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 로봇수술, 신경외과 영역까지 확장’ 홍연정 원장, 임상수의학회서 발표
3.2kg 초소형견의 비강·뇌 침습성 종양에 다빈치 X 활용한 개방-로봇 하이브리드 수술 적용

웨스턴동물의료센터 홍연정 대표원장이 지난 10월 17일(토)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개최된 한국임상수의학회 2026 추계학술대회에서 다빈치 X를 활용한 개방-로봇 하이브리드 두개안면 수술(Open-Robotic Hybrid Craniofacial Surgery) 증례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기존 흉부 및 복부 수술에 주로 적용되어 온 수의 로봇수술을 두개안면 및 신경외과 영역으로 확장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3.2kg의 초소형견에서 비강부터 두개강까지 광범위하게 침습한 악성 종양에 로봇수술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참석 수의사들의 관심을 모았다.
웨스턴동물의료센터는 지난 6월 동물병원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로봇수술 시스템인 ‘다빈치 X(da Vinci X)’를 공식 도입했다. 홍연정 원장은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정규 교육 프로그램인 TR100을 이수하고, 수의사로서는 처음으로 다빈치 로봇수술 콘솔 집도의(Console Surgeon)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증례의 환자는 12세령, 체중 3.2kg의 중성화 수컷 포메라니언으로 경련과 발작, 보행실조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주증으로 내원했다.
MRI 및 CT 검사 결과 우측 비강에서 시작해 두개저를 지나 우측 전두엽까지 침범한 광범위한 종괴가 확인됐다. 종양은 사상판(체판, cribriform plate)을 비롯한 두개골과 안와, 경구개까지 침습했다. 광범위한 골융해도 동반됐다.
비강과 두개강을 동시에 침범한 종양은 수술적 접근이 까다롭다. 비강 내 세균에 의한 두개강 오염과 수술 후 감염, 뇌조직 손상 등의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에 해당한다.
이에 웨스턴동물의료센터 의료진은 종양의 해부학적 위치와 수술 부위의 오염 가능성을 고려해 개방수술과 로봇수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수술 전략을 수립했다.
먼저 개방형 접근으로 비강 종양을 절제한 뒤, 비강의 오염 구역과 두개강의 멸균 구역을 분리하기 위해 수술 가운과 장갑, 기구 등을 전면 교체했다. 이후 다빈치 X를 도킹하여 두개강 내 종양에 대한 로봇수술을 진행했다.
특히 좁은 전두부 수술 공간에서 다빈치 X의 고해상도 3차원 확대 영상과 정교한 로봇 기구가 빛을 발했다. 경막 절개와 종양 제거, 경막 봉합 등 정밀한 조작이 필요한 단계에 로봇수술을 적용함으로써 초소형견의 제한된 수술 공간을 극복했다.
종양 절제 후에는 티타늄 플레이트(Titanium plate)와 티타늄 메시(Titanium mesh)를 이용한 두개안면 재건술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종양 절제로 발생한 두개골 및 안면골 결손 부위를 보강하고, 두개강 내 구조물을 보호하는 동시에 안면의 해부학적 윤곽과 구조적 안정성을 복원했다.


절제된 종괴는 조직병리검사 결과 비강암종(Nasal carcinoma)으로 확진됐다.
수술 직후 환자의 빠른 회복 경과도 눈길을 끌었다. 환자는 광범위한 두개안면 종양 절제와 두개강 내 로봇수술을 시행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술 종료 약 1시간 후부터 스스로 일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수술 후 약 3~4시간이 경과한 시점에는 자발적인 식사와 보행을 시작했으며, 수술 후 새로운 신경학적 이상 증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러한 초기 회복 경과는 광범위한 종양 절제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 신경학적 기능이 양호하게 유지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후 잔존 종양의 국소 조절과 재발 위험 감소를 목적으로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다학제적 치료를 이어갔다.
홍연정 원장은 “3.2kg에 불과한 초소형견에서 비강과 두개강을 동시에 침범한 종양을 절제하는 것은 수술 공간이 극히 제한적이고, 정상 뇌조직과 주요 해부학적 구조를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어려운 수술”이라며 “다빈치 X의 확대된 3차원 시야와 정교한 기구 조작이 좁은 두개강 내 종양을 박리하고 절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광범위한 종양 절제에도 수술 1시간 만에 환자가 스스로 기립하고, 3~4시간 후부터 식사와 보행을 시작했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인 결과였다”며 “이번 증례는 기존 흉·복강 중심의 수의 로봇수술이 두개안면 및 신경외과 영역에서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결과는 단일 임상 증례로, 로봇수술의 안전성과 장기적인 종양학적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증례 축적과 장기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한편 웨스턴동물의료센터는 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 문맥전신단락(PSS), 담낭절제술, 복강 내 종괴 절제 등에 다빈치 X를 적용한 로봇수술 증례도 함께 발표했다. 해당 발표는 황현민 수의사가 진행했다.
웨스턴동물의료센터는 오는 12월 대만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수의외과학회에서도 간종양 절제술, 폐엽절제술 등 다양한 로봇수술 증례를 소개하며 수의 로봇수술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