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물리지 않고 잘 지내는 방법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행복해지는 ‘C.A.T’ 원칙을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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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고양이와 사람의 관계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상호작용이어야 합니다. 이건 단순히 고양이의 행복을 위해서만 중요한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도 중요합니다”. – 로렌 핀카 박사

(Dr Lauren Finka : 로렌 핀카 박사님은 고양이행동 전문가 및 동물행동 및 복지 과학자(Animal Behavior & Welfare Scientist)이며, 동물복지 및 행동 컨설턴트로 일하고 계세요)

번역 감수: 호서대학교 동물보건복지학과 박수진 교수 DVM PhD

안녕하세요! 저는 FELIWAY Happy Cat Expert로렌핀카 박사입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 고양이를 몇 번이나 쓰다듬으셨나요? 냥이들을 키우는 분이시라면 일상 속에서 몇 번쯤은 몸을 비비고 쓰다듬는 시간이 있었을 텐데요.

우리는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을 무심코 쓰다듬고 안아줄 때가 정말 많답니다.

하지만 까칠한 고양이의 경우는 어떨까요?

예민한 고양이들의 경우, 우리가 친근함을 표현하려고 쓰다듬어 주는데도, 하악질을 하거나 물거나 할퀴려고 할 때가 있지요!

이런 경우, 단순히 ‘저 아이는 성질이 있구나!’ 혹은 ‘애가 정말 까칠하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냥이들은 “그렇게 만지는 건 싫어요”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랍니다.

저는 이러한 고양이-사람 간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최근에 실시한 연구에서 얻은 흥미로운 결과와 실제로 고양이를 키우시는데 적용할 수 있는 팁들을 함께 나눠보려고 해요.

고양이를 쓰다듬으면 심리적으로 안정되며, 고양이와 상호작용을 할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이 줄어들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낮아지는 등 다양한 건강상 이점이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잘 알려져 있어요.

또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로부터 위로를 받았고, 고양이가 “삶의 동반자이자 위안의 원천”이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우리에게는 이렇게 고양이가 중요한데… 과연 고양이도 마찬가지일까요?

사람에게 좋은 경험이라고 해서 고양이에게도 항상 좋은 경험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고양이를 사랑하는 만큼 그들이 편안하게 느끼는 방식으로 교감하는 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반려묘를 키우시는 분 중에서도 냥이의 공격성과 다양한 행동 문제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종종 만날 수 있는데요, 많은 경우, 이러한 문제는 고양이가 사람과의 교류를 스트레스나 불편함으로 느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고양이를 대하는 방식-예를 들어 “아이고! 이뻐 죽겠어!” 하면서 힘껏 껴안거나, 몸을 비비러 온 고양이가 사랑스러워서 내 방식대로 온몸을 마구마구 쓰다듬는 행동은 고양이가 진짜로 좋아하는 방식이 아닐 수도 있어요.

고양이가 하악질을 하거나 물거나 할퀴면 그제야 쓰다듬거나 만지는 동작을 끝내는데, 실은 그보다 훨씬 이전에 고양이가 보내는 미묘한 신호들이 많답니다.

게다가 많은 고양이들이 그다지 즐겁지 않은 상황도 꽤 잘 참고 견디는 편이에요. 이런 고양이들은 거의-혹은 아예-공격적인 행동을 보여주지 않아요.

즉, 고양이가 조용하다고 해서 꼭 기분이 좋은 건 아니라는 거예요!

고양이 입장에서는 ‘괜찮다’와 ‘참고 있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일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고양이가 좋아하는 접근법은 어떤 것일까요?

대부분의 고양이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이런 점들을 원한다고 해요.

선택과 통제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느낌

– 쓰다듬기 전에, ‘좋아요’ 또는 ‘싫어요’라는 의사 표현을 할 기회

– 어디를, 얼마나, 얼마 동안 만져지는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

– 언제든지 “그만”하도록 하는 선택권, 그리고 원하면 다시 다가올 수 있는 여유

이런 원칙을 여러분이 기억하기 쉽도록 ‘C.A.T’라는 약자를 통해서 설명해 드릴게요.

– C : Choice & Control (선택과 통제):

고양이가 상황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다가오면 만지고, 멀어지면 그대로 두세요.

– A : Attention (관찰):

고양이의 행동과 몸짓 언어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꼬리, 귀, 몸의 긴장 상태는 고양이의 감정을 알려주는 신호예요.

– T : Touch (터치):

대부분의 고양이는 얼굴 부위-특히 볼, 귀밑, 턱 아래-를 만지는 걸 좋아합니다.

반대로, 몸이나 배는 예민한 경우가 많으니, 고양이가 원할 때만 만지는 것이 좋아요.

어떠세요? CAT 원칙이 기억하기 쉬우신가요? C – 고양이가 컨트롤 하도록, A – 행동과 신체 언어에 주의 집중해 주시고, T – 가급적 터치는 얼굴 쪽으로 제한하여 조심스럽게. 기억해 주세요!

CAT 원칙은 모든 고양이에 적용이 가능하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고양이에게 이 원칙을 적용했을 때, 고양이가 멀어지면 아예 만지지 않는 것이고, 다른 고양이가 계속 쓰다듬는 것을 좋아한다면 더 쓰다듬어 줄 수도 있다는 것이에요.

최근 제가 한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이 고양이와 상호작용할 때 이러한 CAT 원칙을 따르면, 고양이가 더 친절하게 대하고 편안함을 느낀다는 결과를 볼 수 있었어요. 또한, 공격적인 행동이나 스트레스, 불편함을 나타내는 행동도 훨씬 적었어요!

이 원칙을 적용하는 건 정말 간단해요. 집에서 직접 ‘실험’을 해 보실 수도 있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평소처럼 고양이를 쓰다듬는 일상적인 교감 시간을 몇 분간 촬영해 보세요.

그다음 30분 이상 충분히 기다렸다가, 이번에는 ‘CAT 원칙’을 지키면서 두 번째 촬영을 해 보세요.

촬영이 끝나면 두 영상을 비교하면서, 고양이의 반응이 어떻게 달랐는지 살펴보시면 됩니다.

CAT 원칙을 따랐을 때 고양이 행동이 더 긍정적으로 바뀌는 걸 느낄 수 있으실 거예요!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다시 설명해드릴게요.

고양이가 상호작용에서 선택권과 통제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 바닥에 편하게 앉은 상태에서, 고양이에게 천천히 손을 내밀어 고양이가 먼저 다가올지 말지 스스로 선택하도록 해주세요. 고양이가 다가와서 몸을 비빈다면, 그건 쓰다듬어 달라는 뜻이에요! 반대로 고양이가 다가오지 않는다면, 억지로 쓰다듬지 않는 것이 좋아요.

– 고양이가 멀어지고 싶어 하면 그대로 두고, 고양이를 따라가서 쓰다듬는 행동은 참아주세요.

– 또 고양이가 얼마나 쓰다듬을 받고 싶은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쓰다듬는 동안 3~5초마다 잠깐 멈춰서 ‘확인’을 해 보세요. 멈췄을 때 고양이가 다시 몸을 비비며 “계속해”라는 신호를 보이면 계속 쓰다듬어도 되고, 그렇지 않다면 고양이가 잠시 쉬고 싶다는 뜻일 수 있어요.

고양이의 행동과 몸짓 신호를 세심하게 관찰하세요.

– 꼬리 흔들기

꼬리가 위로 들린 상태에서 부드럽게 좌우로 흔들리는 모습

– 귀가 편안하게 중립 또는 앞으로 향함

긴장하거나 뒤로 눕혀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세워진 귀

– 몸과 얼굴 표정이 편안함

근육에 힘이 빠지고 표정이 부드러움

– 앞발로 ‘꾹꾹이’를 함

앞발을 번갈아 꾹꾹 누르는 행동

– 냄새 맡기와 비벼대기

보호자에게 다가와 냄새를 맡거나 몸을 문지름

– 골골송 또는 ‘챠륵’거리는 가벼운 소리

만족감과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

– 하악질 또는 으르렁거림

– 앞발로 치기·휘두르기, 깨물기 또는 물려고 하는 행동

– 앞발을 들고 ‘경고 자세’를 취함(곧 때릴 것 같은 포즈)

– 몸이 긴장되고 움츠러들거나, 등이 굽은 자세

– 갑작스러운 짧은 그루밍(몇 초 정도 빠르게 핥음)

– 머리나 몸을 갑자기 털어내듯 흔듦

– 등 쪽 털이 서고, 자극에 따라 살짝 일렁이거나 움직이는 모습

– 코 핥기, 하품

– 움찔·얼음처럼 멈춤, 웅크림(고양이가 가만히 굳어 있거나 반응이 둔하고, 보호자에게 몸을 비비지 않음)

– 고개를 갑자기 보호자의 얼굴이나 손 쪽으로 날카롭게 돌림

– 고개를 천천히 돌려 피함(하품과 함께 나타날 때도 있음)

– 걷거나 몸을 돌리며 보호자에게서 멀어짐

– 꼬리를 크게 휘두르기, 탁탁 튀기기, 바닥을 쿵쿵 치기(보통 꼬리가 아래로 향해 있을 때)

– 귀가 뒤로 젖혀지거나 납작해 짐

– 보호자 쪽으로 갔다가 다시 멀어지는 행동을 반복함

이런 행동이 관찰되면 바로 상호작용을 중단하고, 고양이가 언제 다시 다가올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세요.

고양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스트레스 감소와 관계 형성에 매우 중요합니다.

고양이의 ‘어디’를 만지고 있는지 항상 신경 써주세요.

대부분의 고양이는

– 귀밑(ear base)

– 볼 주변(cheeks)

– 턱 아래(chin)

이 세 부위를 쓰다듬는 것을 가장 편안하게 느껴요. 그래서 쓰다듬을 때는 우선 이 부위들을 중심으로 만져주는 게 좋아요.

만약 배, 등 쪽처럼 다른 부위도 좋아할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그 순간 고양이의 몸짓 신호를 아주 세심하게 관찰해야 해요.

그 부위를 만질 때 긍정적인 신호가 충분히 나타나고, 부정적인 신호가 전혀 없다면 계속 쓰다듬어도 괜찮습니다.

‘Happy Experts’는 세바코리아가 진행하는 반려동물의 행복지킴이 캠페인입니다. 고양이 시리즈 ‘Happy Cat Experts’와 개 시리즈 ‘Happy Dog Experts’로 구성됩니다.

20여 편에 걸쳐 동물행동 및 복지 전문가, 동물행동의학전문의, 고양이 전문 수의사 등 다양한 전문가가 환경에 따른 반려동물의 행동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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