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찬 변호사의 법률칼럼15] 동물병원 경영지원회사(MSO)

「수의사법」 제17조 제2항, 제22조의 2 내지 22조의 5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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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동물병원 개설 규정인 「수의사법」 제17조가 개정되었다. 개정법은 동물병원 개설주체를 상법상 영리법인이 아닌 비영리법인으로 한정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기존의 영리법인들도 「수의사법」 부칙의 경과규정에 따라 개정법 시행일로부터 10년 이내에 수의사법상 ‘동물진료법인’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따라 동업의 형태로 동물병원을 개설하고자 하는 수의사들이나 기존의 영리법인 형태의 동물병원을 운영하던 수의사들은 ‘MSO’를 통한 동업의 형태에 주목하고 있다.

 

MSO란 ‘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의 약자로 ‘경영지원회사’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다수 동물병원의 지분투자로 설립되는 회사의 형태로, 수의료행위를 제외한 동물병원 경영 전반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물병원에서 필요한 소모품의 구매, 인력관리, 마케팅, 진료비 미납고객 대응 등을 대신 수행하는 것. 수의사는 진료에 집중하고 동물병원의 전반적인 경영은 MSO에 맡기는 방식이다.

하지만 MSO는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정형화된 형태는 아니다. 평범한 대행회사부터 복잡한 투자회사까지 그 종류와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MSO 자체의 이름이 아닌 실질적인 구조를 기준으로 MSO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MSO는 그 형태, 종류, 규모 등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해 볼 수 있다.

 

먼저, 원가절감형(비용절감형) MSO를 들 수 있다. MSO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다. MSO를 통해 의약품․의료기기․의료소모품 등을 공동으로 구매하고, 인력관리와 법률, 회계, 마케팅 등은 MSO의 전문인력이 전담 관리한다.

이러한 형태의 MSO는 개별 병원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적인 회사 형태로 운영된다. ‘아웃소싱’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다음으로 네크워크형 MSO가 있다. 여러 병원들이 지분을 투자하여 MSO를 직접 설립하는 형태다. 브랜드 통합작업, 의료기술 및 진료의 연계, 의료기기의 공동구매 및 이용 등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영효율성을 극대화 한다.

같은 브랜드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결속력이 높고 파트너쉽을 가진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자본조달형(기업형) MSO를 들 수 있다. 독립된 MSO가 외부자본을 유치하여 병원시설을 구축한 후 이를 수의사에게 분양하거나 임대하고 수수료를 받거나 위탁경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병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이를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한편, 동물병원을 관련업계와 연계시킨 산업연계형 MSO도 있다. MSO를 통해 동물병원을 사료, 약품, 용품, 보험, 제품개발 등 관련 산업과 연계시킨 형태다.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는데 유리한 구조라고 이해하면 된다.

 

현재 수의사법상 MSO의 설립을 규제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의 일부 규정만 충족하면 법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수의사법」 제17조의 개정에 따라 영리법인이 비영리법인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일부 위법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MSO가 수의사 아닌 자의 동물병원 설립을 금지한 수의사법을 잠탈하기 위해 편법으로 운영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조달형(기업형) MSO는 동물병원의 개설․운영에 외부자본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수의사법 제17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의료업계에서도 이러한 형태의 MSO는 신종 사무장 병원에 지나지 않으며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산업연계형 MSO 또한 경우에 따라 수의사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 예컨대 MSO가 사료, 약품, 용품 등 관련산업의 고객에게 소속 동물병원의 건강검진권을 발행하여 판매하는 경우, 「수의사법」 제32조 및 동법 시행령 제20조의 2에 제5호에 해당하여 ‘유인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MSO를 설립하고자 하는 동물병원은 수의사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MSO의 지배구조, 소득분배방식, 회계처리, 각종 계약서의 효력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또한, MSO에게 동물병원의 경영을 지원받고자 하는 수의사는 MSO가 법에서 규정한 형태가 아니며 특정 형태의 회사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해당 MSO에 「수의사법」 위반의 소지가 있지 않은지 잘 살펴야 한다.

동물병원은 동물의 보건, 위생 및 각종 질병의 예방․치료를 목적으로 개설된다는 점에서 그 역할과 기능에 공공성이 인정된다.

하지만 MSO는 동물병원의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립다는 점에서 수의사법을 위반하기 위한 우회로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따라서 수의업계는 의료업계가 사무장병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수의업계의 MSO는 「수의사법」 제17조의 개정목적, 즉 ‘동물병원의 무분별한 난립을 막고 공익 목적 달성을 위해 비영리법인이 동물병원을 개설해야 한다’는 취지를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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