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의 전염성 임신 질병

아이오와주립대 수의과대학

채정병 박사

염소의 번식 효율은 생산성과 직결된다. 임신기 전염성 질병은 유산, 사산, 미약 자축 출산 등을 유발하며, 농가의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또한 일부 질병은 사람에게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공중보건학적 의미도 크다. 브루셀라증, 큐열과 같은 대표적 인수공통감염병은 이미 국내에서 발생이 보고되었다. 이들은 낮은 수준이라도 꾸준히 검출되며, 가축뿐 아니라 농장 종사자와 수의사 등 고위험군에서 실제 감염 사례가 확인된다.

반면 클라미디아증, 톡소플라스마증, 리스테리아증, 렙토스피라증 등은 아직 국내 염소에서 공식적으로 보고된 바는 적으나, 주변국과 세계적으로 유산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어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비가 필요하다.

임신기 전염병은 농장에서 임상 증상만으로 진단하기 어렵다. 유산이나 허약 자축 출산은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 규명에는 병리조직학, 세균·바이러스 배양, 혈청학적 검사 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농장에서 정밀 검사를 시행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현장에서 수의사가 자주 접하는 전형적인 임상 증상과 전파 경로, 진단 및 예방 대책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염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전염성 임신 질병을 중심으로, 각각의 원인체, 임상 특징, 진단법, 치료 및 예방 전략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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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셀라증은 염소와 양에서 흔히 발생하며 Brucella melitensis가 주요 원인균이다. 사람 브루셀라증의 가장 중요한 병원체이기도 하며, B. abortus 등 다른 종도 관련된다.

임상적으로는 임신 후기 유산, 태반 잔류, 허약한 신생아 출산이 특징적이고, 일부 개체에서는 유방염과 파행이 나타난다. 전파는 유산된 태아, 태반, 자궁 분비물, 오염된 사료나 물을 통해 일어나며 살균되지 않은 우유도 중요한 감염 경로다.

진단은 태아와 태반에서 균을 배양하는 것이 확실하며, 혈청학적 검사와 우유·유청 검사도 이용된다.

브루셀라증의 치료법은 알려져 있지 않다. 보균 상태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검사와 도태, 유산 동물 격리, 분만 부산물의 소각·매립, 축사 소독, 신규 도입 개체의 격리가 예방의 핵심이다.

사람에서도 “몰타열”로 불리며 발열, 피로, 관절통 같은 비특이적 증상을 보이고 만성으로 진행할 수 있다. 농부와 수의사 등 고위험 직군에서 흔하며, 살균되지 않은 우유 섭취로도 전파된다.

국내에서는 염소나 양에서는 아직 Brucella melitensis가 보고된적은 없지만,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사람에서 총 51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그중 25명(49.0%)의 환자가 동물 관련 직종을 가지고 있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Sung et al., 2014; Shin et al., 2024).

   

큐열은 Coxiella burnetii가 원인이다. 뉴질랜드를 제외한 전 세계에 존재하며, 염소·양·소에서 임신 후기 유산과 허약 새끼 출산을 일으킨다. 임상 증상 없이 유산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균은 우유, 소변, 분변, 분만 산물에서 다량 배출되며, 주로 오염된 에어로졸 흡입으로 전파된다. 진단에는 혈청검사와 조직병리학이 쓰이고, 치료는 테트라사이클린이 급성 질환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으나 동물에서 균 배출 억제는 되지 않는다.

예방 전략은 분만 부산물의 소각·매립, 백신 접종, 우유 살균이다. 아직까지는 국내에 허가받은 백신이 존재하지 않지만, 유럽 등에서는 이미 허가받은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사람에서는 독감 유사 증상, 폐렴, 간염, 만성 질환을 일으키며, 임산부는 반드시 노출을 피해야 한다.

국내 염소의 큐열 감염률(15~19%)은 소(9.5~11.6%)보다 높게 보고되고 있다(Acharya et al., 2022). 농장 내 염소 숫자와 사람의 Q열 발생률이 매우 강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되었기 때문에 공중보건학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질병이다(Cho et al., 2023).

  

원인균은 Campylobacter fetus subsp. fetus다. C. jejuni도 양의 유산을 유발하며, 사람 위장염의 주요 원인균이다. 주된 증상은 임신 후기 유산과 사산으로, 태아는 분해된 경우가 많고 간에 오렌지-노란 괴사 병변이 나타난다. 유산 태아와 조직, 분비물이 전파원이 되고, 소화관이 병원체 저장소로 작용한다.

진단은 균 배양으로 확정하며, 아픈 유산 암컷에는 비경구 항생제를 투여한다. 예방은 백신, 임신기 테트라사이클린 사료 첨가, 사료와 물 오염 방지, 유산 개체와 태반 즉시 제거다.

사람에서는 오염된 물과 음식, 생우유 섭취, 분변 접촉으로 감염된다.

   

원인균은 Chlamydia psittaci 또는 Chlamydophila abortus다. 임신 후기 유산, 사산, 허약 신생아 출산이 나타나며, 유산 태아는 신선한 경우가 많고 태반은 염증성이다.

전파는 유산 산물에서 경구 또는 흡입으로 이루어진다. 진단은 질 분비물이나 태반 도말을 김자 염색 후 관찰하는 방법이 쓰인다. 치료는 옥시테트라사이클린 주사와 사료 첨가로 진행하며, 예방은 감염 개체 분리와 번식 전 백신 두 차례 접종이다.

사람에서는 독감 유사 증상과 유산이 보고되어 임산부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원인균은 Toxoplasma gondii다. 염소와 양에서 흔하며 세계적으로 유산의 주요 원인이다.

어미는 대부분 증상을 보이지 않지만 임신 초 감염 시 배아 재흡수나 미라 태아가 나타나고, 후기 감염 시 유산이나 출생 직후 폐사가 발생한다. 고양이가 주요 저장소로, 분변 내 난포낭이 사료나 물을 오염시켜 감염된다.

진단은 태반 소엽에 회백색 병변이 보이는 것으로 가능하다. 치료법은 없다. 예방은 고양이 접근 차단과 유산 산물의 즉시 소각·매립이다.

사람에서는 독감 유사 증상을 보이지만 면역저하자와 임산부에서는 합병증이 심각하다.

  

원인균은 Listeria monocytogenes다. 염소에서 흔하고, 토양과 설치류, 불량 사일리지에서 전파된다. 겨울철 사일리지 급여와 관련이 깊다.

증상은 신경장애(회전병), 유산, 괴사성 태아 병변, 자궁감염, 패혈증이다. 진단은 태아, 뇌, 조직 배양으로 한다. 치료는 항생제 조기 투여가 필요하며, 예방은 사일리지 저장·관리 개선이다.

사람도 감염되어 전신 감염, 뇌염, 피부감염을 일으킨다. 임산부와 면역저하자는 치즈나 날고기를 피해야 한다.

   

원인균은 Leptospira interrogans다. 전 세계에 널리 퍼진 인수공통감염병이며 염소는 감수성이 높다.

증상은 발열, 빈혈, 황달, 혈뇨이며 급성 또는 경미한 감염 후 유산이 발생한다. 전파는 감염 동물 소변, 오염된 물·토양·사료, 직접 접촉이다. 진단은 소변이나 태아 신장의 암시야 현미경 검사, 혈청검사다.

항생제는 효과적이지만 보균 상태 치료에는 장기간이 필요하다. 예방은 오염된 물 사용 금지, 유산 개체 격리, 백신 접종이다.

사람에서는 발열, 두통, 근육통이 나타난다. 심하면 신부전, 간손상, 뇌수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아프리카에서 풍토병으로 존재한다. 염소 임신 개체에서는 유산이 발생하며 발열, 간염, 신생아 폐사가 특징이다.

모기와 각다귀가 매개체이며, 사람은 감염 동물 접촉이나 에어로졸 흡입으로 전파된다. 진단은 갑작스러운 집단 발열, 신생아 폐사율로 추정한다. 치료법은 없고, 예방은 백신 접종과 모기·각다귀 방제다.

사람에서도 감염 위험이 높아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

  

원인체는 Trypanosoma vivax 같은 혈액 기생충이다. 소, 양, 염소에 영향을 준다. 증상은 빈혈, 발열, 쇠약, 생산성 저하, 폐사다. 수컷은 고환·부고환 퇴행, 정액 품질 저하, 불임이 나타난다. 암컷은 호르몬 저하로 발정 불규칙, 불임, 유산, 신생아 폐사, 자궁 감염이 발생한다.

체체파리, 등에, 쇠파리 같은 흡혈곤충에 의해 주로 전파된다. 흡혈박쥐와 오염 주사기도 원인이 된다. 진단은 혈액 현미경 검사로 하며 ELISA, 면역형광, PCR도 이용한다.

치료법은 명확하지 않다. 예방책으로는 주사기 재사용 금지와 파리 조절이 꼽힌다.

사람에서 인수공통감염병 위험은 명확히 보고되지 않았다.

  

아카바네병은 유산, 사산, 조산, 미라 태아, 기형을 유발하며 모기와 각다귀가 매개한다. 블루텅병은 양에서 머리와 귀 부종, 점막 침식을 보이며 각다귀로 전파된다. 보더병은 BVDV와 관련된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양에 영향을 준다. 편모 세균 Flexispira rappini는 양과 기니피그에서 유산을 일으킨다.

웨셀스브론병은 리프트 밸리열과 유사하나 다른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다양한 동물과 사람에 영향을 준다. 백신은 있으나 임신 개체에는 유산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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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의 임신기 전염병은 농가의 생산성 저하뿐 아니라 공중보건에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브루셀라증과 큐열은 국내에서도 이미 발생이 확인되어 농장 차원의 철저한 차단방역과 인수공통감염병 관리가 필요하다.

클라미디아증, 톡소플라스마증, 리스테리아증, 렙토스피라증 등은 아직 국내 염소에서 보고가 드물지만, 주변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언제든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수의사는 임신기 유산이나 허약 자축 출산이 발생했을 때 전염성 질환을 반드시 감별해야 하며, 농장주에게 위생 관리와 동물 도입 시 검역의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의 조기 발견과 방역은 단순히 개별 농장의 손실 예방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국가 차원의 가축 질병 관리, 더 나아가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일과 직결된다. 정기적인 혈청검사와 감염병 감시 체계, 백신 사용 가능성에 대한 검토는 앞으로도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결국 염소의 임신 전염병은 단일 축종의 문제가 아니라, 가축-사람-환경이 연결된 ‘원헬스(One Health)’의 관점에서 다뤄야 할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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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제약, 동물병원 전용 급·만성 설사 처치용 ‘제로디’ 출시

경보제약이 동물병원 전용 급·만성 설사 처치용 제품 ‘제로디(Zero-D)’를 출시했다.

주사기 형태인 ‘제로디’는 반려견, 반려묘의 급·만성 설사 시 빠르고 간편한 처치가 가능하여 출시 후 ‘처치용 지사제’로 불리며 눈길을 끌고 있다.

제로디는 흡착성 지사제의 주원료인 ▲디옥타헤드랄 스멕타이트(Dioctahedral Smectite)와 ▲포스트바이오틱스(17종 유산균 사균체), ▲프리바이오틱스인 프락토올리고당 조합으로 설사 치유 및 장내 균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이다.

디옥타헤드랄 스멕타이트는 알루미늄, 마그네슘, 규소를 포함한 점토로 물, 박테리아, 바이러스, 독소 등 위장을 통과하면서 마주치는 수많은 이물질을 흡착해 점토 안에 가두고 독소들과 함께 배출되는 안전한 원료다. 손상된 장점막을 보호해 위·십이지장·대장 점막손상으로 인한 통증 치료에도 사용된다.

또한, 제로디에는 4세대 유산균인 포스트바이오틱스(17종 유산균 사균체)와 장내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프리바이오틱스(프락토올리고당)가 함유되어 있다.

경보제약 관계자는 “제로디는 1~2회 급여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2개월령의 어린 반려견, 반려묘부터 노령 반려동물까지 전 연령에서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처치(급여)가 손쉽게 가능해 사용해 본 원장님들이 꾸준히 찾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제로디’는 경보제약 수의사 전용몰 또는 대리점 (에이벳비앤피 070-5057-3296 / ㈜천성 010-3837-2198)을 통해 주문할 수 있다.

‘서울시 우리동네 동물병원’ 사업과 별도로 65세 이상에 40만원 진료비 지원

서울시 양천구(구청장 이기재)가 “경제적 여건으로 반려동물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위해 추진 중인 ‘양천형 우리동네 동물병원’ 사업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생기는 돈은 없는데 반려견이 아프면 엄청 부담돼요. 종합검사까지 하려면 진짜 많은 돈이 드는데, 큰 도움이 되는 거죠.”

양천구가 공개한 신월동 거주 조○○ 씨가 ‘양천형 우리동네 동물병원’에서 반려견 건강검진을 받은 뒤 한 말이다.

‘양천형 우리동네 동물병원’ 사업은 지난 2023년,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양천구가 처음으로 시행한 구 특화사업이다. 양천구는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벗 삼아 지내는 어르신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해 병원비 부담 경감과 동물복지 증진에 기여하고자 도입됐다”며 “시행 3년 차인 올해까지 반려동물 총 2백여 마리가 이 사업을 통해 진료비 지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원 대상은 양천구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구민 중 기초연금 수급자가 양육하는 반려견과 반려묘다. 참고로, 2025년 기준 기초연금 수급 자격은 만 65세 이상 월 소득 기준을 충족한 가구다(단독가구 월 228만원 이하, 부부가구 월 364만 8천원 이하).

특히, 양천구는 올해 지원 범위를 기존 ‘가구당 1마리’에서 ‘1인당 1마리’로 확대해, 더 많은 반려동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원 항목은 필수진료와 선택진료로 나뉜다.

‘필수진료’는 기초검진, 예방접종, 심장사상충 예방약 등의 진료비를 20만 원까지 지원하고, ‘선택진료’는 필수진료 시 발견된 질병 치료 또는 중성화수술에 한해 20만 원 이내로 지원한다. 단, 미용과 영양제 주사 등 단순 처방은 제외된다.

지원을 받으려면 기초연금수급자 확인서와 신분증을 지참해 구와 협약을 맺은 ‘양천형 우리동네 동물병원’을 방문하면 된다. 반려견·반려묘 모두 동물등록이 되어있어야 하며, 등록된 소유자와 진료비 신청자가 일치해야 한다.

올해 우리동네 동물병원 사업에 참여 중인 양천구 동물병원은 10곳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양천형 우리동네 동물병원은 어르신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반려동물과 건강하게 동행할 수 있도록 돕는 따뜻한 복지정책”이라며 “앞으로도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기 좋은 도시 양천구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지원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천형 우리동네 동물병원’ 사업은 서울특별시가 운영하는 ‘우리동네 동물병원’ 사업과 별개의 사업이다. 전액 구비로 운영된다.

서울시가 진행하는 취약계층 반려동물 의료 지원 사업인 ‘서울시 우리동네 동물병원 사업’의 경우, 올해 참여 동물병원이 더욱 늘어났다.

2025년 서울시 우리동네 동물병원 참여 동물병원은 총 134곳이다. 서울시는 2021년부터 ‘우리동네 동물병원’ 사업을 시작했다. 참여 동물병원 수는 매년 증가 중이다(2022년 68개→2023년 92개→2024년 113개→2025년 134개).

혜택을 받은 반려동물 역시 2022년 1,388마리, 2023년 1,864마리, 2024년 2,539마리로 늘고 있다.

대상은 개 또는 고양이를 기르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이다. 대상자가 반려동물과 함께 ‘서울시 우리동네 동물병원’에 방문하면 진료받을 수 있는데, 반려견·반려묘 모두 ‘동물등록’이 되어있어야 한다. 미등록 반려동물은 동물등록 후 지원받을 수 있다.

동물병원 방문 시 수급자증명서 또는 차상위계층확인서, 한부모가족 증명서 등 취약계층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3개월 이내 발급)를 지참해야 한다.

지원 항목은 ▲필수진료(기초건강검진, 필수 예방접종, 심장사상충 예방약)와 ▲선택진료(기초건강검진 중에 발견된 질병 치료, 중성화수술)로 구분된다.

‘필수진료’ 항목은 30만 원 상당으로 그중 10만 원은 동물병원 재능기부, 나머지 20만 원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지원한다.

‘선택진료’는 필수진료 시 발견된 질병치료 및 중성화수술만 필요할 경우 지원되며 20만 원까지 서울시와 자치구가 지원한다(선택진료 비용의 20만 원 초과분은 보호자 부담).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우리동네 동물병원은 단순한 동물의료지원을 넘어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건강한 유대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복지 사업”이라며 “취약계층이 소중한 반려동물과 함께 안정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서적 교감을 지원하는 정책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서울시 우리동네 동물병원 참여 동물병원(134개) 명단과 연락처는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대로라면 신규 수의장교·공중방역수의사 모두 0명..제도 존립이 최대 목표”

대한공중방역수의사협회(대공수협, 회장 김민성)가 9월 4일(목)과 5일(금) 양일간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 대공수협을 이끌 제18대 집행부를 선출했다. 단독 후보로 출마한 18기 공중방역수의사 이진환 회장, 신민수 부회장이 선택을 받았다.

차기 집행부의 현안을 묻는 질문에 이진환 당선인은 “공중방역수의사 자체가 남아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역병 처우·선호도 개선과 수의장교 기피 현상이 맞물리면서 공중방역수의사까지 선발 절벽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대공수협이 그간 임용된 공중방역수의사 회원의 처우 개선에 집중하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원 감소는 배치지 등에서 회원 복지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도 하다.

(왼쪽부터) 대공수협 제18대 이진환 회장, 신민수 부회장

이진환·신민수 당선인은 건국대 수의대를 함께 졸업한 동기 수의사다. 이진환 회장 당선인은 강원도 동물위생시험소에, 신민수 부회장 당선인은 경기도 용인특례시청에서 복무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찬반투표에서 투표참여자 159명 중 151명(95%)의 찬성을 받아 당선됐다.

이진환 당선인은 “이대로라면 몇 해를 넘기지 못한 채 공중방역수의사 제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중방역수의사는 점점 줄고 있다. 2023년 127명, 2024년 103명, 2025년 102명으로 감소 추세다. 통상 연간 정원인 150명에 3년 연속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나마 이 정도의 선발도 이른바 ‘역종분류 회피’ 편법이 작동한 결과다. 2025년에는 남아있던 수의사관후보생이 단 한 명도 없었다. 102명 모두 추가모집으로 선발됐다. 한 해 공중방역수의사가 되고자 하는 미필 졸업생을 모두 모아도 100명 남짓에 그친 셈이다.

그런데 이제는 ‘역종분류 회피’가 막히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 사상 초유의 ‘수의장교 임관 0명’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역종분류 이후의 추가모집에서도 수의장교를 우선 선발하거나, 아예 역종분류 이전에 수의사관후보생을 먼저 추가모집하는 형태로 전환될 것이란 이야기도 들린다.

대공수협이 공중방역수의사 절벽을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학생들의 수의장교 기피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수의사관후보생 선발→수의장교 우선 선발(역종분류)→남은 인원의 공중방역수의사 임용’으로 이어지는 현행 선발체계가 유지될 경우 수의장교와 공중방역수의사 둘 다 포기하고 현역으로 입대하는 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공수협이 올해 군 미필 수의대 남학생 506명을 대상으로 벌인 ‘예비 공중방역수의사 인식조사’에서 공중방역수의사보다 수의장교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단 2%에 그쳤다.

이진환 당선인은 “공중방역수의사와 현역 입대는 개인별로 선호도가 다르지만, 수의장교는 압도적으로 낮다”면서 “공중방역수의사로 병역을 해결하길 원하는 남학생들은 분명 있지만 ‘(수의사관후보생으로) 남아 있어 봐야 공중방역수의사를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현행 제도처럼 공중방역수의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수의장교 선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면, 남학생들이 현역 입대로 쏠리며 공중방역수의사 임용마저 크게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역 입대는 실제로 늘고 있다. 병무청에 따르면, 수의과대학 재학 중 현역병 혹은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한 남학생의 숫자는 2021년 68명에서 2024년 96명으로 40% 넘게 증가했다. 2024년 임용된 공중방역수의사가 103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역과 공중방역수의사의 선호도가 비슷한 셈이다. 올해도 7월까지 65명이 입대한만큼 현역 증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자료 : 병무청)

대공수협 차기 집행부는 내년초 수의장교·공중방역수의사 모집에 대한 정확한 정보 파악을 우선할 방침이다.

이 당선인은 “지금은 흉흉한 소문들만 무성하다”면서 “내년초 임관(임용)할 수의사관후보생이 이미 40명대 아래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추가모집에까지 역종분류를 적용한다면 (추가모집 지원 기피로) 수의장교 0명, 공중방역수의사 0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 유지를 위해 ▲복무기간 단축 ▲역종분류체계 개선 ▲수의장교 처우 개선 ▲학생 대상 공중방역수의사 복무 여건 세미나 개최 등을 추진 방향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세미나 개최를 제외하면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역종분류는 군의관·공중보건의, 법무장교·공익법무관도 장교 우선 선발로 연계되어 있어 수의사관후보생만 변경하길 기대하기 어렵다. 복무기간 단축도 사회적 공감대를 얻어 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다.

이 당선인은 “대공수협이 수의장교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수의사관후보생으로 연결된 두 제도는 운명공동체”라며 “수의대 남학생의 병역 문제 전반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 유지 현안이 공중방역수의사 회원의 복지에 직결된 문제라는 점도 지목했다. 이미 공중방역수의사 현원이 통상의 정원(450명)에서 118명이나 부족해지다 보니, 공중방역수의사들이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배치지가 사라지거나, 2~3명이 함께 일하던 자리가 1명으로 축소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공중방역수의사 복무 여건 개선을 위한 공약도 함께 내놨다. 매년 실시하는 공중방역수의사 일제조사 항목을 개편하는 한편 배치지 이동 명확화, 복무 중 인권 침해 사건 대응 지원, 주거지원 의무화, 취업박람회 개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미국 대학·일선 동물병원서 글로벌 실습 기회 만든 전북대 수의대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생들이 미국 현지 동물병원에서 실습 기회를 잡았다. ‘글로컬 대학 국제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실습 프로그램은 미국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과 브룩헤이븐 동물병원에서 진행됐다.

본과 3~4학년 재학생으로 구성된 실습생 4명은 7월말부터 8월초에 걸쳐 각각 2~3주간 실습 동물병원에서 미국의 수의학 교육과 진료 현장을 체험했다.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 Duffield Institute of Animal Behavior(동물행동의학과) 익스턴십에 참여한 학생들은 진료에 깊이 참여해볼 수 있었다.

환자의 진료 차트를 검토하고 보호자에게 직접 질문할 목록을 작성하고, 감별 진단과 치료 계획을 수립해 교수진 및 레지던트와 토론하는 경험을 쌓았다. 초진·재진·원격 진료 등 다양한 진료 형태에 참여하며 행동의학적 접근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었다. 실습기간 중 금요일마다 진행된 ‘저널 클럽 토픽 라운드’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관심 분야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진료 과정에서 필요한 핵심 질문을 가려내고, 감별 진단 목록을 체계적으로 세우며, 행동학적 치료 계획을 직접 수립해보는 과정을 겪어볼 수 있었다.

전북대 수의대 동문인 권진호 원장이 운영하는 브룩헤이븐 동물병원에서는 2주간 진료실, 처치실, 수술실을 참관했다. 단순 참관을 넘어 기본적인 술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또한 생리학, 외과학, 임상 실무와 관련된 이론 교육을 병행하며 실습 효과를 높였다.

실습생들은 “코넬대에서는 진료 과정에 바로 투입되어 치료의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고, 브룩헤이븐에서는 원장님이 직접 1대1로 지도해 주셨다”며 두 기관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북대 수의대 박선영 학생(본3)은 “미국에서 보낸 3주는 더 좋은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다잡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아낌없이 가르쳐 주신 브룩헤이븐 동물병원 원장님, 코넬대 교수님과 레지던트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이러한 기회를 허락해 주신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에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북대 수의대는 글로벌 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임상 역량과 국제적 감각을 높이는 동시에, 세계 수의학 교육 및 진료 현장과의 연결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황유진 기자 pinkberryh122@gmail.com

동물의료봉사에 이어 교육봉사까지 나선 건국대 수의대 바이오필리아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봉사동아리 ‘바이오필리아’가 청소년을 위한 교육 봉사에도 나섰다.

바이오필리아는 8월 27일(수) 대광중학교에서 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로 콘서트를 열었다.

동아리 ON 사업을 통해 마련된 이번 콘서트는 동물 진료를 넘어 공중보건, 식품안전, 동물복지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 있는 수의학의 가치를 알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학생들이 진로를 선택할 때 자신의 전공이 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할 계기를 제공했다.

바이오필리아 부원들은 직접 겪은 수의대 생활과 함께 수의사의 다양한 활동 영역을 소개했다. 중학생 눈높이에 맞춘 해부학 강의와 함께 비교 해부학, 반려견 예방접종, 탈수 평가 등을 퀴즈 형식으로 소개해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이날 진로 콘서트에는 바이오필리아 이유빈 회장, 임승민 부회장을 비롯한 5명의 대외협력부원이 봉사자로 나섰다. 학생들은 단순히 강의를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발표와 퀴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수의학과 관련된 진로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바이오필리아 이유빈 회장(본3)은 “수의학은 단순히 동물 진료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회 전체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교육 봉사가 청소년들에게 수의학의 다양한 가치와 진로를 접하고 사회적 역할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청소년 대상 교육 봉사를 이어가며 전공 지식을 나누고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동아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심현정 기자 shj5387@naver.com

‘야생동물 구조·치료·재활 전반 경험’ 전북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하계실습 성료

전북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센터장 한재익)가 2025년 하계 학생실습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하계실습은 6월 24일부터 8월 31일까지 1·2회차로 나뉘어 각각 5주간 운영됐다. 회차마다 5명의 수의대생이 실습에 참여했다.

실습생들은 야생동물 보정부터 수술 및 부검 참관, 입원 개체의 사양 관리, 방생 전 재활 훈련을 돕는 등 구조된 야생동물의 진료·재활 전반을 직접 경험했다.

아울러 센터장 한재익 교수의 지도 아래 전북대 동물의료센터에서 진행되는 특수동물(exotic pet) 진료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센터에서 자체적인 세미나도 진행했다. 한재익 교수가 야생동물 관련 현황과 법령, 항생제 감수성 검사, 요검사 등을 주제로 강의에 나섰다. 김명수 수의사는 신체검사와 방사선 검사를, 백건우 수의사는 안과 검사를 담당했다. 이를 통해 실습생들은 실제 임상과 연구 현장을 연결하며 폭넓은 학습 기회를 경험할 수 있었다.

외부 기관과의 교육 협력도 이어졌다. 해양경찰청 요청으로 진행된 ‘해양오염피해 야생동물 대응 역량 강화 교육’에도 일부 학생들이 참관 및 보조로 참여했다.

국립대학육성사업의 일환으로 경북대 안과 정선준 교수가 초빙되어 안저 질환 관련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다방면의 교육이 이루어졌다.

실습에 참여한 전북대 수의대 이가영 학생(본2)은 “24년도 동계와 25년도 하계에 걸쳐 총 두 차례 실습에 참여했는데, 방사선실·부검실·수술실·약제실 등에서 야생동물학은 물론 영상의학, 내과, 외과를 아우르는 폭넓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 없이 다시 참여하고 싶을 만큼 의미 있는 실습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북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전라북도에서 다친 야생동물에 대한 구조, 치료, 재활, 방사를 담당하고 있다. 야생동물 질병 전문인력 양성 특성화대학원 지원 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매번 방학마다 야생동물 생태 및 수의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북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교육과 전문적인 진료 활동을 통해 미래 수의사를 양성하고 지역 사회 야생동물 보호 거점으로서 역할을 이어갈 예정이다.

황유진 기자 pinkberryh122@gmail.com

[위클리벳 467회] 표준수가제,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이 발표됐습니다.

동물 관련 정책은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타이틀로 80번째 과제에 포함됐습니다.

동물복지기본법 제정, 동물복지진흥원 설립 등 다양한 내용이 담긴 가운데, 반려동물 진료부 부담 경감을 위한 공공동물병원 조성, 공익형 표준수가제 도입 및 민간 확산 계획이 담겼습니다.

위클리벳 467회에서 국정과제에 담긴 동물정책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연 : 문희정 아나운서, 이학범 데일리벳 대표(수의사)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 9번째 AAHA-KVMA 동물병원 인증 획득

대한수의사회(KVMA)-미국동물병원협회(AAHA) 9번째 공동 인증 동물병원으로 서초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대표원장 황정연)가 합류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9월 4일(목) 서초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를 방문해 인증서를 전달했다.

AAHA 인증은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동물병원 인증제도로 꼽힌다. ▲동물의료 품질관리 ▲환자 및 보호자 관리 ▲진료기록 ▲시설 ▲진단 및 조제실 등 5개 영역 19개 분야의 900여개 세부항목을 평가한다.

대한수의사회는 2023년 AAHA와 협약을 맺고 국내에 공동 인증프로그램을 도입했다. 2024년 로얄동물메디컬그룹 소속 3개 동물병원에 대한 시범평가를 시작으로 당해 하반기부터 본 사업을 시작했다.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는 지난해 첫 본 사업에 인증을 신청했지만 첫 실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포기하지 않고 4개월여간 미비점을 추가 보완한 끝에 인증을 획득했다.

황정연 대표원장은 “동물병원 행정, 직원 교육 및 복지와 관련한 서류작업 등에서 준비가 부족했던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진료 부분에 대한 심사에서 좋은 반응을 받았다는 점에서 용기를 얻어 다시 도전했다”고 말했다.

공동 인증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대한수의사회 사무처 평가협력(A&C)국 신보교 차장은 “수많은 평가항목을 격주마다 체크하면서 미비점을 계속 보완해나가야 한다”며 인증 획득이 쉽지 않은 절차라고 설명했다.

서초점 김태섭 원장은 “이제는 젊은 수의사분들도, 내원한 보호자도 예전과는 다른 수준을 기대한다”며 “병원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문제, 놓치고 있던 기본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간단하게는 소독용 알코올솜 관리부터 수술 인프라까지 전반적으로 손보고, 양압 무균수술실도 추가로 마련했다는 것이다.

황정연 대표원장은 “한국의 동물 진료는 지난 10년간 특히 발전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며 방사선치료기 최초 도입, 반려견 심장판막질환 개심수술 최초 성공 등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가 기여한 점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AAHA-KVMA 인증 동물병원의 공동 학술행사 등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소형 동물병원으로도 인증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욕부진, 치주질환, PSS도 부가세 면세…반려동물진료비 부가세 면제 대상 확대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인 동물의 진료용역 112종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면세항목이 더욱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반려동물 양육자의 진료비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반려동물 진료항목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앞서 예고했던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인 동물의 진료용역’ 고시 개정안을 그대로 확정해 8월 29일 자로 공포한 것이다. 이로써 반려동물 진료비 면세항목은 기존 102종에서 112종으로 늘었다.

농식품부는 이번 개정이 새 정부 공약사항이자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 포함된 ‘진료비 부과 부가가치세 면제 확대’를 신속히 추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존 면제 대상이던 102종에 더해 구취, 변비, 식욕부진, 간 종양, 문맥전신단락(PSS), 치아 파절, 치주질환, 잔존유치, 구강 종양, 구강악안면 외상이 추가됐다(총 112종).

특히 아픈 동물에서 자주 확인되는 ‘식욕부진’에 따른 처치가 면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모든 동물진료가 부가세 면제 대상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박정훈 농식품부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이번 부가가치세 면제 확대는 새 정부가 약속한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 구현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반려동물 양육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드리고, 반려동물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농림축산식품부고시 기준, 2025년 9월 기준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면세 전체 항목이다(추가된 10종은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

“개의 전지파행, 신체검사 통한 정확한 진단 중요”

개의 전지파행의 진단 및 치료에 대한 무료 웨비나가 9월 4일(목) 오후 9시에 진행됐다. 베토퀴놀코리아가 정창수외과동물병원의 정창수 원장을 초청해 ‘증례로 알아보는 개의 전지파행 진단과 치료’를 주제로 웨비나를 개최한 것.

전지파행에 대한 강의가 드물었던 만큼, 이날 웨비나는 수의사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

개의 전지파행은 후지파행보다 흔하지 않고, 원인도 다양하다. 정창수 원장은 크게 3가지 원인(Neurologic, Traumatic, Common Joint)으로 전지파행 질환을 분류해 강의했다. 모든 질환을 실제 케이스를 바탕으로 영상과 함께 소개해 이해를 도왔다.

Neurologic 원인으로는 Cervical IVDD와 PNST(Peripheral Nerve Sheath Tumor) 케이스를 소개했다.

경추 디스크(Cervical IVDD)는 일선 동물병원의 전지 파행 케이스 중 상당 비율을 차지한다. 경증은 약물치료나 운동제한, 레이저, 침 치료 등 보존치료를 통해 관리하지만, 보존치료로 안 되면 수술이 필요하다. 정 원장은 압박 물질 부위별 수술 방법과 수술 시 주의점을 전달했다.

PNST는 대부분 원발성 종양이며, 개에서는 악성 종양이 많고, 고양이는 드물다. 수술을 통해 제거하고, 앞다리 절단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하기도 한다.

Traumatic 원인에서는 골절(humerus, radius/ulna)과 탈구(elbow, carpal) 케이스를 소개했다.

상완골 골절은 humeral condylar 부분 골절이 많다. 골화가 이뤄지기 전 어린 연령에 많이 발생한다. 성견에서는 IOHC(Incomplete Ossification of the Humeral Condyle)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요골-척골의 경우 원위부 골절이 많은데, 2개 뼈가 함께 있기 때문에 주로 요골만 수술한다. 문헌상으로는 개에서 3번째 흔한 골절로 알려졌지만, toy breed를 많이 양육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더 흔하게 발생하는 골절이다.

교통사고에 의한 elbow luxation과 carpal luxation 케이스도 공유했다. Splint로 안정화하는 경우와 수술이 필요한 경우로 구분된다.

Common Joint Dz 원인에서는 Shoulder OCD, Medial Shoulder Instability(MSI), MCPD, 골관절염(OA) 케이스가 소개됐다.

OCD(박리성 골연골염, Osteochondritis Dissecans)는 Caudal Humeral Head Lesion에 많이 생기는데, 과거에는 열어서 수술했다면, 최근에는 관절경을 통한 진단과 수술이 많이 이뤄진다.

MSI의 경우 보존치료는 효과적이지 않은 편이다. Synthetic suture augmentation, Arthrodesis 등의 수술이 추천된다.

MCPD(Medial Coronoid Process Disease)는 MCP sclerosis / fragmentation / fissuring / microfracture 등을 통칭하는 말로, 더 진행되면 MCD(Medial Compartment Disease)가 된다. 부러진 부분을 수술로 제거해 준다.

ALD(Antebrachial Angular Limb Deformity) 케이스도 소개됐는데, ulnar distal physeal이 빨리 닫히면서 전완골격기형이 생긴 사례였다. 커스터메디에서 제작한 3D 프린팅 가이드를 통해 미리 수술 리허설을 한 뒤 똑같이 수술을 진행했다.

@베토퀴놀코리아

마지막으로 소개된 질환은 퇴행성관절염/골관절염(OA, Osteoarthritis)이었다.

비염증성 관절염으로 분류되는 OA는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완치 방법은 없고, 체중조절, 운동, 물리치료, 약물 등으로 보존치료한다.

OA의 Pathogenesis를 자세히 소개한 정창수 원장은 단계별로 작용하는 약물과 영양제의 원리를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NSAIDs는 COX-2를 막고, 보조제(영양제) 중 일부는 Collagen type Ⅱ 파괴를 줄인다.

NSAIDs 의약품 중에서는 3세대 NSAID인 베토퀴놀코리아의 ‘씨말젝스(Cimalgex, 성분 Cimicoxib)’가 피로콕시브와 동등한 골관절염 진통 효과를 보이면서 신장과 위장관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아 활용도가 높다.

반려견 골관절염 영양제 중에서는 UC·II®(비변성 제2형 콜라겐, Type Ⅱ undegenerated collagen) 성분의 ‘플렉사딘 어드밴스’가 글루코사민/콘드로이틴 혼합 투여군보다 통증 완화 및 보행 개선에 더 효과적이었다.

OA는 예방과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정 원장의 설명이었다.

다양한 개 전지파행 케이스를 소개한 정창수 원장은 신체검사와 시진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정 원장은 “신경계 검사를 포함한 기본적인 정형신경 검사 방법을 숙지하고, 걸음걸이를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창수 원장은 사전 녹화된 웨비나가 진행되는 동안 직접 댓글창으로 실시간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베토퀴놀코리아 측은 웨비나에 참석하고 종료 설문에 참여한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음료 및 치킨 기프티콘을 증정했다.

베토퀴놀코리아는 앞으로도 수의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웨비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전남대 수의과대학·국립싱가포르대학 보건대학원, 국제 공동연구 협력

왼쪽부터) 전남대 수의대 박준규 교수, 국립싱가포르대학 보건대학원 Yik-Ying TEO 부원장, 전남대 수의대 유대성 교수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학장 박상익)과 국립싱가포르대학교(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보건대학원(부학장 MÜLLER-RIEMENSCHNEIDER Falk)이 8월 20일(수) 국제 공동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립 싱가포르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NUS)는 2025년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세계 8위를 기록한 아시아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이번 협약은 전남대 수의대가 세계적 연구 네트워크와 손을 맞잡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양 기관은 인공지능(AI) 활용 보건 연구, 원헬스(One Health) 기반 감염병 대응, 기후변화와 연관된 질병 역학 연구 등을 주요 협력 분야로 정하고, 공동연구 프로젝트, 학술자료 교환, 학생 및 연구자 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인수공통감염병, 매개체 전파성 질환 등 국제적 보건 이슈에 대응할 학문적·정책적 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번 MOU를 통해 전남대 수의대는 세계적 연구역량을 보유한 NUS와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국제 공동연구의 장을 넓히고, 학문적 교류와 인재 양성의 기회를 확대하게 된다. 특히, AI 기반 감염병 예측 모델, 기후변화에 따른 신종 질병 감시체계, 원헬스적 융합 연구가 활발히 추진될 전망이다.

박상익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장은 “NUS와의 협력은 전남대가 글로벌 보건의료, 원헬스 역학 및 수의학 연구의 허브로 도약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학생과 연구자들이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연우 pyw2196@naver.com

‘한 명당 5천달러’ WVA·MSD 수의대생 장학생 모집..한국도 지원 가능

세계수의사회(WVA)와 MSD동물약품이 전 세계 수의대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한다. 세계수의사회는 최근 2025년 ‘WVA·MSD 장학생(WVA/MSD Veterinary Student Scholarship 2025) 모집 계획’을 공고했다.

세계수의사회와 MSD는 지난 2016년부터 매년 수의대생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으며,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했다.

올해 장학생은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북아프리카/중동,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수의대생 총 40명을 선발한다. 선발된 수의대생에게는 각각 5000 US달러가 지급된다(총장학금 20만 달러). 대한수의사회(KVMA)가 세계수의사회(WVA) 회원 단체로 가입되어 있는 만큼, 한국 수의대생도 지원할 수 있다.

지원하는 학생은 과거에 WVA·MSD 장학금을 받은 적이 없어야 하며, 2025~2026년에 수의과대학에 등록되어 있어야 한다. 1학년을 성공적으로 마친 2~3학년 학생(6년제의 경우 본과 2~3학년생)이 지원 대상이다.

지원서는 영어로 작성해야 하는데, AI 활용은 최소화해야 한다. 지원서는 WVA 교육위원회에서 심사한다. 지원 마감일은 10월 5일(일)이다.

세계수의사회(WVA)와 MSD동물약품은 “전 세계 수의대생 40명에게 학업 경험 향상을 위한 장학금을 제공한다”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 확인 및 지원은 세계수의사회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SKY동물메디컬그룹, 인도네시아 MEDIVET에서 AI 영상 세미나 개최

SKY동물메디컬그룹(대표원장 오이세)과 인천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문종선 원장이 8월 28일(목)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MEDIVET PET Hospital을 방문하여 ‘AI 시대에 방사선 검사 AI 활용법’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양 동물병원 그룹 간 지속적인 교류 협력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세미나에서는 MEDIVET PET Hospital의 실제 임상 증례를 바탕으로 방사선 검사와 초음파 등 다양한 영상 진단 기법의 최신 활용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SKY동물메디컬그룹의 오이세 대표원장은 한국의 활발한 인공지능(AI) 활용 현황을 소개하며, “첨단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방사선 검사의 핵심은 변함없이 양질의 영상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확한 영상 촬영을 위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직접 방사선 촬영법을 시연하며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또한, 실제 증례를 통해 진단 및 치료 계획 수립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도 가졌다.

세미나에 참석한 MEDIVET PET Hospital의 영상 담당 수의사 Dinda Permata는 “평소 임상 현장에서 가졌던 궁금증들을 한국의 숙련된 수의사들과 함께 나누고 해소할 수 있는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인천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문종선 원장은 “진료 환경과 방식에 일부 차이가 있을지라도, 동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은 전 세계 모든 수의사의 공통된 가치”라며,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MEDIVET PET Hospital과 SKY동물메디컬센터가 앞으로도 함께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MEDIVET PET Hospital의 Kristanya Oen 대표는 “SKY동물메디컬그룹의 방문은 항상 의미 있는 세미나로 이어져 인도네시아 수의사들의 전문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며 깊은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도 다채로운 교류를 통해 양국을 대표하는 동물병원으로 함께 발전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한편, MEDIVET PET Hospital은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동물병원 네트워크다. 내과, 외과, 영상진단과 등 전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최신 의료 장비와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현지 반려동물 의료 수준을 선도하고 있다. 2023년부터 SKY동물메디컬그룹과 긴밀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카르타 빈타로 지역에 그룹 내 최대 규모의 동물병원을 신규 개원하며 인도네시아 동물의료 시장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터뷰] ‘그 돌고래는 왜 죽었을까?’ 아담스 교수를 만나다

우리나라 해역에는 참돌고래, 큰머리돌고래, 상괭이, 남방큰돌고래 등 다양한 고래류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지난해 실시한 항공 목시조사에서는 총 8종 3,698마리의 고래류가 관찰되었는데, 이들이 해양 생태계에서 지속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폐사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부검 방식은 절개 과정에서 작은 병리 징후를 놓치거나, 해부 과정에서 원래 형태가 손상될 수 있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과 홍콩의 전문가들이 모여 고래류에 Post-Mortem CT(PMCT)를 도입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MAIL(Marine Animal Imaging Laboratory)팀인데요, Team MAIL 은 폐사한 해양포유류를 대상으로 PMCT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며, 기존 부검의 한계를 보완하고 해양 생태계 보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MAIL의 공동설립자이자 홍콩 Tung Wah College에서 senior lecturer로 활동하며 사람의료 분야에서도 영상의학을 연구해 온 아담스(Adams YUEN Hei Long) 교수(사진)를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홍콩의 Tung Wah College에서 senior lecturer로 재직 중인 아담스입니다. 강원대 김상화 교수님과 함께 2019년에 Marine Animal Imaging Lab(MAIL)을 설립했는데요, MAIL에서는 한국 최초로 좌초된 해양동물에 대해 post-mortem CT(PMCT)를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PMCT를 통해 촬영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방사선학적 보고서를 작성해 사망 원인을 규명합니다. 김상화 교수님은 부검을 담당하시고, 저와 김상화 교수님의 보고서를 비교하여 보다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방사선학을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해양 생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2015년부터 고래류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2016년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김상화 교수님을 만나 영상 기술을 해양 포유류 연구에 접목하자는 이야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다행히도 저와 김상화 교수님 모두 해양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컸고, 각자 가지고 있는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서로를 도울 수 있는 협력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연구가 한국에서 지속되길 바라고 있어요.

고래류는 지능이 높아요. 돌고래의 경우 인간 나이로 3~4살 정도의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범고래의 경우에는 자신의 지식을 새끼에게 알려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요.

이처럼 높은 지능과 세대 간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보고 고래류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10년동안 사람을 대상으로 영상을 촬영하며,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돕는 역할을 했습니다. 사람 의학에서 쌓은 제 지식을 수의학 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기쁩니다.

아시다시피, 사람 의학 기술은 수의학보다 몇 년 앞서 발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사람 영상의학에서 쌓은 경험으로 동물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추후 해양동물뿐만 아니라 육상동물에서도 방사선학적 지식을 적용해 더 많은 동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사람의 영상의학과 가장 큰 차이점은 고래류 연구 프로젝트에 사람이 많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 김상화 교수님 팀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죠.

사람을 촬영한다면 환자가 스스로 협조해주기 마련이니 혼자서도 작업을 마칠 수 있어요. 하지만 동물에서, 특히 사후 개체를 다루는 연구에서 의사 소통은 전혀 불가능하죠. 자세를 맞추거나 촬영을 진행하려면 반드시 여러 명의 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팀워크가 중요하고요.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요. 살아 있는 동물은 진단과 치료를 목적으로 영상을 찍는 반면 저희 프로젝트는 죽은 동물의 사인을 규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인을 알면 인간의 활동이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추론할 수 있습니다. 수의사분들은 살아 있는 동물의 질병이나 병리적 상태를 찾는 데 강점이 있지만, 저는 죽은 동물의 사인을 규명하는 데 집중합니다.

궁극적으로 제가 알고 싶은 것은 ‘인간이 이 동물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쳤는가’입니다.

세 가지 정도가 기억에 남네요. 모두 참돌고래였어요.

첫 번째 사례에서는 CT 영상에서 간 실질 내에 가스 색전을 발견했어요. 혼획 과정에서 해당 개체가 지나치게 빠르게 수면으로 끌어올려졌을 가능성과 같이 인위적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죠.

두 번째 사례에서는 식도에 물고기가 걸려 있었습니다. 해당 물고기의 가슴지느러미가 식도 벽을 뚫으면서 질식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였습니다.

세 번째는 척추측만증을 가진 참돌고래였습니다. 위 속에서는 다수의 비닐봉지가 발견됐죠. 척추 기형이 움직임을 제한하다 보니 활발한 먹이는 사냥하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비닐봉지를 먹이로 잘못 인식해 섭취했을 가능성이 있죠. 그 결과 급성 위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말씀드린 세 가지 사례 모두 PMCT의 장점을 잘 보여줍니다. 전통적인 부검에서는 육안으로 놓치는 부분이 생길 수 있어요.

하지만 CT 영상은 ‘slice by slice’로 전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검 전에 어떤 부위를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할 지 계획할 수도 있고요. 이런 사례들을 통해 PMCT의 가치와 필요성을 더욱 확신하게 됐습니다.

PMCT의 가장 큰 한계는 연부조직의 낮은 대조 해상도입니다. 가령 MRI라면 근육과 연부조직을 매우 정밀하게 보여줄 수 있지만, PMCT는 그렇지 못하죠. 대신 뼈나 골격 병변을 찾는데는 PMCT가 매우 유용합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시설·기관과 협력해 다양한 영상 기법을 활용해보고 싶어요. 현재는 강원대학교 영상센터와 협력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협력이 앞으로 더 확대되길 바랍니다.

PMCT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희 연구실에서는 ‘라디오믹스(Radiomics)’ 활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라디오믹스는 방사선 영상을 기반으로 특징을 분석하여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인데요, 사람의학에서도 매우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희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라디오믹스를 해양포유류 연구에 적용하고 싶습니다.

이와 함께 CT 혈관조영술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진행한 PMCT에서는 혈관을 관찰하기 위한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았는데요, 최근에는 고래류에 조영제를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한국 최초로 고래류에 조영제를 활용한 CT를 촬영할 계획입니다.

수의사 분들은 대부분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입니다. 세상에서 관심을 덜 받는 생물들을 위해 일하신다는 점에서 매우 존경하고 있어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한 가지입니다. 그 마음을 잃지 말고, 환자를 가족처럼 대하며 공동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세요. 동물은 말할 수 없기에, 여러분이 그들의 목소리가 되어 고통의 원인을 세상에 알려야 합니다.

저희 연구실은 아직 5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연구실입니다. 더 많은 학생과 연구자가 함께 해 공동체에 기여하길 바랍니다. 전공에 상관없이 다양한 분야의 학생들을 환영합니다. 솔직히 이 프로젝트는 저 혼자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학생들은 3D 프린팅이나 최신 기술 활용에 능숙하고, 저는 그런 능력을 모아 해양동물 연구에 적용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별한 지원 조건은 없습니다. 해양동물이나 관련 연구에 관심 있다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저는 영상의학 전문이지만, 다른 기술 분야 전문가들과 협력을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윤서 기자 wendy2249@naver.com

유찬주 기자 yoochanju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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