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남대 수의대 임해린 야생특수동물의학 신임교수

야생·특수동물의학 연구와 교육의 새로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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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이 야생특수동물의학 임해린 교수를 새롭게 임용했습니다. 전남대 수의대를 졸업한 임 교수는 국내에서 야생동물의학 분야 석사 및 박사 과정을 거치며 야생동물과 특수동물의 진료와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후 미국에서 야생동물의학 박사 후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진료와 연구를 이어왔습니다. 현재는 전남대학교동물병원 야생특수동물센터의 센터장으로 진료, 교육,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임해린 신임교수를 만났습니다. 학부 시절부터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을 키워온 임해린 교수로부터 야생·특수동물 분야에 대한 애정과 연구자로서의 고민, 그리고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전남대학교 야생특수동물의학 전임교원으로 임용된 임해린입니다.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모든 동식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그중 새를 조금 더 좋아하는 새덕후입니다.

아직은 교수로서 학생을 만난다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제가 재밌어하고 꾸준히 발 담고 있는 분야의 진료와 연구를 학생들과 함께하는 것이 새롭고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제 과거 모습을 보는 것 같은 학생들도 있고, 동물병원에서 새로운 동물들을 접하고 배우는 것을 즐거워하는 학생들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그동안 만났던 스승님들처럼 따뜻하고 든든한 멘토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연 다큐멘터리의 거장인 데이비드 아텐보로 경을 보며, 동물을 깊이 사랑하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수의대 학부 시절 다양한 실습을 하다가 야생동물들을 가까이 접하면서 그 매력에 더욱 빠져 이쪽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사람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으니, 일방적인 짝사랑인 셈입니다.

야생특수동물의 진료와 연구를 제대로 배우고 싶어 대학원에 진학했고, 그 과정에서 만난 여러 멘토들의 따뜻한 지도와 지지가 지금까지 이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 됐습니다. 아시아 보전의학전문의를 준비한 것도 제가 몸담고 있는 야생동물의학 연구 커뮤니티 안에서 더 많은 연구자와 임상가들을 만나고 교류하며 함께 성장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국가의 전문가들과 연구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과정 자체가 큰 배움이었고, 현재의 연구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주로 야생 조류와 사육 파충류 분야의 생리와 약동학, 질병과 진료 사례를 연구해 왔습니다. 야생/특수동물 분야는 다양한 동물의 여러 분야를 연구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가장 의미있는 하나의 특정 연구를 꼽기는 너무 어려운데요, 다양한 종의 동물들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과정 자체가 늘 즐겁고 새로웠습니다.

가장 최근에 출판된 논문을 소개하자면, 블루텅스킨크(도마뱀)에게 짧은 시간 자외선을 노출했을 때, 조건에 따라 비타민D가 어떻게 다르게 생성되는지 분석한 연구입니다(Intermittent ultraviolet B exposure increases plasma 25-hydroxyvitamin D3 in blue-tongued skinks(Tiliqua scincoides)). 이 연구를 통해 파충류에게 일괄적인 사육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종마다 개별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개와 고양이 두 종에 집중되어 있는 반려동물 임상과 비교하여 수만종에 이르는 동물을 진료해야 하기 때문에, 종마다 다양한 해부생리 특징부터 질병까지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의 차이로는, 통증이나 불편함을 드러내는 순간 야생에서는 생존에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아픈 모습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과정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의사를 가까이서 보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에, 진료 과정에서 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야생에 사는 동물과 사육중인 야생동물(특수동물)이 내원하는 질환의 양상도 차이가 있습니다. 사육중인 동물은 잘못된 사육환경과 관련된 내과 질환이 많은 반면, 야생동물센터에 구조되어 오는 동물들은 외상이 가장 흔합니다.

야생동물 분야에는 많이 사육되고 있는 종이나 보전이 필요한 중요한 종임에도 기본적인 생리조차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사육환경이 적절한지, 어떤 먹이를 제공해야 하는지, 어떤 약물을 어떤 빈도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근거를 하나씩 찾아가며 야생동물들의 기본 생리를 이해하는 연구를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나아가 야생동물 질병 연구를 통해 원헬스(One Health)와 생태계 보전을 위한 보전의학 분야에도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병원에서 만나는 야생, 특수동물들의 질병도 더 효과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임상 연구도 꾸준히 수행할 계획입니다.

지난 4월 30일 전남대학교동물병원 야생특수동물 진료센터가 개소했다.

사육되는 반려 야생특수동물과 동물원, 야생동물센터 등의 환자들이 내원할 수 있는 진료기관입니다. 광주·전남 지역에는 야생동물과 특수동물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기관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지역 내 진료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동물병원 내 다른 과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깊이있는 진료를 볼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또한 수의과대학 학생들에게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동물들의 진료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교육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에 ‘야생동물질병학’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 다양한 동물군의 해부생리와 대표 질환을 다루며, 실제 임상에서 접할 수 있는 질병들을 포함합니다. 학생들이 졸업 이후 야생특수동물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수의사로서 야생특수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갖추고, 실제 환자를 마주했을 때 1차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교육자로서의 목표는 아직 연구되지 않은 야생특수동물 분야의 공백을 조금씩 메워가며 보전의학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또한 긍정적이고 활기찬 환경이 학문적 성취와 동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주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수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감과 배려, 작은 친절을 실천하는 선배이자 교육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저와 비슷한 꿈을 가진 학생들을 지도하며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학부 시절에는 정말 기회가 생기는 대로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예과 때는 교내 동물보호소를 매일 나가며 꾸준히 봉사활동을 했고, 본과 진입 후에는 열심히 과외한 비용으로 배낭여행을 떠나거나 해외 바다거북 보호 봉사를 가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연구실 활동을 통해 연구에 참여하거나 논문 작성도 경험했고, 소동물병원, 야생동물센터, 치과전문동물병원, 동물원 등 다양한 기관 실습도 다녔습니다. 해외에서 두 달간 머물며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고, 해외 학회에 참여하거나 유관 기관을 견학하기도 했습니다.

조금 뻔한 이야기겠지만,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꼭 수의학 실습이 아니더라도요. 학생이라는 신분이 주는 다양한 기회가 졸업 후에는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알기 위해서라도 여러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부딪혀보는 것 또한 이후 삶을 살아가는데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임상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들 중에는 기초예방과목들은 어렵고 당장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초들이 결국 모든 임상 지식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충실히 공부해 두었으면 합니다. 특히 야생특수동물의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학교에서 배우는 소동물 임상 공부에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야생동물이라고 완전히 다른 분야가 아니라, 소동물 임상이라는 단단한 기반이 있어야 그것을 응용하며 다른 종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권하고 싶은 무기는 영어입니다. 적극성과 열정만으로도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지만 언어, 특히 영어가 자유로우면 훨씬 더 넓은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해외 연구나 국제적인 학술 교류를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점점 진로의 길이 다양하고 넓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료를 희망한다면 특수동물 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동물병원, 야생동물센터, 동물원 및 수족관, 국립생태원, 국립공원 야생생물보전원 등의 다양한 기관들이 있습니다. 질병 연구 분야로는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야생동물 검역센터, 보건환경연구원, 대학 연구실 등의 기관들이 있고, 많은 진료기관에서 진료와 연구를 겸하고 있기도 합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도 다양한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꼭 야생특수동물의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학문적, 개인적인 고민을 나누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언제든 열려있는 멘토가 되도록 노력할 테니 편하게 찾아와주세요!

박연우 기자 pyw2196@naver.com

[인터뷰] 전남대 수의대 임해린 야생특수동물의학 신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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