과 ‘배우는 출연 동물에 따라 적합한 훈련을 받고, 가이드라인을 사전에 교육받아야 한다’ 등의 프리프로덕션 단계, ‘촬영 1시간마다 충분한 급수와 휴식을 제공한다’, ‘동물의 보호자가 현장에 있고, 상황에 따라 훈련사, 수의사가 있어야 한다’, ‘촬영 시간은 이동 시간을 포함하여 1일 8시간을 넘지 않아야 한다’ 등의 프로덕션 단계로 구분되어 있다.

여기에, 개, 고양이, 조류, 어류, 말, 축산동물, 파충류, 양서류, 영장류, 곤충 야생동물 등 동물의 종별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사극 촬영 시 많이 사용하는 ‘말’의 경우, 말 전문 훈련사를 고용하고, 마구간 등 말이 쉴 수 있는 장소를 촬영장에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가이드라인은 영화, 방송, 다큐멘터리, 1인 미디어 등 모든 영상물에 적용 가능하다.

특히, 가이드라인 앞부분에는 카라에서 진행한 <미디어 동물학대 설문조사>, <촬영현장 동물복지 실태조사>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카라의 권나미, 김명혜 활동가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한국의 동물 촬영현장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하며 “동물과 인간 모두 안전한 미디어를 함께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카라 홈페이지(클릭)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