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CCS 2022 참관기 1부] 텍사스에서 만난 동물병원과 테크니션 교육

한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연구회 부회장 전재한

등록 : 2022.10.26 17:16:00   수정 : 2022.10.28 12:42:54 데일리벳 관리자

올해로 28회를 맞는 국제 수의응급중환자의학 심포지엄(International Veterinary Emergency and Critical Care Symposium, 이하 IVECCS)을 한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다녀왔다.

회장인 경상대 수의대 유도현 교수님을 필두로 일산동물의료원과 동탄 이음동물의료센터, 대전 아프리카동물메디컬센터, 광주 노아동물메디컬센터 소속 응급의학 수의사와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16명의 원정팀이 미국에서 모였다.

IVECCS 2022는 지난 9월 7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샌안토니오 헨리 B. 곤잘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먼저 수의응급의학회(Veterinary Emergency and Critical Care Society, 이하 VECCS)를 간단히 소개하면, 1978년 Veterinary Critical Care Society(VCCS)로 최초 조직되었고 1975년 창립된 미국수의마취통증학회(American College of Veterinary Anesthesia and Analgesia, 이하 ACVAA)가 합류하면서 1984년부터 현재의 VECCS로 운영되고 있다.

1985년 200명이던 회원수가 현재는 4,000명 이상으로 성장했다. 1988년 최초로 열린 IVECCS가 올해 텍사스 샌안토니오까지 이어졌다.

VECCS는 미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회(ACVECC), 수의응급중환자간호학회(AVECCTN), 미국수의마취통증의학회(ACVAA), 수의마취통증간호학회(AVTAA), 국제수의통증관리학회(IVAPM)와 협력해 연례 IVECCS를 개최하고 있다.

아울러 수의응급의학회지(Journal of Veterinary Emergency & Critical Care)를 통해 수의응급의학 및 중환자 치료에 대한 지식을 증진하고, 높은 수준의 임상기준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에는 ACVAA가 공식적으로 American College of Veterinary Surgeons(ACVS)와 함께 새로운 협력관계를 맺고 수의사 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어 이번 IVECCS에서 함께 참여할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웠다.

 

우리회는 IVECCS 2022의 시작에 앞서 텍사스 샌안토니오 지역의 동물병원들과 테크니션 교육기관을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이번 방문프로그램은 제임스 맥 퍼지(UC Davis, DAVECC) 박사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테크니션 전문대학 1곳과 텍사스 지역 1·2차 동물병원 4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먼저 테크니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팔로 알토 대학으로 향했다. 테크니션 교육시스템이 체계적이며, 실제 임상에서 수의사의 진료를 보조하고 환자를 관리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

 

미국의 테크니션 교육제도를 접하다

미국 수의테크니션은 미국수의사회(AVMA)로부터 승인받은 교육기관에서 2년 혹은 4년 과정의 수의테크니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주에 따라 주 면허시험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첫 일정은 테크니션 교육기관인 “Palo alto college”였다. 팔로 알토 대학의 교육과정은 2년 과정이다. 1998년 이후 총 34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국가시험과 주 면허시험 합격률이 91%에 달해 텍사스에서 가장 높은 합격률을 자랑하는 곳이다.

교육과정에는 총 350여 가지의 기본 수련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테크니션의 업무영역이 주마다 다양하다. 텍사스주에서는 진단, 예후평가, 처방, 수술 등은 금지되어 있다(마취제의 투여, 채혈, 방사선 촬영 등의 행위는 허용되고 있었다).

대학 내에서 키우고 있는 개들이 있었는데, 수의사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처방전을 비롯한 지시사항을 내리면 학생들이 이를 수행하는 경험을 쌓고 있었다. 이를 통해 수의사와 테크니션 간의 소통을 교육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미국 역시 수의테크니션에 대한 수요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2020부터 2030년까지 매년 15% 이상의 고용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급여는 연 2.5만불~5.2만불 수준이다. 2년 과정의 교육기간 동안 약 13,000불 정도의 비용이 소용되는데, 여기에는 의무접종인 광견병 백신비용 1,100불과 면허시험 응시료 500불가량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제1회 시험을 거쳐 동물보건사(수의테크니션)가 배출됐다. 그만큼 동물보건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적 추세에 맞추어 우리나라도 동물보건사의 필요성은 점차 더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무분별한 자격인증에 앞서 전문화된 교육과정이 만들어지고 교육훈련이 강화되어야 한다. 체계화되고 표준화된 인증을 통해 동물보건사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

자격인증 이후에도 꾸준한 연수교육과 관련 학회 등을 통해 역량이 관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의사의 역할도 더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팔로 알토 대학 내 테크니션 교육을 위한 시뮬레이터 교육실(왼쪽)
참관 중인 한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연구회 회원들(오른쪽)

텍사스 샌안토니오 지역 동물병원을 방문하다

이후 샌안토니오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규모의 병원과 응급 전문진료를 하고 있는 동물병원들을 둘러볼 수 있었다.

Hill Country Animal League는 지역 내 유기동물(개·고양이) 중성화 사업과 유기견 입양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였다. 방문 프로그램을 주선해준 맥 퍼지 박사가 학술연구활동과 더불어 외과수의사로 공헌하고 있는 곳이었다.

Herbest Veterinary Hospital은 큰 규모의 1차 동물병원으로 11명의 수의사가 속해 있다. 주간 응급진료까지는 감당하고 있었지만, 야간에는 주변 2차 병원으로 전원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Bluepearl Pet Hospital은 2차 동물병원으로 의뢰 진료를 소화하며 24시간 응급진료가 가능한 곳이다. 블루펄 동물병원은 미국 내 103개의 동물병원으로 소유하고 있는 Mars 펫헬스케어의 자회사다. 같은 건물에 antech을 공유하고 있다.

인상 깊었던 점은 다양한 수혈제제들을 구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FFP(신성동결혈장), pRBC(농축적혈구)를 포함하여 cryoprecipitate, dry powder 형태의 혈소판제제, canine albumin 등을 구비하고 있었다.

Misson Vet Specialty & Emergency는 2차 동물병원으로 뇌신경수술, 종양 등의 전문진료와 더불어 24시간 응급진료와 1차 의뢰진료를 담당하고 있었다.

중증의 응급환자, 종양 환자들이 입원해 있었고 대형모니터를 통해 주치의와 환자의 증상, 진단명, 응급상황 시 조치내역 등이 확인할 수 있었다.

마약류는 물론 일반 의약품도 불출하려면 지문인증 시스템을 거쳐야 했다. 단순한 재고관리 차원을 넘어 약물 오남용 위험을 줄이고,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이 얼마나 처방되었는지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었다.

여러 동물병원을 돌면서 미국의 동물병원은 구성원들의 업무 구분이 체계적이며, 각자의 업무에 전문성과 열정을 갖고 일한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리셉션부터 테크니션 문진→신체검사→수의사 진료→혈액·진단영상검사→응급처치·수술→ 입·퇴원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마다 담당자와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고 다음 단계로의 진행을 위한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일부 병원의 경우 모두 전산화된 차트시스템을 기반으로 병원 곳곳에 있는 대형스크린을 통해 의사소통하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근무 인원이 많은 2차 동물병원인 블루펄 동물병원의 경우 수의사와 매니저, 수의테크니션이 3명이 한 팀을 구성했다. 수의사가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매니저는 여러 행정적인 지원과 일정관리 등을 보조해주고, 테크니션이 진료 보조를 전담했다. 그러다 보니 효율적으로 많은 진료 케이스를 소화해내는 점이 인상 깊었다.

아직 1인 동물병원 원장님이 많은 국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2차 병원을 지향하는 많은 동물병원이 존재하고 실제로 상당수의 테크니션이 근무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수의사가 모든 일을 직접 다 하기보다는 각자 서로의 영역을 정하고 각자 잘할 수 있는 것과 전문분야를 강화시켜 나간다면 모두가 함께 발전할 수 있다. 당연한 얘기다.

텍사스주 수의사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퍼지 박사(왼쪽)
한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연구회원들과 퍼지 박사 가족(오른쪽)

지역 동물병원 방문프로그램이 성황리에 종료된 후에도 맥 퍼지 박사는 자택으로 우리회원들을 초청해 정성스러운 가든파티와 식사를 대접 해주었다. 여러 다양한 임상경험까지 공유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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