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벳(vet)쳐:역학 교수라는 모험]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박상신 교수

[모험; 위험을 무릅쓰고 어떠한 일을 함. 또는 그 일.]

삶은 크고 작은 모험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수의사라는 길을 선택한 우리는 때론 멈추기도, 달리기도, 누군가와 함께 걷기도 하며, 바른 방향을 찾아갑니다.

데일리벳 12기 학생기자단은 하루동안 선배님(동료 수의대생)들의 모험에 동행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하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온 수의사들(개척해 나갈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젝트 [어드벳(VET)쳐]에서 우리들의 특별했던 하루를 전합니다.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 〈바스커빌가의 개〉에서 셜록은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은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명백한 단서들로 가득하다.”

역학자는 그 보이지 않는 단서의 실마리를 쫓는 사람입니다. 질병이라는 미스터리 속에서 인과의 퍼즐을 맞추고, 결국 생명을 지켜내는 우리 시대의 셜록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역학을 전공하고, 미국 브라운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후학 양성을 위해 귀국해 현재는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보건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긴 박상신 교수의 하루를 함께했습니다.

수의사의 눈으로 사람의 질병을 바라보는, 박상신 교수의 특별한 시선이 담긴 하루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오전 9시

서울시립대학교 법학관 518호에 위치한 박상신 교수님의 연구실 앞에서 문을 두드렸다.

창문을 열며 연구실을 환기하시던 교수님께서 환한 웃음으로 맞이해 주셨다.

교수님과 잠시 대화를 나누던 중, 교수님의 전화기가 울렸다. “교수님, 지금 방문해도 괜찮을까요?”라는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렸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미팅. <서울형 감염병 관리인력 및 역학조사관 교육 3개년 계획> 발표를 위한 미팅이 진행됐다.

코로나19를 비롯한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감염병 관리 인력 훈련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박상신 교수는 지난 5월부터 약 6개월 동안 보건 인력 및 역학조사관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하며, 현장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향후 적용될 서울시 감염병 관리 인력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교육 과정은 역학, 방역통합시스템 활용, 해외 사례 교육, AI 분석, 포스터 작성, 검체 채취 실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순히 지식이 많은 전문가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실무형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박상신 교수는 “유관 기관과의 협력 및 대중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관리는 단순한 의학적 지식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첫번째 미팅이 끝나자마자 누군가 연구실 문을 두드렸다. 이번에는 행정실 직원이 학교 행정 업무를 들고 왔다.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와 연구실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가 오전을 채웠다.

오전 일과를 마치고 잠시 틈이 생기자, 박상신 교수님의 ‘역학’을 향한 삶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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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교수님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언제부터 역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 역학을 전공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대학원에서는 어떤 연구를 하셨나요?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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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대화였지만, 역학을 향한 교수님의 설렘과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문득 궁금해졌다. 교수님께서는 왜 연구의 길을 넘어, 가르침의 길을 선택하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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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다양한 진로 옵션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계속 학계에 남아 계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교수님께서 역학 교수의 길을 택하기 전과 후, 생각이 어떻게 달라지셨는지도 궁금합니다(공통 질문)

(박상신 교수는 서울시립대의 도시보건대학원에서 역학을, 공과대학 도시빅데이터융합학과에서 빅데이터역학을 가르치며 미국 브라운대학교 의과대학 겸임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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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성균관대학교 의학관에서 열린 <Spatial Epidemiology and Mathematical Modeling for Infectious Disease Control> 워크숍 발표를 위해 수원으로 향했다.

이번 워크숍은 학문과 실제 현장을 연결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박상신 교수는 세션 4 <데이터 기반 공중보건 정책 수립 및 과제> 발표를 맡았다.

박상신 교수는 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데이터는 공중보건의 나침반이 될 수 있지만, 방향은 결국 인간의 판단이 결정합니다.”

역학에서 데이터는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데이터는 ‘무엇이 일어나는가’를 보여주지만, ‘왜 일어나는가’는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데이터에 공백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 공백을 메우고, 데이터를 활용해 공중보건 정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통찰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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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과 정책은 어떤 관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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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

서울로 돌아온 박상신 교수님은 옆 연구실의 이기일 교수님(전 보건복지부 제1차관)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셨다.

   

오후 6시 45분

오후 6시 45분부터는 대학원 수업이 이어졌다. 첫 번째 수업은 <도시환경보건학개론>.

수강생들의 논문 발표가 끝나자, 교수님은 학생들과 함께 논문을 보며 활발한 토론을 이어갔다.

이후에는 분진을 주제로 한 수업이 진행됐다. 분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환경 변화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시간이었다.

오후 8시 20분

수업이 모두 끝난 줄 알았지만, 또 다른 강의가 이어졌다. 두 번째 수업은 <역학연구 및 논문작성세미나>.

‘평론과 편집 과정’을 주제로 교수님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현실적인 조언과 노하우를 전했다.

이후에는 교수님의 1:1 논문 피드백이 시작됐다. 논문을 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미시적으로 들여다보았다가 다시 거시적으로 조망하며 자신의 논리를 유지하고, 동시에 독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후 10시 45분

수업을 시작하시며 교수님은 이날은 육아를 위해 일찍 퇴근하겠다고 선언하셨다. 그러나 교수님과 학생들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고, 결국 수업은 밤 10시를 훌쩍 넘기고 나서야 끝났다.

평소 박상신 교수님은 학생들의 끝없는 질문과 열정 덕분에 자정을 앞두고서야 연구실 불을 끄신다고 한다. 교수님께 12시는 하루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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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을 마치며..

인생이 길에 비유되는 이유는, 그것이 끊임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누군가가 걸어온 과정이 발자국처럼 남아 결국 그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박상신 교수님의 하루를 동행하며, 나는 그분의 긴 여정 속 한 조각을 함께 걸을 수 있었다. 교수님의 길은 꾸준한 열정이 쌓아 만든 길이었고, 그 열정은 잠시 그 길을 걸은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진로 고민을 할 때 사람들은 흔히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나는 무엇을 좋아하지?’라는 질문에 머리를 싸매곤 한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교수님과의 하루를 함께하며 깨달았다. 내가 힘들어했던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해서가 아니라, ‘정해진 진로 중에서 내가 좋아할 수 있는 것’을 택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교수님은 “한계를 짓지 말라”고 강조하셨다. 통계를 좋아하던 수의학도가 역학을 전공하고 사람 분야 감염병 역학 연구를 하게 된 것처럼, 우리는 스스로의 바운더리를 정해두지 않고,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좇으면 된다.

그렇게 자신에게 솔직해질 때, 언젠가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박상신 교수님처럼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데일리벳 12기 학생기자단 프로젝트 ‘어드벳쳐’ 다른 기사 보러 가기

황령민 기자 ryungminhwang@gmail.com

‘내장형 일원화냐 생체인식 추가냐’ 변화 없이 논의만 반복하는 동물등록제

반려동물등록제 활성화를 위한 국회토론회가 11일(목)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2021년 이후 실효성 없는 외장형 동물등록이 내장형을 앞지른 가운데 동물등록방식을 내장형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비문 등 생체인식 방법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전히 대립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개·고양이에 내장형 마이크로칩 삽입을 의무화하는 법 제정이 가시화됐다. 내장형 의무화에 대한 국내 찬성여론이 78.1%에 달한다.

이날 발제에 나선 한국반려동물보험연구소 심준원 대표는 “10년이 넘도록 새 정부, 새 국회가 들어설 때마다 법안 발의나 토론회만 반복할 뿐 변화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날 발제와 패널토론에 참여한 임준호 펫나우 대표, 김재익 아이싸이랩 책임연구원은 비문(noseprint)에 기반한 생체인식이 더 나은 동물등록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내장형과 달리 침습행위가 필요치 않아 보호자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고, 일치율도 99%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임준호 대표는 “국내 기업이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법제화·상용화가 늦어지면 외국 후발주자의 추격을 허용하게 될 것”이라며 “1년, 2년, 3년 계속 기다리라는 건 스타트업에게 고사하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물보호법에 동물등록의 방법으로 ‘생체정보등록’을 추가하고, 사람에서의 생체인식 성능 시험인증체계를 차용해 표준규격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애견연맹 정태균 사무국장도 비문 기반 생체인식이 혈통 관리 선진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도입에 찬성했다.

반면 수의사회는 내장형 일원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미래정책부회장은 “이미 EU는 마이크로칩 의무화 법안을 진행하고 있고 (반려동물 해외여행 관련) 국제 검역도 마이크로칩을 요구한다”며 “비문 인식의 신뢰도를 생애주기변화에 따라 100%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내장형 일원화를 제대로 시행해보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연숙 경기도 동물복지과장은 2025년 경기도에서 실시한 비문등록 시범사업 현황을 전했다.

특히 경기도 직영보호센터에서 장기 보호 중인 유기견 121두를 대상으로 비문등록 신뢰도를 검증한 시도가 눈길을 끌었다. 3주 간격으로 2회 촬영한 결과 동물 개체 재확인 일치율은 98.3%, 전체 DB에서 해당 개체 조회 일치율은 99.1%를 기록했다.

이연숙 과장은 “단기·소규모 표본에서 비문의 개체 식별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도 “보정이 완벽한 상태에서 촬영하여 검증했음에도 1% 정도는 불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노령, 만성질환 등의 영향을 반영한 장기추적 데이터가 부재하고, (비문) 등록개체수가 1백만 마리 이상일 때의 정확도나 속도도 검증되지 않은 점은 한계”라고 덧붙였다.

이연숙 과장은 “내장형 일원화를 적극 제안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생체인식의 조급한 도입 역시 경계했다.

내장형 동물등록도 8년의 시범사업을 거쳐 법제화된만큼 생체인식도 장기·대규모 표본을 통해 과학적·통계적 검증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 류도현 사무관은 생체인식에 대해 별도의 기술검증협의체를 운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재 7개 업체가 진행 중인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의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 안전성, 업체 간 데이터 공유·연계를 위한 기술표준 마련 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류 사무관은 “동물등록과 관련한 행정처분 등도 가능한만큼 1%대의 낮은 오수락률(FAR, False Acceptance Rate)이라도 해당되는 국민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새로운 제도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의 신뢰도를 검증하는 것과 더불어 실제로 비문을 동물등록에 활용하려면 여러 업체의 앱으로 생성되는 비문등록 정보를 하나의 통합된 DB로 모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업체마다 조금씩 다른 기술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목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애견연맹에서는 “현장에서는 내장형 마이크로칩도 인식이 안되는 경우를 많이 접한다”며 기술검증이 기존 내장형까지 함께 다뤄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한국반려동물보험연구소 심준원 대표

심준원 대표는 동물등록제가 반려동물보험(펫보험)의 활성화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동물등록 없이도 펫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동물등록 시 보험료를 소액 할인해주는 서비스도 마케팅 목적이라는 것이다. 일본 최대의 펫보험사인 애니콤도 마이크로칩 대신 동물의 사진과 보호자의 고지로 식별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심 대표는 “기술의 신뢰도 문제를 떠나 보험현장에서 동물등록은 그저 허들일 뿐”이라며 펫보험의 모럴해저드 문제에서도 동물등록과 관련한 식별은 주요한 원인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물등록제가 정말 필요한 제도라고 한다면,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국민이 주민등록을 하지 않으면 국민으로서 여러 권리를 행사하는데 큰 제한이 발생하는 것처럼, 동물등록제도 ‘안 했을 때 권리행사에 큰 제한이 있다’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다.

진 의원은 “반려동물 관련 정책 수요가 늘어나는만큼 동물등록데이터를 정확하게 확보해야 한다”면서 생체인식에 대해서는 “정확도가 100%가 아니라도 오차가 허용가능한 정도라면, 반려동물을 등록하는 여러 수단 중 하나로 보고 산업화의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클린룸 기술, 동물병원으로 들어오다

반도체 산업에서 사용되는 초정밀 공기질 제어 기술이 국내 동물병원 수술실에 도입되어 관심을 받고 있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와 공장자동화 공압기기 및 클린룸 FFU 전문기업 지상뉴매틱이 동물병원 전용 ‘수술실 양압·공기질 클린 환기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 것.

지상뉴매틱의 반도체 공정용 공기질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고려동물메디컬센터가 동물병원 특성을 반영해 수술 오염 관리, 털·분진·세균·비말 제거, 양압 유지, 청정기류 형성 등을 최적화했다.

HEPA(0.3㎛) 모델과 ULPA(0.1㎛급) 두 가지 라인업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병원 규모·수술 난이도·예산에 따라 최적의 구성 선택이 가능하다. 특히, 수술실 1개 기준 하루 안에 설치되는 시공 편의성으로 동물병원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공동 개발 프로젝트는 동물병원 감염관리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사람 병원 수준의 양압 수술실을 구축하려면 공조·덕트·필터 포함 최소 수천만 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다. 이러한 높은 비용 장벽 때문에 일선 동물병원에서 제대로 된 양압·클린룸 구축이 쉽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려동물메디컬센터와 지상뉴매틱은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 환경 유지 기술을 동물병원 환경에 맞춰 재설계했다.

동물병원 규모와 용도에 따라 HEPA형과 ULPA형 두 가지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개인 병원부터 중대형 메디컬센터까지 폭넓은 적용이 가능하다.

HEPA 모델(0.3㎛ 등급)은 대부분의 동물병원 수술 환경을 충족하는 표준형이며, ULPA 모델(0.1㎛ 등급)은 종양수술·정형·심장수술 등 고난도·고위험 수술실에 적합한 고급형이다.

ULPA 시스템은 반도체 FAB에서 사용하는 초정밀 공기여과 기술을 적용해 0.1㎛ 이하 초미세입자·세균·바이러스까지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특히, 병원 구조 변경 없이 설치할 수 있는 모듈형 양압·클린 에어 시스템으로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덕트 공사를 최소화한 설계 덕분에 수술실 폐장 없이 ▲1day 시공 ▲천장·벽체 철거 필요없음 ▲설치비용 및 유지비용 절감 세가지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일반 동물병원에서도 사람 병원 수준의 양압·청정도 기준을 갖춘 수술실을 손쉽게 마련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측은 “동물 수술실은 털, 분진, 장시간 개방된 절개창 등으로 인의 수술실보다 감염 위험이 높다”며 “HEPA·ULPA 두 가지 모델을 갖춘 이번 시스템은 수술부위 감염률 감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기술 기반 클린 수술실 시스템이 도입되면, 동물병원의 수술 안전성과 품질은 인의 수준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상뉴매틱 관계자는 “반도체 클린룸에서 축적된 기술을 동물병원 환경에 맞춰 경제적으로 고도화 했다”며 “향후 병원 규모별 맞춤형 솔루션도 추가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설치 모습

경산시수의사회, 11년 연속 이웃돕기 성금 기탁

경산시수의사회가 11년 연속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기부를 실천했다.

경산시수의사회(경상북도수의사회 경산시분회, 회장 백필수)는 12일(금) 경산시청을 방문해 희망2026 나눔캠페인에 동참하고자 조현일 경산시장에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이웃돕기 성금 5백만원을 기탁했다.

경산시수의사회는 45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제역과 럼피스킨 등 경산시 가축전염병 차단방역과 동물보호 정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백필수 경산시수의사회 회장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응원하는 마음으로 기탁한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발전과 이웃을 위한 나눔 활동에 지속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경산시수의사회의 따뜻한 동행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전해주신 정성은 경산시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소중히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방콕에서 제7차 아시아수의임상피부학회 개최…전문의 7명 신규 위촉

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김소현 이사장 항균·항생제 강의 모습

2025년 제7회 아시아수의임상피부학회(ASVCD) 콩그레스가 8~9일(월~화) 태국 방콕에서 열렸다.

태국수의피부학회(TAVD, Thai Association of Veterinary Dermatology)와 함께 열린 이번 콩그레스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태국, 중국, 인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각지에서 수의사 및 연구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은 한국수의임상피부학회(KSVCD, 회장 강종일)를 중심으로 임상, 학계, 산업계 인사 30여명이 참가해 활발한 학술 교류와 네트워킹을 펼쳤다.

8일 오전 개막식에서는 강종일 한국수의임상피부학회 회장(충현동물종합병원)이 공식 환영사를 전하며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강종일 회장은 이번 콩그레스에서 아시아수의임상피부학회(ASVCD) 회장으로 취임했다.

강 회장은 환영사에서 “임상 현장의 지혜와 최신 근거를 나누기 위해 아시아 각지에서 참석해 주신 수의사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임상피부과의 최신 근거와 실제를 균형 있게 조망하도록 구성된 강의들이 여러분의 진료 현장에 즉시 적용 가능한 통찰과 실천 해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콩그레스를 주관한 TAVD의 Chaiyot Tanrattana 회장과 조직위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이번 학술대회가 아시아 수의피부과 발전과 상호 신뢰 구축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동물과 보호자, 지역사회에 더 나은 피부과 진료를 제공하는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7회 ASVCD 콩그레스에 참가한 한국수의임상피부학회 회원들과 각국 대표단

이번 ASVCD 콩그레스는 ‘Cytology in Action’과 ‘Holistic Horizons in Dermatology’를 주요 주제로 세포학 기반의 진단, 통합의학적 피부관리, 행동학을 고려한 치료 접근 등을 다뤘다.

첫째 날에는 세포학을 집중적으로 다룬 심화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Canine and Feline Skin Cytology’ 저자인 Dr. Francesco Albanese가 메인 강연(8시간)을 했으며,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임상병리학 김용백 교수(KSVCD 고문)가 좌장을 맡아 실질적인 진단·해석 노하우를 공유했다.

둘째 날에는 박희명 교수(건국대학교)가 ‘아토피성 피부염에 대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강의했고, 강민희 교수(장안대학교)가 ‘피부에서 발생하는 Calcinosis Cutis 진단과 치료’에 대해 발표했다. 김소현 이사장(해마루 반려동물의료재단)은 항균제 스튜어드쉽 등 항생제내성과 관련된 최신 지견을 소개했다. 3명의 한국 연자 강의는 해외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또한, TAVD 회장인 Chaiyot Tanrattana 교수(출라롱콘대학교)가 식이알러지에 대한 최근 진단과 응용에 대해 발표했고, 이외에도 출라롱콘수의과대학의 여러 교수진이 개와 고양이의 약동학적 차이점, 피부질병에서 행동학적 치료에 대한 임상강의를 펼쳤다.

12월 7일 열린 ASVCD 집행부 회의

콩그레스 하루 전인 7일(일) 저녁에는 ASVCD 집행부 회의가 열렸다. 한국을 비롯해 인도, 중국, 태국, 베트남 대표단이 참석했다.

첫 번째 안건으로 각국 부회장단이 선출되며, 향후 ASVCD 운영을 책임질 지역별 리더십 구성이 마무리됐다. 두 번째 안건으로 (가칭)아시아수의임상피부과 저널 창간이 의결됐다. 인도 SKUAST의 S. R. Upadhyay 교수가 편집위원장으로 선출됐다. ASVCD는 곧 다양한 수의임상피부 증례와 연구 논문을 정기적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세 번째 안건으로는 아시아수의임상피부학회 인정전문의(ASVCD De Facto Diplomate) 공고와 지원 및 최종 선발 과정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강민희 전문의 관리위원장이 직접 보고했으며, 아시아수의임상피부과 전문의 제도의 향후 교육·인증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차기 ASVCD 콩그레스 개최지는 중국·한국·베트남 3개국이 조정해 유치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8일 저녁 웰컴 리셉션 행사에서는 아시아수의임상피부학회(ASVCD) 회장 이취임식이 열렸다. 전임 이기종 회장이 이임하고, 신임 강종일 회장이 취임하며 새 집행부 출범을 공식화했다.

신규 아시아수의임상피부학회 인정전문의 증서 수여식

신규 아시아수의임상피부학회 인정전문의(ASVCD 디팩토 전문의) 7명에 대한 자격 인증서 수여식도 열렸다.

한국 수의사 3명(강종일 원장, 채민주 원장, 송두원 원장)을 비롯해 인도 수의사 2명(Upadhyay 교수, Randhir Singh 교수), 중국 수의사 1명(Dr. Bo Zhao), 베트남 수의사 1명(Le Quang Thong 교수)에게 전문의 자격 인증서가 수여됐다.

한국수의임상피부학회 측은 “체계적인 전문의 양성 프로그램을 새롭게 갖춘 이번 전문의 선발은 각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높은 호평을 받았으며, 이는 이 학회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수의임상피부 분야의 교육 시스템이 아시아 수의계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또한, “기존 일본 수의임상을 중심으로 한 임상교육 전문의 시스템들이 국내 교수진과 임상가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종일 ASVCD 회장(가운데)이 제7회 아시아수의임상피부학회(ASVCD) 컨퍼런스에서 부스로 참여한 산업체 및 후원사 관계자들에게 감사패를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학회에 부스로 참여한 산업체 및 후원사에는 감사패가 수여됐다. 이를 통해 학술 단체와 산업계가 함께 반려동물 피부과 진료 수준을 끌어올리는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제7회 아시아수의임상피부학회 콩그레스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강종일 회장

강종일 회장은 “이번 ASVCD 콩그레스는 한국의 수의임상피부학 역량을 아시아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입증한 자리”라며 “국내외 연자들의 수준 높은 강연과 전문의 제도, 그리고 산업체와의 협력이 어우러져 반려동물 피부과 진료의 미래를 함께 그려가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KSVCD는 앞으로도 태국,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과의 학술 협력 확대, 공동 연구 추진, 연수교육 및 워크숍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 연계를 통해 아시아 임상수의피부과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수의임상피부학회는 이번 제7회 ASVCD 학술대회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임상수의사 대상 연수 프로그램 강화와 국제 학회와의 공동 세션 개최 등 후속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료 제공 : 한국수의임상피부학회(KSVCD)

[위클리벳 481회] 수의대생이 원하는 수의학 교육

얼마 전 국회에서 수의학교육 역량 강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국회에서 ‘수의학교육’ 만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 자리에서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수대협) 이은찬 회장이 패널 토론자로 나서 최근 수의대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과연 수의대생들은 현재 수의학 교육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었을까요? 또 어떤 교육을 원할까요??

위클리벳 481회에서 수의대생이 원하는 수의학교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출연 : 문희정 아나운서, 이학범 데일리벳 대표(수의사)

만성장병증, 왜 계속 재발할까? 21~22일 무료 웨비나에서 알아보세요

“반려동물의 만성장병증, 왜 치료를 했는데 계속 재발할까?”

10가지 실제 케이스를 중심으로 반려동물의 만성장병증 임상치료·식이 전략을 소개하는 무료 웨비나가 열린다.

K-펫푸드 전문기업 우리와주식회사의 멀티기능 처방식 ‘브이오엠 알엑스(V.O.M RX)’가 청담 장튼튼내과동물병원 한성국 원장을 초청해 만성장병증을 주제로 웨비나를 개최한다.

이번 웨비나에서 한성국 원장은 만성장병증의 개요(정의/진단)와 최신 경향을 소개한 뒤 ▲Refractory FRE cases(hydrolysed protein & home cooked diet) ▲Refractory cases에서 스테로이드 올바른 사용 ▲Human albumin의 부적절한 사용 ▲Asymptomatic hypoalbuminemia ▲Fiber-Responsive ▲만성 장병증과 Addison’s disease ▲Hypothyroidism and PLE ▲Lymphangitis ▲Stress and Chronic enteropathy ▲FMT responsive case & tips 10개의 케이스를 자세히 소개한다.

또한, 만성 장병증 환자 관리에서 중요한 보호자 교육 전략도 설명한다.

만성장병증 식이 케이스 관리가 어려운 수의사, 식이에 반응하지 않는 장질환 케이스를 자주 접하는 수의사, IBD·PLE·만성설사 등 소화기 케이스가 많은 수의사, 단일 단백질 식이의 실제 활용법이 궁금한 수의사, 스테로이드·식이·FMT 통합 치료가 궁금한 수의사, 보호자 상담과 식이 전환 안내를 체계화하고 싶은 수의사에게 추천된다.

브이오엠 알엑스 측은 “IBD, PLE, 만성 설사, 저알부민혈증 등 소화기 질환은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원인, 반응, 경과가 모두 달라 정확한 식이 전략과 프로토콜이 치료 성패를 가르는 질환”이라며 “이번 웨비나에서 10가지 실제 만성장병증 케이스 분석을 중심으로 임상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최신 식이 접근법, 진단·치료 프로토콜, 변이식(FMT) 실전 팁까지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웨비나는 12월 21일(일) 오전 10시부터 22일(월) 23시 59분까지 인벳츠를 통해 무료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인벳츠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본동물의료센터 온라인 증례발표회에 230여명 참가…6개 세션 운영

본동물의료센터가 10일(수) 2025년 증례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번 증례발표회는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됐으며, 전국에서 230여 명의 수의사가 참여했다.

증례발표회는 총 6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는 난이도 높은 다양한 케이스를 기반으로 최신 진단·치료 경험을 공유하며 실시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특히, 박신 과장이 발표한 고양이 구토 처치에서 브리모니딘을 점안으로 적용한 증례는 20개의 질문이 쏟아질 정도로 큰 관심을 받으며, 이번 발표회의 핵심 세션이 됐다.

박 과장은 기존 주사형 구토 유발제가 고양이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는 점을 보완하고자 비침습적인 점안 방식의 브리모니딘을 적용한 임상 경험을 공유했다. 브리모니딘은 빠른 구토 유발과 가벼운 진정 효과로 처치 후 상태 평가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이물 섭취 환자에게 유용하다. 다만, 심박수·혈압 변화 가능성이 있어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며, 고령 환자나 심혈관·전신질환 환자는 신중한 적용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다.

이외에도 △1년령 개 안와 횡문근육종 발생 증례(김기웅 원장) △소라페닙 투여 후 혈소판 기능 이상 증례(조윤성 과장) △양방향 척추 내시경을 이용한 요천추 감압술(김용선 원장) △안내 종양 국소절제 및 안구 보전 수술(조희종 부장) △뇌척수액을 따라 발생한 신경교종 전이 증례(박지운 과장) 발표를 통해 각 분야의 최신 임상 경험이 공유됐다.

김영범 원장은 “본동물의료센터는 의뢰 병원 원장님들과의 소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유튜브 라이브 증례발표회에서도 의뢰 병원을 포함한 많은 수의사 선생님과 실시간으로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눌 수 있었고, 오프라인보다 질문과 디스커션이 더욱 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증례발표회를 통해 희귀 케이스와 최신 치료 기법을 지속적으로 공유할 것”이라며 “의뢰 병원 대상 마케팅 컨설팅 서비스(네이버 플레이스, 블로그 등 세팅 지원)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본동물의료센터는 수의학 교육 플랫폼 ‘라이브벳(LiveVet)’을 통해 이번 증례발표회 다시보기를 제공할 예정이다.

본동물의료센터는 “앞으로도 정기적인 증례발표회를 통해 임상 정보 교류를 활성화하고, 다양한 전문 분야의 최신 지견을 나누며 국내 반려동물 의료 수준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 1단계’ 제2동물보호센터 준공

제주특별자치도 제2동물보호센터가 30일 준공된다. 제주도 제2동물보호센터는 생명존중 사회를 위한 핵심 인프라인 ‘제주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의 1단계 시설이다.

제2동물보호센터는 제주시 애월읍 어음2리에 연면적 999.59㎡(약 300평) 규모로 건립됐다. 총사업비 63억 원이 투입됐으며, 최대 300마리의 동물을 수용할 수 있다(적정 200마리).

센터에는 유기동물 보호실, 진료실, 입원실, 교육실 등이 갖춰져 종합적인 반려동물 복지 기능을 담당한다.

제주도는 “제2동물보호센터 준공으로 유기동물 보호와 입양 활성화가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려동물 행동 교정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체험 및 홍보 활동 등을 통해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 갈등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은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도민들이 늘어나면서 체계적인 반려동물 복지와 문화 기반시설 확충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도 생명존중과 동물복지의 가치를 행정 전반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는 제주시 애월읍 어음2리 일원 12,027㎡ 규모에 107억원을 투입해 조성된다. 이번에 완공된 제2동물보호센터에 이어 공설동물장묘시설과 반려동물 놀이공원이 추가로 생긴다.

499.77㎡ 규모의 동물장묘시설은 화장로 2기(50㎏), 유골봉안 200기, 추모실 2실, 안치실 등을 갖출 예정이고, 반려동물 놀이공원은 1,790㎡ 규모로 놀이시설, 음수대, 배변 수거함, 벤치 등이 만들어진다.

참고 자료 : 제주도 반려동물·유기동물 현황

“간효소 수치 상승은 간세포 손상을 의미.. 간 기능과는 관계없어”

베토퀴놀코리아가 12월 11일(목) 오후 9시 ‘개 간수치상승 진단접근법 및 관리법 업데이트’를 주제로 무료 웨비나를 개최했다.

이날 웨비나에서는 송우진 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 내과원장이 연자로 나서 간효소 수치 및 간기능 검사부터 간 질환의 다양한 분류와 원인별 치료 및 관리 원칙을 강의했다.

송우진 원장은 ‘간효소 수치 상승은 간세포의 손상을 의미할 뿐, 간 기능 자체를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ALT, AST, ALP, GGT 등 간수치의 의미와 특징을 설명한 뒤, “이들은 간기능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며 간 기능 평가를 위한 담즙산, 암모니아, 알부민 검사를 소개했다. “정상적인 혈청 효소활성도를 가진 환자에서도 간기능 검사는 비정상일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간 질환의 분류와 관리법도 상세히 강의했다.

간 질환은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통해 감별진단 목록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만성 간염은 감염, 약물 및 독소(구리 침착 등), 대사 이상, 면역매개성, 특발성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섬유화 및 간경화로 진행되면 문맥고혈압, 복수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는 원발 원인에 대한 특이적 치료와 공통적인 관리 방법으로 나뉜다.

모든 간 질환에 공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보조제 성분으로는 실리마린(Silymarin, milk thistle), UDCA(Ursodeoxycholic acid, UDA, Ursodiol), 비타민-E, SAMe(S-adenosylmethionine) 등이 있다.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는 만성간염 진단·치료 컨센서스를 통해 개 만성 간염 치료에 사용하는 간보호 약물로 4가지 성분을 언급하고, 각각의 특징을 비교한 바 있다.

Hepatoprotective medications used in the treatment of chronic hepatitis in dogs(ACVIM consensus statement on the diagnosis and treatment of chronic hepatitis in dogs, 2019)

송우진 원장에 따르면, 실리마린은 간질환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간보호제로 안전역이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SAMe는 글루타치온 전구체로 일반적으로 공복에 투여해야 흡수가 잘되고, 분자가 불안정해 투여 직전에 개봉하는 것이 추천된다. 그래서 갈아서 주는 것도 권장되지 않는다.

베토퀴놀의 젠토닐(Zentonil®)은 이러한 한계점을 잘 극복해 냈다. 하나씩 캡슐링되어 있고, 기호성이 좋아서 급여가 편하고, 분자 구조의 불안정성을 해소했기 때문에 반려동물이 씹어먹거나 제품을 갈아서 먹여도 효과가 잘 유지된다고 한다. 실제 반려동물 환자에 투약했을 때 혈중 농도가 잘 유지된다는 데이터도 있어 더 신뢰할 수 있다.

베토퀴놀코리아 젠토닐 어드밴스(Zentonil® Advanced)는 실리마린의 주요 활성성분인 실리빈(silybin)과 SAMe가 함유되어 있는데, SMAe는 200mg 고용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송우진 원장은 마지막으로 무증상 간수치 상승 환자, 당뇨병을 가진 환자, 간문맥 혈전증을 동반한 구리중독 만성간염 환자 총 3개의 케이스를 소개하고, 초기 진단과 관리가 간질환 환자 예후에 미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웨비나는 역대 최고 수준의 관심을 받으며, 순시청자 수 1천명을 돌파하는 역대급 성과를 거두고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송우진 원장은 사전 녹화된 웨비나가 송출되는 동안 직접 댓글창으로 실시간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웨비나 내내 구체적인 케이스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송 원장은 웨비나 종료 이후까지 시간을 할애해 참가자들의 질문에 성심껏 답변했다.

베토퀴놀코리아 측은 웨비나에 참석하고 종료 설문에 참여한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기프티콘을 증정했다. 올해 웨비나를 모두 마무리한 베토퀴놀코리아는 내년에도 수의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웨비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한국 찾은 스웨덴케어 CEO “한국 반려동물 구강 케어 시장 주목”

글로벌 펫 헬스케어 그룹 스웨덴케어의 CEO가 최근 한국을 방문, 10년 이상 이어온 한국 파트너십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스웨덴케어(Swedencare)는 글로벌 펫 헬스케어 그룹으로, 강아지·고양이·말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건강관리 제품을 개발·생산·판매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ProDen PlaqueOff®는 독자적인 해조 성분 A.N ProDen®을 기반으로 하는 반려동물 치석·치태 및 구취 관리에 특화된 ‘먹는 구강케어’ 제품군이다.

현재 스웨덴케어는 NaturVet®, Innovet, Pet MD®, Rx Vitamins®, nutravet®, Riley’s®, ProDen PlaqueOff® 등 여러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애니멀 헬스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전 세계 약 70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스웨덴케어 Håkan Lagerberg 대표(CEO)가 한국 공식 파트너사인 ㈜신기사를 방문했다. 신기사 반려동물사업팀의 주선으로 Lagerberg 대표와 짧은 인터뷰를 진행, 한국 보호자와 수의사에게 전하는 메시지, ProDen PlaqueOff® 브랜드의 철학, 그리고 신기사와의 파트너십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Q. 먼저, 한국의 반려인·수의사들에게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스웨덴케어의 CEO Håkan Lagerberg입니다. 한국에 올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한국에서 저희 제품과 브랜드를 선택해 주시고, 판매를 통해 소개해 주시는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 덕분에 한국에 저희 제품을 사용하는 많은 만족한 고객들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Lagerberg 대표는 한국을 “제품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고, 성장 가능성이 큰 중요한 시장”이라고 평가하며, “한국 소비자와 수의사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품질과 책임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Lagerberg 대표는 신기사를 “한국에서의 첫 파트너”라고 소개했다.

“신기사는 약 10년 전부터 저희 제품의 한국 유통을 맡아 온 파트너입니다. 한국에서 저희가 처음으로 함께한 파트너이기도 하고, 그 이후로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왔습니다. 신기사는 그동안 저희 제품을 한국 시장에 잘 소개하고, 많은 고객에게 알리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한국 시장의 특성상 현지 파트너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신기사가 스웨덴케어의 브랜드와 제품 메시지를 한국 상황에 맞게 충실히 전달해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Q. ProDen PlaqueOff®는 어떤 기능성을 가진 브랜드인가요?

Lagerberg 대표는 ProDen PlaqueOff®를 반려동물의 구강 건강을 위한 오랄케어 제품군으로 정의했다.

“플라그오프는 반려동물을 위한 구강케어 제품입니다. 다른 많은 구강케어 제품과 비교했을 때 특별한 점은 전신적인(systemic) 효과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반려동물이 저희 플라그오프 제품을 섭취하면 몇 주가 지난 뒤부터 전신적으로 작용해 구강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치태가 새로 형성되는 것을 억제하고, 이미 쌓여 있는 치석은 점차 분해되어 줄어들도록 돕습니다.”

즉, 단순히 치아 표면에만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섭취 후 체내에서 작용해 치태(plaque) 형성 억제 및 치석(tartar) 축적을 돕는 ‘먹는 구강케어’라는 점이 ProDen PlaqueOff® 브랜드의 핵심이라고 설명이었다.

Q. 한국에서 ProDen PlaqueOff®를 처음 사용하는 보호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제품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Lagerberg 대표는 ProDen PlaqueOff® Dental Care Bone(덴탈 케어 본)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처음 사용하시는 분들께는 프로덴 플라그오프 덴탈 케어 본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반려견에게 주기 좋은 재미있는 간식이기도 하고, 기계적인 효과와 전신적인 효과, 두 가지(dual effect)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반려견 입장에서는 즐겁게 씹어 먹을 수 있는 트릿이고, 보호자 입장에서는 놀이와 구강케어를 함께 할 수 있는 옵션입니다.”

플라그오프의 오리지널 포맷인 파우더 제품도 처음 시작하기에 좋은 선택이라고 밝혔다.

“저희의 오리지널 제품인 파우더 타입 역시 사용하기가 매우 쉽습니다. 사료 위에 정해진 급여량만큼 뿌려 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보호자분들이 일상에서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제품입니다. 그래서 덴탈 케어 본과 파우더, 두 제품 모두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Lagerberg 대표는 보호자와 반려동물의 생활 패턴, 기호성에 따라 두 제품 중 편한 방식으로 시작해 보기를 권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신기펫케어 고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Lagerberg 대표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한국 고객과 파트너사에 대한 감사 인사를 다시 한번 전했다.

“저희 제품을 사용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 시장은 신기사와 함께 매우 긍정적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한국에서 반려동물의 치아와 구강 건강을 잘 관리하려는 관심이 해마다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게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스웨덴케어가 신기사와 긴밀히 협력하여, 한국 반려동물의 구강 건강 향상에 기여하겠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본사가 한국 시장과 파트너사인 신기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먹는 구강케어 브랜드’ ProDen PlaqueOff®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었다.

스웨덴케어는 ProDen PlaqueOff®를 포함한 구강케어 포트폴리오를 개발·공급하고, 신기사는 한국에서 이를 보호자와 수의사에게 전달하는 공식 파트너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동물병원에서 보호자 교육용 자료나 홈케어 솔루션으로 활용 가능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수의사들의 관심이 필요한 브랜드로 평가된다. 국내 수의사·동물병원 입장에서는 ProDen PlaqueOff® 관련 제품 정보와 공급 채널을 검토할 때 ‘스웨덴케어–신기사’ 라인이 공식 축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함안군수의사회, 11년 연속 지역 장학기금 기탁..누적 2500만원

경상남도 함안군수의사회(회장 조복제)가 9일(화) 함안군장학재단(이사장 조근제 함안군수)을 방문해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기금 300만 원을 기탁했다.

이날 기탁식에는 함안군수의사회 조복제 회장, 변정수 부회장, 김재민 총무가 참석해 조근제 함안군수에게 지역 교육 발전과 인재 양성에 힘을 보태고자 하는 뜻을 전하며 장학기금을 전달했다.

조복제 회장은 “작은 나눔이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근제 함안군수는 “장학재단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드리며, 기탁금은 학생들을 위한 장학 사업에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함안군수의사회는 2015년부터 해마다 장학기금을 기탁하며 지역 인재 육성에 꾸준히 동참해 왔으며 현재까지 총 2,500만 원을 전달했다.

동물 치료와 방역, 위생, ‘좋은 죽음’까지..수의학의 윤리적 틈새를 파고들다

서울대학교 수의인문사회학 교실이 12월 6일(토) 서울대 수의대 스코필드홀에서 수의인문사회학 국제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동물과 맞닿는 삶 속 인간-동물 관계(At the Animal Contact Zone)’를 주제로 내건 이날 심포지움은 서울대 수의대 수의인문사회학 천명선 교수팀이 주최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생 주도 국제 심포지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오스트리아, 독일, 캐나다 등 해외의 신진 연구자들을 초청했다.

연자들은 인간동물학, 수의인문사회학의 이론적 틀을 동물 의료와 인간-동물 관계의 구체적 현장에 대입해 실증적 검증을 시도했다.

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으로 인해 촉발된 멸종위기종 산양의 집단 폐사부터 도축장과 동물병원에서 만나는 농장동물·반려동물의 죽음, 강한 애착이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과 죄책감으로 돌아오는 반려동물 돌봄 부담, 경제적 가치 미달로 도태되는 가축들, 유해야생동물을 막으려 덫을 놓는 농민의 슬픔까지 수의학이 간과해온 윤리적 틈새를 도전적으로 파고들었다.

심포지엄의 문을 연 김기흥 교수(포스텍, 인문사회학부)는 멸종위기종 산양의 대량 폐사 사건을 사회학적 시선으로 재구성했다.

2023-2024년 겨울 산양 전체 개체 수 추정치의 약 70%에 달하는 990마리가 폐사했다. 김 교수는 이 사건을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과학적 상상력이 초래한 ‘공간 통제’의 비극”으로 정의했다. 1980년대부터 이어진 복원 사업으로 1,600여 마리까지 회복되었던 산양의 성과는 불과 한 번의 겨울 만에 무너져 내린 것이다.

정부는 이를 ‘기후변화에 따른 폭설’ 탓으로 설명했으나, 김 교수는 ASF 차단을 위해 설치된 총 연장 2,800km의 방역 울타리에 주목했다. 바이러스와 멧돼지의 이동을 막기 위해 국토를 물리적으로 분획한 ‘공간 기반 방역(Space-based quarantine)’ 정책이 산양의 이동을 물리적으로 차단하여 집단 폐사를 야기한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의 ‘접촉지대(Contact Zone)’ 개념을 빌려 이 현상을 분석했다. 인간과 비인간이 상호 작용하며 공존해야 할 공간을 질병 통제를 목적으로 설치된 울타리가 ‘비움(Evacuating)’과 ‘분리(Segregation)’의 공간으로 변질시켰다는 지적이다.

그는 인간중심적 방역 편의주의가 생태계의 복잡성을 무시하고 공간을 통제하려 할 때, 생태적 공존의 기반인 접촉지대가 붕괴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울타리 부분 개방 등의 조치가 시민사회와 연구자들의 데이터 추적 및 문제 제기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인간과 비인간이 서로 반응하며 관계를 맺는 ‘응답 능력(Response-ability)’을 회복하는 과정”으로 해석됐다. 그는 일방적 통제와 배제가 아닌 다종(Multi-species) 간의 마주침이 가능한 공간으로서 ‘접촉지대’의 확장 필요성을 역설했다.

   

필수적이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도축장 수의사

첫 번째 연자로 나선 요한나 카그 연구원(Johanna Karg, 오스트리아 빈 수의대)은 ‘존경받는 전문직’이라는 수의사의 높은 위상 이면에 가려진, 도축장 수의사의 철저히 ‘비가시화(Invisibility)’된 노동 현실을 조명했다.

그는 대중이 수의사를 ‘하얀 가운을 입은 치료자’로만 인식한다고 분석했다. 피와 죽음(Killing)이 일상화된 도축장의 현실은 인지적으로 소거된다는 것이다.

공간적·담론적으로 배제된 도축장 수의사의 노동은 사회적으로 필수적임에도 기피되는 ‘더티 워크(Dirty Work)’로 간주된다. 도축장 수의사는 ‘식탁의 안전과 공중보건을 책임지는 핵심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사회적 인정(Recognition) 대신 직업적 정체성의 혼란과 ‘낙인(Stigma)’을 감내해야 한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도축검사관 업무를 담당해야 할 수의사 공무원이 부족해지면서 퇴직 공무원을 중심으로 민간 공수의를 검사관으로 위촉하는 해법까지 강구할 정도다.

카그 연구원은 이러한 괴리를 좁히기 위한 해법으로 ‘투명성(Transparency)’과 ‘내부의 성찰’을 제시했다. 단순한 대외 홍보를 넘어, 수의사 사회 내부에서부터 도축장 수의사의 역할과 윤리적 가치를 재평가하는 치열한 토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의사가 집행하는 ‘죽음’의 지도를 그리다

이어 마크 J. 부벡 연구원(Marc J. Bubeck, 독일 포츠담 대학)은 수의학적 ‘죽음(Death Work)’의 양상을 사회학적으로 체계화했다.

그는 17명의 수의사 심층 인터뷰를 통해 ‘좋은 죽음(Good Killing)’이 ▲실천적(Practical, 기술적 정확성) ▲정서적(Emotional, 감정 관리) ▲규범적(Normative, 정당성) 차원에서 동물의 사회적 맥락에 따라 어떻게 재구성되는지 규명했다.

부벡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안락사는 보호자의 충분한 작별을 통해 비로소 ‘마지막 돌봄’으로서의 가치를 획득한다. 반면, 실험동물 현장에서는 감정을 절제하며 ‘과학적 기여’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우고, 농장동물의 죽음은 경제적 한계 상황에서 ‘방치보다는 빠른 안락사가 차악’이라는 논리로 합리화된다.

그는 “현장에서 동물의 지위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혼란스럽고 유동적(Empirical messiness)”이라고 전했다. “수의사는 단순히 죽음을 집행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이 복잡한 맥락 속에서 끊임없이 ‘죽음의 정당성’을 협의하고 동물의 사회적 지위를 규정하는 주체”라고 강조했다.

부벡은 죽음의 노동을 금기시하지 않고, 도덕적 협상이 이루어지는 전문성의 핵심 영역으로 인정할 것을 제언했다. 수의계와 사회 전반에서 이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죽음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의학적 해석학’으로 바라본 수의사의 동물 진료

최유진 연구원(서울대 수의인문사회학 연구실)은 기존 수의학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지적했다. 정보 수집과 보호자 설득이라는 ‘기능적 기술(Skill)’에 치중한 나머지, 정작 치료의 본질인 ‘동물의 몸(Lived Body)’을 소외시켰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대안은 ‘의학적 해석학(Medical Hermeneutics)’이다. 이는 진료를 ‘환자라는 텍스트’를 독해하여 ‘공유된 이해(Shared understanding)’에 도달하는 과정으로 재정의한다.

동물 암환자 진료 현장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진료 단계를 재구성한 시도도 소개했다.

가령 문진(History Taking)은 단순한 정보 수집을 넘어 보호자의 삶과 동물의 변화를 연결하며 ‘우리(We)’라는 치료적 연대감을 쌓는 과정이다.

신체 검사(Physical Exam)와 진단 검사(Diagnostic Data)의 의미 차이도 선명하게 부각했다.

신체검사는 수의사가 동물의 몸과 직접 교감하는 순간이다. 이때 동물의 몸은 수동적 객체를 넘어, 수의사의 윤리적 판단을 이끄는 ‘능동적 참여자(Active participant)’가 된다. 진단 검사는 객관적이고 ‘확장된 시각’을 제공하나, 그 자체로 완벽한 정답은 아니다. 최 연구원은 “데이터는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어, 여전히 수의사의 주관적 해석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과학적 데이터는 진료의 우위가 아니라 일부일 뿐”이라며, “수의학적 만남은 보호자의 서사, 동물의 살아있는 몸, 진단 데이터가 통합되어 환자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해 나가는 다층적인 해석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동물 안락사 상황에 놓인 보호자의 이중적 태도

스벤야 스프링어 박사(오스트리아 빈 수의대)는 말(Horse) 안락사를 둘러싼 보호자의 심리를 사회학적으로 포착했다.

그는 말의 안락사를 단순한 의료 행위가 아닌 ‘사회적 사건’으로 전제했다. 소동물과 달리 마구간이라는 개방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며, 승마 커뮤니티 등 타인의 시선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스프링어 박사는 보호자들이 겪는 ‘인지적 부조화(Ambivalence)’에 주목했다. 설문 결과 응답자의 80%는 안락사 옵션에 감사를 표했으나, 동시에 약 30%는 근본적인 반대 의사를 드러내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특히 젊은 여성 보호자 계층에서 심리적 갈등이 두드러졌다. 이들은 안락사 후 죄책감과 비탄(Grief)을 타 집단보다 유의미하게 높게 느꼈다. 스프링어 박사는 이를 여성을 주된 ‘돌봄 수행자(Caring gender)’로 여기는 사회적 맥락 탓으로 해석했다. 이러한 인식이 안락사 결정에 대한 도덕적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보호자가 수의사에게 기대하는 역할 또한 역설적이다. 정서적으로는 안락사 전후 ‘충분한 작별의 시간(82%)’을 원했으나, 기술적으로는 과정이 ‘신속하게(78%)’ 끝나기를 바랐다. “보호자는 기술적으로 고통 없는 죽음을 원하면서도, 정서적으로는 충분한 애도 과정을 필요로 한다”며 수의사의 역할을 재정의했다.

스프링어 박사는 수의사가 단순한 ‘시술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호자의 결정이 최선이었음을 지지해 주는 ‘도덕적 위안자(Moral comforter)’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역할을 수행할 때 비로소 보호자의 죄책감을 덜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려동물에 대한 강한 애착이 돌봄 강박과 죄책감으로 ‘애착의 역설’

주설아 박사(서울대 수의인문사회학)는 한국 반려동물 양육자 2,002명(분석 대상 주 양육자 1,69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호자가 체감하는 ‘돌봄 부담(Caregiver Burden)’의 실체와 사회적 배경을 조명했다.

주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보호자들의 평균 돌봄 부담 점수는 11.4점(7-item Zarit Burden Interview)에 달했다. 이는 홍콩의 ‘반려동물 암 환자’ 보호자 평균(9.8점)을 상회하는 수치로, 한국 보호자들이 겪는 심리적 압박의 강도를 시사한다.

부담을 가중시키는 핵심 요인으로는 보호자와 동물의 낮은 연령, 만성질환 여부와 함께 ‘입양 전 준비 부족(51.8%)’과 초기 적응의 어려움, 이웃 갈등 등이 꼽혔다. 

특히 한국 사회 특유의 ‘규범적 압박(Normative Pressure)’이 낳은 ‘애착의 역설’이 청중의 주목을 받았다.

주 박사는 높은 애착이 양육의 기쁨이 되는 대신, ‘완벽한 돌봄’을 수행해야 한다는 강박과 죄책감(Guilt)으로 변질되어 오히려 심리적 부담을 키운다고 진단했다. 미디어와 사회가 요구하는 높은 기준이 보호자들을 끊임없는 자기 검열과 타인의 시선 속에 가두는 기제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주 박사는 “돌봄 부담은 단순히 돌봄 비용과 같은 하나의 요인에서만 야기되는 것이 아닌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결과”라며 기존의 환원주의적 시각을 비판했다. 연구 결과 높은 돌봄 부담은 보호자의 삶의 질(Quality of Life) 저하로 직결되며, 이는 다시 돌봄 부담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는 양방향적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해법으로 ‘입양 전 교육(Pre-adoption education)’과 ‘맥락을 고려한 관계 중심적 지원(Relational, context-sensitive support)’을 제시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보호자와 동물의 안녕(Wellbeing)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사회적 지지 시스템과 수의사의 역할 확대를 촉구했다.

   

태어나자마자 도축·방치되는 ‘소외된 동물들’

3부의 문을 연 사라 E. 볼튼 박사(Sarah E. Bolton, 캐나다 UBC)는 현대 식량 생산 시스템에서 경제적 가치 미달로 주변부로 밀려난 ‘소외된 동물(Marginalized animals)’들의 취약성을 구조적으로 진단했다.

볼튼 박사는 호주 낙농 산업의 ‘잉여 송아지(Surplus calves)’ 문제를 화두로 던졌다. 젖소는 우유 생산을 위해 매년 출산을 해야 하지만, 이때 태어난 수송아지나 잉여 암송아지는 착유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가치 없는 존재’로 분류된다. 이들은 생후 5일 만에 도축(Bobby calf)되거나 열악한 환경에 방치되는 등 심각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그는 근본 원인으로 ‘도덕적 고착(Moral Lock-in)’을 꼽았다. 농장주들 또한 갓 태어난 송아지의 죽음에 윤리적 불편함을 느끼지만, 소고기 가격 변동과 같은 거대 경제 시스템이 그들을 비윤리적 선택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데이터 분석 결과, 소고기 가격 하락과 잉여 송아지의 조기 도축률 급증 사이에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볼튼 박사는 “가치에 따른 동물의 주변화는 개별 농가의 윤리성에 호소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힌 ‘사악한 문제(Wicked Problem)’라는 것이다.

해법으로는 농장 단위를 넘어선 거시적 접근인 ‘생태학적 시스템 이론(Ecological Systems Theory)’을 제시하며, 전체 가치 사슬(Value chain) 차원에서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농작물 지키려 야생동물 덫 놓는 농민들에게도 슬픔은 있다

마지막 연자로 나선 김동윤 연구원(서울대 수의인문사회학)은 ‘야생동물 친화적 농작물 피해예방시설(WFEFs)’ 도입에 대한 농민들의 태도를 분석했다. 단순한 물리적 차단을 넘어, 인간과 야생동물의 공존을 위한 기술적·정책적 대안을 모색했다.

김 연구원은 먼저 농가에서 널리 쓰이는 ‘그물망’의 폐해를 진단했다. 그물망은 멧돼지나 고라니 같은 지정유해동물 뿐 만 아니라 노루나 오소리는 물론, 산양 등 멸종위기동물까지도 얽혀 죽게 만드는 ‘생태계의 덫’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농민들이 그물망을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했다. 바로 ‘차단력(37.1%)’과 ‘내구성(16.8%)’이라는 실용성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농민들의 내면에서 변화의 단초를 발견했다. 설문 결과 농민들은 야생동물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그물망에 걸려 죽거나 다친 동물을 목격했을 때는 ‘슬픔(13.9%)’을 느끼는 양가성을 보였다. 작물 피해는 줄이지만 야생동물은 잘 살아야 한다는 농민들의 이러한 측은지심이 야생동물 친화적 농작물 피해예방 시설 도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보조금의 역설’이 눈길을 끌었다. 농민들에게 보조금 관련 언급 없이 야생동물 친화적 예방 시설 도입 의향만을 물었을 때 66.5%가 긍정적이었으나, ‘정부 보조금 50% 지급’ 조건을 제시하자 오히려 설치 의향이 52.5%로 감소한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일부 전통주의적 성향을 가진 농민들은 보조금을 혜택이 아닌 ‘외부적 간섭’이나 ‘정부의 통제’로 인식할 수 있으므로 야생동물 정책에서 보조금이 심리적 저항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김 연구원은 “행정 편의주의적 보조금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민을 계몽의 대상이 아닌 ‘공감의 주체’로 재정의하고, 그들의 측은지심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치 비용 500만 원 미만의 저비용 기술 개발 ▲농민 정서를 고려한 공감 기반 교육 ▲농민 개별적 설치 대신 마을 단위나 인접 농경지 단위로 설치하도록 지원하는 전략을 제시하며, 기술과 정서가 결합된 통합적 해법을 제안했다.

김민지 기자 jenny030705@naver.com

전남대 수의학과 이민석·우도휘 학생팀, 전국 축산유통 경진대회 ‘우수상’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생들이 전국 규모의 축산물 유통 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 학교의 명예를 드높였다.

전남대 수의대 본과 3학년 이민석, 우도휘 학생과 지도교수 유대성 교수(수의공중보건학교실)로 구성된 ‘Vetify(베티파이)’ 팀이 11월 21일(금)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15회 대학생 축산유통 경진대회’ 본선에서 기획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과 (사)한국서비스경영학회가 공동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한 이번 대회는 미래 축산유통을 이끌어갈 인재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국내 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28개 대학에서 총 67개 팀이 참가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으며, 1차 심사를 거쳐 최종 선발된 12개 팀이 본선 발표평가에 진출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전남대 수의대 이민석, 우도휘 학생

Vetify 팀은 본선 무대에서 ‘축산물 인증의 가치 공백을 채우다: 공중보건 가치 인증 시스템’을 제안해 심사위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들은 현행 마블링 중심의 등급제가 축산물의 ‘맛’은 보증하지만 항생제내성과 같은 ‘공중보건학적 안전’ 정보는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전자처방시스템(e-VAS)과 축산물 이력제 데이터를 연동하여 소비자가 손쉽게 항생제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Vetify 인증 시스템’을 제안했다.

특히, 규제가 아닌 시장 인센티브를 통해 농가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데이터 투명성’을 바탕으로 배양육 및 수입산 축산물에 대응하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아이디어의 독창성과 실현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유대성 지도교수는 “수의학과 학생들이 국내 축산 분야의 중요한 생산 유통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통해 본 경진대회를 공모했고, 수의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중보건학적 난제인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해 기쁘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훌륭한 수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격려했다.

한편, 이번 수상으로 Vetify 팀은 상장과 상금뿐만 아니라 향후 축산물품질평가원 채용 시 서류전형 가점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박연우 기자 pyw2196@naver.com

인공지능에 미친 수의사, ‘Code for Life’ 춘옥컴퍼니 허찬 대표를 만나다

최근 흥미로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2025년 기술사업화 비즈니스모델(BM)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에스동물메디컬센터·에스동물암센터 허찬 원장님이 창업한 회사가 장관상을 받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내가 아는 허찬 원장님이 맞나?’ 싶었는데, 아이디어 명칭에 ‘수의학’이 있는 것을 보고, ‘허찬 원장님이 맞구나’ 생각했습니다.

평상시에도 ‘공학도 같다’, ‘인공지능(AI)을 잘 아는 것 같다’, ‘천재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창업한 회사로 장관상까지 받다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허찬 원장님을 만나 ‘AI에 왜 이렇게까지 진심인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에스동물암센터 허찬입니다. 지난 3년간 정말 바쁘게, 하지만 즐겁게 지냈습니다. 병원 내 방사선 치료 시스템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고, 개인적으로는 수의학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여러 가지 새로운 도전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네, 사실 제가 원래 얼리어답터 기질이 있습니다. AI는 GPT-3가 나오기 전 초창기 모델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GPT-3를 처음 접하고 말 그대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코딩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당시엔 AI 코딩 툴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때라, 매일 4시간씩 주 5일, 두 달 동안 ‘Print(Hello World)’부터 시작했습니다.

코딩과 API 활용법을 익히고 나니 만들고 싶은 게 많아지더군요. 처음에는 GPTs를 활용해 수의학 논문을 번역하고 요약해 주는 툴을 만들어 ‘허찬천재’라는 장난스러운 이름을 붙여 동료들에게 공유했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뜨거웠습니다.

이후 한국동물병원협회(KAHA) 최이돈 회장님의 제안으로 이사진에 합류하게 되었고, 수의학과 산업의 혁신을 위해 데이터와 AI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어필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농식품부와도 데이터 구축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저뿐만 아니라 많은 수의사분이 뜻을 모아주고 계십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에이아이포펫’ 같은 수의학 솔루션부터 제미나이(Gemini), 챗GPT 같은 범용 LLM까지 다양하게 활용하며 매월 구독료만 50만 원 넘게 쓰고 있습니다.

코딩 학원을 수료하고 나니 공학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 유니스트(UN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MOT)에 입학했습니다. 공학을 베이스로 한 MBA 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코딩, 데이터 분석, 회귀분석, 벡터 등 공학적 지식과 경영을 함께 배웁니다. 주 3회 수업에 과제도 많지만 재미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필리프 아기옹의 ‘창조적 파괴의 힘’과 관련된 ‘Science of Science(과학의 과학)’ 과목에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계량서지학을 활용해 논문의 흐름을 분석하는 분야인데, 지도 교수님과 함께 수의종양학 논문들을 분석하며 새로운 논문을 준비 중입니다. 병원 경영과 임상 연구 모두에 큰 도움이 되는 과정이라 동료 수의사분들께도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환자별 맞춤 치료를 지원하는 수의학 AI 모델’을 프로그래밍하여 시연했습니다. 각 대학 교수님들의 추천을 받은 14개 팀이 본선에 올랐는데, 유니스트 대표로 출전하여 감사하게도 최우수상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의학 AI의 필요성과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뻤습니다.

2025 기술사업화 비즈니스모델 아이디어 경진대회 장관상을 받은 허찬 원장(사진 오른쪽)

‘6차 대멸종을 막는 수의학 AI Agent’를 개발하는 기업, 춘옥컴퍼니입니다. ‘춘옥’은 부모님의 성함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었습니다. 부모님의 이름을 건 만큼 윤리적이고 따뜻한 기술을 만들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습니다.

저는 피터 싱어의 동물 해방론에 공감하는 공리주의자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똑똑한 AI가 아니라, 동물의 행복 총량을 늘리는 ‘공리주의적 수의학 AI’를 지향합니다. 기술적으로는 Llama, Qwen 같은 오픈소스 모델을 수의학 데이터로 정교하게 미세조정(Fine-tuning)하여 사용합니다. 특히 서울대 수의인문사회학교실 천명선 교수님 팀과 협력하여 주기적인 윤리 검증을 거침으로써, AI의 성격을 윤리적으로 ‘길들이는’ 과정을 거칠 겁니다.

지난 9월 창업 후, 10월 첫 IR을 통해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투자를 유치했고, 이어 11월에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되었습니다. 덕분에 2년간 7억 원의 R&D 자금을 확보하여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팁스 선정 과정에서 수의사 선생님들의 구매의향서 130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단 24시간 만에 모인 동료들의 지지가 심사위원들에게 시장의 니즈를 확실히 증명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맞습니다. 종양학은 무엇보다 EBM(근거 중심 의학)이 생명입니다. 정확한 근거를 찾기 위해 논문을 검색하고 책을 뒤지는 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런데 범용 LLM은 그럴듯한 거짓말(할루시네이션)을 너무 잘해요. 내가 원하는 내용과 딱 맞는 논문을 찾아주면 십중팔구 존재하지 않는 가짜 논문이죠.

그래서 RAG(검색 증강 생성) 기술에 주목했습니다. 쉽게 말해 AI에게 ‘우리 도서관(검증된 자료)에 있는 책만 보고 대답해’라고 제한을 거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니 거짓말은 획기적으로 줄고 전문성은 높아졌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ChatS’라는 병원 전용 AI를 만들어 원내에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울산에 7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는 뉴스를 보고 운명처럼 느껴졌습니다. ‘어차피 AI 시대가 온다면, 외부 기술에 휘둘리지 말고 수의사가 주도하는 윤리적인 AI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죠. AI 리터러시 교수로 재직 중이던 친동생을 설득해, 동생이 학교를 그만두고 풀타임으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동물병원을 11년간 운영하며 직원이 7명에서 120명으로 늘었습니다. 스타트업은 이제 3개월 차지만, 본질은 같다고 느낍니다. 저는 병원 경영에서 세 가지 원칙을 지킵니다.

첫째, 미션에 맞지 않는 의사결정은 하지 않는다.

둘째, 모든 거래는 상호 이득이 있어야 한다.

셋째, 결정보다 실행이 더 중요하다.

이 원칙은 스타트업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다만 스타트업은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잘 갖춰져 있습니다. 특히 팁스(TIPS) 같은 프로그램은 기술력을 검증받는 좋은 관문입니다. 많은 투자사가 반려동물 시장이 작다고 우려했지만, 저희는 유니스트와 팁스 IR을 통해 저희의 가설을 검증받으며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수익화가 가능한 꼭 필요한 기술’임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달 열린 반려동물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 국회토론회에 참석한 허찬 대표(KAHA 경영혁신특별위원장). 이 자리에서 수의사 주도 전국단위 진료 빅데이터 구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현직 원장이 스타트업을 병행하면 투자를 받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오히려 1개월 만에 투자 유치와 팁스 선정, 장관상 수상까지 이뤄냈습니다. 그만큼 수의학 바이오산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내년 하반기 정식 출시를 목표로, 수의학 파운데이션 모델을 완성한 뒤 내과, 외과, 영상의학 등 전문 분야별로 특화된 모델을 증류(Distillation)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미국의 의료 현장을 보면 “The future of EHR is without EHR(전자차트 없는 차트의 미래)”라는 말이 나옵니다. 진료실에 들어서는 순간 AI가 대화를 듣고 차트를 작성하며, 검사 결과 판독부터 처방 추천, 근거 논문까지 꼼꼼히 제시해 줍니다. 의사는 환자와 눈을 맞추고, AI가 제안한 처방을 최종 검토하여 승인만 하면 됩니다. 많은 연구에서 오진이 줄고 성과가 늘어났습니다.

저희가 꿈꾸는 미래도 같습니다. AI는 수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수의사의 능력을 ‘증강(Augmentation)’ 시켜주는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오진과 실수는 줄이고, 수의사는 진료 본연의 가치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은 융합의 시대입니다. 수의학이라는 탄탄한 도메인 지식 위에 공학적 사고가 더해지면 전무후무한 경쟁력을 갖춘 ‘블루오션’이 열립니다. 동시다발적인 혁신을 통해 수의학 산업의 파이를 키워야 합니다.

저보다 훨씬 똑똑하고 유능한 후배님들이 많습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저처럼 코딩부터 배워보셔도 좋고, 해외로 나가셔도 좋습니다. 수의학과 공학을 잇는 융합 인재가 되어, 미래 수의학의 혁신을 함께 이끌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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