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후기 공모전 우수상]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경북대 고연수

등록 : 2016.04.04 16:16:15   수정 : 2016.04.04 16:16:15 데일리벳 관리자

평소 야생동물에 관심이 많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페이스북 페이지를 구독하고 있었다.

겨울방학기간 중 페이스북 페이지에 16년도 상반기 인턴 공고가 난 것을 보고, 평소 궁금했었던 야생동물수의사에 대한 진로탐색의 시간을 가지고자 지원했다.

책이나 TV에서만 접했던 야생동물수의사들의 실제 모습에 대해서 알고 싶었고, 예과 1학년때 야생동물학을 배웠지만 실제로 야생동물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 동물병원에서 실습할 당시 야생동물이 종종 구조되어 오곤 했는데, 반려동물과는 차이가 있는 야생동물에게 처치 후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지도 궁금했다.

실습은 2016년 1월 11일부터 2월 19일까지 총 6주간 진행됐다. 실습 일과 중 특정부분을 일정에 따라 집중해서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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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구조전화를 받고 직접 출동하거나 야생동물보호협회 등에서 구조한 후 센터로 데려오기도 한다. 사망 후 폐사체로 오는 경우도 있다.

직접 구조에 나가보니 새의 경우 깃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해 상자에 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떤 동물이 얼마나 다쳤는지도 궁금했고, 돌아오는 길에 사망하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구조원인에 대한 세미나를 들어보니 생각보다 ‘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기동물들이 어미와 떨어져있다고 무작정 데려가기보다는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거나 직접 몇 시간 간격을 두고 지켜보는 것이 더 낫다는 점을 배웠다.

 

동정

동정(同定)이란 생물의 분류학상의 소속이나 명칭을 바르게 정하는 일이다. 어떤 종류의 동물(특히 새)인지 알아보는 일은 진료 이전에 가장 기본이 된다.

몇 가지 외형적 특징과 서식지, 발견 장소 등을 동정에 활용한다. 조류의 사진정보를 담은 버드DB(www.birddb.com)나 책을 이용하기도 한다.

센터의 수의사분들은 많은 종류의 동물들을 제대로 동정해내기 위해 많은 먹이, 서식환경 등 생태학적 특성들을 알고 있었다. 실습하면서 ‘내가 야생동물에 대해 정말 아는 것이 없구나’라고 느낀 부분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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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및 수술

실습하면서 열심히 보려고 노력했지만, 아직 본과 1학년이라 수의학 지식이 많이 부족해서 알기 어려웠던 분야가 바로 진료 및 수술 분야였다.

동물이 구조되면 체중측정 후, 바디스코어를 체크한다. 이 후 기본적인 검사과정이 진행되는데 먼저 외형검사를 통해 상처부위를 살피고 필요에 따라 두부, 각막검사로 신경반응 유무를 확인한다.

혈액검사는 매뉴얼(혈당, PCV, buffy coat, TP)과 생화학검사로 나누어 실시했다. 방사선 검사를 통해 총상, 골격손상이나 내부장기 손상 여부를 확인했다.

이 밖에도 허니 테라피, wet-dry, wet-wet드레싱 등에 대해서도 배웠다. 날개를 고정시키는 8자 포대법을 직접 해볼 수 있었지만, 배울 때와 달리 실제로 해보려니 헷갈려서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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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준비, 계류장관리

매일 아침 회진을 돌며 밤사이에 특별한 이상은 없는지, 먹이를 먹는지(먹이를 먹지 못한다면 강제급여하기도 함), 펠릿과 깃털의 상태 등을 확인하면서 동물을 살펴본다.

계류장은 종을 고려하여 제공된다. 물새인 아비 같은 경우는 아기욕조를 이용하여 수조를 만들어주었다.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계류장 앞쪽을 검은 천으로 덮거나 밖이 안보이게 해 놓은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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횃대 제작

횃대는 삼줄이나 인조잔디를 이용하여 새들이 그 위에 올라가 있을 수 있는 도구다. 나뭇가지나 절벽 위에서 생활하는 새의 특성을 고려하여 만든다.

새들의 주요 질병 중 하나인 ‘범블풋’은 잘못된 횃대사용으로도 발생하는데, 한번 걸리면 잘 낫지 않고 방생하는 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만큼 횃대 제작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었다.

 

정기 체중측정

새는 비행하는 동물이므로 체중이 매우 중요하다. 너무 낮은 체중에는 폐사할 수도 있지만 과체중도 방생 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정상범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센터에서는 2주마다 모든 동물들의 체중을 정기적으로 측정했다. 이때 진료받는 동안 기록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몸 전체를 다시 점검하고 특이사항은 없는지 살핀다.

체중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보정이 필수이기 때문에, 정기 체중측정을 계기로 다양한 보정방법을 배워 직접 실행에 옮겨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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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다시 야생으로 동물들을 돌려보내야 하기 때문에 상태가 호전된 후에는 재활 훈련을 실시한다. 재활 훈련으로는 비행운동, 실내 비행테스트, 야외비행테스트 등이 있고 각 동물의 특성을 고려하여 실시한다.

훈련량은 동물의 상태를 봐가며 결정하는데, 가령 개구호흡을 시작하면 중단하는 식이다.

날갯짓에 중요한 가슴근육을 재활하기 위해서는 낮은 곳에서 횃대로 상승시키는 비행훈련을 하는 방법이 좋다는 점도 배울 수 있었다.

 

행동풍부화

센터에 장기 계류하는 동물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정형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풍부화 요소를 사용한다.

우리는 너구리장, 벌매장, 독수리장의 행동풍부화에 대해서 고민하고 개선해보는 과제를 받았다. 우리들은 행동풍부화의 요소 중 환경풍부화와 먹이풍부화를 중점으로 고려해보았다.

먼저 먹이를 주는 방법을 변경해봤다. 먹이를 삼줄로 공 모양으로 감아 독수리에게 제공했다. 사체에서 먹이를 뜯어먹는 독수리의 습성을 이용한 것이다.

벌매장과 너구리장에서는 계류장내 횃대, 통나무, 물그릇 등을 옮겨주었는데 이러한 환경의 변화가 새로운 긍정적 자극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행동풍부화를 위해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내는 것이 어려웠다. 우리들이 구상한 방법들이 이미 수의사분들께서 과거에 시도해 본 것들이라 아쉬웠다.

 

비행테스트

조류 야생동물을 방생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실내비행테스트, 야외비행테스트를 실시한다. 이 때에도 각 동물의 특성을 고려한다.

예를 들어 숲에 사는 동물인 참매는 장애물을 잘 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때문에 실내테스트에서 장애물을 설치하고 비행시 방향에 맞게 날개를 잘 접을 수 있는지 등을 체크한다. 안전을 위해 장애물은 스티로폼으로 제작했다.

야외 비행테스트에는 새를 날리지 않고 바닥에서 스스로 날아오를 수 있게 했다. 날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갑자기 던지게 되면, 낙상으로 인해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생

비행테스트를 실시한 후, 직원회의를 통해 방생여부를 판단한다. 방생지점은 구조지점과 최대한 같은 곳으로 고려한다.

경우에 따라 윙택, 추적기, 가락지를 채우기도 하였는데 이는 나중에 발견되었을 때 센터구조 정보, 발견 장소 등의 생태학적 자료를 수집하기 위함이다.

야생동물을 구조하여 다시 풀어주는 방생이야 말로 센터의 목적이자 가장 보람된 일이었다.

실습기간 중 너구리, 독수리, 말똥가리 등의 방생현장에 동행했는데, 케이지에서 나간 후에 뒤를 돌아보거나 공중에서 빙빙 돌 때는 마치 인사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해부

예정된 해부실습 이외도 신경반응이 나타났던 고라니 부검을 참관했다. 당시 고라니 목뼈를 해부해보니 상아색으로 깨끗했어야 할 척수에 피가 번져있어 척수손상을 의심해 볼 수 있었다.

실습기간 중 마지막 세미나로 말똥가리 해부를 참관할 수 있었다. 닭 이외의 조류를 해부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좋은 기회였다.

깃털(프라이머리, 세컨더리, 덮깃), 뼈(오훼골, 쇄골), 내부기관(신장, 비장, 근위, 소낭, 기낭, 폐, 생식기관) 등을 직접 볼 수 있었고, 이를 방사선검사에서 나타나는 상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 포유류와는 다른 조류의 특징을 더 알았다면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란 아쉬움도 들었다.

 

자료발표

실습생에게도 발표기회가 주어지는데 본인은 삵, 독수리, 원앙에 대해서 발표했다. 논문을 찾아 읽거나, 진료를 볼 때 배웠던 내용을 정리한 것이었다. 발표 후에 받은 질문들은 나중에 추가하여 다시 PPT를 만들고 있지만 당시에 더 준비하지 못하여 아쉬울 따름이었다. 나중에 하반기 실습생들의 자료와 함께 쓰인다고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느낀 점

실습 전에는 1년에 한 300마리 정도 구조될 것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보다 훨씬 많은 수인 약 900마리의 동물이 구조되어 온다는 점이 놀라웠다. 또한 천연기념물 동물들이 생각보다 많아 쉽게 접하지 못하는 동물에 대해 자세히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아울러 생태학 공부의 필요성을 정말 크게 느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동정이나 서식지, 생태적 기본정보를 너무 몰라 실습기간 내내 아쉬웠다.

이번 실습은 야생동물수의사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아직 전문적인 수의학내용을 배우지 않아서 수의사선생님들의 수술이나 처치를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모습을 보며 그분들이 얼마나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시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앞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됐다. 이제 본과 1학년으로 진입하는 만큼 공부를 열심히 하여 졸업 후 다양한 동물들을 치료할 수 있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

실습생이라고는 하지만 일에 방해가 될 정도로 실수를 많이 했는데도 매번 친절히 알려주신 수의사분들께 감사드린다. 여름과 겨울의 구조활동이 다르다고 하니 본과 3, 4학년 정도가 되면 여름실습을 경험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