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청수콘서트가 8월 30일(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주제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청수콘서트 트랙 1세션에서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이경리 박사가 ‘고래연구소에 가는 길’을 주제로 자신의 여정을 진솔하게 공유했다. 이 연구사는 현재 고래, 바다거북, 상괭이 등 해양포유류의 부검을 통해 폐사 원인을 분석하고, 수생동물의 보건 및 보전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길을 찾는 수의사, 배움을 향한 긴 여정
“제가 진료하는 동물들은 치료해도 돈을 주는 보호자가 없습니다”라는 말로 강의를 시작한 그는, 야생동물 수의학이 지닌 특수성과 무게를 전하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처음부터 수생동물 분야를 꿈꾼 건 아니었다. “취업이 잘 된다”는 이유로 수의과대학에 진학했고, 소동물 내과 석사와 동물병원 근무를 거치며 성향 차이를 느꼈다. 이후 서울대공원에서의 진료 경험을 통해 현장을 익힌 뒤, 학문적 갈증을 채우기 위해 추가 공부를 결심했다.
이경리 박사는 영국 왕립수의과대학(RVC)과 런던동물학회(ZSL)가 공동 운영하는 야생동물의학 석사(MSc in Wild Animal Health) 과정에 진학해 1년간 고강도 실습과 연구를 소화했다. 특히 부검실에서 ‘죽음을 배우는 자세’를 익혔다며, “한국에서는 부검이 실수를 찾는 과정이었다면, 영국에서는 내가 놓친 것을 되짚고 다음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석사 졸업 후에는 우즈베키스탄 사막의 복원 프로젝트 캠프에 참여해 멸종위기 조류(방울깃작은느시)의 번식과 건강 관리를 맡았다. 유일한 동양인 여성 수의사로서 다양한 종과 문화, 언어를 경험하며 다양성에 대한 태도, ‘왜 수의사는 모든 동물의 의사여야 하는가’를 다시 새길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일본 홋카이도대학교에서 참진드기 매개 보렐리아 감염 질환을 주제로 박사 과정을 밟았고, 귀국 후에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방류 훈련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고래연구소에 합류하게 됐다.
고래를 통해 바다를 읽다
현재 이경리 박사는 해양수산연구사로서 고래류의 분포와 생태 평가, 개체 관리를 맡고 있다.
“우리 바다에 어떤 고래가, 얼마나,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이와 함께 해양포유류의 수의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며, 부검부터 질병 조사, 표본과 시료의 확보 및 관리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맡고 있다.
또한 국내 기관들과 함께 해양포유류 보전의학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좌초되거나 혼획된 고래들의 정보를 연구와 연결하고 있다. 진단과 조사 결과가 단지 기록에 그치지 않고 현장으로 환류되도록 만드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바다 위 수의사의 자리
이경리 박사는 “수의사는 동물로 분류되는 모든 종을 진료하는 의사”라는 바버라 네터슨(Barbara natterson)의 말을 인용하며, 수생동물 분야에서 수의사의 참여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수의사는 수생동물 개체의 건강과 복지를 고려한 진료가 가능하다. 이는 수의사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이며, 우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말미에는 제임스 해리엇의 말을 인용해 후배들에게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수의사는 부자가 되거나 명망을 얻기는 어렵겠지만, 대신 누구보다 흥미진진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제9회 청수콘서트가 8월 30일(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주제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콘서트의 트랙 1은 대동물임상과 소동물임상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대동물 분야에서는 정년기 원장(꿀벌동물병원, 꿀벌), 이경리 연구사(고래연구소, 수생동물), 정유철 수의사(서울대공원, 야생동물)가 연사로 나섰고, 소동물 분야에서는 김우경 과장(이안동물신경센터, 척추내시경 수술), 안운찬 원장(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 혈액투석), 최춘기 원장(24시부천이지동물의료센터, 재활치료)이 강연을 펼쳤다.
각자의 영역에서 길을 개척해 온 선배 수의사들은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자신만의 고민과 선택의 과정을 진솔하게 공유하며,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꿀벌도 동물입니다” 국내 1호 꿀벌 수의사의 길 – 정년기 수의사
‘꿀벌 수의사가 되기까지’를 주제로 강연한 정년기 원장은 국내 최초의 꿀벌 수의사로, 꿀벌에 대한 인식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처음 대전광역시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양봉 관련 업무를 맡았을 때, 꿀벌에 대한 사전 지식은 전무했다. 현장을 돌며 농가마다 사용하는 약품이 제각각이고 관련 지침조차 부재한 현실을 체감한 그는 체계적인 자료 정리와 질병 관리 매뉴얼 구축을 결심했다. 이후 꿀벌 질병 진단과 치료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한국양봉농협의 요청으로 대한수의사회지 등에 글을 연재하며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져갔다. 그 노력은 2013년 국내 첫 꿀벌 전문 동물병원 개원으로 이어졌다.
정 원장은 “꿀벌은 수의사법상 가축으로 분류되지만, 정작 진료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며 현행 제도의 사각지대를 지적했다. 그는 양봉수의학이 분명 수의학의 한 분야이며, 후학들이 ‘동물’이라는 이름 아래 꿀벌도 소외시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내일 누군가의 길이 될 수 있다.”
강연 말미, 정 원장은 이 한시를 인용하며 새롭게 길을 개척할 미래의 수의사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동물원 진료의 현장을 전하다 – 정유철 수의사
‘서울대공원 종보전연구실’을 주제로 강연한 정유철 수의사는 서울대공원에서 8년째 근무 중인 야생동물수의사로, 동물원 수의사의 진료와 일상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강연에서는 하반신 마비가 온 여우, 안구 질환을 앓는 물범 등 아픈 동물들과의 고된 여정을 소개하고 “이 일은 단순히 귀여운 동물을 돌보는 게 아니다”라며 직업이 품은 무게를 전했다.
반면, 점박이물범 새끼의 인공 포육, 사자의 전신 마취와 수술 장면 등 희망적인 순간들도 함께 전하며 “이런 멋진 순간들이 수의사로서 버티게 해준다”며 보람을 밝혔다.
서울대공원 수의사가 되는 방법도 안내했다. 대부분 지자체 소속 공무원 신분으로 근무하게 되며, 수의직 공무원, 임기제 공무원, 수의연구사 등의 경로가 존재한다. 수의직 공무원은 공채 시험을 통해 진입하며 인사이동이 있는 대신 다양한 경력을 쌓을 수 있다. 임기제는 진료 자리에 고정되어 일할 수 있으나 계약직이라는 한계가 있다. 수의연구사는 전문성과 안정성을 겸비했지만, 선발 기회가 드물다.
정 수의사는 “야생동물 수의사는 귀여움만을 바라볼 수 없다. 아픔과 죽음까지 함께 견디는 자리”라며 진로를 고민할 때 그 양면을 함께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의신경외과가 사람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 김우경 수의사
“처음 척수와 뇌 조직을 봤을 때 가슴이 뛰었습니다.”
이안동물신경센터의 김우경 수의사는 이 한순간이 수의신경외과라는 낯선 분야를 선택한 계기였다고 말했다.
그 역시 수의대 재학 시절, 진로에 대한 막연한 고민 속에 방황했다. 선배들 대부분이 “그냥 쉬어”라고 답할 정도로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국제수의과대학학생협회(IVSA) 프로그램을 통해 전환점을 맞았다.
“고래 수의사를 꿈꾸는 오스트리아 친구, 남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 수의사가 되려는 미국 친구들을 보며, 세계를 무대로 품는 스케일에 압도됐습니다.”
그는 직접 대만 국립대 수의대 신경외과 실험실에 이메일을 보내 실습 기회를 얻었다. 새벽부터 진료를 시작해 밤늦게까지 해외 실습생에게도 성심껏 과외를 해주는 교수의 모습은 그에게 학자로서의 삶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했다.
귀국 후에는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해 척수 재생을 주제로 연구에 몰두했다. 개에서 최초로 신경줄기세포(NSC)를 분리해 논문을 발표했고, 최소침습 수술기구도 개발했다. 동시에, 사람 신경외과 학회에 참가하면서, 수의학과 의학 간 격차를 실감했다.
그는 수의 신경외과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뇌 MRI 기반 회로 분석, MRA를 통한 혈관 확인, 수술 후 회복 추적 등 인의 술기를 과감히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 6월, 이안동물신경센터 개소로 이어졌다. 그는 수술실 구조부터 팀 협업 시스템까지 설계에 참여했고, 영상의학과·마취과·테크니션 등과 함께 신경외과 진료 환경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신경외과는 절대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옆에서 함께 버텨주는 동료들 덕분에 가능했고, 그 감사는 절대 잊지 말아야 합니다.”
김우경 수의사는 “주변이나 외국의 선배에게 묻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라. 가슴 뛰는 일이 있다면 그게 여러분들이 가야 할 길”이라고 조언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흘러온 길의 끝, 환자를 살리는 시작이 되다 – 안운찬 수의사
“사공 없는 나룻배처럼 흘러 흘러왔지만, 지금은 환자를 살리는 길 위에 서 있습니다.”
혈액투석 수의사의 길을 걷고 있는 안운찬 수의사는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열었다.
그는 내과에서 혈액투석이라는 특수한 분야를 맡고 있다. 혈액투석은 신부전 시 신장의 기능을 대신해 주는 신장 대체 치료다. 사람에서는 주로 말기신부전(ESRD)에 쓰이지만, 수의학에서는 급성신장손상에 활용된다. 국내에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안운찬 수의사가 이 길을 택하게 된 계기는 우연과 충격이었다. 군견 병원에서 하루 50마리 안락사를 경험한 기억과 어느 날 병원에 들어온 혈액투석기를 보며 “이게 내가 할 일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됐고,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흘러 흘러 선택한 길이었지만, 어느새 ‘덕질이 특화된 성덕 스토리’로 자리 잡았다.
그는 이 길에서 분명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3주 동안 소변 한 방울 나오지 않던 환자가 투석 후 봇물처럼 소변을 쏟아내던 순간, 고생했던 시간이 환희로 바뀌었습니다.”
보호자들이 써준 손 편지와 ‘자신의 성장이 곧 병원의 성장’이라는 믿음도 그를 버티게 하는 힘이다.
그는 특별하지 않은 계기와 수많은 실패 끝에 흘러 흘러 도착한 지금,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결국 ‘환자를 살리는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작은 변화를 보는 눈, 수의재활의 길을 열다 – 최춘기 수의사
“재활은 단순한 회복 훈련이 아니라, 동물의 삶을 다시 이어주는 의학입니다.”
한국수의재활학회 회장인 최춘기 수의사는 이렇게 말하며 재활 수의학의 가치를 강조했다. 수의재활의 영역은 넓어지고 있고, 최근 반려동물의 노령화로 학회와 교육 과정도 활발해지면서 ‘수의 재활’은 독립된 분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국내에 관련 자료조차 부족했던 시절, 그는 미국의 CCRT 과정을 통해 재활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단순히 수술 후 운동제한만 시키는 기존 관행을 넘어,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회복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한 것이다. 그는 “재활은 작은 변화를 보는 눈에서 시작된다”며 발톱이 닳는 방향이나 자세의 미세한 차이 같은 사소한 단서를 놓치지 않을 때 치료의 길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의학은 수술에서 비침습적 시술을 넘어, 재생·재활·세포치료로 패러다임이 옮겨가고 있다. 줄기세포, 엑소좀, PDRN 등 재생 치료와 결합한 새로운 시장도 열리고 있다. 특히 수의학 재활 시장은 연 11.5% 성장률을 보이며, 사람 의학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생명은 어떤 방식으로든 발전합니다. 재활은 그 방향을 바로잡아 주는 일입니다.”
최춘기 수의사는 “보호자와 교감하며 만들어지는 감동적인 회복의 순간들이 재활 수의학의 진짜 가치”라며, 재활 수의사로서의 소회를 전달했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KAMC)가 ‘KAMC 심장수술센터(KAMC Heart Surgery Center, KHSC)’를 이번 달부터 공식 개소하고 체외순환 기반의 개심술 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센터 출범과 함께 이첨판 폐쇄부전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차례의 개심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국내 수의 심장외과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중 한 사례는 10살 반려견으로, 2년 전부터 이첨판 폐쇄부전증(MMVD stage D)과 만성신장질환을 진단받고 약물 치료를 받아왔으나 최근 증상이 악화돼 호흡곤란과 폐수종이 반복되던 환자였다. 지역 병원 응급 처치에도 호전되지 않아 고려동물메디컬센터로 전원됐으며, 이후 정밀 검사와 체외순환 기반 개심술을 통해 회복에 성공했다.
내원 당시 환자는 호흡곤란과 심한 요독증 상태였다. 의료진은 즉시 삽관 후 기계적 환기(인공호흡기 치료)와 지속적 신대체요법(투석·초여과)을 시행해 환자를 안정시켰다. 이후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밀 평가를 진행한 뒤, 세 차례 투석을 거쳐 체외순환 하 이첨판 성형술 및 건삭 재건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수술 후 심초음파 검사에서는 수술 전 심했던 역류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고난도 심장수술 역량 입증..V-Clamp에 개심술도 가능해져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심장수술센터는 그간 TEER(V-CLAMP), 폐동맥 협착 풍선확장술, 소형견 대상 동맥관개존증 수술 등 다양한 고난도 중재시술을 선도해 왔다. 특히 MMVD D단계 환자에서 V-CLAMP 시술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시행했으며, 관련 성과를 미국 Jour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에 보고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KAMC)는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2025년 9월, ‘KAMC 심장수술센터(KAMC Heart Surgery Center, KHSC)’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심장수술센터 설립으로 체외순환(CPB) 기반 개심술을 본격화하면서, 기존 중재시술과 외과 수술을 아우르는 통합 치료 체계를 갖추게 됐다.
다학제 협력과 글로벌 허브 도약
심장수술센터는 엽경아 센터장을 중심으로 심장 내·외과 전담 수의사, 마취과, 영상의학과, 중환자의학과, 신장 투석 전담 수의사, 체외순환사 등 다학제 팀이 진단부터 수술, 회복, 중환자 치료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한다. 특히 체중이 작은 소형 반려동물에도 적합한 최신 체외순환 장비를 독립적으로 도입해 환자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KAMC)는 단순한 임상 성과를 넘어 학술·교육 허브로서의 위상도 강화하고 있다.
TEER 방식 V-CLAMP 수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으며, 일본·태국·홍콩·캐나다·중국·미국·브라질 등지에서 강연과 발표를 이어가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또한, 프랑스 HOPia 심장센터, 일본 아자부대학 흉부외과 등과 협업 중이며, 향후 국제 수준의 심장수술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아 수의 심장외과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수의 심장치료의 새로운 표준 제시”
엽경아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심장수술센터(KHSC) 센터장은 “사람에서는 응급 심혈관 수술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골든타임 내 수술이 가능하다. 국내 동물병원에서도 이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고, 실제로 우리 팀은 시간과 관계없이 투석과 기계환기를 통해 환자의 생명을 구한 뒤 신속히 수술을 진행해 왔다”며 “본격적인 네트워크 구축으로 더 많은 심장 환자를 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단순한 시술 기관이 아니라 진단부터 외과 교정, 중환자 치료까지 이어지는 심장수술의 전 과정을 혁신적으로 수행한다”며 “KAMC 심장수술센터는 수의 심장치료의 ‘결정적 치료 옵션’으로써 V-CLAMP와 개심술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엘랑코동물약품(대표 정현진)이 반려견 골관절염 치료를 위한 혁신 신약 ‘갈리프란트 플레이버 정(이하 갈리프란트)’을 9월 3일(수)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골관절염은 반려견에서 흔한 주요 만성질환 중 하나로, 노령견뿐만 아니라 어린 연령에서도 발생한다. 이 질환은 통증으로 인한 활동성 저하와 체중 증가를 초래해 다시 관절에 부담을 주는 악순환을 일으키며 반려견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완치가 어려운 질환인 만큼 장기적이고 안전한 통증 관리가 필수적이다.
엘랑코는 이번 갈리프란트 출시와 함께 성공적인 골관절염 관리의 4대 핵심 요소를 제시했다. ▲통증·염증·민감화의 병태생리를 함께 고려하는 질병 이해 ▲연령·병력·병용치료를 반영한 환자 맞춤 접근 ▲장기 관리의 지속성을 높이는 보호자 편의성 ▲ 효능·안전성·지속력·유연성을 모두 갖춘 제품 선택이 그것이다.1)
우선 질병 측면에서는 골관절염의 병태생리학중 관절 통증과 염증, 민감화(Sensitization)에 주목했다. 관절의 통증과 염증은 신경의 민감화를 촉진해 작은 자극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게 하며 악순환을 가속화한다. 따라서 발생한 통증과 염증의 조절뿐 아니라 민감화 완화도 OA 관리의 중요한 목표가 된다.
환자 측면에서는 골관절염의 심각도와 합병증, 병행하고 있는 치료법, 나이 등을 고려해 맞춤형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 골관절염이 새롭게 진단된 경우인지, 이미 앓고 있던 골관절염이 악화되고 있는지에 따라 치료 전략도 달라진다.
보호자 측면에서는 장기적 관리의 필수성을 고려해 가정에서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하다.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보호자의 바람과 현실적인 제약 사이에서 균형 잡힌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품 측면에서는 통증 관리 약물을 선택할 때 높은 효능과 안전성, 충분한 지속력, 상황에 따른 유연한 투약 조절 가능 여부를 고려해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개별 약물의 작용기전, 안전역, 제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한국엘랑코동물약품은 갈리프란트가 골관절염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보호자 만족도를 높이며, 골관절염을 더 안전하게 오래 관리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2)
기존 NSAID와 달리, ‘Non-COX inhibitor’인 갈리프란트는 통증과 염증의 매개체인 PGE2의 EP4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독특한 작용기전을 갖췄다.
EP4 수용체를 차단하는 기전을 통해 통증과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도 간, 위 신장 등 주요 실질 장기의 정상 기능은 보호할 수 있다.3)4)5)
또한 EP4 수용체가 매개하는 신경 민감화를 차단해 반려견이 과도하게 통증에 민감해지는 현상을 방지한다.3)6)
특히 갈리프란트는 하루 한 번 투여만으로 충분한 약효가 지속돼 보호자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으며, 경구 투여 제형으로 가정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수면, 운동성 등 반려견의 일상생활이 개선되고 보호자의 만족도 또한 향상된다.
한국엘랑코동물약품은 “갈리프란트는 반려견 골관절염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혁신적 신약으로, 장기 투여가 가능한 검증된 통증 관리 솔루션”이라며 “임상 현장에서 폭넓게 활용되어 반려견과 보호자 모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대구 영남이공대학교 반려동물보건과 교수로서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의 동물복지 관련 시설을 방문하는 뜻깊은 여정을 다녀왔다.
8월 11일부터 18일까지 6박 8일 동안 진행된 이번 글로벌 해외벤치마킹 프로그램은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문화를 몸소 체험하고 동물복지와 교육, 산업의 방향을 다시금 고민하게 한 값진 경험이었다.
Joybound People & Pets 전경
커뮤니티 속의 보호소, Joybound People & Pets (Animal shelter)
샌프란시스코 외곽 월넛 크릭에 위치한 Joybound People & Pets는 1991년 설립된 비영리 동물보호소다. 과밀화된 시립 보호소의 개와 고양이를 입양 가정과 연결할 뿐 아니라, 사람과 동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입양 전 기본 예방접종과 중성화 수술, 마이크로칩 삽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께 정서적 지원이 가능한 동물을 매칭하는 ‘Shelter to Service’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청소년 교육, 지역 주민을 위한 무료 예방접종 클리닉, 이동식 진료소 운영, 저소득층 지원 서비스까지 더해져 ‘보호소 그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는 모델이었다. 무엇보다 6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가 산책, 급식, 위생관리, 입양 안내, 임시 보호, SNS 홍보까지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모습은 큰 울림을 주었다.
이번 방문은 Dr. Heather Budgin과 자원봉사자인 Kim O’Neil의 통역과 따뜻한 안내로 진행되어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시설에 대해 안내 중인 Dr. Heather Budgin
세계 수의학의 표준, UC DAVIS 수의과대학 및 동물병원
1948년에 설립된 UC DAVIS 수의과대학은 미국 내 최대 규모이자 세계 최상위권을 자랑하는 수의과대학이다.
DVM, DVM-PhD, 석·박사 과정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One Health, 보호소 의학, 종양학, 환경 건강 등 폭넓은 분야에서 선도적 연구를 수행한다. Companion Animal Health Center, Oiled Wildlife Care Network, Center for Equine Health 등 전문 연구센터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부속 동물병원은 연간 5만 건 이상의 진료를 수행하며, 반려동물은 물론 대동물, 야생동물, 희귀동물까지 포괄한다. 24시간 응급실, 고난도 정형외과 수술, 첨단 재활치료 시설, 행동·영양 상담 서비스, 보호자 대상 펫로스 정서 지원 프로그램 서비스까지 갖춘 교육·연구·진료가 결합된 글로벌 표준 모델이었다.
이날은 김재영 레지던트 선생님과 최은주 병리학 교수님의 안내로 동물병원과 병리학 교육 현장을 직접 둘러볼 수 있었으며, 교육과 임상의 긴밀한 연계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왼쪽부터) 윤은희(필자), UC Davis 김재영 수의사, 최은주 교수님, 영남이공대학교 엄소연 교수
반려문화의 현장, Dog Beach & Dog Park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에서 방문한 Dog Beach와 Dog Park는 한국과는 사뭇 달랐다.
샌프란시스코의 Pacifica Esplanade Beach, Dog Park / Moscone Park, Remington Dog Park와 샌디에이고의 Dog Beach, Fiesta Island Dog Park, Coronado Dog Beach 등에서 만난 풍경은 단순한 놀이가 아닌 동물복지의 실현이었다.
샌프란시스코 Pacifica Esplanade Beach에서 반려견 벨라와 함께
샌디에이고의 Dog Beach에서 유쾌했던 반려견 가족
넓은 모래사장에서 구멍을 파거나 파도에 뛰어들며 노는 반려견의 모습은 동물의 5대 자유 중 하나인 ‘자연스러운 행동을 표현할 자유’를 실현하는 장면이었다. 목줄 없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공간, 급수대와 배변봉투 스테이션 등 기본 시설이 잘 마련된 공원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존중하는 문화와 지역사회의 합의가 있어야만 가능한 결과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실내 반려동물 놀이 공간, 카페 등은 대중화가 되어가고 있지만 자연 속에서 사람과 함께하는 반려견 해변 문화는 반려동물 동반에 대한 비반려인과의 생각 차이로 인한 갈등, 반려인의 에티켓 미준수, 안전사고 우려 등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앞으로 반려인 및 비반려인의 동물복지 인식 개선 및 에티켓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반려견 해변 문화가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샌디에이고의 Dog Beach(도그비치) 전경
샌프란시스코 Dog Park / Moscone Park 전경
일상 인프라 속 반려동물 배려, 미국 고속도로 휴게소(Rest Area)
샌프란시스코에서 샌디에이고로 이동하면서 우연히 들른 고속도로의 휴게소(Rest Area)에서는 한국의 대규모 휴게소와 달리 단순한 화장실 및 자판기 시설만 있었지만,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바로 ‘Pet Area’였다.
잔디밭, 급수대, 배변봉투 디스펜서, 보호자용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짧은 휴식에도 반려동물을 배려하는 문화가 생활 인프라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었다. 특별할 것 없는 작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 담긴 배려가 인상 깊었다.
반려동물 산업·서비스 모델, Fon Jon Pet Care Center
샌디에이고의 Fon Jon Pet Care Center는 1950년 설립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종합 펫케어 시설이다.
샌디에이고 최초의 실내외가 연결된 켄넬, 넓은 놀이터, 그룹 놀이 프로그램, 성향 평가 시스템, 미용·숙박·보육·훈련 서비스까지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보호자는 출장이나 여행 중에도 안심할 수 있고, 반려동물은 안전하게 돌봄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Fon Jon Pet Care Center 출신 특수 목적견의 비정기적 훈련까지 담당하는 모습은 반려동물 산업이 단순 서비스에서 전문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샌디에이고에서 오래되고 믿을 수 있는 반려동물 전용 호텔, 학교, 놀이터 같은 개념의 공간이었다.
이날 투어는 Laurie 매니저의 안내로 진행되었으며,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실무적 노하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열정적 설명 중인 Laurie 매니저
보전·생태·환경 및 행동 풍부화의 상징, 샌디에이고 동물원
약 40헥타르 규모의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희귀·멸종위기 동물을 포함하여 12,000마리 이상의 동물을 보유하고 있다.
철창 대신 자연형 개방 전시를 도입하여 동물의 행동 풍부화를 선도했고, 관람객이 새들과 같은 공간에서 공존하는 워크스루 형태의 조류 전시장과 4마리의 코끼리가 약 3헥타르의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는 Elephant Odyssey 구역은 환경 풍부화의 상징으로 보였다.
자연에 있어야 할 동물들이 사람들의 욕심에 의해 동물원이란 공간으로 들어왔지만, 생태계 그대로의 공간을 재현하며 환경 풍부화, 행동 풍부화를 위해 노력한 모습은 동물복지 및 동물행동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
가장 감명 깊었던 워크스루 형태의 샌디에이고 동물원 조류 전시관
통합적 동물복지, San Diego Humane Society
마지막으로 방문한 San Diego Humane Society는 단순 보호소가 아닌 5개의 주요 캠퍼스를 운영하는 입양·교육·야생동물 구조·법적 보호·지역사회 지원을 통합 운영하는 미국 내 대표적인 비영리 동물복지 기관이다.
매년 약 4만 마리 이상의 동물 케어, 3만 마리 입양, 1만 2천 마리 야생동물 구조 및 재활, 24시간 동물학대 및 방임 신고센터 운영, 저소득층 예방접종·중성화 지원·사료 및 용품지원, 고양이 TNR 프로그램 등 압도적 규모의 활동을 하고 있었다.
또한 5개 캠퍼스에서 근무하는 전체 의료 인력은 약 150명으로, 수의사 40여 명, RVT(Registered Veterinary Technician, 한국의 동물보건사와 유사) 50여 명, VA(Vet Assistant) 60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단순한 동물 돌봄을 넘어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안정된 급여와 장기근속 구조 덕분에 높은 직업 안정성을 보장받고 있다. 더불어 쾌적하고 체계적인 근무 환경 속에서 지역사회의 신뢰를 확보하는 핵심 주체로 활동하고 있으며, 동시에 안정적인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방문을 통해 주민과의 소통 방식, 동물복지 재정 투자에 따른 민원 해결 방법, 기부금 모금 전략 등 실질적 운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고, 소정의 기부금도 전달할 수 있었다. 특히 4,0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가 돌봄, 입양지원, SNS 홍보, 모금 활동까지 참여하며 운영을 함께 만들어 간다는 사실은 “동물복지가 곧 커뮤니티의 힘”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다.
San Diego Humane Society의 보호 중인 반려동물의 공간
다음은 Lisa Murphy(Director of Guest Relations, 방문객 관계 관리 책임자)와의 일문일답
Q. 1 : 시설 운영 시 주변 주민들의 소음이나 냄새 등으로 인한 민원이 발생했을 때,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원활하게 소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A : 주민 민원에 대응할 때는 먼저 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공감하며,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시설팀과 상의해 보겠다”라는 말만으로도 신뢰를 줄 수 있습니다. 실질적 조치도 필요하며, 발전기 소음에는 방음 차단막을 설치하고, 배설물은 자원봉사자들이 상시 수거하도록 운영합니다. 또한 조경과 도색 등 외관 관리를 통해 시설을 세련되고 쾌적하게 유지하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줍니다.
이웃 주민을 단순 민원인이 아닌 파트너로 인식하고, 주민 초청 행사나 “올해 4만 마리를 구조했다. 여러분 덕분이다” 같은 성과 공유로 공동체 의식을 강화합니다. 예산과 운영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불신을 차단하고, 연간 목표를 발표하여 “숨기는 게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또한 “우리는 최대한 노력하겠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지역사회 전체를 위한 공익이다”라는 태도로 협상과 설득을 이어갑니다. 이는 단순 반박이 아니라, 이웃의 우려와 조직의 사명 사이 균형점을 찾는 과정입니다.
보호소에 대한 ‘시끄럽고 지저분하다’는 인식을, 잘 관리된 공간과 성과 홍보를 통해 ‘지역사회의 자산’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로 바꿀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렇게 쌓은 신뢰와 지지를 통해 민원을 줄이고, 주민과 협력적 공존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Q. 2 : 미국 상황과는 좀 다르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사람 복지에 더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왜 동물복지에도 많은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것일까요?
A : 동물복지에 대한 재정 투입은 단순히 동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공익적 투자이기도 합니다. 유기동물 관리, 중성화수술, 예방접종, 위생적 시설 운영 등은 직접적으로 공중보건과 안전을 지키고, 소음·악취·배설물 문제를 줄여 주민 생활 환경을 개선합니다. 또한 반려동물과 사람의 긍정적 관계는 정서적 안정, 정신 건강, 사회적 유대 강화에도 기여합니다. 동물 복지 예산은 곧 사람 복지를 강화하는 기초 투자이며, 장기적으로는 민원·갈등·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즉 동물복지 예산은 동물을 위한 것 같지만, 사실은 공중보건·정신 건강·주민 생활의 질을 높여 사람 복지로 이어지는 공익적 투자이다.
Q. 3 : 효과적인 기부금 모금 전략은 무엇일까요?
A : 기부금의 사용처와 성과를 공개하여 신뢰를 형성하고 “여러분 덕분에 O만 마리를 구조했다”와 같이 숫자 및 사례로 성과를 보여줍니다. 행사, 소통 채널, 뉴스레터 등을 통해 기부자와 꾸준히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가야 하며 행사 초대, 기사 및 사진 게시, 후원자 예우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기부자를 인정하고 보상합니다. 온라인 소액 기부, 정기 후원, 유산 기부, 기업 파트너십 등 맞춤형 선택지를 제공하고 보호소가 단순히 동물을 돌보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곳임을 강조합니다.
효과적인 기부금 모금 전략은 투명한 운영과 성과 공유를 통해 신뢰를 쌓고, 기부자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다양한 참여 방식과 인정·보상을 제공하여 기부자들이 ‘좋은 일의 동반자’라는 긍정적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특수동물들을 위한 공간
왼쪽부터 정유경 인턴 수의사, 윤은희(필자), 엄소연 교수
이번 미국 해외연수는 반려동물 복지·교육·산업·문화 전반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특히 ‘보호자 관리, 행동 상담, 동물 구조’라는 학과의 전공 핵심역량(NCS)을 국제적 기준에서 다시 확인하고, 교육과 실습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고민할 수 있었다.
“모든 동물이 안전하고 사랑받는 세상”이라는 San Diego Humane Society의 사명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와 다르지 않았다.
앞으로도 해외 선진 사례를 적극 반영하여, 글로벌 수준의 반려동물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성장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 이러한 소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 주신 영남이공대학교 이재용 총장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힘들고 지칠 수도 있었던 미국 연수 기간 동안 곁에서 든든한 힘이 되어 준 30년 지기 친구이자 동료인 엄소연 교수, 연수 전반에 걸쳐 세심한 조언과 자문을 아끼지 않으신 30년 지기 친구 같은 선배이자 지도교수이신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권영삼 교수님,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해결 방안을 제시해 준 30년 지기 친구이자 든든한 동기인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김민수 교수, 오원석황금동물병원 오원석 원장, 언제나 따뜻한 지원을 보내주는 저의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끝으로, 각 현장에서 진심 어린 안내와 도움을 주신 미국 시설들의 관계자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사회를 위해 봉사한 동물들의 은퇴 후 입양을 돕기 위한 지원 예산이 마련된다. 길고양이 TNR 사업 예산도 증액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6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9월 2일(화) 밝혔다.
농식품부가 편성한 내년 예산안은 20조 35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6.9%(1조 2,934억원) 증액됐다.
기후위기 대응 및 재해에 대해 국가 책임 강화, 선제적 수급관리, 취약계층 먹거리 안정, 청년농 육성 등 농업 세대전환, 지역 균형성장, AX 기반 확충 등을 집중 투자처로 꼽았다.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 국정과제 관련 예산도 늘린다.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 ‘동물보호의 날’과 연계한 인식 개선 활동 및 미래세대 교육 예산 26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동물보호시설 환경개선도 지속 지원한다(12억원).
제1회 동물보호의 날 기념행사 ‘동거동락’은 오는 9월 26일(금)과 27일(토) 양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다.
군견, 경찰견 등 사회를 위해 봉사한 은퇴동물 입양을 돕기 위한 예산 1억원도 신규 편성된다.
통상 8~9세에 은퇴하는 봉사동물에게는 새로운 가족으로 입양돼 제2의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좋은 복지이지만 여의치 않다. 군견 등 은퇴한 동물이 운용처 견사에 그대로 남아 동물복지 및 관리 부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번 예산은 입양되는 은퇴 봉사동물 최대 100마리에 마리당 100만원을 입양·양육비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은퇴한 국가 봉사동물 284마리 중 민간에 입양된 비율이 22%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에 입양되는 봉사동물들이 대부분 지원받을 수 있는 규모로 풀이된다.
길고양이 중성화수술 사업량도 11.2만마리에서 12.3만마리로 늘어나는 등 유실·유기동물에 대한 관리도 지속 확대한다.
펫푸드·펫테크 등 반려동물 연관산업의 고부가 신제품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원-웰페어밸리’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홍성에 조성된다. 투입되는 예산은 내년 71억원으로 늘어난다.
아울러 태국·중동 등 유망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해외인증, 컨설팅, 박람회 참가 등 시장 개척도 지원한다(15억원).
농식품부는 “새정부 핵심과제를 실천해 조기에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면서 “국회에 제출된 2026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안이 최대한 확보·보완 될 수 있도록 국회 심의단계에서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의사신문 데일리벳은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를 시리즈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물병원이 늘어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보호자의 기대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기보다 특정 진료과목에 집중하는 동물병원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진료과목별 학회가 전문의 제도를 이미 도입했거나 준비 중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수의전문의(전문수의사)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시리즈의 47번째 주인공은 치과전문동물병원인 ‘오복동물치과병원’입니다.
데일리벳에서 ‘오복동물치과병원’의 이성혁 원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안녕하세요 원장님. 수의사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수능 성적에 맞춰서 수의대에 진학했습니다. 그런데, 적성이 정말 잘 맞았죠.
예과 때 유기견 보호소 봉사를 다니면서 보람과 흥미를 느꼈고, 임상이 제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본과 진학 후에는 서울대 수의대 임상봉사동아리 팔라스에 가입해서 활동했습니다. 기초대학원 실습도 해봤지만, 저에게 맞지 않았고, 공중방역수의사를 하면서 공무원도 간접 경험했었는데 제 체질은 임상이 맞는 것 같습니다.
임상수의사가 가장 좋고, 지금까지도 재밌게 일하고 있습니다.
Q. 수의대 졸업 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수의대 졸업 후 공중방역수의사로 군복무를 했습니다. 공방수 시절에도 팔라스의 국내 유기동물보호소 봉사를 계속 참여하면서 봉사했고, 해외 동물의료봉사도 참여한 적이 있었죠.
군복무 이후에는 학부생 시절 실습을 나갔었던 로컬동물병원에서 진료수의사와 부원장으로 근무했었고, 이후 VIP동물의료센터 청담점에서 4년 정도 일했어요. VIP동물의료센터 청담점의 치과팀장, 치과과장을 거쳤습니다.
Q. 치과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부터 치과에 관심이 있긴 했었어요. 로컬동물병원에서 근무할 때 ‘왜 강아지는 발치밖에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가졌습니다. 그러다가 VIP동물의료센터 청담점 개원과 함께 병원에 합류했는데, 최이돈 대표원장님께서 치과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다 보니 저도 치과에 더 흥미가 생겼어요. VIP동물의료센터에서는 거의 치과 진료만 봤습니다.
Q. 우리나라에는 아직 수의치과전문의제도가 없는데, 치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국내에는 아직 (치과)전문의제도가 없습니다. 수의과대학 중에서도 치과로 학위를 할 수 있는 곳은 서울대와 전남대 두 곳뿐이죠. 저는 현재 전남대 수의대에서 수의외과학 대학원 과정을 하고 있습니다(지도 교수 : 김세은, 전공 : 구강외과).
미국수의치과포럼(Veterinary Dental Forum)에 참가해 강의를 듣고, wet-lab을 별도로 신청해 실습 교육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시아수의치과포럼에도 매년 참석하고 있는데, 올해는 포스터 발표도 할 예정입니다. 작년에 대전에서 열린 FAVA2024(2024년 제23차 아시아태평양수의사회 총회)에서도 치주염에서 플라스마 활용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Q. 플라즈마치과임상연구회 자문병원이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플라즈마 신경치료를 연구하는 모임이라고 보면 됩니다. 신경치료(근관치료)를 할 때 손상된 치수 조직을 제거하고 신경관을 소독하는데, 수중에서 플라즈마를 만들어서 플라즈마로 미세한 신경관까지 멸균·소독하는 방법입니다.
사람의 치과 심포지엄에서 가서 내용을 들었는데, 통증이 적고 효과가 좋다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병원에 플라즈마 장비를 도입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곧 열릴 아시아수의치과포럼에서 동물의 플라즈마 신경치료에 대한 포스터 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플라젠 신경치료 전문클리닉으로 지정된 오복동물치과병원. 그 옆으로 이성혁 원장이 번역한 ‘개와 고양이의 치과 아틀라스(Atlas of Dentistry in Cats and Dogs)’ 책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임상동문회 치과 자문위원 위촉패가 있다.
Q. 어떻게 치과전문동물병원을 개원하셨나요? 치과 진료만 해왔어도, 전문병원을 차리는 건 큰 결심이 필요할 것 같은데.
사실 주변에서 다 말렸습니다(웃음). 일반적인 동물병원을 개원한 뒤, 다른 진료와 함께 치과 진료를 보다가, 치과 케이스가 많아지면 치과전문동물병원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추천하더라고요. 치과 진료는 대부분 예약진료고, 주변 동물병원에서 리퍼를 보내주는 경우도 적기에, 처음부터 치과만 하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도 치과에 가장 자신이 있었고,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치과 진료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마취 후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이 수립되며, 1~2케이스 수술만으로 하루가 다 소요되기도 하죠. 치과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동물병원을 개원해서) 다른 진료도 보면, 제대로 치과 진료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어요.
Q. 병원 이름이 ‘오복’인데, 이유가 있나요?
인간의 다섯 가지 복을 뜻하는 오복(五福)의 그 오복입니다. 치아 건강이 오복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어서 병원 이름을 ‘오복’으로 지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오복의 개념에 치아가 들어가지는 않습니다(웃음). 오복 중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지표로 치아 건강이 꼽혔는데, 그게 ‘치아는 오복’으로 와전된 것 같습니다.
오복동물치과병원의 수술실. 보호자가 수술 모습을 참관할 수 있다.
Q. 병원의 인력 구성이 궁금합니다.
저와 함께 수의테크니션 선생님이 두 분 계시고, 마취만 전문적으로 봐주시는 수의사 선생님이 주기적으로 근무합니다.
치과 진료는 마취가 매우 중요합니다. 마취 시간이 길기도 하고 통증관리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전하고 전문적인 마취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주기적으로 마취 전공 선생님이 오시고, 전문적인 마취·모니터링이 필요한 케이스는 그날 예약 진료를 합니다. 마취기 및 모니터 장비에도 많은 투자를 했고, 흡입마취제도 세보플루란(Sevoflurane)을 사용합니다. 마취 중 정밀한 혈압 모니터링을 위해 IBP도 도입했습니다.
Q. 주요 진료과목과 진료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당연히 치과진료만 하고 있습니다. 신경치료, 치주치료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스케일링과 치주염으로 인한 발치 케이스가 많고, 치아가 깨져서 신경치료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다양한 치과 케이스가 오고 있습니다.
진료 시간은 주 5일(목, 일 휴무) 오전 9시 30분~오후 6시 30분이며, 기본적으로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원장님의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구강건강과 치과 치료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아직도 양치질의 중요성을 모르거나, 양치질을 제대로 못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직접 칫솔질을 보여드리면서 진료하기도 합니다.
또, 슬개골 탈구는 1~4기를 다 잘 구분하지만, 치주염 1~4단계는 잘 모르시더라고요. 반려동물 보호자와 수의사분들에게 치과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한국수의학교육협의회(수교협)가 8월 29일(금)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총회를 열고 활동을 재개했다.
이날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된 수의학 교육 관련 현안은 수의전문의(전문수의사) 제도 도입이었다. 정부가 연말에 발표할 동물의료육성발전종합계획에서 전문의 제도 도입안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전문의 제도, 동물의료체계 개편의 키워드
수련병원, 총괄조직 세부 논의 예고
“기존 수의사도 시험 쳐서 인정전문의 될 수 있는 기회 있어야”
이날 수교협 총회에 배석한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문의 제도가 동물의료육성발전종합계획에서 다룰 동물의료체계 개편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제도 도입과 관련한 수련병원 기준, 총괄조직 운영 주체 등의 쟁점을 두고 곧 세부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내에 공식적인 전문의 제도가 없는 지금도 진료과목별로 자체적인 전문의 혹은 인증의 제도가 도입·운영되고 있다. 도입 수준은 과별로 차이가 있다. 내과나 안과는 이미 수련과정과 시험을 거친 정식 전문의(안과는 인증의)를 배출하고 있다. 외과나 영상의학과는 인정전문의(de facto) 선정 과정에 머물러 있다. 응급중환자의학과나 치과 등도 국내에서 전문의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모두 설립전문의 선정-인정전문의 선정-수련과정 도입-정식 전문의 배출이라는 이정표는 비슷하다. 다만 세부 기준이나 선정 과정에서는 과목별로 차이를 보인다. 특히 일부 과목에서는 인정전문의 선정 기준을 두고 대학과 일선 개원가의 시각차가 두드러지기도 한다.
때문에 이 같은 기존 활동을 어떻게 갈무리할 지가 정부의 전문의 제도 도입의 핵심과제 중 하나로 지목된다.
전문의 제도가 없던 와중에도 특정 진료과목에 깊은 전문성을 키워온 기존 수의사들을 제도권에 편입시킬 지, 편입시킨다면 어떤 기준과 방법을 제시할 지도 관건이다.
지난해 전문의 제도 도입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담당한 서울대 서강문 교수팀은 총괄조직 구성과 공통 가이드라인 마련을 최우선사항으로 지적했다.
전문의 제도를 통할할 총괄조직(KBVS, Korean Board of Veterinary Specialties)을 만들고, 총괄조직이 각 진료과목별 전문의 제도가 준수해야 할 최소 조건을 가이드로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특정 진료과목 단체가 임상·연구 역량을 충분히 검증할 수 없는 기준으로 전문의를 지정·양성한다면, 총괄조직의 권한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형태다.
서강문 교수팀이 제안한 전문의 도입안 3종상급동물병원을 구분할 기준 중 하나로 전문의 제도가 활용될 전망이다
기존 수의사의 편입 여부를 두고서는 3가지 안을 제시했다. 현재 진료과목별 학회가 자체적으로 지정한 전문의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점은 같지만, 기존 수의사들에게 ‘전문의’ 자격을 확보할 수 있는 경로를 줄 것인지 여부를 두고 차이를 보인다.
1·2안은 기존 수의사가 인정전문의로 편입할 수 있는 경로를 당분간 개설하되, 1안은 서류심사 혹은 시험으로, 2안은 시험으로만 선발되도록 했다.
3안은 반드시 정식 수련과정을 거쳐야만 정식전문의가 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수의사가 수련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정식전문의를 양성할 교육자로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다.
서강문 교수팀이 연구용역 과정에서 진행한 의견조회에서는 2안에 무게가 실렸다. 특정 자격을 갖춘 기존 수의사들이 별도의 시험을 통과하면 인정전문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날 수교협 회원단체로 참여한 한국동물병원협회 관계자도 “외부 동물병원의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면서 “한 분야에 깊은 전문성을 갖춘 수의사에게 전문의가 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불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라리 시험을 매우 어렵게 출제하는 한이 있어도 기존 수의사에게 인정전문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문의 제도가 상급동물병원 체계를 도입하는데 연계되어 있다는 점을 요인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서강문 교수팀이 함께 진행한 ‘반려동물 표준의료체계 권장안 도입’ 연구에서 상급동물병원의 기준 중 하나로 ‘5개 이상의 진료과 구성 및 이중 3개과 이상에 전문의 혹은 박사학위 소지자 보유’를 제시한 바 있다.
서강문 교수는 전문의 제도 도입 구체화를 위해 총괄조직 설립과 최소 조건에 대한 가이드라인 수립에 대한 논의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의에게 동료평가를 거친 정식 논문과 전문학회 발표 등 학술역량이 물론 요구되지만, 자격요건의 무게는 임상역량에 두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수의학교육협의회(수교협)가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한다. 수교협은 8월 29일(금)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총회를 열고 수의학 교육 인프라 지원 정책 도입을 위한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수교협은 올 연말로 예고된 농식품부의 동물의료육성발전종합대책과 국회의 수의학교육 개선 토론회를 앞두고 관련 학계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서강문 초대 협의회장의 뒤를 이을 신임 회장으로 대한수의학회 한호재 회장을 추대했다.
한국수의학교육협의회 서강문 초대 협의회장
수의대 신설 반대, 국시위원회 폐지 반대 활동
수의학 교육 개선 현안에 수의계 의견 모아야
전문의 도입, 수의사 과학자 양성, 국가시험 운영주체 이관 주목
2022년 8월 창립한 수교협은 수의학 교육과 관련한 최고협의체로 출범했다. 한국수의과대학협회, 대한수의학회, 한국임상수의학회, 한국수의임상교육협의회,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 한국수의교육학회와 10개 수의과대학 학장단까지 수의학 교육계 관련 단체뿐만 아니라 대한수의사회, 한국동물병원협회까지 회원 단체로 두고 있다.
출범 당시 수의임상교육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던 서강문 서울대 교수가 초대 협의회장을 맡았다.
수교협은 당시 부산대 수의대 신설 추진, 수의사국가시험위원회 폐지 등 굵직한 교육 관련 현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의사 국가시험 제도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팀 실무진과 회원단체 신임 임원들을 대상으로 수교협 취지와 활동을 소개하고 향후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서강문 협의회장은 “수의학 교육에 정책적 지원은 거의 없다. 각자도생에 맡겨져 있다”면서 일선 동물병원은 수천만원, 수억원을 들여 교육받고 의료인프라를 도입하는 반면 대학이 오히려 뒤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목했다.
수의학 교육 인증기준 강화, 국가시험 제도 개선, 대학동물병원 및 임상교육의 대학별 편차 완화 등의 교육 인프라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정부가 올 연말까지 동물의료육성발전종합계획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데 대해 “정부와 학계, 업계가 수교협을 중심으로 교류하며 법·정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학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원 단체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수의전문의(전문수의사) 제도 도입과 수의사 과학자 양성, 국가시험 개편 등 수의학 교육 현안들이 도마에 올랐다.
수의사 과학자 양성 문제는 최근 한국수의과대학협회 이사회에서도 거론됐다.
주홍구 한국수의과대학협회 신임회장은 “농식품부로부터 연구과제는 종종 받아도 (수의사) 인력 양성 측면은 매우 부족하다. 의지가 있는 사람도 키우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수의사 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에 대한 한수협 차원의 제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제열 서울대 수의대 학장은 “본질적으로 DVM-PhD 과정 도입과 연계되어야 한다. 1명의 의사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 억원까지 지원하는 의료계 정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면서 “서울대는 발전기금을 활용해서라도 해보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의전문의는 이미 정부가 제도화 추진을 공언한 상태다. 연말 동물의료육성발전종합계획에 도입안이 담길 전망이다. 지난해 서강문 교수팀이 도입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마쳤는데,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수교협은 전문의 제도 도입방향과 국가시험 운영주체 이관 문제를 두고 주로 논의를 진행했다. 11월말로 예정된 수의학 교육 개선 국회토론회를 준비하면서 관련 현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요즘 MZ세대가 동물병원 선택하는 진짜 기준ㅣ전통적인 기준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동물병원 이용 패턴과 대응 전략
최근 동물병원을 찾는 보호자들의 연령대가 눈에 띄게 젊어지고 있다. 해외 분석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흔히 MZ세대라고 통칭되는 연령층의 일부)가 반려동물 양육을 주도하는 주요 세대이며, 중국의 경우 1990년대 출생자가 전체 반려동물 보호자의 절반을 차지한다(HealthforAnimals, 2022). 보호자 세대교체와 함께 동물병원 선택과 이용 패턴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MZ세대 보호자들은 기존 세대와 확연히 다른 의사결정 과정을 보여주며, 병원이 이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쉽게 배제될 수 있다.
MZ세대 보호자는 어떻게 다른가?
온라인이 선택의 출발점
기존 세대가 지인 추천이나 집 근처 병원을 우선 고려했다면, MZ세대는 온라인 검색에서 시작한다. 특히 25~34세 보호자의 25%는 동물병원 선택 시 온라인 리뷰를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으며, 이는 45세 이상에서 7% 이하에 불과하다(Global Pet Industry, 2023). 젊은 세대일수록 온라인 후기와 리뷰를 병원 선택 과정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검색엔진·지도 앱 → SNS 확인 → 리뷰 검토의 3단계를 거친다. 병원을 추린 뒤, 인스타그램을 통해 분위기와 시설을 확인하고, 네이버·카카오맵 리뷰, 지역 커뮤니티 후기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이 과정에서 오래된 정보나 불친절한 리뷰 대응이 드러난 병원은 탈락하기 쉽다.
전화보다 온라인 소통을 선호
전화 통화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큰 세대답게, 전화 예약만 가능한 병원을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대신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DM 등 소통 창구나 네이버 예약 등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다.
사전 정보로 무장하고 내원
이들은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 반려동물 커뮤니티, 블로그 등을 통해 미리 증상을 검색하고 가능한 질병과 치료법을 알아본 후 동물병원을 방문한다. 진료실에서 ‘인터넷에서는 이런 치료법도 있다던데요’, ‘다른 병원에서는 이런 검사를 하던데요’ 같은 질문이 흔해졌다.
하지만 정보의 정확성이 부족하거나 맥락이 생략된 경우가 많아 오히려 진료 현장에서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왜 혈액검사를 안 하세요? 다른 곳에서는 다 한다고 하던데요…’, ‘이 약은 부작용이 있다고 인터넷에 나와 있는데 정말 괜찮은 거죠?’ 같은 질문에 수의사와의 긴장이 고조되는 경우도 있다.
모든 경험을 SNS에 기록·공유
MZ 보호자들은 대기실부터 진료실, 수납까지 모든 과정을 SNS에 적극적으로 기록하고 공유한다. 이는 병원 입장에서 양날의 검이다. 좋은 경험은 강력한 홍보 효과를 가져오지만, 작은 불만족도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지역의 동물병원은 진료비 고지 과정에서 불친절하다는 후기가 SNS에 퍼지며 신규 환자 유입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사례가 있었다.
브랜드 경험으로 재방문 결정
진료 실력뿐만 아니라 ‘이 병원다움’이 명확한 브랜드 경험을 중시한다. △일관된 서비스 톤앤매너 △개인화된 케어 △체계적인 사후 관리 시스템이 재방문을 이끄는 핵심 요소이다.
MZ세대 대응을 위한 실전 전략
온라인 첫인상 관리 강화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인스타그램 등 포털과 SNS에 노출된 정보는 보호자의 첫인상이다. 사진과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리뷰에는 신속하고 정중히 대응해야 한다. 부정적인 리뷰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문제에 대한 인정 및 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신뢰 회복에 가장 효과적이다.
예약 접근성 강화
디지털 예약 시스템과 온라인 소통 창구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초진 보호자를 위한 온라인 안내를 제공하면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차트를 활용해 예약·소통 기능을 통합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예컨대 플러스벳과 같은 클라우드 차트는 네이버 예약과 카카오톡 팔로업 메시지 발송 기능을 지원해, 병원과 보호자 모두에게 편리한 경험을 제공한다.
투명하고 근거 있는 소통
정보로 무장한 보호자들에게는 ‘경험상 이렇게 하면 됩니다’라는 설명보다는 이 검사가 필요한 이유나 치료법을 선택한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호자가 가져온 사전 정보를 무시하지 말고 함께 검토하며, ‘그 정보도 맞지만, 이번 케이스의 경우는 이런 점이 다르다’는 식의 개별 맞춤 설명이 효과적이다.
전 과정 서비스 품질 관리
접수부터 귀가까지 모든 과정이 후기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전 과정에서 일관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 진료비가 높거나 대기시간이 길어질 때는 사전 설명과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수다. 작은 설명 차이가 부정적 경험을 예방한다.
일관된 동물병원 정체성 구축
우리 병원만의 톤앤매너를 정의하고 전 직원이 공유해야 한다. 보호자와 반려동물 이름을 기억하고, 개인화된 케어를 제공하며, 진료 후 안부 확인 메시지를 보내는 등 체계적인 사후 관리가 ‘브랜드 경험’으로 축적된다.
변화는 기회다
감에 의존하던 기존의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체계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MZ세대 보호자의 변화하는 요구를 부담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병원이 한 단계 도약할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진료 실력과 디지털 경험을 함께 관리하는 병원이 선택받게 될 것이며, 지금부터 작은 변화라도 준비하는 병원들이 더 견고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다.
마케터 조르디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시장을 읽는 B2B 마케터 조르디, 사용자 경험에서 출발한 고민을 인사이트로 풀어냅니다.
소수정예 교육으로 수의사들에게 만족도가 높은 ‘오르바이오(주) 수의영상 아카데미’가 10월 교육생을 모집한다.
오르바이오의 2025년 10월 초음파 실기교육은 심장초음파(기초반), 복부초음파(기초반), 고양이종합반, 개 중급반(경력자용)으로 구성됐다. 클래스당 수의사 3명씩만 모집해 만족도가 높다.
오르바이오 초음파 교육은 30년 경력의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영상의학 최민철 명예교수(한국수의영상의학전문의)가 직접 지도한다. 이론 교육과 실습 교육이 포함된 과정으로 초음파를 제대로 배워보고자 하는 수의사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교육 시작 30분 전부터 이전 강의 내용에 대한 복습도 진행된다.
‘개 중급반(경력자용)’은 초음파를 조금 더 심도 있게 배우고자 하는 수의사들에게 추천되는 코스인데, 벌써 마감됐다.
심장초음파 기초반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복부초음파 기초반은 매주 화요일, 고양이 종합반은 매주 목요일, 개 중급반은 매주 월요일에 진행된다. 교육 시간은 오후 2시와 오후 8시로 구분되어 있다.
심장 기초반은 심장 초음파의 4대 기본 원리, 4 Windows 스캔 및 M-mode, Doppler-Scan법, MMVD 및 기타 심질환 등을 배울 수 있다. 복부 기초반은 복부 full scan 방법, 부신/췌장/림프절 스캔, 고양이 복부 스캔을 배운다. 기본 건강검진 실습도 포함된다.
고양이종합반은 기초 복부 스캔법, 기초 심장 스캔법, HCM과 췌장염 스캔법, 기타 고양이 질환 진단, 기본 건강검진법을 배울 수 있고, 개 중급반은 담도계 검사, 부신/림프절/췌장 완전 스캔, 심장 기본 VIEW 및 수축/이완 기능 검사, 생검(biopsy) 기법 등을 배운다.
1:1 맞춤형 강의 및 실습을 하는 ‘프리미엄 과외반’도 운영된다(별도 문의).
참가 대상은 수의사이며, 선착순 마감된다. 과정을 수료하면 ‘이수증’이 증정된다. 자세한 내용 확인 및 참가 신청은 구글폼을 통해 할 수 있다.
제9회 청년 수의사를 위한 콘서트(청수콘서트)가 8월 30일(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개최됐다. 230여 명의 수의대생·수의사가 신청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청수콘서트는 지난 2017년부터 ‘후배가 묻고 선배가 답하다’를 모토로 매년 개최 중이다.
이번 제9회 청수콘서트는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주제로 열렸으며, 다양한 진로를 걸어온 수의사 선배들이 각자의 경험과 고민을 후배들에게 전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수대협), 수의사 전문 언론 데일리벳, 이안동물의학센터가 공동 주최했다.
제브라(Zebra)의 축하공연
왼쪽부터) 수대협 이은찬 회장, 정설령 반려동물영양연구소 대표, 이인형 서울대 수의대 교수.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의 후원금 100만원은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수대협)에 전달됐다.
행사에 앞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밴드 동아리 제브라가 무대에 올라 축하 공연을 펼치며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진 개회식에서는 장학금 전달식 및 수여식이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동물은내친구 동물병원(원장 김은태),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대표 정설령),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동창회(회장 신창섭), 바른사회를 지향하는 청년수의사회(바른 청수, 회장 김준영), 경기도수의사회(회장 이성식)가 후원했으며,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과 한국마즈에서도 참가자들을 위한 기념품을 증정했다.
책공장더불어 김보경 대표, 동물 전문 책만 출판하는 이유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먹고 살면 그게 특권층”
공통 강연은 동물 전문 1인 출판사 ‘책공장 더불어’의 대표이자 ‘동물을 만나고 좋은 사람이 되었다’, ‘동물을 위해 책을 읽습니다’ 저자인 김보경 대표(사진)가 맡았다. 수의사가 아닌 연자가 청수콘서트 공통강연자로 나선 것은 환경·생태 전문 PD인 EBS 최평순 PD(제8회 청수콘서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청수콘서트 기획단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주제에 맞춰, 동물 전문 책만 출간하는 김보경 대표를 공통강연자로 섭외했다. 행사에 참여한 수의대생·수의사 상당수가 책공장더불어에서 출판한 책을 읽어본 경험이 있었다.
김 대표는 반려견의 노화를 계기로 글과 책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출판을 시작한 계기를 전했다. 초기에는 반려동물 돌봄과 같은 실용적인 주제를 다뤘으나, 점차 유기동물·길고양이·동물원 동물·재난 속 동물 등 사회가 외면한 주제들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먹고 살면 그게 특권층”이라는 문장을 삶의 지침으로 삼아, 기꺼이 ‘불편할 수 있지만 누군가는 알려야 하는’ 동물 관련 책들을 출간해 왔다고 전했다. 또한, 출판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인간관계의 무게를 솔직히 공유하며, “돈이 되는 책만 좇지 않고, 독자들에게 불편하더라도 사유할 거리를 주는 책을 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글쓰기의 힘도 강조했다.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바쁘더라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길 바란다”며 많은 수의사들이 저자·역자·감수자로 출판 과정에 참여해 왔음을 소개했다. 이어, “더 많은 수의사가 글과 책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연의 마지막에는 “다음 생에 동물로 태어나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청중에게 던졌다. 단순한 진로 선택을 넘어, 동물과 인간의 관계, 나아가 사회 정의를 돌아보게 하는 물음이었다.
공통 강연에 이어 3개의 트랙으로 나뉘어 행사가 진행됐다. 트랙1은 반려동물 및 농장동물·야생동물 임상 수의사들이 연자로 나섰고, 트랙2는 공무원, 산업체, 임상대학원 수의사들이 연자로 나섰다. 트랙3(스페셜트랙)는 한국수의최소침습의학연구회(KVMIS)의 MISYB 세션으로 꾸려졌다.
제9회 청수콘서트 청수상 수상자(왼쪽부터 경북대 최보라, 경북대 박성오, 건국대 권순찬 학생)의 발표 모습.
처음으로 ‘청수상’ 시상…꿈을 위해 노력 중인 수의대생 3명 선정
개회식과 마찬가지로 제브라의 무대로 시작된 폐회식에서는 특별히 청수상과 봉사상 수여식이 진행됐다.
청수상은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최보라,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성오,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권순찬 학생이 수상했다.
청수콘서트 주최 측은 행사 후원금과 참가비를 장학금으로 수의대생에게 다시 돌려준다. 어떠한 형태로 장학금을 지급할지 고민을 거듭한 청수콘서트 기획단은 지난해 ‘봉사상’을 신설했고, 올해 ‘청수상’을 처음으로 마련했다.
‘언젠가는 슬기로운 수의대 생활, 나는 내 꿈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가?’를 주제로 진행된 올해 청수상 공모전에서는 꿈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수의대생 3명이 선정됐다. 이들에게는 각각 30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응급’이라는 진로를 고민하고 결정하게 된 계기를 소개한 경북대 수의대 박성오 학생(본3)은 “모두 앞에서 발표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제가 좋아하는 응급이라는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정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제9회 청수콘서트 봉사상(개인 부문) 수상자인 조혜나 학생의 발표 모습
제9회 청수콘서트 봉사상(단체 부문) 수상자인 건국대 바이오필리아의 이유빈 회장의 발표 모습
봉사상의 경우, 서울대 조혜나 학생(개인 부문)과 건국대 수의대 수의료봉사동아리 바이오필리아(단체 부문)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각각 30만원, 70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서울대 수의대 조혜나 학생(본4)은 “봉사가 왜 좋은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가 고민한 결과들을 투박하지만 공유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더 많은 친구들이 봉사를 통해 배움과 보람, 그리고 기쁨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건국대 수의대 바이오필리아 이유빈 회장(본3)은 “바이오필리아는 2015년 창립 이후 국내 보호소 봉사, 자체 의료봉사, 라오스 해외 봉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며 “이번 장학금은 보호소 환경 개선과 청소년 교육, 라오스 해외봉사단의 안전을 위해 소중히 사용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책임감을 느끼고 유기동물 복지와 수의학의 가치를 사회에 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에 열릴 제10회 청수콘서트는 10주년을 맞이해 홈커밍데이를 겸한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제10회 청수콘서트는 2026년 8월 29일(토) 개최된다.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고용 창출이 위축되고 있다. 일부 기업은 경영상 사유로 감원을 단행하고 있으며 고용불안 속에서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근로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발적으로 퇴사한 근로자가 “실업급여 받을 수 있게 퇴사 사유를 권고사직이나 계약만료로 처리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사업주는 퇴사하는 근로자와의 관계를 원만히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에 퇴사 사유를 그대로 기재해주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자칫하면 실업급여 부정수급에 대한 연대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특히 동물병원과 같이 인사·노무 관리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간소한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이러한 사례가 부주의하게 발생할 수 있어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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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업급여의 수급 요건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제도의 일환으로, 실직한 근로자가 취업 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용보험에서 지급하는 급여다. 단,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이직 사유가 수급자격의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즉, 근로자의 퇴사가 비자발적이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고사직, 해고, 계약기간 만료 등 근로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고용관계가 종료된 경우에만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하다. 자발적인 사직은 원칙적으로 수급 대상이 아니다.
둘째, 고용보험 피보험 단위기간이 최소 180일 이상이어야 한다.
셋째, 수급자는 재취업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넷째,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영리를 목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를 포함)하지 못한 상태에 있어야 한다.
이외 근로자의 중대한 귀책사유로 인한 해고 등 일부 경우에는 수급이 제한될 수 있다. 이처럼 실업급여는 무조건 지급되는 권리가 아니라 일정한 사회보험상의 조건이 충족된 경우에만 부여되는 것이다.
□ 퇴사 사유가 허위로 기재된 경우의 법적 리스크
이러한 조건 충족 여부 판단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직확인서’다. 이직확인서는 사업주가 퇴사한 근로자에 대해 근로자의 요청 시 발급 의무가 있으면서 고용보험공단에 제출하는 문서로, 퇴직 사유를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고용센터는 이직확인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수급 자격을 검토하기 때문에 이 문서에 기재되는 퇴사 사유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문제는 이직확인서 상에 사실과 다른 퇴사 사유가 기재되었을 경우다. 자발적인 퇴사를 권고사직으로, 또는 단기 계약직을 계약기간 만료로 둔갑시켜 기재하는 것은 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첫째, ‘이직사유를 허위로 기재’하여 실업급여를 수급받은 경우 부정수급에 해당한다. 이때 근로자가 허위사실에 기반해 실업급여를 수령한 경우 향후 근로자의 실업급여 부당이득 환수는 물론 사용자 역시 공모에 해당하여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위 조항과 같이 공모하여 거짓으로 실업급여를 지급받은 경우에는 양벌규정으로 근로자, 사업주 각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고 공모로 인한 부정수급은 여타의 부정수급 유형보다 그 제재 수준이 매우 강력하다.
특히 최근 고용노동부와 고용보험공단은 실업급여 부정수급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직확인서의 허위기재는 집중적인 조사 항목으로 보고 있다.
둘째, 해고 사실의 입증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퇴사 당시에는 근로자의 요청으로 ‘권고사직’으로 기재해주었더라도 추후 해당 근로자가 입장을 바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할 경우, 이직확인서에 명시된 ‘권고사직’이 오히려 사용자가 해고를 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실질적으로 자진퇴사임에도 실업급여 수급을 위해 사업주가 ‘권고사직 처리’를 해주었고 근로자가 ‘사용자의 권고’가 아니라 사실상 일방적인 근로관계 종료 통보, 즉 해고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결국 사업주는 해고의 정당성과 절차적 타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때 증거가 불충분하여 근로자가 해고로 인정받는 경우가 많진 않지만 실제로 노동위원회에서는 사직서가 없는 상태에서의 권고사직 기재를 근로자 강요에 따른 해고로 판단하는 사례도 있다.
□ 퇴사 사유 처리 시 사용자 유의사항
실무적으로 사용자 입장에서 이직확인서를 작성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사항은 “퇴사 사유는 반드시 사실 그대로 기재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발적인 사직은 ‘개인사정’ 또는 ‘자발적 퇴직’ 등으로 명확히 기재해야 하며 권고사직은 사용자 측에서 퇴직을 먼저 제안했고 근로자가 이에 동의한 정황이 확인될 때만 해당된다.
계약기간 만료는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종료일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퇴직 과정에서 근로자가 실업급여 수급을 희망하며 권고사직으로의 사유 변경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요청 내용을 별도의 문서로 남겨두는 것도 하나의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설령 요청이 있었다 하더라도 허위 기재 자체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사업장은 퇴사 면담 시 사직의 경위와 관련된 기록을 반드시 남기고 이직확인서 작성 시 담당자를 지정해 정확한 내용으로 제출해야 한다.
□ 동물병원 현장에서의 대응 방안
실업급여 수급 여부는 본질적으로 고용센터에서 판단하는 사안이다. 사용자가 선의로 도와주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사업장 전체를 법적 리스크에 노출시키는 행위가 된다.
동물병원과 같은 소규모 조직에서는 인사담당자와 사업주의 경계가 불분명하여 이러한 문제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 인력이 적고 유연한 대응이 필요한 조직일수록 오히려 문서의 정확성과 절차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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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민형사상 책임이 수반될 수 있는 고용관계 종료의 마지막 단계다.
이직확인서 상의 사유는 향후 소송, 구제신청, 조사 과정에서 핵심 증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퇴사 사유가 무엇인지, 왜 그렇게 처리되었는지에 대해 사실과 절차에 입각한 관리가 필요하다.
근로자의 퇴사 사유를 둘러싼 요청이 들어왔을 때 사용자는 반드시 “사실에 입각한 기재”라는 원칙을 기억해야 하며 실업급여 수급의 판단은 고용센터의 몫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