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진료부 공개·진료비 게시 부작용 우려‥대수 대국회 행보

‘진료항목 표준화·처방제 확대 선행돼야’ 허주형 회장, 주호영·농해수위 위원 거듭 예방

등록 : 2020.11.05 11:28:16   수정 : 2020.11.05 11:28:38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동물병원 진료부 공개, 진료비 게시를 의무화하자는 수의사법 개정안에 대해 대한수의사회가 대국회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사진)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 농해수위 위원 분들을 만나 수의사법 개정안의 문제점과 우리회 입장을 전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21대 국회 들어 발의된 수의사법 개정안은 이미 6건이다. 비윤리적 수의사에 대해 수의사회가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윤준병 의원안을 제외하면 동물병원 진료부 공개 의무화나 진료비 게시, 사전고지제 등 큰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들이다.

4일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열린 대한수의사회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대수는 수의사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재차 표명했다.

진료부 공개 의무화의 경우 불법진료를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사람에서는 진료부를 받아도 대부분 의사처방없이 구할 수 없는 전문의약품이 사용되기 때문에 큰 부작용이 없지만, 동물에서는 아직 대부분의 약품을 보호자가 마음대로 구해 쓸 수 있는 실정이라 자가진료와 약품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수는 “사람에서 전문의약품의 비중이 61%인데 반해 동물약품은 수의사 처방 의무 비율이 16%에 불과하다”며 “특히 농장동물은 자가진료가 아직 법적으로 허용되어 있어, (의약품 사용방법이 포함된) 진료부 공개는 농장동물 진료의 완전한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료부 공개 의무 법제화를 논의하기 앞서 이 같은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수의사 처방의무 약물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병원 진료비 게시, 사전고지 등의 법 개정안에도 반대입장을 내놨다.

말 못하는 동물의 건강문제를 찾아내야 하는 동물진료의 특성상 사전에 진료비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고, 법 개정안에 포함된 사전고지의무는 사람의료분야에서도 없는 과도한 규제라는 것이다.

대한수의사회는 진료항목 표준화 이전의 진료비 관련 수의사법 개정에는 반대하고 있다.

먼저 진료항목 표준화를 진행하고, 그 후 다빈도 진료항목 일부를 진료비 공개대상에 선정하자는 입장이다. 다빈도 진료항목의 비용 게시도 동물병원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적용하자는 점도 덧붙였다.

대수는 “이미 동물병원은 마약류, 방사선안전관리, 의료폐기물, 연수교육, 출입국 시 강제소독, 인체용의약품 도매상 구입금지 등 각종 규제에 시달리고 있다”며 “(진료비 관련 규제는) 동물의료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고민 없이 ‘사람에서 하니까 동물도 하자’는 식의 단순한 접근”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고지, 공시 등을 포함한 수의사법 개정안을 직접 준비하고 있다. 정부입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수의사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한수의사회는 예산안 심의 후 이어질 정기국회 법안심의를 대비해 대국회 활동에 나서고 있다.

허주형 회장은 3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난데 이어 4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인천 남동구갑), 윤재갑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을 찾아 수의사회 입장을 전했다.

맹성규, 윤재갑 의원은 수의사법을 소관하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이다. 윤 의원은 수의사법 개정을 직접 심의하는 농식품법안소위 소속이다.

허주형 회장은 “비윤리적 수의사를 징계하기 위한 법 개정에는 찬성한다”며 “청와대 등 각계에 수의사회 입장을 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