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의사 가축방역관 법 개정 즉각 철회하라’ 1인 시위 나선 수의대생

‘앞에선 질병 청정화 외치며 비자격자에게 가축방역 맡기나’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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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의과대학 재학생이 비(非)수의사에게 가축방역관을 맡기겠다는 정부를 규탄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김상윤 학생(예2)이 그 주인공이다.

방학 동안 서울 근교 친가에서 지내던 김상윤 학생은 23일 오후 세종시로 내려와 농림축산식품부 청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오늘(8/24)도 청사 앞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농식품부는 현재 수의사로 한정된 가축방역관 자격을 비수의사로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마련, 24일까지 관계기관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김상윤 학생은 “평소 가축방역관에 관심 있어 검색하다 언론 보도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며 “아직 예과생이지만, 뭐라도 해야 훗날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겠다는 절박함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내 수의조직에서 해당 개정안이 마련됐다는 점에 답답함을 내비쳤다.

김상윤 학생은 “요즘은 수의사들도 정부도 반려동물 임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역사적으로 수의학의 출발은 가축방역”이라며 “비수의사 가축방역관은 수의사의 출발점을 부정하는 것이다. 후배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농식품부가 앞으로는 질병 청정화를 외치면서 정작 비자격자에게 가축방역을 맡기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상윤 학생은 “수의사가 잘 오지 않는다면 문제점을 살피고 처우를 개선해야 할 텐데 ‘없으니 딴 사람 쓰자’는 식이면 면허제도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일로 정부가 수의사를 어떻게 대하는지 여실히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김상윤 학생은 피켓을 통해 농식품부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방역근간을 뒤흔드는 비수의사 예외조항으로 규정, 이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공직수의사 처우개선을 시도라도 해봤는지 따지며, 수의사 전문성을 천시하는 방역정책과에 각성을 촉구했다.

수의사회와 수의대 학생 단체에 대해서도 보다 강력한 대응을 요청했다.

김상윤 학생은 “현업에 바쁘시더라도 수의사 전체의 권익이 걸린 문제라면 어느 영역에 대해서든 힘을 모아주셨으면 한다”며 “(타 직역에 비해) 수의사가 힘이 약하다고 지레 포기해선 안 된다. 힘이 약하다, 수가 적다며 자포자기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비수의사 가축방역관 법 개정 즉각 철회하라’ 1인 시위 나선 수의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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