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호남권 최대 규모 ‘실험동물센터’ 개소..바이오헬스 연구 거점 확보
233억원 투입, 마우스 1만 5천 마리 수용..SPF·ABSL2부터 AI 심의·QR 사육관리까지

전남대학교가 호남권 생명과학·바이오헬스 연구를 뒷받침할 대규모 실험동물 연구 인프라를 구축했다.
전남대는 9월 2일(수) 교내 신축 부지에서 이근배 총장을 비롯한 내외빈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남대학교 실험동물센터 개소식’을 개최했다.
새롭게 문을 연 전남대 실험동물센터는 지상 7층, 연면적 4,158㎡ 규모의 단독 건물이다. 총사업비 233억 2500만원이 투입됐으며, 이 가운데 건설비가 182억 7300만원, 장비비가 50억 5200만원이다.

2017년부터 추진한 실험동물센터…233억원 투입해 결실
전남대 실험동물센터 건립은 교육부의 ‘국립대학교 동물실험시설(센터) 신축 및 개선 사업’을 통해 추진됐다.
2021년 관련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전국 21개 국립대의 동물실험시설 신축·개선에 대한 지원이 결정됐다. 이 가운데 거점국립대 신축은 총 9개교로, 전남대는 경북대·부산대·전북대와 함께 2021년 사업 대상에 포함됐다. 이후 2022년 충북대·강원대·제주대, 2023년 충남대·경상국립대가 차례로 신축 대상에 포함됐다.
전남대의 실험동물센터 건립 노력은 이보다 앞선 2017년부터 이어졌다.
2017~2020년 거점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를 통해 ‘실험동물센터 건립추진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건립 정책 기획 과제를 수행했다. 이를 토대로 국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교육부에 건립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한 결과, 2021년 정부 사업에 선정됐다.
센터는 2023년 11월 착공해 약 2년간의 공사를 거쳐 2025년 7월 완공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센터 조직 구성과 운영 규정을 제정하며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지상 7층에 사육·실험·교육·세척시설 집약
센터는 실험동물 사육부터 연구, 교육, 행정, 세척 및 환경제어까지 각각의 기능을 고려해 7개 층을 구성했다.
1층에는 전기·기계실 등 환경제어 기반시설이 자리하고, 2층에는 행정실과 동물실험윤리위원회(IACUC)·기관생명윤리위원회 관련 공간 및 세척실을 마련했다. 3층에는 대형·중형강의실과 소형실습실 등 학생과 연구자를 위한 교육 공간이 들어섰다.
핵심 실험동물 사육·연구시설은 4, 5, 6층에 집중됐다. 4층에는 감염연구를 위한 생물안전구역(Bio-Safety Zone)을, 5~6층에는 SPF(Specific Pathogen Free·특정병원체부재) 메인 사육구역을 구축했다.
최상층인 7층은 공조기실(AHU)과 정수시스템 등을 갖춘 환경제어 공간이다. 이를 통해 사육·실험공간의 항온·항습 및 청정도를 365일 24시간 유지한다.

마우스 1만 5천 마리 수용…전 구역 IVC 시스템 구축
5~6층의 메인 사육공간에는 SPF 등급의 마우스·랫드 사육실을 비롯해 멸균실과 부검실 등을 갖췄다. 엄격한 온·습도 관리와 외부 오염 차단을 통해 청정한 사육환경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4~6층 사육시설 전 구역에는 개별환기케이지(IVC, Individually Ventilated cage) 시스템을 적용했다.
센터가 확보한 사육 규모는 총 4,640 케이지로, 마우스 최대 1만 5천마리, 랫드 500마리를 수용할 수 있다.
4층에는 생물안전 2등급(ABSL2) 감염실험실과 격리사육실, 토끼사육실, 멸균실 등을 마련해 생물안전 2등급 시설이 요구되는 감염연구를 지원한다.
연구자 안전과 교차오염 방지를 위한 시설도 갖췄다. 모든 실험구역에 생물안전작업대를 구축하고 설치류와 비설치류 전용 부검실을 별도로 마련했다.
멸균을 위해 1㎥급 대형멸균기 6대와 0.5㎥급 1대도 구축했다.

동물실험계획서부터 사육까지 연결…AI·QR 활용한 스마트 관리
센터는 동물실험계획서의 심의부터 실험동물 사육, 실험 종료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연계한 스마트 관리시스템도 구축했다.
연구자가 동물실험계획서를 제출하면 온라인 심의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검토가 이뤄진다. IACUC 승인 후에는 승인된 동물 수를 기준으로 케이지를 신청하고, 실험동물과 케이지에 QR코드를 부여해 사육관리시스템에 등록하는 방식이다.
QR코드에는 실험동물과 케이지에 관한 정보가 연계된다. 이를 기반으로 케이지별 사육 현황과 실험동물의 반입·이동 등을 전산으로 관리하고,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특이사항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사육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이슈를 실시간으로 알리고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연구자와 관리자가 사육 현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실험이 종료되면 관련 사육 및 실험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관리한다.
이에 따라 ‘동물실험계획서 작성→온라인 심의(AI 검토)→IACUC 승인→실험동물 반입 및 QR코드 부여→사육현황 모니터링→실험 종료 및 데이터 관리’로 이어지는 동물실험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센터는 이를 통해 실험동물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동물실험 과정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해 연구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폐깔짚부터 케이지·물병 세척까지 자동화
대규모 사육시설 운영에 필요한 세척 과정에도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2층 세척실에는 터널형 케이지 세척기, 자동물병세척기, 자동깔짚충전기, 폐깔짚처리기 등을 구축했다.
실험구역에서 회수한 케이지의 폐깔짚을 처리한 뒤 케이지와 물병을 자동 세척하고, 새로운 깔짚을 자동으로 분주해 다시 실험구역으로 공급하는 일련의 과정을 자동화했다.
이를 통해 약 5천개에 달하는 케이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실험구역 간 교차오염을 방지한다는 설명이다.
수의사 배치해 실험동물 수의학적 관리 지원
실험동물에 대한 전문적인 수의학적 관리체계도 마련했다.
현재 센터는 센터장과 부센터장을 비롯해 연구진흥과장·팀장, 수의사, 보건직 및 시설관리 인력 등 총 8명으로 운영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의사 1명이 실험동물에 대한 수의학적 관리를 지원하며, 보건직 인력이 동물실험 및 행정업무를 담당한다.
동물실험윤리위원회(IACUC)도 운영한다. IACUC 심의와 연구자 및 학생을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 윤리·기술교육을 통해 체계적이고 윤리적인 동물실험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질환동물모델·비임상연구 지원…지역 바이오헬스 연구 거점으로
전남대는 새 센터를 단순한 교내 실험동물 사육시설을 넘어 광주·전남 생명과학 연구의 거점 인프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센터는 앞으로 국가연구사업과 CRO 사업, 전문가 연계 등을 지원하고 신약 및 의료기기 유효성 평가를 비롯한 비임상 연구를 뒷받침한다.
암·대사질환 등 질환동물모델과 형질전환동물의 생산·보존·분양도 지원할 예정이다. 체계적인 온라인 사육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연구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교육 기능도 확대한다. 연구자와 대학생을 대상으로 동물실험 윤리·기술교육을 지원하는 한편, 인근 대학 및 전문대학이 활용할 수 있는 공동 실험·실습 공간과 교육과정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명과학 진로체험과 실험동물시설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근배 전남대 총장은 “이번 실험동물센터 개소는 우리 대학의 생명과학 연구 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최첨단 설비와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연구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산출하고, 생명가치를 존중하는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유빈 기자 kayamoon883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