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CCS 2022 참관기 2부] 다학제리뷰·실습부터 CPR 배틀까지 `소생`

한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연구회 부회장 전재한

등록 : 2022.10.26 17:10:04   수정 : 2022.10.26 17:31:49 데일리벳 관리자

[IVECCS 2022 참관기 1부] 텍사스에서 만난 동물병원과 테크니션 교육(보러가기)에서 이어집니다<편집자주>

 

2022 IVECCS와 수혈

올해 IVECCS는 “소생”을 주제로 많은 강의와 케이스 발표, 실습으로 구성됐다. 학회 첫째날은 MDR(다학제리뷰)세션으로 총 8개의 주제를 다뤘다.

MDR은 환자의 임상적 치료보다는 질병의 병태생리 이해에 포커스를 맞췄다. 정맥산소화, 신생견묘 생리학, 칼슘과 인의 항상성, 제세동, 신독성 약물의 기전, 혈압수용체 반사, 신대체요법의 원리, 정맥영양요법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정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강의가 한편으론 어렵게 느껴지면서도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내용들이 강의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통합되어 하나의 큰 주제를 완성하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그 외에도 심폐소생술, 외상, 전신염증반응증후군/쇼크, 수액, 중독, 호흡곤란, 혈액응고, 수혈, 통증 관리 등 응급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강의가 진행되었다.

특히 올해 IVECCS의 주제가 “소생”이었던 만큼 Association of Veterinary Hematology and Transfusion Medicine(AVHTM)의 강의가 많았다.

미국은 총기소유가 가능하고 전쟁에 나가는 군견도 많다 보니 이들을 대상으로 한 지혈 처치나 응급 수혈에 깊이가 있었다.

수혈을 필요로 하는 동물들의 경우 혈액형 판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동물혈액은행은 모두 DEA 1 시스템에 따르고 있다. DEA1+, DEA 1-로 혈액형을 판정하여 공급한다.

하지만 국내 동물혈액공급의 경우 국제표준형으로 사용하고 있는 DEA1형이 아닌 Kai 항원을 바탕으로 한 1,1, 1.2형으로 구분된 혈액을 공급하고 있었다. 우리회 소속 수의사들의 문제 제기도 꾸준히 이어졌다.

IVECCS 이후 한국동물혈액은행으로부터 개선된 시스템으로 개 수혈용 혈액을 공급한다는 소식을 전달받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인공환기 실습 케이스 토론(왼쪽)
응급기도접근 실습(오른쪽)

실습(Web lab)

IVECCS에는 강의뿐만 아니라 다양한 실습 과정도 함께 준비되어 있다. 실습 참여 인원은 최소 16명에서 최대 32명으로 구성된다. 마취모니터링, 응급기도접근, 초음파가이드 혈관접근/국소마취, AFAST, TFAST, Vet BLUE, 심폐소생술(BLS/ALS), 인공환기 등 다양한 주제를 선택할 수 있다.  

학회 접수 개시와 동시에 빠르게 마감되는 실습 과정도 많다. 심폐소생술 인증과정을 등록하지 못한 것은 너무 아쉬웠다. 우리회는 기본 인공환기와 응급기도접근 실습과정에 참여했다.

인공환기 세션은 펜실베니아 수의과대학의 데보라 실버스테인 교수와 UC Davis의 케이트 호퍼 교수가 주도했다.

기본 인공환기 세팅과 고유량비강케뉼라 산소요법(HFNC), 환자 상태에 맞는 인공환기 설정 등에 대해 이론 수업 후 참여자들과 함께 기계들을 실제로 다뤄 보고 준비된 케이스를 함께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인공환기의 적용을 위한 마취 프로토콜 등 개별적으로 참석한 수의사들의 경험도 공유할 수 있었다. 난해한 케이스들에 대한 조언들도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응급기도접근 실습의 경우에는 ACVECC(1989), ACVAA(1977) 창립회원인 윌리엄 미어 교수(링컨 메모리얼 대학)가 함께 했다. 상부 기도의 완전한 폐색 환자에서 응급하게 시술되어야 할 기관절개술을 직접 해볼 수 있었다.

인의에서는 성문상부 기도폐쇄의 경우 윤상갑상연골 절개술을 선호하는 반면 수의학에서는 기관절개술을 1차 응급시술로 더 보편적으로 사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정상적으로 기도 삽관이 어려운 환자에서 윤상갑상연골 절개를 통해 역방향으로 기도 삽관을 시도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CPR battle

이번 학회에서도 많은 수의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벤트는 심폐소생술 대결(CPR battle)이었다.

4~5명으로 구성된 팀 대항전으로, 가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의 생체징후에 대한 시뮬레이터를 활용하여 마치 실제로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 같은 상황을 재연했다.

대회는 RECOVER에서 인증한 CPR 알고리즘의 수행여부와 심폐소생술 과정에서의 의사소통, 적절성 등을 평가하여 최우수 팀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수일에 걸쳐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같은 병원소속의 구성원으로 팀워크를 다진 상태다. 우리회도 미리 팀을 구성하여 신청해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내년 IVECCS는 한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회의 이름으로 정식으로 참여해서 우승하면 좋겠다’는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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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IVECCS가 열렸던 텍사스 샌안토니오는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리버워크 공원이 인상적이었다. 학회장 바로 옆을 지나는 총 24km 길이의 운하가 샌안토니오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조성됐다. 서울 청계천의 롤모델이 되기도 했다.

운하 주변으로 수많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어우러져 있는 낭만적인 도시였다. 멕시코와 인접한 곳이라 그런지 음식도 분위기도 사람들도 훨씬 더 이국적으로 느껴졌다.

미국 동물병원 방문과 더불어 총 7박8일 간의 학회일정이 아쉽게만 느껴졌다. 생명의 소중함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의 열정을 보게 됐고, 함께 동참하고 싶은 의지를 다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IVECCS는 매년 열리는 연례행사다. 내년 IVECCS도 비슷한 일정으로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릴 예정이다. 응급중환자의학에 관심 있는 많은 수의대생들과 동료 수의사들에게 참여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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