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용될 공중방역수의사 단 2명, 최근 3년간 군 휴학한 수의대생 215명
“공방수 안하고 현역 갈래요” 20학번부터 군 휴학 증가
최근 8년간 전국 10개 수의과대학에서 339명의 학생이 군 휴학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215명이 최근인 2023~2025년에 집중됐다.
재학 중 입대하는 인원만 파악해도 이 정도다. 졸업 후 입대하는 인원까지 포함하면 현역병이나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하는 인원은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임관할 수의장교가 10명 안팎에 그치고, 임용될 공중방역수의사는 단 2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한공중방역수의사협회(대공수협, 회장 이진환)는 전국 10개 수의대로부터 확보한 군 휴학 신청현황을 13일(금) 공개했다. 기존 본1에서 본3으로 수의사관후보생 선발일정이 조정된 2018학번을 기준으로 최근 8년간의 자료를 수집했다.

(21학번 이후로는 아직 6년 과정을 마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군 휴학생 8년간 339명
90%은 수의사관후보생 대신 현역 입대를 ‘선택’
학년별로는 본1이 최다
이에 따르면 2018학번 이후로 입학한 수의대생 중 2025년까지 8년간 군 휴학을 신청한 학생은 339명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에 215명이 군 휴학을 신청했다.
병역법 시행령에 따라 수의사관후보생으로 편입되려면 만 28세까지 수의과대학 과정을 마칠 수 있어야 한다. 신입학 당시 연령이 만 23세 이상이면 애초에 수의사관후보생이 될 수 없다. 이를 고려해 수의사관후보생으로 지원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군 휴학을 선택한 학생을 추리면 304명(90%)이 된다. 이들 대부분 현역 입대를 ‘선택’한 셈이다.
이처럼 수의사관후보생을 지원할 수 있는 인원들 중 군 휴학한 학생 수는 18학번과 19학번에서 40여명에 그쳤지만, 20학번에서는 59명으로 크게 늘었다. 아직 6년 과정을 마치지 않은 21학번과 22학번 모두 이미 군 휴학생이 58명으로 집계돼, 재학 중 군 입대생의 증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학년별로는 본과 1학년에서 가장 많은 군 휴학생이 발생했다. 8개 학번의 군 휴학자 수를 학년별로 더하고 포함된 학번 수로 나눈 학년별 군 휴학생 지표에서 본1이 18명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본과 전공학습 중간에 학업이 끊기지 않도록 예과졸업 직후 군에 입대하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학년별 군 휴학 양상은 학번별로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18~19학번에서는 예과 중 군 휴학 신청자가 한 자릿수에 그친 반면 21학번분터는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특히 23학번과 24학번은 20명 이상의 학생이 예과 중 군 휴학을 신청했다. 이들 상당수가 N수생이었다.
대공수협은 “장기간 입시를 거쳐 입학한 학생들은 졸업 후 사회진출을 앞당기면서도 학교 생활은 연속적으로 하기 위해, (수의사관후보생 대신) 현역병 입대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했다.

“졸업 후 입대까지 포함하면 현역병 훨씬 많을 것”
올해 임용 예정 공중방역수의사는 단 2명
이번 조사는 재학 중 군 휴학을 신청한 학생 수만 파악했다. 졸업 이후 현역으로 군에 입대하는 인원수는 집계되지 않았다.
대공수협은 “올해 졸업하는 20학번은 공중방역수의사 추가모집 방침 변동을 끝까지 지켜보다가 졸업 이후에 현역병 입영을 신청하는 학생이 많았다”면서 “실제로 수의장교·공중방역수의사를 포기하고 군에 입대한 학생은 (군 휴학) 조사 결과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임용 예정인 20기 공중방역수의사가 단 2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목했다. 최근 임용된 공중방역수의사가 127명(17기), 103명(18기), 102명(19기)으로 정원(150명)에 계속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훨씬 심각한 절벽을 맞이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의 핵심 원인은 복무기간에 있다. 36개월이 넘는 수의장교와 공중방역수의사의 복무기간이 현역병(18개월)에 비해 2배 이상 길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임상 선호 현상이 동물의료 고도화와 맞물리며 임상대학원 등 졸업 후 추가 수련에 임하는 수의사가 늘어났고, 36개월의 긴 복무기간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대공수협은 수당 인상이나 업무 부담 경감 등 처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역 입대를 선택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복무기간 단축 이외의 해답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를 종괄한 서윤호 대공수협 미래전략이사는 “수의사관후보생으로 지원하기도 전인 예1~본2가 공방수를 포기하고 현역병 복무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3년에 이르는 긴 복무기간 때문”이라며 “복무기간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단축되어야만 신규 공방수 유입을 기대할 수 있고, 그때야 비로소 방역 인력 부족이 업무 과중을 낳고 업무 과중이 공방수 기피를 심화시켜 다시 인력 부족으로 되돌아오는 ‘인력 공백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