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리브렐라주(bedinvetmab) 입증된 안전성 : 한국조에티스 학술팀

리브렐라는 개 골관절염(osteoarthritis, OA)의 만성적 통증의 주요한 매개인자 중의 하나인 신경성장인자(nerve growth factor, NGF)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OA의 통증을 완화시키는7) 동물용 단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 mAb) 의약품입니다.

리브렐라는 한 번의 피하 주사로 4주 동안 OA 통증을 완화시킵니다.3) 즉, 동물병원에서 수의사의 처방에 의한 1회 피하 주사로 4주 동안 OA 통증을 완화할 수 있는 거죠.

리브렐라는 동물용 mAb 의약품으로 높은 특이성을 갖고 OA 통증과 연관된 특정 매개인자, 수용체를 중화합니다.8) 그리고 자연적으로 생성된 항체처럼 작용하고1), 이런 특성으로 체내에서 일반적인 단백질 분해 경로를 통해 대사 및 제거됩니다.

그래서 리브렐라는 간이나 신장에 부담이 적은 경로로 대사되기 때문에 약물이 해당 장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적은 것이 특징입니다.1)

추가적으로 위장관계에도 최소한으로 영향을 미칩니다.1) 이런 이유로 간이나 신장 기능에 상대적인 부전 소인이 있거나 노령견이어도 OA 질환에 의한 통증 완화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약물입니다.

또한, 다른 기저 질환들로 인해 복합적인 약물을 처방받고 있어서 신장이나 간에 영향을 최소한으로 주는 약물을 선택해야만 하는 경우에도 선택적으로 처방할 수 있습니다.

리브렐라는 분자량이 큰 당단백질입니다. 그래서 구조적으로 혈액-뇌 장벽(Brain-Blood-Barrier)과 같은 생물학적 장벽을 통과하지 못하므로6) 중추신경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리브렐라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on-steroidal inflammatory drug, NSAIDs)와는 다른 기전으로 작용합니다. OA 통증 완화를 위해 NGF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죠. 그래서 NSAID와 달리 위장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습니다. 따라서, 위궤양이나 위장관계에 기저 질환이 있는 반려견이나 NSAID의 위장관계 부작용이 걱정되는 반려견에서도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약물입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진행된 2개의 임상 연구를 보면, 리브렐라 투여 후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여주었습니다.4)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연구에서는 부작용으로 비뇨기계 감염이 11.1%에서 관찰되었는데, 이 부작용은 위약 대조군의 8%에서도 관찰되었습니다.4)

유럽연합에서 진행된 임상 연구에서는 적은 수의 위장관계 부작용이 확인되었는데, 예를 들면 제한적인 구토가 관찰되었습니다. 리브렐라를 처방받은 실험군의 2.9%에서. 그리고 위약을 처방받은 대조군의 0.7%에서 제한적인 구토가 관찰되었으며, 이 연구에서는 실험군, 대조군 모두에서 설사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4)

리브렐라를 NSAID와 동시에 처방한 연구에 따르면, 리브렐라와 NSAID 종류의 하나인 리마딜(carprofen)을 14일간 동시병용 처방했을 때 부정적인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4)

리브렐라의 안전성 검사를 위해 실험실에서 실시한 과용량 투여 시험에서는, 리브렐라를 최고 권장 용량의 12배를 28일 간격으로 4회 연속 투여했을 때 경미한 주사 부위의 국소반응이 관찰되었습니다.4)

 

 

최근 일부에서 OA통증 완화를 위한 mAb 의약품과 관련하여 accelerated joint destruction, 즉 RPOA(Rapidly Progressive Osteoarthritis)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Zoetis는 현재까지 개에서 리브렐라와 RPOA 사이에 직접적이고 명확한 인과관계가 확인된 사례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RPOA는 OA 통증 완화를 위한 인체용 mAb의약품의 임상시험에서 보고되었습니다. 관절 간격이 급격히 좁아지는 type1과 골 파괴를 동반하는 type2 형태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다만 RPOA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2013년 발표된 인체용 mAb의약품 tanezumab의 임상시험에서는 tanezumab 5mg, 10mg, 20mg을 혈관주사로 8주 간격으로 투여했습니다.10) 총 1,347명이 참가한 194일과 202일의 long term 연구에서 총 9명에서 Total joint replacement가 필요한 것으로 관찰되었습니다.(10mg 투여군에서 7명, 20mg 투여군에서 2명)10)

2020년에 발표된 tanezumab의 3상 임상 연구에서는 2.5mg과 5mg을 피하 주사로 8주 간격으로 처방하였습니다. 2.5mg 투여군에서 약 1.4%, 5mg 투여군에서 약 2.8%의 환자에게서 RPOA 발생이 보고되었습니다. 8주 간격으로 3회 투여 후 24주 추적 관찰 과정에서 확인되었습니다.11)

그러나 개에서 허가된 용량인 0.5–1.0mg/kg 범위의 처방에서는 아직 이러한 위험과의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지금까지 보고된 사례 역시 극히 제한적입니다. 유럽에서 고령견을 대상으로 장기간 투여된 특수 사례가 있었으나, 이는 개별적 상황에 국한된 것으로 일반화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반복 투여 횟수나 주사 간격이 RPOA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근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리브렐라와 관련하여 보고된 부작용 사례는 모두 ‘드묾’ 또는 ‘매우 드묾’의 빈도에 해당하며, 리브렐라와 RPOA 사이에 직접적 연관성이 입증된 바는 없습니다.

조에티스는 EMA와 FDA를 포함한 전 세계 규제기관과 긴밀히 협력하며, 글로벌 약물감시 시스템을 통해 최신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조에티스는 반려동물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수의사에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투명한 소통을 이어 나갈 것입니다.

 

 

2025년 4월에 리브렐라에 대한 최신 약물감시 보고서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 2월 1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 전 세계적으로 18,102,535 두수의 리브렐라가 처방되었고, 총 17,162건의 부작용 발생이 보고되었습니다(9.48 case/10,000 doses).3) 이것은 보고된 모든 부작용의 합계이며,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부작용의 증상별 발생률은 다음 표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가장 많이 보고된 부작용은 ‘효과 없음(Lack of efficacy)’으로 10,000건의 처방 당 1.70건이 보고되었습니다. 이 ‘효과 없음’에는 리브렐라의 효과가 생각보다 낮았거나 리브렐라의 약효 유지 기간이 짧았던 것도 포함된 수치입니다. 그리고 보고된 이 ‘효과 없음’의 부작용 수치의 거의 절반 정도가 주사 후 4주 이내의 보고였습니다. 그 외에 보고된 부작용은 다음, 보행 실조, 다뇨/빈뇨, 식욕부진, 기력저하 순이었습니다. 다음/다뇨/빈뇨의 비뇨기계 부작용 증상은 일시적이었거나 수일 또는 수주 내로의 제한적인 증상을 보였습니다.9)

보고된 모든 부작용은 ‘드묾’과 또는 ‘매우 드묾’의 빈도수에 속해 있습니다.

리브렐라의 임상 연구에서는 기생충 구제제, 항생제,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포함되었거나 혹은 포함되지 않은 국소소독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 영양보조제 그리고 예방 백신을 포함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약물과 동시에 투여했을 때, 부정적인 상호 작용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5)

백신과 동시에 투여하는 경우에는 백신의 면역원성에 대한 잠재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리브렐라와 백신을 각각 다른 부위에 주사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리고 리브렐라도 주사 부위에 일시적인 열감이나 통증이 있는 경우가 있기도 해서 다른 부위에 주사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2)

리브렐라는 다음과 같은 처방 금지 사항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브렐라는 생후 12개월이 지난 성견이 적용 대상이기 때문에 12개월 이하의 개에 투여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임신, 수유 중이거나 번식 예정의 개에서는 안전성 평가가 되지 않아, 안전성과 관련된 데이터가 없습니다.

리브렐라는 동물용 mAb 의약품으로 OA 통증의 주요 인자 중 하나인 NGF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며, 말초 감각신경세포 그리고 면역세포의 TrkA 수용체에 결합하여, 첫 번째 주사에서부터 반려견 OA 통증을 완화시킵니다. 그리고 첫 번째의 주사보다 두 번째 주사부터 리브렐라가 일정한 농도로 잘 유지되는 경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리브렐라 약효의 평가에는 최소한 2회의 주사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리브렐라는 동물용 mAb 의약품으로 자연적인 항체처럼 작용하여 약물의 대사에 간, 신장의 부담이 적습니다.12) 그래서 간 기능이나 신장 기능의 부전이 있는 동물이나, 위장관계에 기존의 약물 처방 부담이 있는 동물에게도 OA 통증 완화를 위한 처방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의약품입니다.

통증 관리는 적극적이고 개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이는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통증을 완화하는 것은 아픈 동물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그들을 돌보는 보호자에게도 꼭 필요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1. Keizer RJ, Huitema AD, Schellens JH, Beijnen JH. Clinical pharmacokinetics of therapeutic monoclonal antibodies. Clin Pharmacokinet . 2010;49(8):493-507.

2. European Medicine Agency, Librela-Summary of Opinion, EMA/CVMP/438128/2020, 11, Sep. 2020

3. Monteiro BP, Simon A, Knesl O, Mondello K, Nederveid S, Otby NJ, et al. Global pharmacovigilance reporting of the first monoclonal antibody for osteoarthritis; a case study with bedinvetmab. Frontiers in Vet. Med. Med. 2025;(1)1-2

4. Freedom of Information Summary for the Original Approval of NADA 141-562 Librela™, 2023.

5. EU Pivotal FSE—C866C-XC-17-194

6. Wang J, Zhou X, Elazab ST, Huang J, Hsu WH. Current review of monoclonal antibody therapeutics in small animal medicine. Animals 2025, 15(4), 472; https://doi.org/10.3390/ani15040472

7. Epstein ME. Anti-nerve growth factor monoclonal antibody: a prospective new therapy for canine and feline osteoarthritis. Vet Rec. 2019;184(1):20-22.

8. Olivy T, Bainbridge G, Advances in veterinary medicine therapeutic monoclonal antibodies for companion animals. Clinician’s Brief. Published March 2015

9. Monteiro BP, Simon A, Knesl O, Mondello K, Nederveid S, Otby NJ, et al. Global pharmacovigilance reporting of the first monoclonal antibody for osteoarthritis; a case study with bedinvetmab. Frontiers in Vet. Med. 2025;(1)5-7

10. Kivitz AJ, Gimbel JS, Bramson C, et al. Efficacy and safety of tanezumab versus naproxen in the treatment of chronic low back pain. Pain. 2013;154:1009–1021. DOI: 10.1016/j.pain.2013.03.006.

11. Francis Berenbaum F, Blanco FJ, Guermazi A, Miki K, et al, Subcutaneous tanezumab for osteoarthritis of the hip or knee: efficacy and safety results from a 24-week randomised phase III study with a 24-week followup period, Clinical Drug Investigation, Jan. 2020

12. Keizer RJ, Huitema AD, Schellens JH, Beijnen JH. Clinical pharmacokinetics of therapeutic monoclonal antibodies. Clin Pharmacokinet. 2010;49(8):493-507.

강원대 수의대 풍물패 바숨, 선후배 어우러진 34주년 홈커밍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풍물패 동아리 ‘바숨’이 지난 8월 31일(일) 강원대학교 실사구시관에서 창립 34주년을 기념하는 홈커밍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재학생 45명과 졸업생 약 20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바숨의 홈커밍 행사는 매년 재학생과 졸업생이 한자리에 모여 공연을 펼치고 선후배 간 교류를 이어가는 전통 있는 자리다. 올해 행사에는 예과 1학년부터 본과 2학년까지의 재학생들이 ‘운우풍뢰’ 동문 모임과 본과 3·4학년 선배들을 초대해 무대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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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에서는 풍물패의 대표곡인 ‘영남’, ‘웃다리’, ‘설장구’, ‘북춤’, ‘대고’를 선보였다.

재학생들은 매주 정기 연습과 방학 중 집중 훈련을 통해 이번 무대를 준비해 왔다. 특히 올해는 신입생들이 다수 합류해 신입생만 참여하는 ‘대고’ 공연이 웅장한 울림을 전하며 눈길을 끌었다.

바숨 패장 김윤섭 학생(본과 2학년)은 “마지막 행사라 아쉬움이 크지만, 신입생부터 재학생들까지 함께 믿고 따라와 준 덕분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더운 여름날 연습이 쉽지 않았지만, 졸업생 선배님들의 응원과 격려 덕분에 선후배 간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전통이 바숨이 34년간 이어져 온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지영 기자 jiyeong6866@gmail.com

격변하는 동남아시아 축산시장: Livestock Malaysia 2025 참가 후기-제일바이오 김명주

말레이시아 국제축산박람회 ‘Livestock Malaysia 2025’가 8월 27일(수)부터 29일(금)까지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KLCC)에서 열렸다. 사료, 축산, 육류 산업의 최신 기술과 시장 동향을 공유하고자 30여 개국 200여 개 업체 및 약 6,000명의 업계 관계자가 모였다.

동남아시아 축산업이 직면한 사료비 급등과 가축 질병 위기 속에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장으로, 현장에는 미래 축산을 향한 열기가 뜨거웠다.

Livestock Malaysia 2025 한국관

개막식에서 말레이시아 농업식품안보부 YB Dato’ Sri Arthur Kurup 차관은 자국 축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말레이시아는 반세기 전 농업국에서 산업 강국으로 탈바꿈했듯, 이제 첨단 축산국가로 거듭나 말레이시아 국민은 물론 지역의 식량을 책임지겠다”고 선언했다. 정부 차원에서 현지 사료 생산 확대, 야자나무 기반 대체 단백질 개발, 정밀농업·자동화, 생물안보 강화, 수의학 역량 제고 등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동남아 축산물 수요가 2030년까지 25% 증가할 전망인 반면, 수입 곡물 의존에 따른 사료비 부담과 ASF·AI 등 국경을 넘나드는 가축전염병 위협이 커지고 있음을 경고하며 위기 대응을 당부했다.

이러한 고위급 정부 인사의 참여와 명확한 정책적 비전 제시는 ‘Livestock Malaysia 2025’가 단순한 산업 박람회를 넘어섰음을 시사한다. 이는 국가 식량 안보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특정 유형의 비즈니스를 유도하고 장려하는, 준정부적 정책 실행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였다.

Livestock Malaysia 2025 한국관

말레이시아 축산업의 가장 큰 취약점은 옥수수와 대두박 같은 사료 원료의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 공급망 차질, 환율 변동에 산업 전체가 그대로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은 생산 비용을 직접적으로 상승시켜 농가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말레이시아 국민의 식량 접근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추동물 부문에서 수입 의존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2022년 기준 말레이시아의 소고기 자급률은 14.7%에 불과하며, 우유 자급률은 57.3%에 머물러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30년까지 소고기 자급률을 50%, 우유 자급률을 10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호주나 인도 등 특정 국가로부터의 육류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는 국제 정세나 공급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공급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수시로 발생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나 럼피스킨병(LSD)과 같은 국경을 넘나드는 가축전염병은 축산업 기반 자체를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파괴적인 위협이다.

이 세 가지 취약점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예를 들어, 소고기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 사육 두수를 늘리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사료 수요가 급증하여 생산비가 폭등하게 된다. 또한 사육 밀도가 높아지면 전염병 발생 및 확산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이러한 연관성은 단편적인 해결책이 왜 효과가 없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따라서 복잡한 시스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취약점들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통합적이고 기술 중심적인 접근 방식이 필수적이며, ‘Livestock Malaysia 2025’는 말레이시아 축산업이 직면한 도전을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의 중요한 이정표였다.

제일바이오 한국관 전시 부스

필자가 소속된 제일바이오는 Livestock Malaysia 2025에서 한국관에 참여했다. 말레이시아 로컬 바이어 및 중국 등 여러 지역 바이어들이 방문했으며, 특히 ‘마이크로-프로셀(Micro-Procell)’과 ‘멀티솔-G(Multisol-G)’는 이슬람권의 가금류용 보조사료 및 동물용의약품 수요에 부합하여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마이크로-프로셀(Micro-Procell)’은 동결건조 유산균으로 단 한 병으로 20,000수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제일바이오의 기술력을 집약한 제품이며, 과립형 비타민 및 미네랄 보충제인 ‘멀티솔-G(Multisol-G)’ 또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우수한 보존성을 보여주어 동남아시아 바이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30년까지 동남아시아의 축산물 수요가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지역의 많은 국가들이 말레이시아와 유사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사료비 상승, 수입 의존, 전염병이라는 삼중고를 기술을 통해 해결하려는 말레이시아의 공격적인 시도는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의 열기는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이 지역 축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한다.

심장과 신장만 다룬 제1회 VCRS 세미나 성료

반려동물의 심장과 신장 질환만 전문적으로 다룬 2025 제1회 VCRS(Veterinary Cardio-Renal Therapeutics Seminar)가 8월 31일(일) 서울 마곡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넬동물의료재단·넬동물의료센터가 주최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김응래 부천세종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진료과장(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엄태흠 넬동물의료센터 심장센터장, ▲안운찬 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 혈액투석센터장, ▲김예원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심장·신장내과 원장까지 4명의 강의와 1부 패널 토론(심장외과), 2부 패널 토론(심장·신장 내외과)이 진행됐다.

강사 4명과 함께 손동주 원장, 배우람 외과원장(넬동물의료센터), 김성수 원장(VIP동물의료센터), 박국태 원장(대구동물심장내과)이 패널토론자로 나서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김응래 전문의는 사람의 심장 수술을 소개했다. 개심술의 정의와 이론 및 원리를 영상과 함께 소개해 참가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엄태흠 원장은 반려견 이첨판패쇄부전증에서 개심술(MVR, Mitral Valve Repair)이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릴 뿐 아니라 환자 및 보호자의 삶의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논문을 소개했다. 이어, 일본, 영국, 프랑스, 미국 등에서 시행 중인 반려견 개심술과 넬동물의료센터에서 시행한 개심술 케이스와 성공률에 대한 데이터를 공유했다.

엄 원장은 국내에서 브리딩된 것으로 추정되는 특정 품종이 과도한 비만일 때 수술 성공률이 떨어지는 점을 확인하고, 해당 조건을 수술 금기 사항으로 분류했다. 이날 공유된 자료에 따르면, 넬동물의료센터 개심수술 성공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MMVD stage D 수술 케이스 19마리도 포함된 결과였다.

안운찬 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 내과원장(혈액투석센터장)은 신장 투석을 해야 하는 환자에서 혈액량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쉽게 설명했다. 또한, 케이스를 바탕으로 마취 및 C-line 접근이 어렵지만 심장병과 AKI가 함께 있는 환자에서 신장 투석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소개했다.

김예원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심장·신장내과 원장은 심장내과 전문가답게 임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이뇨제의 활용 팁을 전달했다. 수의사들이 어려워하는 이뇨제 선택과 적정 용량에 대해 경험을 바탕으로 노하우를 공유하여, 참가자들에게 큰 인사이트를 전달했다.

한편, 넬동물의료센터는 반려동물의 수명을 조금이라도 연장하기 위해서는 심장과 신장의 건강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이번 세미나를 주최했다. 당초 소규모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수의사들의 높은 관심이 이어져 규모를 확대했다.

손성지 원장은 “VCRS는 심장과 신장에 대한 내외과 협력과 판막수술, 투석, 더 나아가 신장이식까지 최신 치료 방법을 공부하기 위한 세미나”라며 “개, 고양이의 평균 수명을 20세까지 늘리는 게 저희 병원의 작은 목표인데, 그러기 위해 떼려야 뗄 수 없는 2개 장기인 심장과 신장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취지를 전했다.

‘농장동물·공공 수의서비스 부족’ 수의사 1인당 1억3천만원 지원하는 美

미국이 농촌 지역의 농장동물 수의사 인력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강화한다.

미국 농무부(USDA) 브룩 롤린스 장관은 8월 28일(목) 농장동물 수의사 인력 확보를 위한 정책 실행 계획 ‘Rural Veterinary Action Plan’을 발표했다.

동물보건과 식품 매개 질병, 복잡해지는 무역 장벽의 위협 속에 안정적으로 축산물을 공급하려면 전문성을 갖춘 농장동물 수의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목하면서다.

이번 정책 계획은 농장동물 임상수의사 및 공무원 수의사의 학자금 대출상환 지원과 보조금 지원을 확대한다. 해당 프로그램 수혜자를 늘리고 신청 절차를 간소화한다. 미국 내 농장동물 수의사 부족 문제에 대해 수의과대학 등 주요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에 나서는 한편 2026년까지 관련 추계 분석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USDA에서 일할 공무원 수의사를 확보하기 위한 지원책도 포함한다. 이들을 위한 장학금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공무원 수의사 채용 보너스 지급 대상도 늘린다.

이와 같은 미국의 접근법은 반려동물 임상과의 기대 소득 격차를 줄이기 위한 직접적인 재정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과 유사한 진로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국내에도 시사점이 있다.

(사진 : USDA)

수의과대학 졸업생들이 농장동물 임상이나 공직을 외면하고 반려동물 임상에 쏠리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수의사회(AVMA)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수의과대학 졸업생의 72.9%가 반려동물 임상으로 진입했다. 농장동물 임상은 3.3%에 그쳤다. 말 임상(5.9%), 혼합동물 임상(9.6%)보다도 낮았다.

롤린스 장관은 “농촌 수의사들은 미국의 농업 경제에 필수적이다. 목장은 동물질병 전파를 막고, 축산물 공급을 지키기 위해 수의사의 서비스에 의존하는데, 정작 농촌의 농장동물 수의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USDA는 농부 우선(Farmers First) 정책에 따라 식품 생산 체계의 최전선에 있는 농촌 수의사를 재건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를 위해 제시한 정책 방향은 장학금 및 보조금 투자 신설·확대다. 롤린스 장관은 “정책이 실제 현장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미국 전역의 생산자와 수의사들의 의견을 경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화당의 미시시피주 상원의원인 신디 하이드-스미스 의원은 “목장주이자 상원 수의학 코커스의 공동 의장으로서 농촌의 수의사 수급이 얼마나 절실한 지 잘 알고 있다”면서 “식량 안보는 국가 안보다. 이번 발표는 동물보건을 지키고 농장을 지원하기 위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USDA는 ‘Rural Veterinary Action Plan’을 발표했다. 농장동물 수의사, 연방정부 공무원 수의사를 확보하기 위해 학자금과 보조금을 지원하는 한편 관련 부족 문제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한 추계분석과 현장 의견 수렴을 강화한다.

기존에도 USDA는 산하 식품농업연구소(NIFA)를 통해 ‘수의학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VMLRP, Veterinary Medicine Loan Repayment Program)’과 ‘수의서비스 보조금 프로그램(VSGP, Veterinary Services Grant Program)’을 운영해왔는데, 이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리고 신청 절차를 간소화한다.

수의학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VMLRP)은 농장동물 수의사 부족 지역에서 최소 3년 이상 농장동물 임상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조건으로 학자금 상환을 지원한다. 3년 기준으로 최대 7만5천달러가 주어진다.

이 프로그램은 지원금을 받으면서 발생하는 세금까지 추가 지원한다. 최초 3년 계약이 만료된 후에도 학자금 부채가 남아 있는 경우 프로그램을 갱신할 수도 있다.

수의학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VMLRP)을 통해 농장동물 수의사를 지원할 ‘농장동물 수의사 부족 지역’을 지명하는 것은 각 주의 동물보건당국(SAHO, State Animal Health Officials)이나 연방 정부 수석수의관(CVO)의 몫이다. 농장동물 수의사 패널들의 검토를 거쳐 식품농업연구소(NIFA)가 확정한다. 주로 육우·낙농·소형반추류 생산이 많은 지역들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공공수의학 부족 지역도 지원 대상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규제 검사나 질병 대응, 실험실 진단 등 공공수의학 서비스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나 상급 교육기관 수의사도 이 프로그램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수의학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VMLRP)에 쓰이는 전체 자금의 10%가 여기에 할당된다.

농장동물 진료뿐만 아니라 정부 등 공공 수의서비스 부족 지역도 VMLRP의 지원 대상이 된다
(자료 : USDA)

이 같은 학자금 상환 지원 정책이 마련되어 있는 것은 미국 수의과대학의 학비가 비싸기 때문이다.

미국수의사회(AVM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학자금 대출이 없이 졸업한 수의사는 16.6%에 그쳤다. 반면 학자금 대출을 안고 졸업한 수의사의 평균 부채는 20만달러(한화 약 2억8천만원)에 달한다. 2024년 수의학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VMLRP)의 지원을 받은 수의사들이 보유한 학자금 부채도 평균 17만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학자금 대출의 부담이 크다 보니 기대소득 수준이 더 높은 반려동물 임상으로 쏠린다. 이에 착안해 농장동물 임상에 지원하면 학자금 대출 상환을 돕는 정책을 만든 것이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수의학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VMLRP)의 지원을 받은 수의사는 795명이다. 신청자 2,061명 중 39%만 수혜를 받았으니 경쟁이 있는 편이다.

이들에게 실제로 투입된 자금은 약 7,584만달러(한화 약 1,057억원)에 달한다. 수의사 1명당 약 9만5천달러(한화 약 1억3천만원)의 학자금 상환을 지원받은 셈이다. 연간 예산과 지원 규모도 점차 커지는 추세다.

VMLRP 프로그램의 연간 지원액은 최근 들어 증가하는 추세다.
2024 회계연도에는 114명에게 1,119만달러를 지원했다.
(자료 : USDA)

수의서비스 보조금 프로그램(VSGP)도 농장동물 수의사 부족 지역에 임상수의사 공급 확대를 지원한다. 이 프로그램의 농촌 진료 강화(RPE, Rural Practice Enhancement) 보조금은 농촌의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왕진 설비나 수의학 진료 장비, 수의서비스 운영을 위한 간접비 등을 지원한다.

수의학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VMLRP)과 마찬가지로 농장동물 수의사 부족 지역에서 3년 간 수의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조건이다.

이날 롤린스 장관이 수의서비스 보조금 프로그램(VSGP) 지원 대상으로 새롭게 지정된 동물병원 2곳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시시피주에서 농장동물 임상서비스를 제공하는 두 동물병원에 왕진 장비, 진단 기기 확보 등을 위한 자금 12만5천달러(한화 약 1억7천만원)를 각각 지원한다.

USDA는 이번 정책계획을 통해 수의학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VMLRP)에 최대 1,500만달러(한화 약 209억원)를 추가로 투입한다.

농장동물 수의사 부족 지역을 보다 면밀히 지정하기 위해 USDA 산하 경제연구소(Economic Research Service)가 2026년까지 관련 문제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USDA에서 일할 공무원 수의사의 채용 및 유지도 이번 정책계획의 목표 중 하나로 지목됐다.

USDA는 “농촌 지역의 직책, 항만 검사, 수출 인증 등을 담당한 수의사는 특히 뽑기 어렵다”면서 “도시는 물론 교외 지역의 사설 동물병원에서 받는 급여가 정부 급여에 비해 훨씬 경쟁력있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소득 격차로 인해 공무원 수의사 결원 문제가 이어지는 한국과 성격이 다르지 않은 셈이다.

이번 정책계획은 공무원 수의사의 급여와 경력 발전 기회 확대를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26년부터 수의과대학 학부 장학생에게는 연간 2만달러(한화 약 2,800만원), 대학원 장학생에게는 연간 4만달러(한화 약 5,600만원)의 학자금 상환을 지원한다.

연방정부 공무원 수의사에 대한 보너스 도입도 검토한다. 현재도 수의사 채용이 어려운 직책의 경우 기본 급여의 25%를 서비스 계약기간(최대 4년)으로 곱한 금액으로 채용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USDA는 “수의사를 위한 특별 급여율 신설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농촌지역 농장동물병원 개업 시 자금조달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연방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취합해 안내하고, 올해 안으로 수의과대학을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2019년 본지와 전국수의학도협의회(현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가 함께 실시한 수의대생 설문조사 결과, 가족이나 친지가 소·돼지·가금 등 농장동물을 사육하고 있거나 과거에 사육한 경험이 있는 학생은 13.8%에 그쳤다. 상황은 비슷한 셈이다.

하지만 미국이 농장동물 임상, 공무원 수의사 확보를 위해 정책적으로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아직 별다른 지원책을 찾기 어렵다.

정부의 관련 사업은 사실상 ‘예비·청년 농장동물 임상 수의사 교육’뿐이다. 전국 10개 수의과대학 재학생의 농장동물 임상실습 교육을 지원하는데 연 3억원을 투입한다. 농식품부가 관련 예산 증액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회성 교육을 지원하는 형태라 진로 선택에까지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학비와 연관된 지원책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국내 특성상 미국처럼 수의대의 학자금 부담이 높진 않기 때문이다.

군에서 장교를 확보하기 위해 매년 벌이는 학비지원사업에는 수의과대학도 포함되어 있다. 대학 학비를 지원하는 대신 해당 기간만큼 군에서 복무하도록 하는 ‘군 가산복무 지원금’ 사업인데, 수의대에서는 본과 4년의 학비를 전액 지원하는 대신 졸업 후 육군 수의장교로 4년 복무하는 형태다. 하지만 이에 응한 군 장학생 선발은 2020년을 끝으로 끊겼다.

공무원 수의사를 두고서도 최근 정부가 가축방역관 확보를 위한 수의대 학비 지원사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성사되지 못했다.

처우 개선을 통한 공직 지원 유도도 아직 갈 길이 멀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지난해부터 도청 수의직 공무원을 6급으로 채용하고 있지만 전향적인 효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올해 도청 수의직 공무원 6급 모집인원을 11명으로 공고했지만 최종 채용된 인원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에서 시군 가축방역관을 6급으로 채용하려는 시도도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했다.

결국 반려동물 임상수의사 기대 소득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용 직급이나 수의직 특수업무수당 상향, 승진 적체 개편 등을 두고 타 직렬 공무원과의 형평을 따지면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반려동물 임상 등 수의사의 다른 진로와 비교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고양이 사료 별도 기준규격 도입..처방사료 분류는 결국 미반영

반려동물 사료제품에 대한 별도의 표시 기준이 마련됐다. 영양학적 기준을 도입해 성장 단계별 영양요구량을 충족한 사료제품은 ‘반려동물완전사료’로 표시할 수 있다.

효능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를 막기 위해 공인되지 않은 연구를 인용하거나, 수의사 등이 제품의 기능성을 보증·추천하는 등의 표시광고를 금지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 고시 개정을 확정·공포했다고 9월 4일(목) 밝혔다. 개·고양이용 사료에 대해 별도의 표시사항 기준을 적용한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무관합니다)

개정 고시는 개·고양이 사료에 영양학적 기준을 도입한다. 기존에는 원료 중심으로 단미·배합·보조사료로 구분했지만, 이제는 영양학적 관점에서 영양소 요구량을 충족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다.

성장 단계별 반려동물 영양소 요구량 충족한 제품은 ‘반려동물완전사료’로 표시한다. 지난해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발간한 ‘반려동물사료 영양표준(개·고양이)’이 기준이다.

농식품부는 “반려동물은 사람과 달리 다양한 음식물을 자율적으로 섭취할 수 없고 전적으로 반려인의 선택에 따라 급여가 이루어진다”면서 “이번 개정을 통해 영양기준을 충족한 완전사료 개념을 제도적으로 명확히 한 것은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포함되지 않는 제품은 ‘반려동물기타사료’로 분류한다. ‘처방사료’에 대한 별도 분류는 결국 반영되지 못했다. 개정 고시에 따르면 처방사료는 ‘반려동물기타사료-영양조절용’이나 ‘반려동물기타사료-식이조절용’, ‘반려동물기타사료-영양보충용’으로 분류되는 셈이다.

다만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팀 홍기옥 과장은 앞서 ‘추후 반려동물 질환별 특수목적 사료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원료의 표시 기준도 구체화된다. 제품명에 원료명을 사용하거나 해당 원료가 반려동물의 건강·기능에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는 경우 해당 원료의 함량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

사료공정서 상 명칭으로 표시했을 때 일반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 쉬운 표현을 활용할 수 있다. 계육분은 ‘닭고기 분말’로, 어유는 ‘생선 기름’으로, 수지박은 ‘동물성 기름 가공 부산물’로 표기하는 식이다.

소비자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한 허위·과장광고 기준도 추가된다.

개·고양이 사료에 ‘유기’ 관련 표시를 하려면 친환경농어업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이라는 표현도 식품위생법, 식품안전기본법 등 식품 관련 법령의 요건을 충족해야 사용할 수 있다.

사료 제품의 효능에 대한 표시광고 기준도 구체화된다.

사료영양학이나 수의공중보건학 등 관련 분야에서 공인되지 않은 제조법 연구나 발견한 사실을 명시하는 광고는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다만 해당 분야의 문헌을 인용하여 내용을 정확히 표시하고, 연구자의 성명, 문헌명, 발표 연월일 등을 명시하는 표시·광고는 제외된다.

사람이 먹는 식품·음료에 첨가한 성분의 효능·효과를 마치 반려동물 사료의 효능·효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도 금지된다.

아울러 수의사·대학교수 등이 제품의 기능성을 보증하거나, 해당 제품을 지정·공인·추천·지도·사용한다는 내용의 표시광고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수의사 등이 해당 제품의 연구개발에 직접 참여한 사실만을 나타내는 표시광고는 허용된다.

9월 3일자로 공포된 개정 고시는 3년 후부터 시행된다. 2028년 9월이다. 새 표시기준에 맞춰 제품 포장재를 바꿀 수 있는 기간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 박정훈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그간 가축용 사료와 함께 관리되던 반려동물사료가 독자적인 기준을 갖추게 되었다”며 “반려인들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만큼 반려동물 사료 산업의 신뢰도와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커리어 멘토링’ 히프라 수의사들 만난 건국대 수의대생

글로벌 백신 기업 히프라(HIPRA)가 8월 28일(목) 서울 사무소에서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본과 2학년 학부생 10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동물용의약품 제약사와 수의사의 다양한 진로 기회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스페인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사 히프라(HIPRA)는 동물용 백신 전문 기업으로 출발해 최근 인체용 백신과 진단 서비스 분야로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체 백신 개발에 뛰어들며 연구 범위를 넓혔다.

현재 히프라는 전 세계 40여 개 지사에서 약 2,6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 중 16%는 연구개발(R&D)과 규제 업무에 종사한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약 7,500억 원 규모로,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2006년 설립된 한국 지사는 국내 동물용 백신 시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오며 올해로 진출 20주년을 맞이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히프라 한국지사에서 근무 중인 수의사들이 참석해 후배들에게 각자의 경험을 전했다.

한국사업부문장을 맡고 있는 노상현 수의사(사진)는 “수의사는 반려동물, 농장동물, 공직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며 “마음을 열고 관심 있는 분야를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 시절 동물병원 실습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스스로 맞지 않는 길을 정리해가는 과정도 필요하다며, 선배에게 묻고 현장을 찾아가는 노력이 진로 탐색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온진희 수의사는 현재 백신 품목허가와 품질 보증 및 관리 등 RA 업무를 맡고 있다. 온 수의사는 글로벌 기업의 장점으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활동적으로 소통할 기회가 많다’는 점을 꼽았다.

양계 영업팀을 이끌고 있는 장준혁 수의사는 육계, 산란계, 종계, 부화장, 도계장까지 이어지는 양계 산업 현장에서 백신 활용과 성적 개선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학생 시절 종계장에서 실습했던 경험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면서, 글로벌 기업에서 박람회와 학회 등 해외 활동 기회가 많은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소개했다.

기술지원팀의 변정재 수의사는 농장과 회사, 본사 사이에서 기술적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제품이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설명하고, 본사 자료를 국내 팀에 전파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그는 “현장에서 제품이 잘 쓰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자신의 역할을 소개했다.

히프라에서 수의사들이 맡고 있는 다양한 직무를 소개하는 시간에 이어 수의대생들과의 질의응답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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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술 지원, 마케팅, 영업 등 다양한 부서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백신 개발 연구를 3년간 진행하다가 기술 지원과 마케팅을 거쳐 현재 영업팀장을 맡고 있는 사례도 있어요.

농장동물 수의사는 전 세계적으로 부족합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전문 인력이 더욱 귀해 국내 수의사들의 역량은 국제적으로도 높게 평가됩니다. 다만 마케팅·영업 지식은 전공자에 비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사전 학습이나 MBA 과정 등을 통해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수의학적 지식은 대체 불가능한 강점이므로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역량을 접목하면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요.

제약회사의 영업·마케팅 부서에서 수의사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수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백신과 의약품의 효과를 설명하고, 농장이나 진료 수의사들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죠. 또 신제품 정보를 전달하고 적용 과정을 검토하며, 컨퍼런스·세미나에서 최신 연구 결과와 데이터를 공유하는 일도 담당합니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실험 결과와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홍보 자료를 제작하고, 학회·박람회에서 회사 제품의 가치를 알리는 활동을 합니다. 수의사가 직접 참여할 경우 전문적인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글로벌 본사에서 20여 종의 신제품이 출시됐지만, 한국에는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제품만 도입하고 있습니다. 변이주 대응이 가능한 백신은 등록을 추진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들여오지 않는 식이죠.

예를 들어 어류 백신처럼 특정 지역 변이주에 맞춘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효율성을 고려해 국내 질병 통제에 필요한 제품 위주로 수입·판매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검역본부가 백신이 실제로 국내 질병 통제에 효과가 있는지, 교차 방어 능력이 있는지를 엄격히 심사합니다. 이에 따라 현 상황에 적합한 백신만 허가되며, 새로운 변이가 발생하면 그에 맞춰 다시 대응하게 됩니다.

농장동물 의약품 시장은 사육 개체 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규모가 크게 확대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시장의 흐름은 점차 ‘치료에서 예방으로’ 이동하고 있어요.

특히 항생제 사용은 규제가 강화되면서 줄어드는 반면, 백신은 예방 중심의 흐름에 맞춰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됩니다. 앞으로 농장동물 의약품 시장에서 백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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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프라 측은 “농가와 현장에서 꼭 필요한 백신 회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장에 도움이 되는 백신 브랜드로 각인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내부적으로는 수의사와 직원들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건국대학교 본과 2학년 맹지윤 학생은 “이번 히프라 제약회사 방문을 통해 수의사로서 제약업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생각보다 폭넓고 다양하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또한 앞으로 해당 진로를 위해서는 어떤 전문성과 강점을 키워나가야 할지 방향을 구체적으로 고민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심현정 기자 shj5387@naver.com

[IVSA] 수의학이라는 공통된 꿈 아래, 국경을 넘은 연결과 배움의 시간

“수의학이라는 공통된 꿈 아래, 국경을 넘은 연결과 배움의 시간”

예과 시절부터 IVSA 활동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었다. 언젠가 나도 해외 수의대생들과 교류해 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본과 3학년이 된 지금, 더 늦기 전에 용기를 내어 IVSA Asia-Pacific Regional Symposium에 처음으로 지원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내게 너무도 값지고 소중한 전환점이 되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단순한 컨퍼런스가 아닌, ‘아시아 각국의 수의대생들과 함께하는 국제 교류의 장’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했다. 혼자 부산수의컨퍼런스에 참석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지만, 이처럼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 같았다. 기대와 동시에 걱정도 많았다. 영어 회화를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 내가 외국인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계속해서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부산 호스텔에 도착하자 그 모든 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다. 참가자들은 밝은 표정으로 1층 로비에 모여 있었고, 나를 향해 반가운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이 시간을 마음껏 즐기자’는 설렘이 가득해졌다.

첫 일정은 등록 후 팀별로 한식 뷔페를 함께 먹는 자리였다. 나는 Team 6로 배정되었고, 팀원 중에는 대만,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친구들이 있었다. 낯선 얼굴, 낯선 언어지만 걱정과는 달리, 금방 서로에게 마음을 열 수 있었다. 영어로 말이 막히면 손짓과 표정으로, 웃음으로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언어보다 중요한 건 진심’이라는 걸 느꼈다.

뷔페에 김치, 떡볶이, 미역국 같은 한국 음식들이 있었는데, 외국인 친구들이 이 음식을 잘 먹을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떡볶이를 맵지만 맛있다고 말해주고, 미역국에 대해 “이게 진짜 해조류로 만든 국이냐”고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데 뿌듯함을 느꼈다. 그날 밤, 우리는 더 가까워지고 싶어 숙소 근처 스누피 카페에 들러 자기소개를 하고, 각자의 학교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를 더 알아갔다.

둘째 날은 본격적인 부산수의컨퍼런스 일정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예과 때부터 여러 선배들로부터 꼭 가보라고 들었던 행사였는데, 실제로 참가하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전에는 IVSA와 운영진 소개가 있었고,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들으며 점점 기대가 부풀었다.

오후에는 내가 특히 기다리던 마취학 강의가 있었다. 이번 학기 동안 마취학을 흥미롭게 들었던 터라, 손원균 교수님의 ‘개도 나도 숨 막히는 단두개 마취’ 강의를 들었는데,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단두종의 역사적 배경부터 해부학적 특징, 그리고 마취 시 주의해야 할 점까지 장기별로 체계적으로 설명해 주셔서 실질적인 이해가 크게 높아졌다. 단순히 교과서 속 이론이 아니라 실제 임상 상황에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현실감 있게 다가와 매우 인상 깊었다.

강의를 마치고, 팀원들과 함께 밀락더마켓으로 향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전에 부산의 전통시장을 먼저 들르기로 했다. 외국인 친구들에게 진짜 한국 시장의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은 시간이었지만, 꿀떡을 찾았다는 친구의 바람을 실현해 줄 수 있었고, 다 함께 조개구이를 먹으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조개에 치즈를 올려 먹는 문화도, 조개구이와 함께한 소주도 모두에게 신선한 경험이었다. 외국인 친구들이 “It’s so good!”을 연발하며 기뻐해 주니, 정말 뿌듯했다.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먹은 조개구이

셋째 날, 다시 벡스코로 향해 강의를 들었다. 내가 들은 강의는 우리 학교 내과 교수님인 배슬기 교수님의 ‘비만세포종과 연부조직육종’에 대한 강의였다. 아직 내과에서 종양 파트를 본격적으로 배우지 않았지만, 교수님의 명쾌한 설명 덕분에 비만세포종의 리스크 분류에 따른 치료 접근법과 STS의 침습성, 전이 양상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pseudo-capsulation 개념이나 전이 경로 같은 디테일은 앞으로 내과를 배울 때 더 깊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Culture Night이 열렸다. 각 참가자들은 자국의 간식이나 음료를 준비해 오고, 테이블 위에 진열한 후 돌아가며 서로의 문화를 소개했다. 나는 바나나킥과 비락식혜를 준비했는데, 바나나킥은 케이팝 스타 제니가 언급했던 간식이라 외국인 친구들의 반응이 특히 좋았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대만 친구 Linda가 건네준 파인애플 과자였다. 전에 내가 “대만 여행 갔을 때 그 과자 너무 맛있었어”라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일부러 챙겨줬다고 했는데, 그 따뜻한 배려에 감동 받았다. 단순한 간식 나눔을 넘어서, 서로를 기억하고 아껴주는 이 밤은 진정한 문화 교류의 밤이었다.

한국의 컬쳐나잇
호주의 컬쳐나잇
대만친구 린다가 건내준 파인애플 과자

넷째 날은 광안리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점심은 개미집에서 낙곱새를 먹었는데, 예상외로 외국인 친구들이 김가루에 밥을 비벼 먹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따라 하며 맛있게 먹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는 물놀이 대신, 팀원들과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를 예약했다.

열차를 타기 전 카페에 들러 각자의 나라에서 수의학을 어떻게 배우는지, 실습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말레이시아 친구는 한 학년 인원이 100명도 넘고 학교에 염소를 키운다는 얘기를 해줬고, 모두가 각자의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느낄 수 있어 뭉클했다. 해변열차를 타며 아름다운 부산의 해안을 바라보는 그 순간, ‘내가 이 행사를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 친구들과 송정해변가에서

밤에는 Formal Dinner가 열렸다. 정장과 드레스를 차려입고,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수의대생, 수의사 선생님들과 네트워킹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도 많이 찍고, 같은 학교 친구, 새로 사귄 친구들과 사진을 남기며 서로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했다.

Formal Dinner-경북대학교 친구 셋이서
Formal Dinner-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마지막 날은 울산 고래연구소 견학이 있었다. 먼저 들른 고래문화특구에서는 고래와 관련된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었고, 야생동물의학 시간에 배운 내용을 실제 전시물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고래연구소에서는 실제 돌고래 부검 케이스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살아있는 돌고래를 본 것도 처음이었고, 부검 절차를 설명 듣는 것도 처음이라 매우 인상 깊었다.

이어 방문한 전통체험관에서는 ‘달고나 만들기’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오징어게임 덕분에 외국인 친구들도 흥미롭게 참여했다. Linda가 달고나를 부수며 귀엽게 실패했던 모습은 지금도 떠올리면 웃음이 난다.

그리고 진짜 마지막 행사, White T-shirt Party 시간이 왔다. 처음엔 5일이 꽤 긴 줄 알았는데, 티셔츠 등에 인사를 적으며 서로 작별을 고하는 이 순간,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갔다는 걸 실감했다.

특히 외국인 친구들에게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길고 진심 어린 메시지를 남겼다.

달고나를 만드는 린다

전통체험관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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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기에 담지 못한 소소한 기억들이 너무 많다. 땀 흘리며 대중교통을 기다리던 순간, 지쳐서 숙소에서 꾸벅 졸던 밤, 그리고 같이 웃고 사진 찍고 나눈 수많은 대화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퍼즐처럼 모여 내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물해 주었다.

IVSA 4th Asia-Pacific Regional Symposium은 단순한 국제행사를 넘어, 나에게는 성장과 교류, 그리고 꿈에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 뜻깊은 자리를 만들어 주신 운영진과 모든 관계자분들, 그리고 함께해 준 참가자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언젠가 이 친구들과 다시 만나, 멋진 수의사로 성장한 서로의 모습을 자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IVSA] ‘아, 나 이 행사 계속 참여해야겠다’

IVSA 회원이 된 이후 첫 행사인 2025 IVSA 4TH Asia-Pacific Regional Symposium에 다녀왔다. 수의과대학의 일원이 된 지 4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던 터라 첫 대외 행사였던 만큼 집을 나서는 발걸음부터 가벼웠다. 이후 내용은 일별로 있었던 행사와 그에 따른 소감을 나누어 적어보려 한다.

기억이 존재하는 한 처음 와 본 부산이라 그런지, 이제부터 대부분의 대화를 영어로 해내야 해서 그런지 숙소에 도착한 직후에는 조금 어색했다. 5박 6일간 함께 방을 쓰게 된 룸메이트와 가벼운 인사를 나눈 후에는 같은 학교 동기의 소개로 조금씩 다른 조 사람들도 알게 되었다. 그동안 혼자 공부했던 일본어를 이 때 처음 사용해 보았고, 내가 생각한 것만큼은 유창하게 말하기 어렵다는 것에 당황하였지만, 서로 잘 이해하고 받아주며 대화한 덕에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었다. 1일차지만 이렇게 서로 이해하며 대화할 수 있는 것이 이 행사의 장점 중 하나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2일차, 본격적인 행사의 시작을 2025 부산수의컨퍼런스와 함께 했다. 이러한 학술 행사 또한 처음 참여해보는 것이라 새삼 내가 수의과대학 학생이 되었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다. 아직 병리학이라는 과목을 제대로 다뤄본 적 없는 예과 1학년이지만, 이곳에 와 무언가 하나쯤 얻어가고 싶다는 생각에 Long Li 님의 영어 강의를 어려운 수의학 용어들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며 열심히 들으려 노력했다. 모든 걸 완벽히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차근차근 설명해주신 덕에 어느 정도 새로운 것을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후 서울대학교 마취학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는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제공해주신 영상에 나오는 단두개 환자들이 마취로 인해 고통받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영상을 함께 보며 강의를 들으니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더 몰입하여 설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저녁에는 조원들과 함께 광안리 근처에서 시간을 보냈다. 점점 영어에 익숙해지는 나를 발견했고, 유창하진 않더라도 오해없이 뜻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서로 떠오르지 않는 말이 있으면 보완해주기도, 단어를 찾을 때까지 기다려주기도 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다른 학교에 다니는 조원들과도 서로의 학교에 대해 이야기하며 생각보다 학교별로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광안리 해변의 야경

2일차와 마찬가지로 컨퍼런스로 시작되는 3일차다.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동물보건 강의를 들으며 전공과 관련된 상식을 조금씩 채워나가는 시간을 가졌다. 조금 일찍 숙소에 들어와 친해진 친구들과 각 나라에 대한 것들을 물으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비록 컨퍼런스에 남아있던 학교 선배를 통해 내가 경품에 당첨되었는데 자리에 없어 받지 못했다는 걸 들었을 때는 아쉬웠지만, 그걸 잊을 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에 충분히 만족했다.

IVSA 이벤트의 메인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Culture night 시간이 찾아왔다. 지하에 모여 각 나라의 음식과 음료를 체험해보는 시간이었는데 80명이 한자리에 모여 왁자지껄 먹고 노는 시간이라 조금 정신 없긴 했지만,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다. IVSA 활동 중에 어떤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Culture night이라고 고민하지 않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시간이었다. 덥고 소란스러웠지만 이런 기억이야말로 오랜 시간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IVSA 춤이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노래에 맞춰 아무 생각 없이 즐기는 시간이 참 마음에 들었다.

culture night 사진
컬쳐나잇에서 한국인들이 가져온 음식들

원래는 서핑이나 패들 보드를 타러 바다로 나가야 하는 날이었지만, 어쩌다 보니 우리 조는 한 명도 서핑에 참여하지 않아서 조원들끼리 부산을 즐기기로 했다. 수영을 잘 못하는 친구와 더울 것을 예상해서 피한 친구 등, 각자가 왜 바다에서의 활동을 피했는지를 이야기하며 스카이캡슐에 앉아 부산의 아름다운 바다를 감상했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한 태국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했으나, 둘의 드라마 취향이 꽤나 달라 한국인이지만 한국 드라마를 열심히 인터넷으로 찾아보며 촬영 장소가 어디였는지, 어떤 내용이었는지 등을 이야기했다. 이렇게 한국 문화를 좋아해주는 외국인들이 많구나 하는 것을 실제로 느껴본 거의 첫 경험이었던 것 같다.

이후에는 또 하나의 메인 이벤트인 Formal party가 펼쳐졌다. 이 이벤트를 위해 준비한 원피스로 갈아입고 요트선착장 옆에서 치킨과 맥주를 즐겼다. Formal party에 정신이 팔려 있던 나머지 방 키를 방 안에 두고 나와버리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친절한 룸메이트 덕에 무사히 방에 돌아갈 수 있었다. 이 때 방 키를 빌려주면서 즐겁게 웃던 그 친구의 모습에서 서로가 마음을 많이 열었구나 하는 것을 느껴 마음이 따뜻해졌던 것을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formal party

울산으로 넘어와 고래연구소 견학을 했다. 박물관을 둘러보며 고래에 대해 알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상괭이와 같이 평소에는 보기 힘든 종도 새로 알고,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주변에 있던 문화마을에서 사진도 찍고, 때마침 피어 있던 수국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 뒤 연구소 견학 및 강의를 들었다. 언제 또 내가 고래 연구소에 견학을 와 이런 것을 배울 수 있을지 몰라 견학 중간에 질문도 하고 강의도 열심히 들으려 노력했다. 이전까지 견학이라면 어릴 적 다녔던 박물관이 전부였는데 이런 연구소에 와 실제로 표본을 만드는 과정이나 만드는 장소, 그 결과 등을 보는 경험은 이전까지 없던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 또한 IVSA 이벤트의 장점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날 밤을 장식하는 White T-shirts Party 시간에는 1일차에 느꼈던 어색함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고 서로의 티셔츠에 편지를 적으며 이제는 곧 헤어져야 할 시간임을 실감하며 조금은 쓸쓸하다는 것을 느꼈다. 괜히 뭉클함을 느끼기도 하고 이 사람들에게 많은 정을 주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밤을 통해 더욱 확실히 느낀 것이 있다.

‘아, 나 이 행사 계속 참여해야겠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보낸 마지막 밤이었다.

수료증, 화이트 티셔츠 파티와 마지막날 밤

이 글을 쓰며 다시 한 번 행사를 돌아보니 정말 알찬 5박 6일을 보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또한 이 행사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을 향한 마음이 조금 더 커졌고 꼭 이 사람들과 또 한 번 이런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내 대학교에서의 첫 대외 행사를 IVSA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이번 행사를 통해 다른 학교, 다른 나라 학생들과 대화하는 것의 즐거움을 꺠달을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만족스럽다.

[IVSA] 전 세계 수의학도들의 5박 6일 왁자지껄 부산방문[현장스케치]

IVSA(International veterinary student association, 국제수의과대학학생협회)는 국제 수의과대학 학생 연합 단체다. IVSA 한국지부는 매년 새로운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힘을 쓰는데, 이번엔 아시아와 태평양 권역의 가장 큰 행사인 Asia-Pacific Regional Symposium을 부산에서 개최하는 영광을 얻었다. 올해는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호주, 필리핀, 일본, 말레이시아, 홍콩 등 9개국에서 80명의 학생이 부산을 찾았다.

부산에 온 IVSA 학생들은 6월 27일(금)부터 7월 2일(수)까지 총 5박 6일간의 여정 중 2일간 부산수의컨퍼런스에서 진행된 IVSA 세션에 참가했다. IVSA 세션은 Joshua Stern, Henry Yoo, Bruce L Truman, John D. Bonagura, Rustin Moore 저명한 연자들의 강연을 통해 세계 수의학 이슈들을 한 공간에서 접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강연 후 저녁에는 숙소에서 IVSA만의 아이코닉한 행사들이 펼쳐졌다.

컬쳐나잇은 음식을 통해 서로를 더욱 이해하는 자리다. 각자 본인의 국가에서 가지고 온 과자, 음료, 주류들을 서로에게 권한다. 서로 나라의 간식을 권하며 ‘맛있지?’라고 물어보기도 하고, 특이한 음식으로 장난을 치기도 한다. 컬쳐나잇 음식과 더불어 한국지부에서 준비한 한국에서 즐길 수 있는 배달 음식은 금방 동이 날 정도로 인기가 엄청났다!

저녁 식사 후 학생들은 한국학생들이 직접 선곡한 음악에 맞춰 다 함께 춤을 추며 웃음이 끊이질 않는 하루를 마무리한다.

긴 행사를 준비한 OC들과 참가자, 강연진들은 행사 개최를 축하하기 위해 한국의 빌딩 숲과 아름다운 바다가 조화된 야경 앞에 모였다. 더베이101에서 부산수의사회 이영락 회장님을 비롯한 부산수의컨퍼런스 IVSA세션 강연자들과 저녁 만찬을 함께하는 영광을 누린다. 참가자와 OC(Staff)는 구별 없이 서로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노을이 만드는 금빛 빌딩을 배경으로 펼쳐진 파티 속에서 IVSA 친구들은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

IVSA 학생들이 울산의 고래연구소를 찾았다. 울산고래연구소 이경리 박사님의 강연은 고래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해지는 시간이었다. 고래연구소 고래 부검실 견학 중 때맞춰 도착한 혼획된 상괭이를 짧은 순간 만날 수 있었다. 그 후 고래 연구 과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고래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던 학생들의 끊임없는 질문이 이어졌다.

부산에서의 마지막 밤, 모든 IVSA 친구들이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숙소 로비에 등장한다. 5박 6일간 여정의 피날레를 날리는 파티다. 훗날에도 서로를 추억하기 위해, 짧지만 강렬했던 순간들을 남기기 위해, ‘수의학도’라는 공통분모 하나로 친해진 너에게 세상에서 하나뿐인 티셔츠를 선물한다.

친구의 티셔츠에 매직마카로 편지를 쓰고 있으면 내 등 뒤에서 또 다른 친구가 나에게 편지를 적어준다. 그렇게 이어진 기차 행렬은 장관을 이룬다. IVSA 친구들의 마음으로 가득한 티셔츠는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이 된다.

이번 2025 IVSA 아시아 태평양 심포지엄은 부산수의사회, 데일리벳, 해마루동물병원의 후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Thanks to 부산수의사회, 데일리벳, 해마루동물병원!

최윤서 기자 wendy2249@naver.com

김포에 FM동물영상의학센터 개소, 128채널 CT에 1.5T MRI 갖춰

FM동물영상의학센터가 문을 열고 Toshiba Aquilion CXL 128-slice CT와 GE SIGNA Creator AIR IQ Edition 1.5T MRI를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FM동물영상의학센터는 FM동물메디컬센터 김포점 바로 앞에 자리 잡았다. 128채널 CT, 1.5T MRI, 수술실, 처치 및 입원실, 세미나실 등을 갖췄다.

특히, 새로 도입한 MRI 장비는 AI 딥러닝 재구성 기능 ‘AIR Recon DL(Ver. 30.1)’이 탑재돼, 짧은 검사 시간에서도 높은 SNR과 해상도를 구현해 보다 정밀하고 신뢰도 높은 영상을 제공한다.

GE헬스케어의 AIR Recon DL은 촬영 후 재구성 단계에서 딥러닝을 적용해 노이즈를 줄이고 해상도를 높이며 검사 시간을 단축하는 솔루션이다. 기존 2D 촬영을 넘어 3D 스캔, 움직임 보정(PROPELLER), 신경 다발 추적(Tractography), T1/T2 정량 분석, 지방 신호 소거 등으로 기능이 확장되어, 3D가 필요한 장기나 호흡·체동이 많은 부위에서 한층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적 이점은 촬영 효율 향상과 환자 부담 감소로 이어져, 마취 시간을 줄이고 안전한 검사 운영에 기여한다.

정민규 FM동물영상의학센터장(사진 오른쪽)

정민규 FM동물영상의학센터 센터장은 “그동안 128채널 CT로 정밀 평가를 이어왔고, AIR Recon DL이 적용된 1.5T MRI 도입으로 한층 더 정확하고 정밀한 영상진단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MRI는 주로 뇌·척수 등 중추신경계 평가에 활용해 왔지만, 이번 장비 도입을 계기로 종양 MRI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연부조직 해상도가 중요한 종양에서 3D MRI와 움직임 보정(PROPELLER)의 이점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심장 MRI도 준비 중”이라며 “심실 형태·기능 분석, 심근병증 감별, 선천성 심장질환, 심장 종양 평가 등 심혈관계 질환의 정밀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FM동물영상의학센터는 협력 병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표준화된 프로토콜과 구조화 리포트를 공유하고, 최신 지견을 임상에 빠르게 번역·적용해 지역 진료의 질 향상에 나설 계획이다. 정밀 진단(Precision), 환자 안전(Safety), 진단 혁신(Diagnostic Innovation)을 핵심 가치로 삼고, 반려동물과 보호자, 의료진 모두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영상진단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FM동물영상의학센터는 오는 9월 28일(일) 개소식을 개최한다. 개소식은 오후 5시 20분에 시작하며, 오후 4시부터 센터 투어를 할 수 있다.

2차 동물등록 자진신고 기간 시작..10월 말까지 과태료 면제

2025년 제2차 동물등록 자진신고 기간이 시작됐다. 동물등록을 하지 않았거나, 동물등록 변경신고를 하지 않았던 반려견 보호자들도 이 기간에 등록·변경신고를 하면 과태료가 면제된다.

2025년 2차 동물등록 자진신고 기간은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2개월이다.

정부는 2019년에 처음으로 동물등록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 뒤 2021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동물등록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올해는 역대 최초로 자진신고 기간을 두 번 진행한다.

1차 동물등록 자진신고 기간은 지난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된 바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2개월령 이상의 반려견은 모두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법적 의무 사항이며, 등록하지 않으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1차 위반 20만원, 2차 위반 40만원, 3차 위반 60만원).

동물등록 변경신고를 안 해도 과태료가 부과된다. 반려견의 소유자가 바뀌었거나, 보호자의 주소·전화번호가 바뀐 경우, 등록한 반려견이 사망한 경우 ‘동물등록 변경신고’를 반드시 해야 한다. 법적 의무 사항이다.

반려견 동물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와 동물등록 변경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모두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내야 하지만, 자진신고 기간에 등록·변경신고를 하면 면죄부가 주어진다.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으므로 이 기간을 활용해야 한다.

자진신고 기간이 종료된 이후 11월 한 달간 대대적인 단속(동물등록 여부, 동물등록 변경신고 여부, 목줄·인식표 등 기타 펫티켓)이 진행될 예정이다.

반려견 동물등록은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손쉽게 할 수 있고, 동물등록 변경신고는 가까운 구청 또는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정부24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정부24에서는 소유자 변경, 등록동물 분실 또는 되찾음, 사망 신고만 가능).

[제9회 청수콘서트] 수술실 밖의 외과 수의사, 3D 프린팅으로 길을 열다

제9회 청수콘서트가 8월 30일(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주제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청수콘서트 트랙 2세션에서는 커스터메디 조청운 대표(수의사)가 ‘수의학과 3D 프린팅 기술이 만났을 때..’를 주제로 강연했다.

“부리가 절단된 황새가 다시 물을 마셨습니다.”

조청운 대표가 강연의 첫 장면으로 보여준 영상은 3D 프린팅의 가능성을 단번에 드러냈다. 부리가 없으면 먹이 활동은 물론 물조차 마실 수 없지만, 맞춤형 보형물을 통해 황새는 스스로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

수의외과학 전공자인 조 대표는 수의외과 수술에 3D 프린팅을 접목하고 있다. 전완골 외상이나 성장성 기형 수술처럼 뼈를 절단해 재배치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에서 출력한 3D 모델을 활용해 수술 계획을 세우고 맞춤형 기구를 제작한다. 그는 “작은 환자에게는 기존 기성품이 맞지 않았다. 환자 맞춤형 출력물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석사 시절은 그에게 전환점이 됐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흐름 속에서 3D 프린팅이 의료 현장에 빠르게 도입되던 시기. 조 대표는 4~5건의 케이스에 직접 출력물을 활용해 수술을 진행하고 논문발표까지 했다. 그는 “만들고 고민하는 성격에 잘 맞았다”며 이같은 경험이 창업으로 이어지는 발판이 됐다고 회상했다.

해외에도 사업화된 사례가 드물고, 국내 시장 규모도 작아 불안했지만 2019년 창업을 했고, 각종 지원 프로그램과 모의 크라우드 펀딩 대회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창업 1년 뒤, 코로나19가 발생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사비를 들여 사무실을 옮기는 등 여러 시행착오 끝에 현재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조청운 대표는 “전문직이라도 창업은 다르지 않다. 생산과 프로세스, 고객 니즈를 반영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커스터메디의 3D 프린팅을 통한 진료 건수는 2025년 현재 누적 1,100건을 달성했다. 맞춤형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다.

조 대표는 사업의 미래와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면서, 매슬로우 욕구 단계의 ‘자아실현’ 개념을 언급했다. “내가 만든 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환자에게 치료 옵션을 확장해 더 나은 예후를 보장한다면, 그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끝까지 이 일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인 그는, 더 큰 무대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심현정 기자 shj5387@naver.com

[제9회 청수콘서트] “안내견 스트레스 받아 일찍 죽는다? 잘못된 오해죠”

제9회 청수콘서트가 8월 30일(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주제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청수콘서트 트랙 2세션에서는 삼성화재안내견학교의 박태진 교장(수의사)이 ‘더불어 사는 삶과 수의사(사회공헌사업)’를 주제로 강연했다.

박태진 수의사는 먼저 안내견 양성 과정을 소개했다. 안내견은 출생 후 8주가 지나면 퍼피워커 가정에 위탁되며, 14개월 무렵 학교로 복귀한다. 학교에서 6~8개월 정도 훈련을 거쳐 졸업하지만, 졸업률은 약 35%로 높지 않은 편이다. 배치 전에는 시각장애인과 한 달간 합숙 및 현장 교육을 통해 실제 생활 환경에서의 적응을 돕는다. 안내견은 통상 8~9세에 은퇴하고, 은퇴 후에는 입양 가정에서 여생을 보낸다.

사회공헌과 자원봉사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사회공헌 사업은 조직적이고 보수가 있는 반면, 자원봉사는 개인적이고 무보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의사는 사회공헌 조직에서는 ‘전문가’로, 자원봉사 영역에서는 ‘전문 기여자’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내견에 대한 대중 인식 문제

대중 인식과 관련해서는 “안내견은 본능을 억제해 고통받는다”는 통념을 비판했다. 과도한 의인화의 부작용이다. 본능을 억제한다는 표현은 사람에게만 쓸 수 있다. 모든 동물은 본능대로 행동한다. 주어진 환경이 두렵고 무서우면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 본능이다. 박태진 수의사는 안내견이 지하철에서 잠든 모습에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고 피곤했으면 저럴까”라고 반응한 일화를 소개하며 “동물이 지하철에서 잠든다면 (피곤하고 지친 게 아니라) 환경과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사회화되어 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동물은 생존 본능상 확인되지 않은 대상에 본래 부정적으로 반응한다”며 “사회화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낮추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동물의 입장에서 상황을 파악한다면, 많은 오해와 편견을 줄일 수 있고, 이 지점에서 전문가로서 수의사의 사회공헌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내견 사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네 가지 고리가 단단해야 한다. 1) 안내견학교의 철학, 2) 퍼피워커와 은퇴견 돌봄 등 자원봉사자의 헌신, 3) 수혜자(시각장애인)의 긍정적인 감사와 응원, 4) 법·제도의 뒷받침이다.

여기에 수의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수의사 등 전문가가 국가봉사동물(안내견, 군견 등)에 대해 근거 없는 부정적 발언을 할 경우 이 고리가 쉽게 느슨해진다”는 게 박태진 수의사의 말이었다.

박 수의사는 “사회에서 수의사의 말은 곧 ‘사실’로 받아들여지기 쉽다”며 “발언은 신중해야 하고, 동물의 행동과 생태에 대한 이해로 대중의 인식을 바로잡는 것 자체가 중요한 사회공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물을 공부할 때 생리학과 병리학은 물론 행동·생태 영역을 더 깊이 탐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려동물이 세상을 두려움과 불안 없이 인식하도록 양육되는 것, 긍정적인 삶을 살도록 이끄는 것은 보호자의 몫이지만, 매일매일 만나는 주변인과 보호자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따뜻하고 권위 있는 말 한마디를 전하는 것은 수의사가 개인 차원으로 할 수 있는 사회공헌사업이다.

박태진 수의사는 “사회공헌사업이 거창할 필요는 없으며 앞으로 국가봉사동물에 대해 사회가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반려동물이 긍정적 세계관을 갖도록 수의사가 길잡이가 되어 주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정지영 기자 jiyeong6866@gmail.com

[제9회 청수콘서트] 수의학도가 선택하는 의미 있는 길

제9회 청수콘서트가 8월 30일(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주제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콘서트의 트랙 2는 공무원, 산업체, 임상대학원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공무원 세션에서는 이경현 연구관(농림축산검역본부, 수의법의학)과 남영희 소장(경기도북부동물위생시험소, 동물보호복지)이 강연했고, 산업체 세션에서는 박태진 교장(삼성안내견학교)과 조철운 대표(커스터메디)가 발표했다. 마지막 임상대학원과의 대화 세션에서는 박환훈(마취통증의학과), 정재하(임상병리과), 허승훈(응급의학과), 김기연(안과치과) 총 4명의 서울대 수의대 임상대학원생이 연자로 나섰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진단과에서 수의법의학(Veterinary Forensic Medicine) 업무를 담당하는 이경현 박사는 ‘나는 왜 수의법의학을 하는가?’를 주제로 강의했다.

이 박사는 법의학의 정의부터 수의법의학에 대한 관심 증가, 다양한 동물학대 사건과 동물보호법 강화 등에 관해 설명했다. 최근 법의학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로, 대중에게는 ‘범죄 드라마 속 법의학’으로 더 익숙하다. 그러나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4가구 중 1가구를 차지하게 된 지금, 동물학대 문제는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동물학대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대인 폭력의 지표이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동물학대를 중대 범죄로 분류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동물보호법 개정(최대 징역 3년·벌금 3천만 원)과 판례 변화로, 과거 단순 ‘재물 손괴’에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 생명’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경현 박사에 따르면, 검역본부로 의뢰되는 동물학대 의심 사건은 매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19년 102건, 2020년 119건, 2021년 228건, 2022년 323건에 이어 2023년 453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에는 327건이 의뢰됐다. 그 중 외인사(학대 포함) 비율은 17~42% 사이였다.

이 박사는 개와 고양이의 외인사 판명 건수와 주요 판명 내역을 소개한 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주요 증례도 소개했다.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법정 최고형인 3년형 선고를 받았던 2023년 양평 개 대량학살 사건과 경주 개 총상 사건, 포항 고양이 연쇄살해 사건, 대구 애니멀(고양이) 호딩 사례 판결 등이 언급됐는데, 모두 검역본부 수의법의학 검사가 큰 기여를 한 사건들이다.

특히, 양평 사건에서 이경현 박사와 팀원들은 직접 현장에 나가 사체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일부 개체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사체들은 신체충실지수(BCS)가 1~3으로 매우 쇠약한 상태였고, 위 내용물과 소장 및 대장 내용물도 거의 없어 최소 24시간 이상 굶은 상태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전문적인 수의법의학 검사는 범인의 학대 행위 입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경현 박사는 “동물학대 범죄의 실효성 있는 처벌을 위해서는 과학적 입증이 필수”라며 수의법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기도북부동물위생시험소 남영희 소장은 경기도에서 31년간 수의사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보직을 거쳤다. 그중에서도 반려마루화성(구 도우미견나눔센터), 반려동물여주에서 유기동물진료와 동물보호복지 업무를 했던 경험을 주로 소개했다.

2013년 개소한 반려마루화성은 신체검사, 예방접종, 중성화수술, 예절 교육을 거쳐 유기동물을 입양해주고, 입양 후 6개월 동안 질병 및 행동 상담도 제공하는 곳이다. 현재까지 3천 마리 이상의 동물이 이곳을 거쳐 입양됐다. 반려마루 화성에는 지난해 고양이입양센터도 문을 열었다. 최신식 시설과 아늑한 보호실이 있어 자원봉사자들이 즐겁게 봉사하고 있으며, 입구 고양이 조형물은 사진 명소로도 유명하다.

2023년 11월 정식 개관한 반려마루 여주(구 경기도반려동물테마파크)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으로 유기동물 600여 마리를 보호할 수 있고 문화센터, 놀이터, 장묘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 화성 번식장 학대견 구조 당시, 정식 개관 전임에도 583마리를 보호했다. 경기도 수의사공무원은 물론, 경기도수의사회, 서울시수의사회, 버려진동물을위한수의사회 등 수의사 단체가 중성화수술 등 동물의료봉사를 펼쳤다. 남영희 소장은 “힘든 과정이었지만, 구조된 동물들이 입양되고 사람 품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공무원수의사의 장점도 소개했다. 남영희 소장은 “공무원은 워라밸이 있고, 경기도는 관사도 제공한다”며 “최근에도 35명의 수의직을 채용하는 등 채용 기회도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남 소장은 강연 말미에 “다양한 공직 경험을 했지만, 7년간 유기동물 진료와 입양을 돕는 과정이 제 인생을 가장 행복하게 했다”며 “직영 동물보호센터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다. 유능한 수의학도 여러분들이 공공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상 대학원생과의 대화’ 세션에서는 네 명의 임상 대학원생*들이 전공 선택 계기와 일상, 현실적인 고민을 솔직하게 공유했다. 좌장은 서울대 수의대 이인형 교수가 맡았다.

*박환훈(제주대 졸업/서울대 마취통증의학과), 정재하(경북대 졸업/서울대 임상병리과), 허승훈(충남대 졸업/서울대 응급의학과), 김기연(서울대 졸업/서울대 안과치과)

박환훈 (마취통증의학과)

“외과가 행동의 결과가 명확히 드러나는 학문이라는 점이 좋았어요. 남들이 잘 안 하는 분야에 도전하는 것과 한가지 일에 몰두하며 전문성을 가지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실습 중 마취통증의학과의 매력을 느끼고 대학원까지 이어졌습니다.”

정재하 (임상병리과)

“졸업 후 해마루동물병원에서 진료하면서 정확한 진단에 정확한 치료가 따른다는 걸 느꼈습니다. 수의 진단에 대한 갈증이 커졌고 영상과 병리 사이에서 고민하다 임상병리를 선택했습니다.”

허승훈 (응급의학과)

“응급의학과 과목이 개설된 학교가 많지 않은데, 수의장교로 복무하면서 응급 상황을 빈번히 마주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응급의학과는 거의 모든 과목을 공부해야 하는데, 얕지만 넓게 여러 분야를 볼 수 있어 매력적입니다.”

김기연 (안과치과)

“학부 때 좋아하고 잘하던 과목을 정리해보니 외과 계열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안과는 눈이라는 세밀한 기관을 다룬다는 점에서 특히 흥미로웠어요. 문제를 파악하고 수술로 바로 개입할 수 있다는 점도 저와 잘 맞았습니다.”

박환훈 (마취통증의학과)

“수술의 기반을 마련하는 과라서 외과 수술에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이에요. 서울대 마취과는 교수님과 대학원생이 수평적으로 토론하는 분위기라 학문적 자극이 큽니다. 또, 긴박한 상황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죠.”

정재하 (임상병리과)

“보호자 응대가 없고 워라밸이 좋아요. 진단 소견서를 작성하는 업무가 주를 이루는데, 슬라이드 리더 덕분에 재택근무도 가능합니다.”

허승훈 (응급의학과)

“응급의학과는 어느 과에 갈지 고민이 많은 학생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어요. 다양한 케이스를 접하면서 여러 과의 진료를 커버할 수 있습니다. 또, 동물과 보호자와 교류하며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중증에서 회복하는 환자를 볼 때 큰 보람을 느껴요.”

김기연 (안과치과)

“하나의 기관에 집중해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안과 환자는 생명과 직결된 경우는 거의 없어 스트레스도 덜합니다. 안과 진료는 아프지 않은 것에서 나아가 “자유롭게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는데, 환자의 삶의 질과 보호자와의 관계에 있어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박환훈 (마취통증의학과)

“‘잘하면 티 안 나고, 못하면 티 난다’는 말이 있어요. 수술이 잘 끝나면 당연한 거라 생각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바로 눈에 띄는 과라 부담이 있습니다. 기반이 되는 과라 노고에 대한 보호자들의 인정이 많지 않은 점도 아쉬워요.”

정재하 (임상병리과)

“아직 다른 과에 비해 수요가 많지는 않아요. 전공자도 적고, 임상에서 병리의 역할이 완전히 정착되지는 않았죠. 하지만 점차 진단검사 센터 설립을 준비하는 병원이 늘고 있어 가능성은 크다고 봅니다.”

허승훈 (응급의학과)

“응급 환자는 언제든 상태가 급변할 수 있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어요. 보호자와 신뢰 관계가 깊은 만큼, 나쁜 소식을 전할 때는 정서적 부담도 큽니다.”

김기연 (안과치과)

“미세 수술이 많아서 숙련되기까지 시간이 걸려요. 사용하는 봉합사도 머리카락보다 얇을 정도로 섬세하고, 고가 장비가 많아 개업을 생각하면 현실적인 제약도 있습니다.”

공통 질문이 마무리된 후, 학생들과의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수면 시간, 보수, 전공 선택에 대한 고민 등 현실적인 질문들이 오가며 더욱 생생한 대화가 이어졌다.

특히, AI가 업무를 대체할까 두렵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정재하 수의사(임상병리과)는 “AI는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를 도와주는 도구이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진 못할 것”이라며, “AI가 단순한 작업을 도맡아 하고, 수의사는 난해하고 어려운 케이스를 담당해 학문의 고도화된 발달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전공자들끼리도 AI 활용법을 서로 공유하며 새로운 연구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지 기자 jenny030705@naver.com

심현정 기자 shj5387@naver.com

정지영 기자 jiyeong68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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