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2026년 제43차 미국수의내과학회 ACVIM Forum – 정윤호

해마루동물병원 정윤호 박사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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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3번째를 맞이한 ACVIM(American College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 이하 ACVIM) Forum이 6월 11일(목)부터 6월 13일(토)까지 미국 시애틀 Summit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었다(Specialty symposium은 6월 10일(수)에 미리 진행되었으나 일정상 참여하지 못하였다). 현장 참여부터 온라인 참여까지 많은 수의사들이 참여 가능한 ACVIM Forum은 지난 1년 사이의 연구 결과들을 공유하고 최신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국제적 규모의 수의내과학회이다.

본 학회는 다양한 강연, Lab session, 연구 발표 그리고 거대한 규모의 부스 전시로 구성되어 있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다양한 업체들이 홍보를 위해 방문했으며, 정말 많은 수의사 및 테크니션들이 학회에 참석했다.

올해 Lab session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tracheal and urethral stent 강의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번 학회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혈액 정화 치료 중 혈액관류요법(Hemoperfusion)에 대한 세션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미국에서는 다양한 독성물질 노출 및 약물 중독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혈액관류요법의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소개된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없지는 않고 혈액관류요법의 다양한 적응증이 존재하기에 언젠가는 이러한 치료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년 6월 개최되는 ACVIM에서 올해에는 특히 한국인 연자들이 많아 굉장히 인상 깊었다. 신경외과, 종양, 피부병, 감염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본인들이 연구한 것들을 공유하고 토의하는 모습을 보니 한국 수의학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또한 Oral presentation뿐 아니라 poster presentation에도 한국인 연자가 굉장히 많았다. 나 역시 Poster presentation을 준비했었는데, 생각보다 질의응답 시간이 짧아 거의 이야기하지 못했고, 다음에 또 좋은 기회가 있다면 oral presentation을 준비해 보고 싶어졌다.

포스터 발표는 e-poster, 실물 poster 모두 전시되어 있었는데, 예상보다 한국 연구진의 흥미롭고 재밌는 발표가 많아서 큰 감명을 받았다.

올해에도 다양한 주제의 강연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강의들의 구성을 보면서 ‘최근 국내에서 관심도가 크게 올라간 분야들이 역시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많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최근 개인적으로 관심이 갔던 Antibiotic stewardship, Precision oncology, Biomarker 등과 관련된 발표들이 많았다.

Day 1

최근 항생제 내성과 올바른 항생제 사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었다.

첫날은 다양한 강의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중 눈에 들어왔던 강의는 항생제 사용과 관련된 강의였다. 총 2가지 강의로 구성되어 있었다. 첫 번째 강의에서는 최근 CLSI breakpoint 개정에 따른 항균제 감수성 검사 결과의 변화와 임상적 의미를 다루었으며, breakpoint, susceptible dose-dependent(SDD), MIC 등의 개념을 실제 임상 상황에 적용하는 방법을 설명하였다. 두 번째 강의에서는 cephalosporin 및 fluoroquinolone 계열 항생제의 특성과 적절한 선택 기준에 대해 다루었다. 강의에서 항균제 감수성 검사 결과를 단순히 susceptible 또는 resistant로 해석하기보다는, 감염 부위와 약물의 약동학적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특히 최근 CLSI breakpoint 개정으로 fluoroquinolone의 감수성 해석 기준이 크게 변화하였으며, MIC 결과는 선택한 용량과 함께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urinary tract infection과 같이 약물이 높은 농도로 축적되는 부위에서는 breakpoint를 초과하는 MIC를 보이더라도 실제로 소변으로 항생제가 농축되기에 일부 케이스에서는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Cephalosporin 계열의 경우 단순히 세대에 따라 구분하기보다 각 약물의 조직 침투성, anaerobic activity, β-lactamase 안정성 및 Pseudomonas 활성 등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cefoxitin은 anaerobe 및 일부 ESBL 생성균 감염에서 유용할 수 있으며, ceftazidime은 Pseudomonas 감염에서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배웠다. Fluoroquinolone의 경우에도 약제별 특성과 적절한 용량 설정이 치료 성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번 강의를 통해 항균제 선택 시 단순히 검사 결과에 의존하기보다 감염 부위, 약물 노출 농도, PK/PD 특성 및 항생제 stewardship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임상에서 항균제 처방 및 감수성 검사 결과 해석에 있어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 외에도 PSS 환자의 술 후 모니터 및 관리방법에 대한 패널 디스커션, 혈소판 수혈의 지시증, 간질환이나 장질환이 있을 때 응고장애를 어떻게 확인하고 관리해야 할지 등 정말 다양한 강의들이 이어졌다.

Day 2

둘째 날 또한 흥미로운 다양한 강의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특히 정밀의학과 관련된 강의들이 여럿 배치되어 있었다. 정밀의학은 최근 인의에서 모든 환자가 동일하지 않다는 개념에서 출발하여 환자 맞춤형 치료를 목표로 하는 개념의 의학으로 특히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종양의 유전적·분자생물학적 특성을 이용한 환자 맞춤형 치료뿐 아니라, 대규모 유전체 분석을 통해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유전적 변화를 규명하고 이를 예후 및 치료 반응과 연계하려는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기존에는 사람 종양학 연구 결과를 주로 활용하였으나, 최근에는 개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유전체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수의학 고유의 근거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고 현재 그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에 놀랐다. 또한 이러한 데이터들을 여러 패널들(유전자 분석 업체 대표들)이 서로 토의하면서 수의사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국내에도 종양 돌연변이 유전자 검사를 서비스하는 다양한 업체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국내에서도 관련 데이터 축적과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진다면 정밀의학의 활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다음으로는 세균성 폐렴 환자에서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진단기법으로 어떻게 모니터하고 치료를 가이드할지 그리고 현재 인의는 어디까지 와있고 우리가 어떤 부분을 따라가 볼 수 있을지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현재 개에서는 CRP, 고양이에서는 SAA가 임상적으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procalcitonin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다만 고양이는 감염성 질환이 아닌 다른 염증 질환에서도 SAA의 상승이 보이고 overlap 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도 유익했으나, 현재 인의에서는 다른 염증이 아닌 ‘감염’이 발생했을 때 추적검사가 가능한 마커들을 발굴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특히 Presepsin과 sTREM-1(soluble Triggering Receptor Expressed on Myeloid Cells-1)과 같은 세균감염에 좀 더 특이적인 마커는 정말 재미있는 주제였다.

Day 3

마지막 날은 첫째 날, 둘째 날과는 다르게 오전 강의만 진행되었고 12시 30분에 학회가 종료되었다. 마지막 날이라 사람이 많지 않을 줄 알았는데 상당히 많아서 놀랐다. 짧은 시간이지만 알찬 강의들이 많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특히 ISCAID에서 준비한 feline infectious peritonitis 치료 가이드라인 강의가 인기가 많았다. 최근 FIP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ISCAID에서 준비 중인 FIP 치료 가이드라인 개발 과정을 소개하였다. 특히 GS-441524를 중심으로 FIP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닌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GRADE (Grading of Recommendations Assessment, Development and Evaluation) methodology를 활용해 근거 수준과 권고 강도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Living Guideline’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강의를 통해 해외에서는 다양한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임상 경험과 연구 결과가 빠르게 축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GS-441524를 활용한 치료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임상 환경이 인상적이었다. 국내에서는 아직 치료제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인 상황이지만, 향후 근거 기반 가이드라인과 함께 치료 환경이 더욱 개선되기를 기대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학회 기간에 방문한 시애틀의 날씨가 무척 좋았다. 자유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Banbridge 섬과 Gas Works Park에 가 보았다. 특히 Gas Works Park를 방문한 시점은 금요일 저녁 시간이었는데, 많은 가족들과 연인들 그리고 친구들이 나와 유니온 호를 바라보며 가볍게 이야기하고 소풍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주말 직전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여유를 즐기는 현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학회를 마치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짧은 기간 동안 정말 유익한 시간을 보낸 학회였다. 2027년에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학회가 열린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한국의 많은 수의사분들이 참여하기를 바라며 참관기를 마친다.

[참관기] 2026년 제43차 미국수의내과학회 ACVIM Forum – 정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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