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이완제 약물 주사해 동물 죽여도 불법 진료 아니라니..‘재발 방지 명확화 촉구’
검찰 불기소 이어 농식품부 답변서도 혼선 “동물에 주사하는 행위는 진료행위로 본다” 해명했지만..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비(非)수의사 동물 안락사 행위에 대해 수의사법을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주무부서가 ‘불법 진료행위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해당 부서가 불법 진료행위에 대한 판단에 혼선을 빚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불법 진료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 등 핵심적인 수의사법 해석을 사례집이나 가이드라인 형태의 문서로 명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3년마다 담당자가 바뀌는 공직 환경에서, 사람에 따라 적용이 흔들리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앞서 울산지방검찰청은 근육이완제 ‘썩시팜’을 주사해 동물 38마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 동물장묘업체 임직원을 지난달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일당이 썩시팜을 이용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수의사법상 동물을 진료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대한수의사회는 안락사가 반드시 수의사가 담당해야 하는 ‘최후의 진료행위’라고 반박했다. 동물의 삶의 질을 평가하고, 고통·예후·윤리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수의사와 보호자가 충분한 상담을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고도의 의료행위라는 것이다.
근육이완제만 투여하면 동물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는 점을 지목하며 이들 일당의 행위를 ‘안락사’로 볼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 주무부서의 혼선을 지적했다(한국일보 2026년 2월 7일자 “동물에게 주사 놓는 건 진료행위인가?” 질문에 오락가락하는 정부). 이 사건에 무면허 진료행위를 금지한 수의사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같은 부서 내에서조차 상반된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근육이완제를 주사한 행위가 불법 동물진료가 아니라는 설명은 상식적으로 수긍하기 어렵다. 백신 등 근육이완제보다 덜 위험한 약물을 비수의사가 주사한 행위도 처벌된 사례가 이미 있다.
동물보건사에게 주사행위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도 수의사가 아니면 주사를 포함한 침습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되어 있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
홍기옥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과장은 관련 확인 요청에 “동물에게 주사하는 행위는 수의사법에 따른 동물의 진료행위로 본다는 것이 저희의 기본 입장”이라고 답했다. 약물을 주사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는 진료행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진료행위로 본다면, 무면허 진료행위를 금지한 수의사법을 위반한 셈이 된다. 홍 과장은 “국경없는수의사회의 관련 질의에도 이 같은 입장에 따라 회신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검찰이 비수의사의 주사행위를 동물진료행위가 아닌 것으로 보고, 주무부서에서조차 혼선이 드러난만큼 관련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례와 같이 불법 진료 등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담당자에 따라, 질의응답의 뉘앙스에 따라 오해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못을 박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연철 차기 대한수의사회장 당선인은 “이번 문제를 (농식품부에) 강력히 항의했다”면서 “이번 문제를 바로잡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수의사법에 대한 해석이 개인별로 달라지지 않도록 명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의 담당자는 물론 사법당국을 포함한 타 부처에 의해 수의사법 해석이 흔들리지 않도록 문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의사회가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은 채로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는 점도 꼬집었다.
우 당선인은 “불법 진료를 비롯한 수의사법 위반행위를 사법당국은 물론 일반인도 알기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농식품부가 관련 유권해석을 담은 사례집을 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