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오예인 교수,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서 항생제내성 원헬스 관리 강조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오예인 교수(수의내과학)가 지난달 열린 제30차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학술대회 및 연수교육에서 반려동물 항생제 내성과 원헬스적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는 지난 1995년 환자와 보건의료인의 안전을 위한 감염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창립했다. 항생제내성 확산, 변화하는 의료 환경, 자원이 제한된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등 여러 과제 속에서 감염관리 교육, 교과서 및 지침 개발, 감염관리 근거 자료 생산, 정책 제안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학회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식과 혁신의 30년 : 감염관리의 미래를 만들다’를 주제로 5월 29일(목)~30일(금) 스위스 그랜드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부위별 의료관련감염 예방을 위한 혁신적 재료의 활용 ▲미래 팬데믹 위험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감염관리 전략 ▲공기 전파와 접촉 전파 경계의 불명확성에 따른 감염관리 전략 등 7개의 심포지엄과 ▲의료기관 종사자의 예방접종 현황과 참여 증진 전략 ▲유행성 병원체에 대한 표적 감염 예방 및 관리 전략 등 5개의 연수강좌, 학회 연구보고, 구두발표, 포스터발표 등이 진행됐다.

미래 팬데믹 위험 바이러스 세션에서는 엠폭스, 조류인플루엔자, 니파바이러스 등 여러 인수공통감염병이 다뤄져 눈길을 끌었다.

심포지엄2는 ‘감염 예방 및 관리에서의 원헬스’를 주제로 진행됐는데 ‘자연상태 내 항생제 내성 대응을 위한 원헬스 전략 및 정책방향’, ‘원헬스 개념의 항생제 내성 확산 방지를 위한 지역사회 코호트 구축’ 발표에 이어 경북대 수의대 오예인 교수가 ‘반려동물에서 사람으로의 다제내성균 전파 : 현황과 원헬스적 관리의 필요성’을 주제로 30분간 강의했다.

오예인 교수는 반려동물에서 유래한 다제내성균이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위험성과 그에 대한 원헬스 기반 대응 전략을 자세히 전달했다. 오 교수는 “최근 반려동물 진료에서 항생제 사용이 증가하면서, MRSP, ESBL, CRE 등 인체 감염과 관련된 고위험 내성균이 반려동물에서 검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사람과 동물 간 전파가 확인된 실제 사례와 발생 현황을 소개했다.

이어 국내 항생제 내성 감시의 사각지대, 의료기관 내 감염관리의 연계 필요성, 고위험군 보호 대책 등을 중심으로 수의학과 의학 간 협력의 중요성을 제시하고, 미국·유럽·스웨덴 등의 선진 감시체계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원헬스 감시체계 구축 방향성도 제안했다.

고양이 진료한 일본 수의사 SFTS로 사망..한국도 수의사·수의테크니션 감염

일본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감염 고양이를 치료했던 수의사가 SFTS에 감염되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에서도 SFTS 감염 동물을 진료한 수의사, 수의테크니션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던만큼, 일선 임상수의사의 주의가 필요하다.

SFTS 감염 고양이 치료 수의사 사망 소식을 전하는 일본 방송(@TBS)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미에현(三重県)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던 고령의 남성 수의사가 5월 SFTS에 감염돼 사망했다.

해당 수의사는 사망하기 며칠 전 SFTS 감염 고양이를 치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SFTS를 매개하는 진드기에 물린 자국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른 병원 관계자에서는 감염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SFTS에 감염된 반려동물로부터 전염될 수 있는만큼 일본수의사회가 일선 수의사의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해 11월 단양에서 열린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일본의 반려동물 SFTS 감염 현황을 소개한 일본국립감염병연구소 박은실 박사에 따르면, 이미 일본에서 반려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된 사례로 파악된 것만 11건에 달했다.

참진드기가 매개하는 SFTS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진드기가 사람이나 동물을 물어 흡혈하는 과정 중에 SFTS 바이러스가 전염된다.

감염된 사람은 고열,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중증인 경우 혈소판, 백혈구 감소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2013년부터 2024년까지 2,065명의 사람 환자가 발생했다. 그 중 381명이 사망해 약 18.5%의 치명률을 보였다. SFTS는 치료제도 백신도 없다.

SFTS 국내 사람환자 발생 및 치명률 (자료 : 질병관리청)
김종희 과장이 동물위생학회에서 소개한 SFTS 동물병원 2차 감염 의심 사례

SFTS는 진드기에 물리는 1차 감염뿐만 아니라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의 혈액, 분비물 등 체액에 노출되어 전염되는 2차 감염도 가능하다. 사람 SFTS 환자를 치료하는 진료진뿐만 아니라 동물 SFTS 환자를 진료하는 동물병원 수의사와 보조인력이 위험군으로 꼽힌다.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해 질병관리청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국방부, 대한수의사회 등과 함께 원헬스 감시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중 대한수의사회는 반려동물-사람 간 SFTS 2차감염 예방관리사업을 맡고 있다. 동물병원에서 SFTS 감염 환자를 진료한 수의사, 동물보건사, 보호자 등 밀접접촉자의 2차 감염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예방관리사업에서 동물병원 진료진으로의 전파 사례가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달 광주에서 열린 한국동물위생학회 제37차 학술발표대회에서 기조연자로 나선 김종희 질병관리청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은 SFTS 다부처 감시사업을 소개하며 관련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해 6월 광주에서 SFTS에 감염된 개를 진료하던 과정에서 물린 20대 여성 수의테크니션이 SFTS에 감염됐다. SFTS 감염견과 여성에서 검출된 SFTS 바이러스는 동일한 유전형으로, 일부 유전자(L Segment)도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는 제주에서 2차감염 의심사례가 추가됐다. SFTS 양성 동물을 진료한 수의사가 SFTS에 걸렸는데, 해당 양성동물을 진료하던 과정에서 주사바늘에 찔렸다는 것이다. 감염 동물의 체액에 노출되면서 전파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정황이다.

김종희 과장은 “진드기가 아닌 2차 감염으로 SFTS에 걸린 환자가 파악된 것만 30명이 넘는다”면서 “의료진, 수의사는 물론 장례지도사까지 다양하다. 그만큼 진료 현장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진료 과정에서 SFTS 양성 환자를 만난 동물병원은 대한수의사회 2차 감염 감시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2차 감염의 경우 조기 발견해 신속히 치료할수록 예후가 양호한만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SFTS에 감염된 개·고양이는 침울, 식욕부진, 고열과 함께 백혈구·혈소판 감소 증상을 보인다. 고양이에서는 황달과 빌리루빈 수치 증가가 특징적이다.

대한수의사회 담당자는 “동물병원에서 양성 동물과 밀접 접촉한 사람의 정보를 제공하면, 모바일 시스템을 통해 2주간 이상증상을 모니터링한다”며 “발열, 근육통, 구토 등 의심증상을 보이면 해당 지역에서 SFTS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임상수의학 기본과정 ‘영상의학과’ 및 동물보건사 대상 ‘임상병리·방사선’ 교육생 모집

아이해듀가 수의사와 동물보건사를 위한 두 가지 전문 교육과정 수강생을 모집한다.

7월 3일(화) 시작되는 ‘제27기 임상수의학 기본과정 영상의학과 과정(온라인)’과 6월 29일(일) 진행되는 ‘동물보건사를 위한 임상병리 & 방사선 기초 교육(오프라인)’이 그 주인공이다.

우선, 제27기 임상수의학 기본과정 파트2 ‘영상의학과’ 과정이 7월 3일(화)부터 8월 19일(화)까지 매주 화요일&목요일에 온라인 VOD 형태로 방영된다.

25년간 오프라인 집합교육으로 진행됐던 해마루 임상수의학 기본과정은 이번 27기 과정부터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되어 수의사들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아이해듀 측은 “지난 4월 1일부터 방송 중인 파트1 ‘내과&응급의학’ 강의가 높은 수강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그동안 지역적 접근성의 한계나 시간적인 제약으로 오프라인 현장 강의에 참석이 어려웠던 수의사들이 보다 유연하게 교육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상의학과(파트2) 강의는 해마루동물병원 영상의학센터 이가현 부장과 인터벤션센터 전성훈 센터장이 맡는다.

초음파 강의가 포함됐으면 좋겠다는 지속적인 요청을 반영해 방사선 강의 이외에도 초음파 강의를 추가해 총 14강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부위별 방사선 촬영 및 판독법 ▲각 장기별 복부초음파와 심장초음파의 기본적인 이론과 스캔법 ▲초음파 케이스의 결과 해석법 등 영상진단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해마루동물병원 영상진단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문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을 준다.

강의는 주제별 지정된 날짜에 자유롭게 시청 가능하다. 강의 길이의 2배수 시간까지 시청할 수 있으며, 아이해듀 대표 메일을 통해서 강의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수강 신청은 6월 30일(월)까지이며, 자세한 사항은 아이해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물보건사의 역량을 한층 레벨업 시킬 수 있는 ‘동물보건사를 위한 임상병리 & 방사선 기초 교육’ 과정도 신규 론칭한다.

이번 교육과정은 6월 29일(일) 오후 1시 30분~5시 30분까지 대웅제약 베어홀에서 진행된다. 해마루동물병원 내과 팀장 이연주 수의사와 영상의학센터 팀장 최현지 수의사가 각각 임상병리와 방사선 파트를 맡아 2시간씩 강의할 예정이다.

지난 몇 년간 ‘CS교육’과 ‘원내실무교육’을 운영하면서 동물병원 스태프 역량 향상을 위해 노력해 온 아이해듀는 “해당 교육을 통해 직원들의 마인드셋이 변했고, 수업 내용을 실제 동물병원 현장에 즉시 적용함으로써 보호자와의 원활한 소통, 병원 운영 및 경영 효율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동물병원 스태프 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다시금 확인했다”며 “전문성과 실무 능력을 갖춘 동물보건사는 수의사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진료의 질을 향상시킨다. 이는 병원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동물보건사 대상 신규 교육을 기획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동물보건사 대상 ‘임상병리&방사선 기초 교육’은 해마루동물병원 동물보건사들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배울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일 병원 소속 2인 이상 수강 시 수강료 10% 할인 혜택이 제공되며, 원장 수의사가 직원들을 위해 대리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 확인 및 강의 신청은 아이해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고, 카카오 채널을 통해 문의할 수 있다.

“수술→최소침습→비수술 재생치료로 바뀐 의료계 트렌드…수의계도 비슷할 것”

한국수의재활학회(KAVR, 회장 최춘기)가 수의 분야의 비수술적 재활치료의 가능성을 엿봤다.

수의재활학회는 15일(일) 용산구 전쟁기념관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재생의학 기반 수의재활 – 관절, 신경손상 및 만성 통증의 통합 관리’를 주제로 2025년도 제1차 학술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학회에는 150여 명이 참석했다. 당초 80명 규모로 준비됐었지만, 수의사들의 높은 관심 속에 추가 신청을 받았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도 참석해 “반려동물의 노령화와 함께 재활의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재활의학이 발전할 수 있도록 수의사회도 적극 후원하겠다”고 축사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7개의 강의가 진행된 가운데, 신경외과전문의, 수의대 교수 2명의 전문적인 강의(3개)와 한국수의재활학회 소속 원장들의 실질적인 케이스 중심 발표(4개)가 이어졌다.

마디마디 신경외과병원 김일천 원장

첫 번째 강의는 신경외과전문의인 김일천 원장(마디마디 신경외과병원)이 맡았다. 김 원장은 ‘사람의 비수술 재생치료 트렌드가 수의재활에 제시하는 비전’을 주제로 비수술 재생치료가 수의계에도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원 7년 차인 김일천 원장은 1인 병원을 운영 중이다. 그는 비수술 재생치료를 전문적으로 시행한 뒤 의사 수, 직원 수가 모두 동일한 상황에서 병원의 수익을 대폭 높였다.

김일천 원장은 환자들이 비수술 재생치료를 선택하는 이유로 ▲수술 못지않은 효과 ▲적은 부작용 ▲시간 관리(빠른 복귀)를 언급했다.

또한, 수술(1세대)→최소침습(내시경, 관절경, 로봇수술(2세대))→비수술 재생치료(3세대)로 바뀐 의료계의 고수익 치료 트렌드 변화를 소개하며, 수의료 시장도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강의를 앞두고 ‘재활동물병원’ 키워드를 검색해 봤다는 김 원장은 “사람과 비슷하게 외과수술센터, 재활치료센터, 한방재활센터는 나오는데 한 가지 나오지 않는 게 있었다”며 ‘비수술 치료센터/클리닉’을 꼽았다. 비수술 재생치료가 트렌드가 된 의료 분야와 달리, 수의 분야는 일부 동물병원에서 비수술적 재생치료를 하고 있지만 큰 트렌드는 최소침습(2세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김일천 원장은 “시작이 반”이라며 “분명 수술을 원하지 않는 환자(보호자)가 있다. 비수술 재생치료 트렌드를 선점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특히, “비수술 재생치료 환자군과 수술이 필요한 환자군이 다르다”며 “비수술 재생치료의 본격적인 시행이 수술 건수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초진 검사 후 약, 진통제만 처방받는 동물’, ‘노령으로 마취 위험이 큰 동물’, ‘발목, 어깨 등 수술 시 관절 고정이 되어버리는 부위’, ‘건강검진에서 파행 등이 확인된 동물’ 등 수술이 어렵거나 불필요한 환자군에 비수술 재생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수술과 재생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수술 후 경과 관찰 또는 재활치료 중인 동물’도 비수술 재생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김일천 원장이 주로 시행하는 비수술 재생치료는 프롤로 주사, 히알루론산 연골주사, 폴리뉴클레오티드(PN) 주사, 아텔로콜라겐 주사, 자가줄기세포 시술 등이다. 이미, 히알루론산, 폴리뉴클레오티드, 아텔로콜라겐 등 다양한 제품군이 동물용으로 정식 출시되어 있는 만큼, 수의사들도 비수술 재생치료를 얼마든지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충남대 이해범 교수

‘어깨 관절, 인대 및 근육 손상의 이해와 임상 접근’을 주제로 강의한 충남대 수의대 이해범 교수는 “외과 수의사로서 환자의 기능 개선을 위해 무엇을 더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재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며 “무엇보다 어깨 관절의 경우, 해부학적 구조로 재활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경북대 수의대 강진수 교수 역시 수술 후 재활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재활치료가 수술 후 상처 관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다양한 재활치료 방법을 소개했고, 재활치료를 통한 올바른 상처 치유가 환자의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3개의 전문적인 강의에 이어 이은구 원장(한걸음더 재활한방 동물병원)의 ‘노령견의 낙상 후 사지부전마비에서 비수술적 재활치료 접근’, 윤병국 원장(24시청담우리동물병원)의 ‘병원의 재진율을 올릴 수 있는 효율적인 관절주사 적용 방법’, 김석중 원장(24시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의 ‘재활치료의 시작은 진단과 예측 그리고 운동처방’, 문희섭 원장(부산 24시 더휴동물의료센터)의 ‘과신전된 관절을 가진 개에서의 비수술적 치료법’ 발표가 이어졌다.

왼쪽부터) 최춘기 수의재활학회 회장, 강도한 더셈펫바이오 대표, 김석중 수의재활학회 부회장

한편, 이날 학술대회는 ‘타입1 아텔로콜라겐(atelocollagen)’을 주성분으로 한 동물용의료기기(콜라겐사용조직보충재) ‘ANYSEAL C(애니씰 C)’로 유명한 더셈펫바이오가 협찬했다.

애니씰C는 현재 슬개골 탈구를 포함해 힘줄 파열, 관절염, 인대 손상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반려동물의 비수술 재생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제품으로 손꼽힌다.

한국수의재활학회와 더셈펫바이오는 이날 ‘재생의학 기반 수의재활 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발전 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두 단체는 앞으로 수의 분야의 재생의학 및 재활의학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최춘기 한국수의재활학회 회장(사진)은 “최근 수의재활 분야는 급속한 과학적 발전과 보다 근거기반적인 환자 맞춤형 치료로 진화하고 있다”며 “콜라겐, 줄기세포, 엑소좀 등 재생의학 기반 치료가 기존의 수술적 접근이나 대증치료를 넘어서 회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수의재활학회는 이러한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실무 중심의 임상교육, 학술연구, 국제 교류를 통해 국내 수의재활 분야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제1차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수의재활학회는 하반기에 다시 한번 학술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름인데 바이러스 남았나’ 서산 육용오리 농장서 고병원성 AI

충남 서산 육용오리 농장에서 H5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한 여름엔 흔치 않았던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은 하향했던 위기경보단계를 이틀 만에 다시 상향했다.

지난달 광주의 전통시장에서 AI 항원이 검출된 바 있어 바이러스가 아직 국내에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003년 고병원성AI 국내 최초 발생 이후 하절기(6~8월) 발생 사례는 단 3.6% : 전체 1,366건 발생(‘03년~’25.6월) 중 6월 45건(3.3%), 7월 4건(0.3%), 8월 미발생

농림축산식품부는 6월 15일(일) 서산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됨에 따라 관계기관·지자체가 참여하는 방역대책 회의를 열고 발생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주원상오리 계열사인 서산 발생농장은 2만 8천수 규모로 충남동물위생시험소의 도축장 출하 전 예찰 과정에서 H5형 항원이 검출됐다. 방역당국은 항원 검출 직후 14일(토) 19시부터 24시간 충남 소재 오리농장 및 동일 계열사 오리농장, 관련 차량 및 시설을 대상으로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을 발령했다.

해당 농장은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지난 4월 19일 충남 아산 토종닭 농장 이후 2개월여만의 재발이다.

지난 겨울부터 이어진 가금농장 고병원성 AI는 총 48건으로 늘어났다(산란계22, 토종닭4, 육용종계2, 산란종계1, 육용오리17, 종오리2).

앞서 방역당국은 6월 12일 전국 모든 방역대가 해제되면서 이튿날 조류인플루엔자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가장 낮은 ‘관심’으로 하향했지만, 이틀 만에 고병원성 AI가 재발하면서 다시 ‘주의’로 상향했다.

방역당국은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국내 잔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방역조치를 강화한다.

숨어 있을 수 있는 감염개체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6월 20일(금)까지 충남 소재 오리농장 26개소와 발생 계열사 오리농장 85개소를 대상으로 일제검사를 벌인다.

잔존 바이러스 제거를 위해 6월 16일(월)부터 6월 22일(일)까지를 ‘전국 일제 소독주간’으로 지정해 농장과 축산시설, 차량을 매일 소독하도록 한다.

산란계로 확산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충남 도내 산란계 농장의 알 운반 차량 농장 진입 여부를 검역본부가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CVO)은 “3월 이후 충남북·세종 지역에서 12건이 집중 발생한 것을 고려할 때, 해당 지역은 철새 북상 지연 등에 따른 잔존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차단방역이 미흡한 경우 언제든지 농장 내로 오염원이 유입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 지역단위 구제역 청정지역 인증 제주도, 기념 선포식 개최

오영훈 제주도지사(왼쪽)가 최정록 방역정책국장(오른쪽)으로부터 WOAH 인증서를 받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도지사 오영훈)가 11일(수)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제주 구제역 청정지역 인증 선포식’을 개최하고, 구제역 비발생 지역 유지와 함께 국내 최초로 지역단위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인증을 받은 성과를 대내외에 공식적으로 알렸다.

제주도의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지위 인정은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92차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총회에서 최종 결정됐다.

제주도는 “지난 2000년 국내 최초 구제역 발생 이후 25년간 단 한 건의 구제역 발생도 없이 철저한 방역체계를 유지해 온 제주도의 노력이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포식은 ‘제주 청정 축산의 가치와 미래’라는 주제로 의미 있게 구성됐다.

행사에는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최정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CVO, 대한민국 수석수의관),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이상봉 도의회 의장, 벤스 테오 싱가포르 육류무역협회 부회장, 도내 기관단체장, 축산농가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식전 행사에서는 도내 9개 축산단체장이 함께 완성한 ‘구제역 제로 축산안심지대, 제주의 가치를 세계로’라는 캘리그라피로 청정 제주의 비전을 보여줬다.

오영훈 도지사(사진 중앙), 최정록 국장(사진 왼쪽 두 번째), 허주형 회장(사진 오른쪽 첫 번째) 등이 참여한 제주 청정지킴이 퍼포먼스

‘제주 청정지킴이’ 퍼포먼스에서는 주요 내빈들이 제주 흙에 물을 붓는 상징적 행위로 청정 제주를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유공자 표창에서 25년간 제주 청정지역 유지에 기여한 9명에게 상이 수여됐다(농식품부장관 표창 3명, 도지사 표창 6명).

오영훈 지사는 기념사를 통해 “구제역 청정지역 인증은 제주산 축산물의 국제적 신뢰를 의미한다”며 “자랑스러운 성과를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 더 큰 도전과 비전을 향해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는 25년간 단 1건의 구제역도 발생하지 않았다. 축산 농가와 방역 당국, 생산자 단체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한 “지난해 농축산물 수출액이 102만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제주는 이제 국민의 사랑을 넘어 세계의 사랑을 받기 위해 도약하고 있다”며 “특히, 싱가포르 수출 등 아시안 10개국과 주요 OECD 국가에 수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역 단위로서 청정지역 인증을 받은 것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인정받는 제주 축산물의 새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마지막으로 “인증을 지켜내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라며 “생산 농가, 생산자 단체, 방역 당국이 중심이 되는 거버넌스 체계로 구제역 청정지역을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최정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이번 청정지역 인증은 우리나라가 구제역 백신 미접종 청정국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제주도가 선봉대로서 다른 지역의 모범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청정 축산물의 싱가포르 등 해외 수출이 성사되면 우리나라 축산업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농식품부도 제주도의 가축 방역 선진화와 축산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도는 이번 인증을 바탕으로 ‘제주형 동물방역관리 시스템’을 한 단계 도약시킬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구제역 및 우결핵 청정지위 획득을 위한 방역대책 연구용역’을 토대로 국제 수준의 방역체계를 갖춘 ‘제주형 동물방역관리 로드맵’을 수립한다.

이 로드맵은 축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 전략으로, 중장기적으로 구제역 비백신 청정지역 전환까지 염두에 둔 선제적 방역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의 안정적 유지와 수출 확대를 위해 생산자 단체와 함께 소·돼지 등 우제류 백신접종도 철저히 실시한다. 또한 24시간 예찰·검사 체계를 강화하고, 도내 주요 관문인 공항과 항만에서는 검역 절차를 한층 강화해 바이러스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제주도는 청정 인증을 세계 축산물 시장에서 제주산 브랜드 경쟁력 강화의 발판으로 삼아 수출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해 정부에 국가 간 양자협의 진행 시 제주 축산물의 수출 활성화를 적극 도모하고, 검역 관련 현안 해결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제주의 청정지역 지위가 국제 교역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버동수, 마당개 중성화 봉사로 상반기 활동 마무리

버려진 동물을 위한 수의사회(버동수)가 8일(일) 경상북도 청송에서 마당개 중성화수술 봉사활동을 펼쳤다. 버동수의 상반기 마지막 정기 동물의료봉사활동이었다.

이날 봉사활동은 경북 산불 피해지역의 시골 마당개들을 위한 환경개선 프로젝트인 ‘해방 1미터’ 활동의 일환으로 ‘루시의 친구들’과 협력해 진행됐다.

지난 3월 경북 산불 피해 현장에서 동물 200여 마리를 구조한 루시의 친구들(참여단체: 동물권행동 카라, KK9레스큐, 코리안독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TBT레스큐)은 현장에서 짧은 목줄, 잔반 급여 등 고질적인 마당개 사육 문제를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해방 1미터’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마당개 중성화 수술’은 마당개들의 무분별한 번식을 막고, 유실·유실견 방지, 들개화 방지 효과가 있다. 로드킬, 안락사 등 불필요한 생명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전국에서 모인 31명의 수의사와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유기동물 봉사 소모임 ‘늘품’ 및 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 봉사동아리 동복모(동물복지모임) 소속 수의대생 15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총 58마리(수컷 개 32마리, 암컷 개 25마리, 고양이 1마리)에 대한 중성화 수술을 시행하고, 종합백신·광견병백신 접종, 마이크로칩 동물등록을 시행했다. IDEXX SNAP 4Dx를 통한 감염병 검사도 했는데, 심장사상충 17마리, 아나플라스마 4마리, 라임 1마리 양성 개체도 확인됐다.

데크라코리아가 수술복을 지원했고, 김정하 님이 음료를 지원했으며, 이규인 원장이 PDS 50bx 봉합사를 후원했다. 또한, 위고인터네셔널코리아와 세아메디칼이 수술용 초음파 절삭기 ‘Sound Reach’ 6대를 버동수에 기증했다. 해당 장비는 향후 버동수 수의료 봉사에 유용하게 사용될 예정이다.

이날 동물의료봉사로 상반기 활동을 마무리한 버동수는 오는 9월 봉사활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한편, 버동수는 지난 2013년 동물의료봉사활동과 동물보호정책 개선을 위해 결성된 수의사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다. 혹서기·혹한기를 제외한 매월 전국을 돌며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대한민국 동물복지대상을 수상했다.

버동수 가입(네이버 카페), 후원 문의 : VCAA2013@naver.com

[위클리벳 455회] 동물학대 영상에 대한 올바른 대처법

유튜브 및 각종 SNS 플랫폼에 다양한 형태의 동물학대 영상이 게재됩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동물학대 영상을 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의 ‘소셜미디어 동물학대 콘텐츠에 대한 시민의식조사’ 결과, 전체 국민의 41.8%가 동물학대 콘텐츠를 접한 경험이 있었고, 반려동물 양육자의 경우 이 비율이 49.8%로 더 높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물학대 콘텐츠를 접했을 때 잘못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위클리벳 455회에서 ‘소셜미디어 동물학대 콘텐츠 시민의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동물학대 영상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소개해 드립니다.

출연 : 문희정 아나운서, 이학범 데일리벳 대표(수의사)

[인터뷰] “동물원의 역할은 보전·연구·교육” 싱가포르 만다이 공원 샹져 시에 박사

싱가포르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대부분 화려한 건축물과 쇼핑몰이 가득한 도시국가를 떠올리실 겁니다. 그런데 이 도시국가에 아시아 최대의, 그리고 최고로 꼽히는 동물원이 있다면 믿겨지시나요?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싱가포르에 위치한 만다이 공원(Mandai Wildlife Reserve)의 수의팀에서 부팀장(Vice President)을 맡고 있는 샹져 시에(Shangzhe Xie) 박사입니다.

만다이공원은 싱가포르 북부 만다이 지역에 위치한 세계적인 생태 관광지로, 자연 보호와 교육, 체험을 결합한 복합 야생동물 단지입니다. 만다이공원에는 싱가포르 동물원(Singapore Zoo), 버드 파라다이스(Bird Paradise), 나이트 사파리(Night Safari), 리버 원더스(River Wonders) 그리고 레인포레스트 와일드 아시아(Rainforest Wild Asia)까지 5개의 동물원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의 모든 동물들은 최대한 야생에 가까운 형태로 삽니다. 특히 버드 파라다이스는 철창이 없는 동물원으로도 유명하죠.

이렇게 큰 동물원의 수의사들을 감독하시는 위치에 계신 Xie 박사님은 어쩌다 동물원 수의사가 되셨을까요? 그리고 동물원 수의사로서 어떤 목표와 비전을 갖고 계실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만다이 공원의 수의팀(Veterinary Healthcare)에서 부팀장을 맡고 있는 Shangzhe Xie입니다.

저는 호주의 머독 대학교(Murdoch University)에서 수의학 학위와 보전의학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애들레이드 대학교(University of Adelaide)에서는 호주의 사막 조류에서 나타나는 열 스트레스 생리학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어요.

그 과정에서 특수동물 진료와 보전의학(Conservation Medicine)에 풍부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현재 조류분야의 미국수의임상전문의 자격(ABVP Diplomate Avian Practice)과 아시아보전의학전문의(DACCM) 자격을 갖고 있죠.

지금까지 전 세계 여러 특수동물병원에서 근무하면서 학술 연구와 교육 활동도 병행해왔습니다. 현재는 만다이 공원에서 야생동물 보전을 위한 수의서비스와 함께 동물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제 업무는 야생동물 보호구역부터 보전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동물의 건강과 복지를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의대생, 인턴, 레지던트 교육과 연구 훈련을 담당하면서 미래 수의사의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수의대를 들어간 이유가 동물원 수의사가 되기 위해서였어요. 어렸을 때부터 야생동물을 좋아했고, 동물원 수의사가 꿈이었죠. 지금도 수의사로서 가능한 많은 동물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교육에도 굉장히 집중하고 있습니다. 수의사 한 사람이 평생 천 마리의 동물을 살린다고 가정하면, 제가 10명의 수의사를 교육시키면 결국 만 마리의 동물을 살린 것이 되잖아요? 이런 마음가짐으로 더 많은 훌륭한 수의사를 배출하고, 더 많은 동물을 살리는 수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2023년 제주대에서 열린 아시아야생동물보전학회 워크숍에서 교육자로 참여한 Xie 박사

석사과정때 보전의학을 공부하면서 나무 대신 숲을 보는 훈련을 했어요. 동물원 수의사는 한 동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군집을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특히 수의과대학 학부생 수준에서는 전염병학을 주로 가축의 전염병에 한정해서 배우지만, 동물원이나 야생에서 생기는 전염병은 가축의 전염병과는 다른 측면이 많아요. 보전의학을 공부하면서 전염병학도 같이 공부했는데, 그때 지식이 지금도 유용하게 쓰이는 것 같습니다.

박사과정때 했던 생리학 연구도 제가 만다이에서 연구 프로젝트를 감독할 때 도움이 되었어요. 만다이 공원에서는 보전 연구 말고도 야생동물의학 연구도 하고 있는데, 실험들을 설계하고 디자인할 때 박사과정때 했던 경험들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버드 파라다이스에는 철창이 없는 대신 천장에 그물이 쳐져 있다
만다이 공원 곳곳에는 자연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교육 자료들이 배치되어 있다

저희는 지속가능한 생태계 속에서 야생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을 비전으로 삼고 있어요. 사람과 동물을 연결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며, 야생동물과 그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보전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UN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목표(SDGs)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만다이 공원은 지구와 자연, 동물을 보호하고 돌보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활동 속에 보전 교육을 포함시켜 더 건강한 세상을 위한 행동을 이끌어내고자 합니다.

실제로 저희가 하는 연구 중 한 분야는 보전사회과학(conservation Social Science)인데, 이는 어떻게 하면 방문자들이 만다이 공원을 방문했을 때 자연과 동물을 보호할 필요성을 느끼게 할까 연구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방문객들이 단순히 저희 공원에 와서 즐기고 갈 뿐만 아니라, 이분들이 일상으로 돌아가서 자연환경을 위한 실천들을 해주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는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보전 활동을 수행하는 만다이 네이처(Mandai Nature)를 후원하고 있으며, 벤처 성장을 도모하는 ‘Mandai X’라는 조직을 통해 혁신적인 프로젝트도 발굴하고 있습니다.

만다이 공원은 유럽동물원수족관협회(EAZA), 오세아니아동물원수족관협회(ZAA)의 인증을 받았고, 동남아시아 동물원수족관협회(SEAZA) 및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의 활동적인 회원이기도 합니다.

우리 공원의 목표를 정리하면 “사람과 야생동물이 함께 번영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며, 비전은 “자연과 야생동물을 보호하도록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의미 있는 연결과 경험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사진 : Mandai Wildlife Reserve)

만다이 동물원은 인공수정을 위한 실험실과 테크니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동물의 생식세포와 배아도 보관하고 있죠.

만다이는 여러 보전 프로젝트를 추진해왔고, 현재도 활발하게 진행중입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의 로티아일랜드(Rote Island)에 사는 멸종위기종인 로티 아일랜드 뱀목 거북이(Chelodina mccordi)를 성공적으로 번식시켜 서식지에 재도입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필리핀의 시카난가 야생동물 센터(Cikananga Wildlife Center)를 지원하면서 여러 멸종 위기 동물의 보전 프로그램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수의팀에는 10명의 임상의와 2명의 수의병리학자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만다이 공원에는 동물병원이 두 곳이 있는데, 한 곳은 조류만 전문적으로 보는 병원이고 다른 곳은 그 외 동물을 모두 보는 곳입니다.

제 업무를 요약한다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evidence-based) 동물들의 건강과 복지를 유지하고 증진하는 것입니다.

하루 일과는 전날 들어온 이메일과 진료 기록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수의팀에 보고된 케이스들을 파악하고, 필요시 환자들의 전체 진료 히스토리를 살펴보며 그 동물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그 후에는 그룹이 운영하는 두 개의 병원 중 한 곳에서 진행되는 아침 회진에 참석합니다. 수집한 정보에 기반해 필요한 경우 의견을 공유하죠.

오전 시간은 이후 계획된 의료 처치에 직접 참여하거나, 회의 참석으로 이어집니다. 회의 주제는 다양해요. 새로운 병원 설계 논의부터 연구 협력자들과의 프로젝트 기획 등 동물 건강과 복지 증진에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포함합니다.

점심 이후에는 입원 동물들의 상태를 점검하는 오후 회진을 진행합니다. 이후 시간은 재무, 법무, 보전, 동물 관리 등 다양한 부서와의 관리 회의에 할애됩니다. 이를 통해 종 보전을 위한 통합적(one-plan) 접근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대왕부리새(Great Hornbill)의 볏(casque)에 생긴 편평상피세포암에 대한 치료법을 발견한 순간이 제 수의사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대왕부리새의 볏에 암이 생기더라도 특별하게 해줄 수 있는 게 많이 없었어요. 치료를 하더라도 예후가 좋지 않고 삶의 질도 많이 떨어졌죠. 편평상피세포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절제 범위가 넓어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큰 구멍이 생겨서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주목한 것은 당시 최근 대두되고 있었던 3D 프린팅이었어요. 3D 프린팅을 이용하면 많은 부위를 절제하더라도, 절제된 부위의 모양과 최대한 가깝게 인공 볏을 제작하여 붙여줄 수 있었죠. 그러면 암의 재발 가능성도 줄이면서 삶의 질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 기대했어요.

그래서 외부에서 3D 프린팅 전문가와 협력해서 여러 프로토타입들을 제작한 후에, 가장 적합한 사이즈와 모양인 것을 선택해서 절제부위에 붙여줬어요. 

(사진 : Mandai Wildlife Reserve)
(사진 : Mandai Wildlife Reserve)

수술은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해당 재질은 굉장히 가벼웠고, 부착도 잘 되었어요. 대왕부리새는 야생에서 자신의 볏을 꼬리샘(preen gland)에서 나오는 노란색 기름으로 색칠하는데, 해당 환자가 3D 프린팅으로 만든 인공 볏도 노란색으로 색칠했어요. 인공 볏을 자기 몸의 일부로 받아들인 셈이죠. 이외에 행동이나 생리학적 지표들도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이 수술의 케이스 리포트가 PLOS One이라는 저널에 실리면서 많은 화제가 되었어요. 이게 레퍼런스가 되면서 이후 브롱크스 동물원을 비롯한 세계의 여러 동물원에서 비슷한 수술을 시도했고, 그럴 때마다 제가 전반적인 상담을 해줬어요. 현재는 3D 프린팅을 이용한 동물원 동물의 치료가 상당히 정립되었습니다.

현재 정규직으로 근무 중인 한국인은 없습니다. 다만 만다이 공원이 운영중인 익스턴십 프로젝트에는 한국 수의대생들도 비자 문제만 해결하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익스턴십은 병원당 4주 코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환자 개체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종 보전이라는 더 큰 그림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이 두 가지 사고방식은 때로 충돌하기도 하고, 서로 전환하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반려동물 병원의 수의사는 환자 하나의 질병에 집중하면 되지만, 동물원 수의사나 보전의학에 종사하는 수의사가 되는 순간 대상이 되는 동물과 범위는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즉, 우리는 한 동물을 치료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동물이 치료를 받고 자기 무리로 돌아갔을 때 잘 섞일 수 있는지, 그리고 환경이 해당 동물의 회복에 적합한지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동물원 수의사라면 이렇게 개별 환자도 신경 쓰는 동시에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커리어적인 면에서, 임상 기술을 기르는 데에는 일반 반려동물 병원에서의 경험도 큰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더해 야생동물 재활센터나 동물원에서 자원봉사 등을 통해 다양한 종을 다뤄보는 경험을 쌓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보다 많이 야생동물의학을 공부하고 싶다면 해외에서 인턴이나 레지던트를 하는것도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싱가포르에 돌아오기 전까지 해외에서 많은 공부를 했거든요.

박범조 기자 qkrqjswh@naver.com

“줄기세포 치료와 엑소좀은 상호보완적..NK세포로 영역 확장”

반려동물 세포치료 전문기업 벳스템솔루션(대표 구민)이 반려동물 줄기세포 치료 네트워크를 넘어 면역세포까지 겨냥한다. 줄기세포 치료를 위해 구축한 자가배양 인프라의 활용 범위를 자연살해세포(NK세포)로 넓히겠다는 것이다.

파트너즈 동물병원의 줄기세포 치료 경험도 공유한다. 7개 병원에서 600개 이상의 증례를 모아 해외에서도 찾기 힘든 멀티센터 연구결과로 만들 계획이다.

줄기세포 치료보다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은 엑소좀은 ‘상호보완적 관계’로 바라봤다.

벳스템솔루션은 6월 11일(수) 건국대 수의대에서 제2회 벳스템파트너즈 심포지움을 열고 줄기세포 치료 현황과 면역세포로의 발전 방향을 공유했다.

심포지움은 벳스템파트너즈인 죽전동물메디컬센터의 안성호 원장과 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 정상호 원장의 줄기세포 치료 경험을 공유하는 것으로 문을 열었다.

안성호 원장은 단백질소실장병증(PLE)에서 줄기세포 치료가 좋은 효과를 거둔 사례를 소개했다. 20살이 넘은 고양이 만성신장병(CKD) 환자에서 폭발적인 식욕·활력 상승을 보인 증례도 눈길을 끌었다.

안 원장은 “’안티에이징 주사’라는 명칭을 보호자 분이 제안해주셨을 정도”라며 “복합질환을 겪는 노령 환자에서 지표상 큰 차이가 없는데도 활력이 떨어졌을 때 선택권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은 마취·수술을 거부한 후지마비 환자에서의 회복 사례, 전발치 이후에도 지속된 고양이만성치은구내염(FCGS) 사례 등을 소개했다. 간혹 발생할 수 있는 폐수종 부작용에 대한 보호자 사전 안내 필요성도 조언했다.

김의진 건국대 동물줄기세포치료센터장은 2024년 파트너즈 동물병원들 중 7개 병원에서 모은 603건의 증례 통계를 소개했다.

벳스템솔루션을 통해 자가배양 인프라를 구축한 동물병원은 6개월여가 지나면서 줄기세포 적용 증례가 확연히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줄기세포 치료를 적용한 질환은 만성신장병(CKD)이 가장 많았고 척추사이원반질병(IVDD), 췌장염, 골관절염, 심장병 순으로 이어졌다. 개에서는 척추사이원반질병이, 고양이에서는 만성신장병이 가장 많았다.

복합질환에 대한 멀티타겟을 노린 증례의 비율이 79%로 높았다. 김의진 센터장도 “중간엽줄기세포(MSC)의 항산화, 항염 효과는 여러 장기에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파트너즈 동물병원들과 함께 모은 증례를 분석해 논문 발표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같은 방식으로 배양해 같은 방식으로 치료에 적용한 멀티센터 연구는 해외에서도 찾기 어렵다. 앞으로도 파트너 동물병원과 치료는 물론 연구도 함께 하고 싶다”고 전했다.

벳스템솔루션 구민 대표

이날 심포지움은 벳스템솔루션과 파트너즈의 다음 단계로 면역세포를 조명했다. 구민 대표는 “줄기세포가 면역을 낮추는 방향으로 조절한다면 면역세포는 높이는 방향으로 볼 수 있다”며 “그 중에서도 MSC처럼 동종치료가 가능한 NK세포부터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동종 적용 시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면역세포를 배제해야 하기 때문에 줄기세포보다 배양과정이 까다롭지만, 세포치료가 면역세포로 고도화될 것이 자명한만큼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향후 사람에서 출발한 면역항암이나 관련 치료 중 일부가 동물환자에도 적용될 것”이라며 “그 전에 면역세포를 다루는 경험치를 쌓는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박승용 건국대 교수가 NK세포 치료의 개념을, 구민 대표가 NK세포 원내배양의 청사진을 소개했다. 나아가 항노화 클리닉으로의 활용 방향도 제시했다.

구 대표는 “최근 완성한 배양 청사진을 바탕으로 안전성, 유효성을 살필 계획”이라며 “순조롭다면 올 연말까지 프로토콜을 정립하겠다”고 예고했다.

줄기세포 치료와 더불어 일선 동물병원에서 활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엑소좀에 대해서는 ‘상호보완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 대표는 “원내배양한 줄기세포 치료를 시행한다고 해서 엑소좀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면서 “줄기세포에 비해 빠르고 쉬운 접근이 가능한만큼 환자를 잘 치료하기 위한 줄기세포-엑소좀의 조합이 어떤 것인지 찾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줄기세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투약도 간편한만큼 환자 상황에 따라 둘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엑소좀도 줄기세포 치료와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엑소좀 제제에 대한 정보 공유나 데이터 확보도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신은 왜 피부가 좋은 사람에게 끌립니까? 장-피부 축 관점에서의 만성장병증·소양감 식이관리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피부가 좋은 사람에게 매력을 느낍니다. 이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K-뷰티의 본질도 좋은 피부를 만드는 대한민국 미용산업의 경쟁력에 있죠. 마다할 사람이 있을 수 없는 “아름답다”라는 평가도, “젊다”라는 평가도 모두 양호한 피부 상태에 기반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좋은 피부에 끌리는 걸까요? 우선 여기에는 진화론적인 설명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재빨리 이를 요약하자면, 피부가 ‘건강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피부는 면역기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질병, 영양결핍, 호르몬 불균형이 있을 경우 피부에 바로 증상이 나타나게 되므로 인간은 피부가 좋은 사람을 ‘건강하다’고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죠. 피부를 통해 유전자 품질을 평가할 수 있다든지, 기생충 등에 감염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든지 하는 설명들도 결국에는 피부가 건강 상태를 직접적으로 나타내 준다는 생각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람이 아닌 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임상을 몇 년 하다 보면, 찾아온 반려동물의 외관상의 상태만 보아도 대충 건강 상태가 어떻겠구나, 어떤 질병이 있겠구나 하는 ‘감’이 옵니다. 그만큼 반려동물 역시, 피부 상태가 몸 상태의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죠. ‘2021 AAHA Nutrition and Weight Management Guidelines’에서도 “개와 고양이의 피모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영양 관련 이상을 의미할 수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그럼, 진화론적인 설명 및 임상의의 ‘감’을 소화기와 피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좀 더 의학적으로 풀이해 주는 개념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바로 ‘장-피부 축(Gut-Skin Axis, GSA)’ 개념으로서, 피부와 건강, 특히 장 건강의 상호관계에 대한 이론입니다. ‘장-신장 축’, ‘장-뇌 축’ 등 장과 다른 기관들과의 상호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언뜻 장과 피부는 서로 물리적 거리도 멀고, 연관성도 적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발생학적으로 볼 때도 장은 내배엽(endoderm)과 중배엽(mesoderm)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반면, 피부는 외배엽(ectoderm)에서 발생하죠.

하지만, 이러한 장과 피부는 의외로 구조적·기능적 공통점도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무엇보다도 두 기관은 상피세포(epithelial cell)가 이어진 보호장벽이라는 사실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장벽은 기저의 간질세포(stromal cell)와 면역세포들로부터 오는 신호를 받습니다. 또한 두 기관 모두 광범위한 혈관분포 및 신경분포를 가지고 있어 면역계 및 중추신경계와 빠르게 상호작용하여 환경적 위협에 대해 신속한 반응이 가능하다는 유사성도 있지요. 더군다나 두 기관 모두 표면에 상재균의 다양한 군집, 즉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관련성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으면서도 과학적으로는 그 연관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해 보였던 피부와 장, 이 두 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제 피부과학과 소화기내과학 모두에서 관심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최근 리뷰 논문 ‘The gut-skin axis: a bi-directional, microbiota-driven relationship with therapeutic potential’(Microbial Ecology in Health and Disease, 2025)은 이 ‘장-피부 축’이 면역학적·대사적 메커니즘을 통해 전신 건강에 깊이 관여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치료적 관점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먼저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GSA는 단순한 미생물 이동의 개념을 넘어섭니다. 이 논문에서는 GSA가 양방향으로 작동하며, 핵심은 ‘장내 및 피부 미생물군’, 즉 마이크로바이옴의 조절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마이크로바이옴은 다음과 같은 경로를 통해 전신 면역과 항상성에 영향을 줍니다.

① 선천 면역 경로(Innate immune signaling)

② 아릴하이드로카본 수용체(Aryl hydrocarbon receptor, AhR)

③ 비타민 D 수용체(Vitamin D receptor, VDR)

장 또는 피부의 미생물 불균형(dysbiosis)은 이러한 경로를 통하여 해당 부위뿐 아니라 서로에게, 양방향적으로 염증 반응이나 장벽 기능 이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장내 염증이 증가하고 장벽이 손상되면 전신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증가하고 피부에도 염증성 질환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피부질환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실제 건선, 아토피피부염에서 장 투과성의 증가가 확인되었습니다.

반대로 피부 자극이나 염증이 신경면역 경로를 통해 HPA axis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장내 환경에도 변화를 유도합니다. 이러한 원리로 피부의 미생물불균형은 장 질환에 영향을 줍니다. 이처럼 장-피부 축은 이원적이면서도 통합적이며, 질병의 시작점이 어디든 양쪽 모두가 영향을 받습니다.

이 논문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치료적 가능성’입니다. 전통적으로 피부질환은 국소적 치료 및 전신적 치료 역시 피부질환 자체에만 집중되었으나, 이 논문은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식이조절, 항염증 보충제와 같이 장 건강을 개선하는 접근이 피부 증상에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프로바이오틱스인 Lactobacillus, Bifidobacterium 계열이 피부 장벽 기능 회복에 도움을 주며, 프리바이오틱스로 역할 하는 섬유질 섭취로 장내 단쇄지방산(SCFA) 증가함으로써 항염증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지중해식 식단, 저당식이 등의 식이요법도 피부질환의 증상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UVB 광선이 장 미생물군을 조절할 수 있다는 최근 연구입니다. 피부에 UVB를 조사하면 비타민 D 수용체 경로를 통해 장내 미생물 구성 변화가 발생하며, 장 내 염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기존의 광선 요법이 피부 치료 용도에만 국한되지 않고, 장 건강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장 건강 개선이 피부질환의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은 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잘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UVB 노출에 대한 이 연구결과는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장과 피부의 건강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결론적으로, 장과 피부는 별개의 장기가 아니라, ‘면역’과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보이지 않는 축’으로 연결된 유기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축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것은 보다 효과적인 소화기 질환 및 피부질환 관리를 위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이 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브이오엠 알엑스는 ‘아토피 치료 기능성 물질의 아토피 in vitro/in vivo모델을 이용한 기능성 평가 실험(이하 기능성 평가 실험)’(서울대학교 김영훈 교수)을 통하여 감초추출물, 헴프시드 오일, 프로바이오틱스(EF-2001)가 장내 환경 개선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가짐과 동시에 피부 염증 및 소양감 감소에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세 종류의 물질의 사료 첨가는 아토피 유도 쥐 모델의 아토피 병변을 유의하게 개선하였으며, 이 물질들 사이의 시너지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이 물질들은 체내 전반적인, 또는 병변 부위 국소적인 염증 반응의 감소를 직접적으로 타겟하는 것으로 확인된바, 알러지로 인한 염증성 질환의 하나로 볼 수 있는 아토피의 소양감 증상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브이오엠 알엑스는 이 특허물질을 실제로 새로운 아토피 질환 관리용 처방식 사료(안티 프루라이틱 캄(Anti-Pruritic+Calm)에 적용함으로써 GSA에 기반한 식이관리 전략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참고로 브이오엠 알엑스는 본 처방식 사료에 대한 ‘아토피 반려견에서 신개발 처방 사료 임상효과 평가 연구’ 역시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가 종료되는 대로 지면 등을 통해 수의사 선생님들과 결과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하에서는 현재 연구가 종료된 ‘기능성 평가실험’의 연구 결과에 대한 핵심 내용을 정리하여 소개하겠습니다.

In vivo study – mouse model

실험 처리 내역(AD: Atopic Dermatitis; DNCB: Dinitrochlorobenzene; CON: Control; PC: Positive control; G: Glycyrrhizin; H: Hempseed oil; P: EF-2001)

In vivo experiment – 체중 및 비장 무게

실험기간 동안의 체중 변화 및 비장 무게 측정결과

21일간의 아토피 동물 모델을 이용한 in vivo 실험 결과 아토피를 유도한 전체 그룹의 체중이 감소하였습니다. DEX 그룹의 경우 체중이 유의하게 지속적으로 감소하였지만 P, G, GP 처리구의 경우에 21일 차에 CON 그룹의 체중에 근접하였습니다. Systemic한 염증 반응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비장의 무게 측정 결과, 모든 처리구에서 DNCB 음성 대조군에 비해 그 무게가 감소하였습니다.

In vivo experiment – 아토피 병변 점수

아토피 병변 대표 사진 및 아토피 병변 점수 측정결과

모든 처리구에서 DNCB 음성 처리군에 비해 유의적으로 개선된 아토피 병변 점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hempseed가 처리된 H, GH, HP, GHP 처리구에서는 7일 차에는 음성 대조군과 비슷한 병변 점수가 확인되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격히 병변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In vivo experiment – 혈액 내 염증 인자

혈액 내 IgE 농도 측정 결과

아토피 증후군에 의해 높게 증가된 혈중 IgE 농도는 H, P, GH, GP, GHP 처리구에서 음성대조군에 비하여 유의적으로 낮게 측정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본 결과는 전신의 염증반응의 감소에 여러 처리구의 복합 처리가 개별 처리에 비하여 유의적인 개선을 나타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In vivo experiment – 피부 염증 인자

피부 내 염증 인자 발현 수준 측정 결과

TNF-α는 모든 처리구에서 음성처리군에 비하여 유의적으로 감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특히 GP처리구에서 다른 처리구들에 비해 유의적으로 감소하였고, 이 결과를 통하여 두 처리 물질의 시너지 효과를 확인하였습니다.

IL-12의 발현량은 처리구에서 음성대조군에 비해 유의적으로 감소되었으며, 특히 감초추출물을 처리한 G처리구에서 특히 더 감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본 결과를 통해 IL-12와 감초추출물 간의 음성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IL-13의 유전자 발현량을 확인한 결과, G, GH, GP, GHP 처리구에서 음성처리구에 비하여 유의적인 감소가 일어남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IL-12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감초추출물의 IL-13 특이적인 감소 효과를 통한 아토피 개선 능력이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였습니다.

In vivo experiment – H&E 염색

H&E 염색을 통한 병변 두께 및 eosinophil count결과 및 대표사진

모든 처리구에서 음성대조군에 비하여 피부병변 두께의 감소가 있었으며, 특히 G, H, P, GH에서 그 감소가 유의적이었습니다. 또한 G, GH, GP, GHP처리구에서 다른 처리구에 비하여 유의적으로 낮은 eosinophil 침윤을 보였습니다.

In vivo experiment – TB 염색

Mast cell count 결과 및 대표사진

아토피 상처 병변 주변의 mast cell 침윤 정도는 모든 처리구에서 음성처리구에 비하여 감소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특히 G, P, GP 처리구에서 유의적으로 적은 침윤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감초추출물과 EF-2001의 염증 반응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시사합니다.

In vivo experiment – 장내 균총 다양성 분석 결과

모든 α-다양성 지표(Shannon, Simpson, Chao1)들이 양성대조군에서 다른 실험군들에 비하여 유의적으로 감소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Bray-curtis 기반 β-다양성의 확인을 통해 그 균총의 커뮤니티의 구성을 확인하였을 때, 음성대조군과 양성대조군이 비슷한 균총의 커뮤니티를 갖는 경향이 나타남을 보여주는 반면에, GHP 처리구는 정상군과 비슷한 장내균총으로 복귀하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는 처리물질들의 시너지 효과로 인하여,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의 항상성이 향상되었음을 시사합니다.

In vivo experiment – 장내 대사체

정상군에서는 다른 처리구들에 비하여 2-Aminbutanoic acid, proline, uracil, pyrimidine, hydroxy pyruvic acid, glycerol oxalic acid 등이 높게 나타났으며, stigmasterol, campesterol 과 같은 콜레스테롤 관련 대사체나 butanoic acid, propanoic acid, pentanoic acid 같은 지방산이 감초추출물 군과 함께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음성대조군에서는 fructose, galactose, mannobiose, glucose, rhamnose 같은 탄수화물 계열 물질들이 확인되었으며, 양성대조군에서는 threonine, methionine, tyrosine, phenylalanine, valine, leucine, acetamide, aspartic acid와 같은 다양한 아미노산 종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처리물질이 처리된 군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여, 특히 inositol, stearic acid, lactic acid, malic acid, palmitic acid와 같은 필수 지방산과 염증반응 개선에 도움이 되는 대사체들이 주로 발견되었습니다.

브이오엠 알엑스는 이러한 임상연구에서 볼 수 있듯, 다양한 병인에 대해 하나의 멀티기능 식이전략을 근거에 기반하여 제시함으로써, 합리적이고도 안전한, 임상연구를 통하여 효과가 입증된 과학적인 처방식을 원하는 수의사 선생님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번에 중점적으로 살펴본 GSA 개념과 같이, 병인과 증상이 다양하고도 복합적으로 교차되는 새로운 수의학적 패러다임이 끊임없이 제시되고 이론화되고 있는 요즘, 브이오엠 알엑스가 동물의료와 원헬스(One Health) 가치 실현을 위하여 24시간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수의사 선생님들의 처방식 처방 편의성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브이오엠 알엑스와 함께하는 반려동물 식이전략 전체 보기

인천시수의사회·부천시수의사회, 회원 학술활동 지원 위해 상호협력

인천광역시수의사회(회장 박정현, 사진 왼쪽)와 부천시수의사회(회장 최기현, 사진 오른쪽)가 12일(목)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양 협회 회원들의 학술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체적으로 부천시수의사회 회원이 인천시수의사회 심화세미나에 참석하면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지난 2022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세미나실을 마련한 인천시수의사회는 2023년 3월부터 심화세미나를 개최 중이다. 외과, 치과, 내과, 피부, 안과, 방사선, 임상병리, 고양이를 주제로 각각 7~10주씩 심화세미나가 진행됐으며, 이날부터 수의영상의학(초음파)을 주제로 9차 심화세미나가 시작됐다.

인천에서 거리가 멀지 않은 부천에서도 많은 수의사들이 인천시수의사회 심화세미나에 참여하고 있다.

과거 세미나실을 운영하고 다양한 세미나를 개최했었던 부천시수의사회도 세미나 개최를 준비 중이다. 부천시수의사회가 세미나를 주최하면, 인천시수의사회 회원들도 할인 혜택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최기현 부천시수의사회장은 “인천시수의사회에서 좋은 강의를 준비해 주셔서 부천시수의사회 회원들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작된 인천시수의사회 제9차 심화세미나는 건국대 수의대 엄기동 교수가 연자로 나섰다.

지난해 인천시수의사회 제6차 심화세미나에서 방사선을 주제로 10번의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엄기동 교수는 이번 9차 심화세미나에서 6주 동안 ‘임상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복부초음파, 심장초음파’를 주제로 강의를 이어간다.

특히, 오는 9월 28일(일) 열리는 제4회 인천수의컨퍼런스에서 인천시수의사회가 삼성메디슨과 함께 초음파 실습 교육(Wet-lab)을 개최할 예정인 만큼, 이번 심화세미나가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현 인천시수의사회장은 “인천수의컨퍼런스에서 초음파 실습 세미나를 진행한다”며 “이번 심화세미나를 통해 이론 강의를 잘 듣고, 초음파 실습 웻랩을 통해 초음파를 마스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베링거, 돼지 대장균 백신 ‘엔테리콜릭스’ 국내 출시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대표이사 서승원)이 자돈 장관 질환 예방을 위한 대장균 백신 ‘엔테리콜릭스(Entericolix)’를 선보였다.

6월 12일(목) 대전 롯데시티호텔에서 열린 론칭 세미나에서는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글로벌 양돈사업부의 테크니컬 헤드 찰스 올리버 듀란 박사가 초청 강연에 나섰다. 올리버 박사는 자돈 설사 문제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바라본 대장균 백신을 조명했다.

올리버 박사는 “다산 모돈 성장으로 인한 생시체중 저하, 복당 산자수 증가로 자돈의 이유 전 폐사 위험은 늘어났다”며 “자돈 설사 관리의 핵심은 감염 노출은 최소화하면서 면역력은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원일 전북대 교수는 엔테리콜릭스의 품목허가를 위해 실시한 안전성·유효성 평가 결과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대장균 모델로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하는 어려운 작업은 저희 실험실로서도 도전이었다”면서 엔테리콜릭스가 모돈 접종에서 별다른 부작용 없이 포유자돈에서의 방어능을 유도한다고 지목했다.

야외농장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엔테리콜릭스 백신접종이 자돈의 일당증체량을 높이는 효과를 보였다는 점도 덧붙였다.

론칭 세미나 연자로 나선 김원일 전북대 교수(왼쪽)와 올리버 박사(오른쪽)

엔테리콜릭스는 모돈·후보돈에 접종해 초유를 통해 자돈에게 수동 면역을 부여함으로써, 장독소생성대장균(ETEC)에 의한 대장균 설사증, 시가독소생성대장균(STEC, F18ab) 및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Clostridium perfringens type C)에 의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다.

대장균은 자돈 폐사와 생산성 저하의 주요 원인균으로, 특히 이유 전후 F4, F18ac, F18ab 등 다양한 항원이 문제를 일으킨다. 엔테리콜릭스는 이들 항원에 대응해 설사 증상과 폐사율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국내 양돈 농가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시가독소생성대장균(STEC, F18ab) 관련 질병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자돈의 전반적인 장 건강 증진과 농가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엔테리콜릭스는 이달 중으로 현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양돈축우사업부 문두환 상무는 “베링거 양돈사업부에서 국내에 17년만에 선보이는 새 백신인 엔테리콜릭스는 국내 양돈 산업에 새로운 예방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특히 이유 후 설사와 F18ab 대장균에 의한 질병 예방에 관심 있는 농가에 강력히 추천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 베링거는 6월 11일(수)와 12일(일) 양일간 같은 장소에서 ‘2025 PRRS College’를 개최했다.

국내 양돈 산업의 주요 질병인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에 대한 최신 진단, 동향, 그리고 실질적 관리 방안을 공유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서승원 대표이사는 “PRRS College를 통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솔루션과 최신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국내 양돈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질병 부담 경감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양돈산업의 건강한 성장과 혁신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국내 최초 반려동물전문보험사 탄생, ‘마이브라운’ 금융위 본허가 획득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가 탄생했다. ‘마이브라운’이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로 금융위원회 본허가를 획득하며 본격적인 반려동물 보험 시장 진입을 눈앞에 둔 것이다.

글로벌 펫보험 시장에서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 일본의 애니콤(Anicom), 미국의 트루패니언(Trupanion)이 모두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인 가운데, 국내에서도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가 성과를 낼 수 있지 주목된다.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 마이브라운(대표 이용환)은 11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동물보험 특화 소액단기전문보험사로 보험업 영위 본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마이브라운은 지난해 3월 설립된 이후 같은 해 9월 금융위로부터 예비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이후 약 9개월 만에 자본금 납입, 인력 충원, 물적 설비 구축 등 보험업 본허가 요건을 모두 충족해 이번 본허가를 획득했다. 이는 소액단기전문보험업 제도 도입 이후 첫 본허가 사례로, 향후 다양한 특화 보험사의 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021년 새롭게 도입한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은 자본금 20억 원 이상인 기업이 소비자 실생활과 밀접한 보험 상품을 중심으로 전문화된 보험사 운영을 허용하는 제도다. 현재까지 본허가를 받은 보험사는 마이브라운이 유일하다.

‘나의 소중한 강아지/고양이’를 대변하는 이름인 ‘마이브라운’은 보험을 통해 반려동물의 진료권을 높이고 보호자의 치료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실질적인 보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이브라운 측은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꾸준히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 보험은 보험업계에서 오랫동안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며 “마이브라운은 이러한 시장의 현실을 반영해 인(人)보험과 차별화된 전문성과 반려동물에 대한 진정성을 담아 브랜드 슬로건을 ‘반려동물만 생각하는 보험’으로 정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가입할 수 있고 전문가도 추천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을 개발해 반려동물 보험에 관심이 없던 잠재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시장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식 브랜드 런칭은 내달 예정돼 있다.

마이브라운 관계자는 “이번 본허가 획득은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로서 반려동물 보험 시장의 전환점을 마련하고 반려동물 진료권 향상과 반려인의 치료비 부담 완화를 제도권에서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며 “보험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누구나 믿고 이용할 수 있는 반려동물 보험 서비스를 만들어 ‘동물의 행복권이 포기되지 않는 사회’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브라운에는 삼성화재, 우리엔, 녹십자수의약품 등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는 농장마다 담당수의사가 있다’ 농장관리인정수의사 제도 출범

일본은 축산농장마다 담당수의사가 있다. 이러한 ‘농장관리수의사’를 두는 것은 현지 법령이 요구하는 사양위생관리기준에 따른 의무다.

여기에 더해 ‘인정수의사(인정의)’ 제도까지 도입했다. 전문수의사(전문의)로 가기 전 단계다. 축종별 전문 역량을 갖춘 농장동물 임상수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토대를 세운 셈이다.

6월 10일(화)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한국우병학회 제30차 학술대회에서 사토 시게루 일본 이와테대학 명예교수가 일본의 ‘농장관리인정수의사’ 제도를 소개했다. 사토 교수는 일본수의사회 산하 일본산업동물수의사회 회장으로 제도 도입을 이끌었다. 김요한 강원대 교수가 통역으로 이해를 도왔다.

   

사토 교수는 일본의 농장관리수의사 제도를 소개하며 운을 뗐다. 2020년 개정된 일본의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가축의 사양위생관리기준이 축산농장별 담당수의사 지정을 의무화했다는 것이다.

농장관리수의사는 백신 접종을 포함한 주요 가축전염병의 예방과 조기 예찰을 담당한다. 이와 함께 사양관리, 가축 생산성 향상, 경영 개선 등 농장 전체에 대한 관리·지도도 병행한다. 안전한 축산물 생산을 위한 지도와 항생제 내성 관리, 원헬스 대응도 농장관리수의사의 역할이다.

대한수의사회가 최근 몇 년간 도입 필요성을 제언하고 있는 ‘농장전담수의사 제도’와 비슷한 형태인 셈이다. 사토 교수는 “기존에도 농장 현장에 있던 수의사들이 하던 일에 가축전염병 대응이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소동물임상 분야에서 인정·전문수의사 제도화 논의가 진행되며 농장동물 분야에도 영향을 끼쳤다.

사토 교수는 “일본에서 민간 학회가 자체적으로 배출하던 인정·전문수의사는 관련 홍보가 금지되어 있었는데, 이를 조정하는 작업이 일본수의사회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며 “이를 위해 일본수의사회 산하에 ‘인정전문수의사협의회’가 창설됐다”고 전했다.

인정수의사 혹은 전문수의사 제도를 운영하는 진료과목별 학회나 단체가 ‘인정전문수의사협의회’에 신청하여 인증을 받으면 해당 인정·전문수의사 자격을 획득한 수의사가 홍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방식이다.

이때 신청 학회·단체의 규모와 실적, 임상·학술 등 수의사 인정요건, 시험 및 자격 갱신요건 등을 기준으로 심사한다. ‘인정전문수의사협의회’가 일종의 우산조직이 되는 셈이다.

사토 교수는 “평가기준이 아주 엄격한 것은 아니었지만, 기존에 인정·전문수의사 제도를 운영하던 학회들 중 통과하지 못한 경우도 여럿”이라며 “농장동물 임상 분야도 협의회의 인증을 거친 ‘농장관리인정수의사’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도입 구상 단계에서는 인정수의사와 전문수의사로 수준을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시작 단계인만큼 인정수의사 제도만 도입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우선 도입된 농장관리인정수의사는 축종별로 나뉜다. 현재는 젖소, 육우, 돼지에만 도입됐다. 향후 말과 가금 등 축종에도 도입될 전망이다.

이날 사토 교수의 소개에 따르면, 일본의 농장관리인정수의사 제도는 크게 ▲경력 ▲교육 ▲시험 ▲갱신으로 구성된다.

우선 농장관리수의사로서 5년 이상의 실무 경험을 요구한다. 기본프로그램과 인정프로그램으로 나뉜 농장관리인정수의사 연수교육을 모두 이수한 후 인정시험에 합격하면 ‘농장관리인정수의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이후에도 교육·학술활동을 점수제로 평가해 5년마다 자격을 갱신해야 한다.

기본프로그램 교육은 동영상 강의로 진행된다. 관련 법령과 인정수의사 제도, 가축전염병·항생제 내성·축산물 안전성 등을 다루는 공통교육과 축종별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인정프로그램은 수의과대학에서 진행되는 대면 강의와 농장 실습이다. 각 축종별 주요 진료에 대한 심화 강의·실습과 함께 실제 농장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미팅 형식의 실무 실습이 이어진다.

기본프로그램 동영상 교육에는 12시간, 인정프로그램 대면 교육은 5일가량이 소요된다.

사토 교수는 “한국도 비슷하겠지만, 일본도 대동물 교육 역량이 충분한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이 나뉘어 있다. NOSAI(농업공제조합) 등 별도 기관이 훨씬 좋은 연수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제도는 결국 대학과 협력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만큼 대학을 중심으로 교육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여러 대학이 함께 교육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시험은 50문항으로 출제된다. 올해 1월에 첫 시험을 치렀는데, 7명이 응시해 전원 합격했다. 젖소농장관리인정수의사 5명, 육우농장관리인정수의사 2명을 배출했다. 아직 돼지에서는 합격자가 없다.

농장관리인정수의사는 반드시 임상 실무에 종사해야 하며, 공인된 갱신 연수회 참석도 필수다. 이에 더해 각종 학회 교육 수강과 발표, 논문 등의 활동으로 일정 기준 이상의 포인트를 쌓아 5년 마다 자격을 갱신해야 한다.

사토 교수는 “아직 홍보가 부족해 신청이 적었지만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대학에서 농장동물 임상수의사를 양성하고, 농장 입장에서도 경영을 개선하는데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 농장관리수의사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평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대학의 수의사 양성도 개선하고, 졸업 후 교육의 질도 강화될 것이란 기대다.

사토 교수는 “바로 인정수의사 제도를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한국에서도 연수제도는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현장수의사의 역량 강화로 농가 경영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올해 전문수의사(수의전문의) 제도를 포함한 동물의료 육성발전 종합계획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소동물임상의 진료과목별로 자체적인 전문의제도 도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농식품부가 제시할 제도화 방향이 농장동물 임상도 포함할 지 주목된다.

이날 학회에 참여한 한 국내 수의사도 “국내에도 전문적인 대동물 수의사 자격·양성 제도를 갖추면 부적절한 타 축종 처방전 발행행위를 근절하거나 공수의 제도 운영을 합리화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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