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 항체양성률 미달 과태료, 처분 근거 명확해졌다

항체양성률 기준 이상 유지 의무 법에 못 박아..미흡 농가에 수의사 관리 의무 신설

등록 : 2021.03.30 06:06:02   수정 : 2021.03.29 18:07:52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구제역 백신 항체양성률 미달 농가에 대한 처벌 근거가 명확해졌다. 정부가 고시한 가축 종류별 항체양성률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신설됐다.

2019년부터 법정 다툼으로까지 비화된 구제역 백신 과태료 문제가 일단락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해당 내용을 포함해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이 대표발의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백신접종의 결과(항체양성률)까지 명령할 수 없다? 그래서 법을 바꿨다

국내 우제류 사육농가가 의무화된 구제역 백신접종을 실제로 이행했는지 여부는 SP항체검사로 판단하고 있다.

사육 중인 가축 일부의 혈액을 뽑아 표본조사를 벌이는데 검사두수 중 소에서 80%, 번식용 돼지에서 60%, 육성용 돼지에서 30% 이상이 항체양성 판정을 받아야 ‘백신을 접종했다’고 인정하는 방식이다.

기준에 미치지 못해 백신 미접종으로 간주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지역별로 각종 지원사업 예외 등 추가적인 불이익이 주어진다.

과태료 처분을 받은 농가 중 일부는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항체양성률이 낮게 나왔다’며 행정소송을 벌였다.

2019년 예산군을 시작으로 연이어 농가가 승소했는데, 백신접종 명령과 관련한 가축전염병예방법 상 근거조항이 핵심이었다.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이 농가에게 백신접종을 명령할 수 있지만(제15조), 백신접종의 결과로서 항체양성률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것을 명령할 수 없다는 취지다.

그러자 방역당국은 해당 기준까지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명시하는 방향으로 대응했다. 항체검사를 제외하면 백신 구매내역이나 접종기록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접종도 기록도 농가가 하는 것이니만큼 의도적인 접종기피는 잡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회를 통과한 이개호 의원안은 예방접종 방법 등 농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백신접종을 명령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백신접종 명령을 받은 농장은 농식품부장관이 고시한 가축의 종류별 항체양성률 이상 항체양성률이 유지되도록 해당 조치명령을 실시해야 한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거나 항체양성률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아울러 시군구청장은 수의사를 지정해 해당 농가의 예방접종을 직접 실시하거나 예방접종 과정을 확인하도록 명해야 한다. 이때 들어가는 예방접종과 혈청검사 비용은 농가가 부담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구제역 백신은 독일, 러시아, 아르헨티나산 백신이다. SP 항체검사키트도 3개사(바이오노트, 메디안디노스틱, 프리오닉스)가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제역 백신 용법(2회 근육접종)을 정확히 지키면 어느 백신을 사용하든 항체양성률이 90%를 넘을 정도로 높게 나온다”면서 “백신주와 키트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과태료 대상으로 분류되는 항체양성률 기준은 상당히 낮고 기준 미달 시 다른 종류의 키트로 재검사를 실시하는 만큼 (접종 여부 외의 요인으로) 억울하게 처벌대상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