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 언제 왜 할까? 수의응급중환자의학회 세미나 개최, RECOVER Rescuer 워크샵도 진행

KVECCS 2025 학술세미나, 중환자 신장 관리와 투석 치료의 표준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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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회(KVECCS, 회장 김민수)의 2025년 학술 세미나가 7일(일) 유한양행 본사에서 열렸다.

수의응급중환자의학회는 중환자 진료의 핵심 분야를 집중 조명하는 세미나를 매년 개최한다. 올해 세미나는 ‘신장의 생리에서 RRT’를 주제로 급성기 환자에서 빠른 판단과 정밀한 조치가 요구되는 투석 치료를 심도 있게 다뤘다. 복막투석과 혈액투석, 혈장교환술의 실제 적용부터 ACKD(Acute on Chronic Kidney Disease) 환자의 체액·전해질 관리까지, 중환자 진료 현장에서 수의사들이 마주하는 현실적인 고민과 해결 전략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강의와 패널토론을 통해 공유됐다.

세미나에서는 김민수 회장(서울대 수의대 교수)과 두 명의 미국수의전문의가 연자로 나섰다. 김민수 회장은 어떻게 오줌을 누게 되는 것일까(mechanism of micturition)를 주제로 배뇨와 관련된 신경 반사를 자세히 설명했다. 진료, 진단, 치료에 앞서 병태생리학적 이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수의내과전문의(DACVIM(SAIM))인 Mary Anna Labato 터프츠대학교 교수는 복막투석(PD)의 실제 적용과 장점, 그리고 주의할 점에 대해 강의했다.

Mary Labato 교수는 미국수의신장비뇨의학회(ACVNU) 창립멤버이자 ABVNU(The American Board of Veterinary Nephrology and Urology)의 차기 회장으로 수의신장비뇨기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다.

Mary Labato 교수는 복막투석(PD)이 체외순환 장비 활용이 어려운 환경이나 환자가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중요한 초기 치료라고 전했다. Labato 교수는 “복막투석은 AKI 환자에서 즉각적인 생명 유지 수단이 될 수 있고, 요독증·전해질 이상·체액 과다를 교정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특히 ICU 환경에서 PD를 시행할 수 있는 능력은 중환자 관리에 큰 장점을 제공한다. 요독증이 심한 환자, 고칼륨혈증이 교정되지 않는 환자, 체액 과부하가 지속되는 환자에게 필수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카테터 막힘 등 기계적 문제, 대사 및 전해질 불균형, 복막염 등 복막투석의 부작용 가능성을 설명하며, 신중한 관리와 무균적 조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허지웅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교수. 학술 세미나 하루 전인 6일(토) RECOVER 워크샵을 진행 중인 모습.

미국수의응급중환자과전문의(DACVECC)인 허지웅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교수는 최근에 치료한 Lyme Nephritis 케이스를 중심으로 혈액투석과 체외순환치료(ECC)의 임상적 활용에 대해 강의했다. 허 교수는 “체외순환치료가 적절히 관리된 환경에서 시행된다면 합병증 발생 위험이 낮아지고, 단기 생존율 향상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IMHA 등 면역매개질환에서 치료적 혈장교환술(TPE)의 조기 적용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TPE가 IMHA 환자의 핵심 치료 방법으로 자리 잡았고, TPE의 최적 개시 시점을 규명하는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급성신손상(AKI) 환자에서의 투석 개시 시점에 관한 내용도 공유됐으며, 수의학에서는 사람보다 투석 개시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AKI와 ACKD 환자의 실제 생존율 데이터를 재정립하고, TPE·HP·HD 등 다양한 체외순환치료 모달리티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뒤따랐다.

두 미국전문의 강의는 서로 다른 투석 기법을 다루었지만, 공통으로 환자의 상태에 맞추어 ‘적절한 치료 방법’을 ‘적절한 시기’에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세 교수의 강연에 이어 ▲비뇨기 응급 수술, 지금이 타이밍일까? ▲증례로 보는 혈액투석의 임상적 적용 ▲ACKD 환자에서 자주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을 주제로 3개의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혈액투석 패널토론에서 전재한 KVECCS 부회장은 “크레아티닌 수치만으로 투석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실제 임상에서는 소변량과 전신 상태 변화가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허지웅 교수도 “핍뇨나 무뇨가 발생한 환자는 수치상 안정적으로 보이더라도 다발성장기부전으로 진행하기 전에 투석을 서둘러야 한다”고 전했다. 요관폐색 케이스에서 환자의 상태가 안정적이면 SUB(피하요관우회술)를 우선 선택할 수 있지만, 전신 상태가 불안정하면 투석을 통한 안정화가 먼저 고려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투석 종료 시점은 소변량 증가, BUN, CREA, Cystatin B 변화 등 신장 회복을 반영하는 추세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전 부회장은 “3주 넘게 투석이 지속되면 말기신장질환(ESRD) 가능성을 평가하게 되며, 만성 투석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권장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과 환자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ACKD 패널토론에서 패널들은 “ACKD 환자는 작은 생리적 변화에도 크레아티닌이 급격히 상승하고 회복률이 낮다”고 얘기했다. CKD 환자는 네프론 손실로 체액 변화에 민감해 탈수와 과수화 모두 위험하므로 정밀한 체액 조절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안주현 강원대 수의대 교수는 “평소 고혈압이던 환자가 내원 시 정상혈압으로 보이더라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평소 수축기혈압이 200mmHg이던 환자가 120mmHg로 측정되었다면, 이는 6~8% 탈수와 전해질 이상을 시사하는 경고 신호로, 쇼크 위험이 큰 상황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세미나 하루 전에는 RECOVER Rescuer 인증 워크샵 교육이 진행됐다. 지난해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진행된 RECOVER 인증 교육이었으며, RECOVER 인증 인스트럭터(RECOVER Certified Instructor®)인 허지웅 교수가 워크샵을 주도했다.

교육에는 20명의 한국 수의사가 참여했다.

한 수의사는 “RECOVER Rescuer 인증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원래 해외에서 열리는 교육에 참가했어야 했지만, 작년부터 공식 인스트럭터인 허지웅 교수님이 한국에서 한국어로 교육을 해주셔서 편하게 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20명의 참가자는 사전에 BLS(Basic Life Support)와 ALS(Advanced Life Support) 과정에 대한 동영상 교육을 수료했고, 이날 실습 평가를 받았다. 대형견, 소형견, 고양이 등 총 6개의 더미가 마련됐고, 2인 1조로 평가가 진행됐다.

20명의 참가자 모두 정해진 기준을 잘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곧 RECOVER Rescuer 공식 인증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RECOVER Certified BLS Rescuer®/RECOVER Certified ALS Rescuer®).

허지웅 교수는 “기회가 된다면 계속 한국에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회(KVECCS)는 학술 세미나 참가자 전원에게 CPR 알고리즘, CPR 약물, dosing chart 포스터를 제공했다.
김민수 KVECCS 회장

한편, 올해 한국수의응급의학회는 5명의 수의사를 KVECCS 인정전문의(디팩토 전문의, de facto diplomate)로 선정했다(김민수, 한현정, 이혜경, 전재한, 장민).

김민수 회장은 “내년까지 디팩토전문의 시스템을 운영하고 난 뒤에 안정화되면 한국수의응급의학전문의 시스템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내년에 KVECCS가 20주년을 맞이한다”며 “20주년인 내년에는 국내외 전문가분들을 모시고 더 심도 깊은 강의와 실습 교육을 진행해 보겠다”고 말했다.

투석, 언제 왜 할까? 수의응급중환자의학회 세미나 개최, RECOVER Rescuer 워크샵도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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