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 수의대생이 세계수의사회 장학금을 받았다! 유채현 학생 인터뷰

강원대 유채현 학생에게 듣는 WVA/MSD 장학생 선정 과정과 다양한 활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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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의사회(WVA, World Veterinary Association)와 MSD Animal Health(MSD동물약품)가 공동 주관하는 ‘WVA/MSD Veterinary Student Scholarship’은 전 세계 수의대생을 대상으로 동물건강, 동물복지, 공중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잠재력과 기여도를 평가해 선발하는 국제 장학 프로그램입니다. 글로벌 수의 인력 양성과 미래 수의사 리더 육성을 목표로 하며, 선발된 학생에게는 5000달러(USD)를 지급합니다.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본과 4학년 유채현 학생이 전 세계 1,064명의 지원자 가운데 2025년 장학생으로 선발됐습니다.

유채현 학생은 이번 장학생 선발을 통해 학부 과정에서 쌓아온 경험과 진로 방향성을 국제적인 무대에서 인정받게 됐는데요, 특히, 동물행동학과 행동의학을 중심으로 동물복지가 정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학문적·실천적 고민을 계속 해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강원대 수의대 유채현 학생

유채현 학생은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수대협)를 통해 ‘수의과대학 학생 윤리강령’ 제정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수의사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해 왔습니다. 그리고, 개별 경험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하고, 자신의 방향이 국제적으로도 의미 있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WVA/MSD 장학생에 지원했습니다.

유채현 학생은 “장학금은 결과라기보다 앞으로의 목표를 더 밀어보라는 메시지처럼 느껴졌다”고 말합니다.

한 학생이 쌓아온 경험이 어떻게 하나의 ‘진로’로 연결되어 가는지 알아보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고민과 확신을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유채현입니다.

이번 WVA/MSD Veterinary Student Scholarship에 선정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입학 초기부터 기사들을 통해 수의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을 받아왔던 데일리벳 인터뷰로 이어지게 되어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제게 있어 WVA/MSD 장학은 관심 분야에서 더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경제적 지원인 동시에, 학습을 이어가는 데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더 많은 학생이 이러한 기회를 알게 되고, 도전해 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장학금의 존재는 2024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진로 방향이 어느 정도 구체화된 고학년에 지원해 보고자 했습니다. 2025년 지원 공고는 작년 9월에 게재된 데일리벳 기사를 통해 접하게 되었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공고가 올라온 시점은 때마침 홍콩 수족관 Ocean Park 익스턴십과 미국 수의과대학 행동의학 익스턴십을 계획하던 시기였습니다. 제 학업에 중요한 활동들이었지만, 동시에 경제적인 부담이 따랐습니다. 이에 보다 독립적으로 준비하고자 장학금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장학생 지원을 계기로 흩어져 있던 경험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해 보고 싶었습니다. 학부 과정에서 얻은 경험들이 각각은 의미가 컸지만, 서로 분절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마지막으로, 제가 고민해 온 진로 방향이 국제적으로도 의미 있는 흐름인지 확인해 보고 싶다는 마음도 지원 계기 중 하나였습니다.

강원대 수의대 유채현 학생이 세계수의사회(WVA)의 2025년 수의대생 장학생으로 선정됐다.

요구하는 서류가 많아 지원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했던 점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지원서, 포트폴리오(최대 2장), 추천서 2부(학장님, 교수님), 재학증명서 등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아 준비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본 장학금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선발되지 않을 경우 투자한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원을 망설였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비슷한 고민을 했지만, 직접 지원해 보지 않고서는 결과를 쉽게 단정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후배님들께는 ‘결과와 관계없이 한 번쯤 도전해 보는 경험 자체에도 충분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경우, 장학 준비 과정에서 그동안의 이력을 정리하며 진로 방향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추천서를 부탁드리며 교수님들을 찾아뵙는 과정에서는 스스로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본 장학금 제도는 동물건강(animal health), 동물복지(animal welfare), 국제공중보건(global public health), 수의학교육(veterinary medical education), 수의직역(veterinary profession)을 중심 가치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지원 과정에서 제가 해온 이력들이 이러한 가치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수의학을 선택한 이유, 진로 목표, 수의사의 사회적 역할, 향후 수의계의 과제, 장학금 사용 계획 등을 지원서에 서술해야 했는데, 학부 시절 형성된 고민과 방향성을 중심으로 이를 풀어냈습니다. 포트폴리오에는 학교·공동체·동물에 대한 기여를 세 가지 사례로 정리해야 했는데, ‘편집부’, ‘학생협회’, ‘동물복지 정책’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구성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에서 ‘수의과대학 학생 윤리강령’ 사업을 제안하고 이끌었던 점이 가장 큰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예과 2학년 수의윤리학 수업에서 수의사의 신조를 직접 개정해 보는 과제를 수행한 경험이 이후 학생 윤리강령을 구상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리포트 작성 과정에서 직접 찾아보고 참고했던 자료가 바로 ‘2019 WVA Model Veterinarian’s Oath’이었습니다.

강령 제작 과정에서는 전국 수의과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OIE(WOAH) Day 1 Competencies’ 등 수의학 교육 기준을 바탕으로 전문직업성 역량을 점검하는 설문을 구성해 그 결과를 윤리강령 설계에 반영했습니다.

윤리강령 제작 과정 전반에서 설정했던 방향이 본 장학금의 가치와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이러한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1년간의 학생 윤리강령 제정 과정을 마친 지금, 예과 2학년 시절부터 기준으로 삼았던 세계수의사회(WVA)로부터 장학금을 수상하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유채현 학생은 ‘수의사의 신조의 윤리학적 분석과 이상적인 개정된 신조 제안(2022)’에서 세계수의사회(WVA) 수의사 선서 모델(WVA Model Veterinarian’s Oath)을 참고했었다.
2026년 3월 제3회 수의인문사회학컨퍼런스에서 「수의과대학 학생 윤리강령」이 공개됐다.

수의학은 생명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또한 하나의 전문 분야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수의대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입학 이후에는 스스로 관심이 향하는 방향을 부지런히 찾아다녔습니다. 한 방향을 미리 정하기보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분야를 직접 경험해보고자 했습니다. 수의사 선생님들을 찾아뵙고 현장을 따라다니거나, 학회와 세미나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탐색을 이어갔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현재는 동물행동의학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사육 상태의 야생동물(Captive wildlife) 행동 문제에 주된 관심이 있습니다. 행동학을 통해 비자발적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가게 된 야생동물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과 2학년 시절 동물행동학 과목을 들으며 처음 흥미를 느꼈습니다. 함께 수강한 동물복지학 수업에서는 동물원 동물의 복지 평가를 수행하는 조별과제를 진행했는데, 동기들과 함께 호랑이사 앞에 돗자리를 깔고 몇 시간 동안 행동을 관찰했던 경험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후 교외에서 개최된 행동의학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동물 정신과’로서의 행동의학을 접하게 되었고, 해당 분야에 관한 관심이 더욱 커졌습니다.

본과 2학년 때에는 수생동물질병학 수강을 계기로 수생동물 임상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기초연구가 활발한 분야인 만큼 관련 연구자들과의 접점이 넓어졌고, 그 과정에서 임상수의사와 기초연구자 사이에서의 진로 고민과 함께 어떤 연구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사)플랜오션(Plan Ocean)’에서 2개월간 인턴으로 활동하며, ‘수족관 허가·관리 업무처리지침(SOP)’ 제작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족관 동물의 복지 증진을 위해서는 개체군 관리 전반에서 행동학적 고려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같은 시기 ‘2024 전국수의과대학봉사심포지엄’의 개최를 준비하며 ‘Shelter medicine(보호동물의학)’을 접하게 되었고, 보호소에서의 행동학적 관리 및 행동 치료의 존재와 함께 국내에서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관심이 이어져 ‘(사)한국보호동물의학연구원’에서 해외 보호동물 관리 가이드라인 번역을 보조하며, 정책적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하고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축적되면서, 많은 질문이 결국 ‘동물의 행동’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행동학은 기초연구와 임상 적용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넓은 분야라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고, 동물의 건강과 복지에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행동학을 꾸준히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국내 행동의학 클리닉 실습, 제주대학교 ‘말의 행동학’ 계절학기 수강 등을 통해 관련 경험을 이어가고 있으며, 임상적 기본기를 다지기 위한 실습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실제 적용 사례를 접하며, 동물행동이 동물복지 중심 시설 관리의 핵심 요소이면서도 임상의 중요한 한 축인 것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학생 시기는 지식을 배우는 동시에 어떤 수의사가 될 것인지 고민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학술행사에 참여하고 교육과 정책에 대한 논의에 함께하는 경험은 전문직으로서의 기준을 형성하고 방향을 구체화하는 데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수대협에 3년간 몸담으며, 학술기획과 교육정책 관련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같은 세대의 학생들과 함께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미래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그중 저에게 의미가 큰 사업은 다음의 네 가지입니다.

1) 2024 전국수의과대학봉사심포지엄(봉사심)

수의과대학 학생 주도 봉사활동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첫 개최를 이끌었습니다. 실제로 학생 주도 봉사 문화에 작게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아 뜻깊게 느끼고 있습니다.

2) 제2회 수의인문사회학컨퍼런스

‘질병-동물환자-보호자’의 관계를 주제로, 임상 환경에서 마주하게 될 다양한 관계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참석한 학생들이 평소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부분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어 유익한 경험이 되었다고 이야기해 주어 보람을 느꼈습니다.

3) 2026 동물정책토론회

수의과대학 학생들의 정책 이해도를 높이고 관련 담론을 활성화하고자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수의계의 발전을 넘어 사회 전체 동물정책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성을 지향하고자 하였습니다. 어려운 주제인 만큼 준비 과정에서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지만, 많은 분들께서 뜻을 함께해 주신 덕분에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4) 수의과대학 학생 윤리강령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하나의 기준으로 정리하고자 1년간의 사업으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타 학교 교지에 언급될 뿐 아니라, 수업 시간에도 활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있어 더욱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즉각적인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더 나은 학생 공동체 문화와 미래 수의계를 위한 작은 시도라고 생각하며 동료들과 함께 했습니다.

물론 학생이 이러한 논의에 참여하는 것이 조심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오히려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고민과 질문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정한 역할을 맡지 않더라도, 후배분들께도 이러한 담론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수의학으로서의 동물행동학’을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동물의 행동은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의 지표이기에, 행동을 중심으로 동물의 건강을 임상적으로 해석하고 개선하고 싶습니다.

또한 동물행동은 사회적·문화적 맥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공중보건학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를 보다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동물과 인간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이어 나가고 싶습니다.

나아가 동물복지 정책과 연결되는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경험하며, 자원이 필요한 방향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이를 설득하고 변화로 이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의사 선배님들의 노력에 작게 나마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졸업을 앞둔 현재는 조급해하기보다 기본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학교 커리큘럼에 성실히 임하고, 국가시험을 준비하는 한편, 계획 중인 실습과 학회 참여를 통해 차근차근 공부를 하고자 합니다.

또한 졸업 전 완성을 목표로 ASV(Association of Shelter Veterinarians) 체크리스트의 한국어 번역을 하면서, 시설 관리에서의 행동학 및 행동의학 접근에 관한 공부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이 제가 원하는 방향에 가까워지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WVA/MSD 장학생 선발은 저에게 있어 하나의 결과나 성취라기보다 과정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앞으로의 목표를 더 밀어보라는 하나의 신호로 느껴졌고, 제가 걸어온 방향이 아주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얻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는 결국 좋은 분들과의 관계 속에서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응원과 함께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교수님들, 호의와 도움을 베풀어 주신 수의사 선배님들, 그리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해 온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배우고 얻은 것들을 다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수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본 장학금에 관심 있는 분들은 특별한 준비를 하기보다, 평소 자신의 관심과 방향을 꾸준히 쌓아가다가 자연스럽게 도전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혹여라도 본 장학금 지원에 관심 있는 후배나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 주세요(ryuchaehyeon@naver.com).

정지영 기자 jiyeong6866@gmail.com

[인터뷰] 한국 수의대생이 세계수의사회 장학금을 받았다! 유채현 학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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