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약물 찾고 VR로 해부한다..전남대 수의대, 인공지능 융합교육 본격화
‘AI & VET 2026 SEMINAR’ 개최, 약물 탐색·독성예측부터 데이터 기반 해부학·VR 해부실습까지

AI 해부학 교과목 개발 추진..수의학 교육에 AI·디지털 기술 접목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이 14일(월) 전남대동물병원 대강당(박남용홀)에서 ‘AI & VET 2026 SEMINAR: AI와 수의학의 내일과 마주하다’를 개최했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약물 탐색과 독성예측부터 데이터베이스 기반 해부학 관찰, 가상현실(VR)을 활용한 해부실습까지 수의학 연구·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소개됐다.
이날 세미나는 ‘지능형 메디헬스케어를 통한 수의학 혁신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세부 과제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해당 과제는 김중선 수의해부학 교수와 신인식 수의약리학 교수가 담당하고 있으며, 특히 AI와 디지털 기술을 해부학 교육에 접목한 AI 해부학 교과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해부학·조직학 교육에서 한발 더 나아가 3D·2D 해부영상과 디지털 조직 슬라이드, AI 기반 객체 검출(Object Detection)과 이미지 분할(Image Segmentation) 등을 교육에 활용하고, 학생들이 형태학적 구조를 직접 분석할 수 있는 교육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약물 하나-표적 하나에서 ‘네트워크’로..AI가 바꾸는 약물 탐색
첫 강연에 나선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아영 박사는 ‘AI를 활용한 약물 탐색’을 주제로 천연물 연구와 네트워크 약리학(Network Pharmacology)의 발전 과정을 소개했다.
이 박사는 기존의 약물 연구가 하나의 화합물과 하나의 표적, 하나의 효과를 연결하는 방식에 집중했다면, 네트워크 약리학은 여러 성분과 표적, 신호전달경로, 질병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대규모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네트워크 약리학에서는 먼저 문헌과 데이터베이스, LC-MS 등을 통해 후보 화합물을 확인한 뒤 잠재적인 단백질 표적을 예측한다. 이후 질병과 관련된 표적을 수집해 화합물과 질병 사이의 공통 표적을 찾고, 생물학적 경로 분석과 실험적 검증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는 화합물·유전자·질병 정보를 축적한 다양한 데이터베이스와 단백질 상호작용(PPI, Protein-protein interaction), 경로 농축분석(Pathway Enrichment Analysis), 분자도킹(Molecular Docking) 등이 활용된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AI·머신러닝과 전사체·단백체·대사체 등 멀티오믹스(Multi-omics) 데이터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발전하고 있다. 단순히 데이터상 연결된 후보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생물학적 기전과 연결해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인공지능으로 약물 ‘독성’도 미리 예측
이어 국가독성연구소 오정화 박사가 ‘AI를 이용한 약물 독성예측’을 주제로 강연했다.
약물 개발 과정에서는 후보물질의 효능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독성을 평가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오 박사는 강연에서 축적된 독성 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후보물질의 독성을 예측하고 평가하는 접근법을 소개했다.
특히 AI 기반 독성예측은 실험을 완전히 대체하는 개념이라기보다, 방대한 후보물질 가운데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물질을 선별하고 연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다.

해부학도 ‘데이터’로 본다
현장에서 프로그램 직접 시연
오후에는 AI·디지털 기술을 실제 해부학 교육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다뤘다.
미소정보기술 민경일 전무는 ‘Database 기반 해부학적 관찰’을 주제로 발표하며, 프로그램을 직접 시연했다. 참석자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해부학적 구조를 디지털 환경에서 관찰하고 데이터를 활용하는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이는 전남대 수의대가 추진하는 AI 해부학 교육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기존 해부학 자료를 디지털 화면으로 옮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부영상과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하고 AI 기반 구조 인식·분석까지 교육에 활용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해부 실습을 VR로 옮기면? 쥐 해부 12단계로 구현
미소정보기술 사내벤처에서 출발한 Soomple의 유재훈 대표는 ‘가상현실로 옮겨온 해부실습’을 주제로 XR 기반 해부실습을 기획하고 실제 쥐 해부 VR 프로그램으로 구현한 과정을 소개했다.
가상현실 해부실습은 동일한 교육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실습할 수 있고, 물리적인 공간이나 실습 자원의 제약을 줄일 수 있다. 강의에서는 단순한 교육용 VR 콘텐츠를 넘어 향후 빅데이터와 AI를 연동한 교육환경으로 확장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개발된 프로그램은 VR HMD와 양손 컨트롤러를 이용해 12단계 해부 시나리오를 순차적으로 수행하도록 구성됐다. 실제 해부 절차를 가상환경에서의 사용자 행동으로 변환하고, 교수와 학생이 각각 활용할 수 있는 모드를 구축하는 등 교육 현장에서의 활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한편 전남대 수의대는 이번 세미나를 바탕으로 해부학·조직학 영상에 특화된 AI 실습 교육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향후 3D·2D 해부영상과 디지털 조직 슬라이드를 활용해 구조물 인식과 이미지 세그멘테이션 등을 직접 수행하고, 이를 질병 진단과 병리영상 분석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초 역량을 갖추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문유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