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헬스, 아직 모호하다` 구체적 정책으로 지상전 벌여야

제2차 원헬스 정책포럼 개최..코로나19 이후 주요 인수공통감염병 대응 방향 모색

등록 : 2021.04.28 11:46:56   수정 : 2021.04.27 18:48:32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사람, 동물, 환경의 건강을 하나로 연결하는 원헬스가 상징적 선언에서 구체적 정책으로 내려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상의사와 임상수의사가 인수공통감염병에 보다 관심을 갖고 대응에 참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가 27일 제2차 원헬스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는 원헬스 관련 정책 방향부터 코로나19, Q열, AI,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주요 인수공통감염병 대응체계 개선 논의를 공유했다.

원헬스, 상징적 선언에서 구체적 정책으로..지상전 벌여야

이날 발제에 나선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원헬스에 대한 시각이 상징적·낭만적 선언으로부터 절실한 행동강령으로 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제언된 원헬스는 ‘사람-동물-환경의 건강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데 공감대를 얻었지만 실행단계에서 구체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4월 발표된 베를린 원칙은 제도·정책 단계에서의 실행에 보다 주목했다.

오주환 교수는 “중국, 베트남이 야생동물의 국제교역을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조치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도 코로나19가 계기였다”며 “원헬스 접근법은 막연한 이상향이 아니라 우리 미래의 건강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지목했다.

야생동물 사이에서 순환 감염을 일으키면서 동물, 사람을 넘나들며 전염시키는 실제 사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SFTS 협력연구를 그 사례로 꼽았다. 치명률이 20%에 달하는 SFTS는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반려동물과 사람 환자로부터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는 형태의 2차 전파까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럼 SFTS 분과위원회의 채준석 위원장은 “참진드기가 사라지지 않는 한 SFTS의 위험을 계속될 것”이라며 “동물과 사람 사이의 2차 전파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에서는 SFTS 감염환자에 대한 진단·치료가 진행되고 있지만 동물에서는 아직 감염 실태조사에 나서는 단계다.

아직 법정 가축전염병이 아닌 SFTS를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추가하고 동물위생시험소의 진단기능 확립, 반려동물 신속진단 키트 개발, 치료제·백신 개발 등을 과제로 제시된다.

특히 반려동물 SFTS 환자로부터 사람으로 전염될 가능성에 대비해 올해 ‘SFTS 양성 반려동물 접촉자 동반검사 시범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2차감염 가능성이 있는 SFTS 감염 동물의 보호자나 동물병원 직원 등 밀접접촉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SFTS 고위험 직업군인 동물병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SFTS 항체보유율과 감염병 인식도, 예방행태를 분석하는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해은 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장은 “SFTS가 원헬스 관점에서 부처간 협력이 성과를 거둔 사례다.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상의·임상수의사에겐 아직 모호하다

이날 패널토론에 나선 염준섭 연세대 의대 교수는 “임상의사가 인수공통감염병에 관심을 갖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흔하지 않은 질병일수록 잘 인지하지 못하다 보니 SFTS, Q열 등 그나마 정립되어 있는 질병조차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SFTS 환자는 1,332명이다. 이중 250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률(18.8%)이 높지만 환자수가 많다고 보긴 어렵다.

염 교수는 “드문 질병은 첫 사례가 보고되고 혈청역학 연구과제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 뿐”이라며 “각 의료기관에서 경험하는 드문 증례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나마 인수공통감염병 문제에 친숙한 수의사들 사이에서도 ‘원헬스’ 접근법은 모호하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사무총장은 “고병원성 AI 등 익히 알려진 인수공통감염병은 공공영역에서 방역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한다. 임상수의사의 업무 영역으로 들어와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병원성 AI 백신접종에서도 바이러스 변이나 사람으로의 전파 가능성을 함께 토론해야 하지만 검본과 질병청 사이의 논의에 국한될 뿐 민간 영역에서 의견 교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에서도 이 같은 문제는 마찬가지다. 우연철 사무총장은

“농장동물의 인수공통감염병은 살처분 등 정책 수단이 있지만 반려동물은 없다. 격리, 치료 등 방역단계별로 대응방향을 결정할 체계도 미흡하다”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인수공통감염병 관리체계에서 임상수의사의 미션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의문이 대두됐다”고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