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철의 초음파 이야기] 소동물 복부초음파 기초스캔①

큰 장기들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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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임상을 시작하는 수의사들에게 초음파실기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수의대 재학 시 충분한 실습 시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영상의학 과목이 학제상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많은 학점과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서입니다. 이러한 환경과 상황은 미국과 영국 등 선진 수의학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졸업 후 실습을 보충해서 임상에서 좋은 진료를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초음파실기에서 가장 기본적인 복부스캔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복부스캔을 하기 위해서 환자는 몇 가지가 준비되어야 합니다. 첫째는 절식입니다. 충분히 식사를 한 환자는 복부스캔 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호자는 스캔하기 전날부터 환자를 절식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물은 자유롭게 먹여도 됩니다).

둘째는 제모(털깎기)입니다. 복부의 털을 양쪽 마지막 늑간에서 서혜부까지 깎아야 합니다. 좀 더 숙달이 되면, 마지막 늑간에서 2~3늑간 앞(10~12번째 늑간)까지 털을 깎을 수 있습니다. 이는 프로브(탐촉자)로 늑간을 통해서 스캔하기 위함입니다. 좀 더 많은 부분에서 제모가 필요하면, 보호자의 동의를 얻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는 피부의 과민성 체크입니다. 간혹 어떤 환자는 초음파겔 등에 피부가 예민하여 스캔한 이후에 피부가 붉은색으로 발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보호자에게 이전에 초음파 스캔을 한 경험이 있는지와 그때 피부의 과민반응 유무를 물어보고 확인해야 합니다. 저도 대학병원에 있었을 때, 2마리 환자에서 복부스캔 후 피부가 붉게 발적이 되어, 보호자로부터 불만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피부의 과민성 점검과 혹시 있을 과민반응을 보호자로부터 확인하고, 보호자에게 ‘드문 경우지만 그런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만약 과민반응이 생기면, 부신피질호르몬제나 항히스타민제제가 도움이 됩니다.

복부스캔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프로브(탐촉자)는 대상이 되는 환자를 보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주로 소형견 환자가 많으면, 가능한 5~7.5 MHz 이상을 준비하시고, 때로 대형견 환자도 본다면, 5MHz 이하의 프로브가 필요합니다. 복부 외에 눈 검사 및 피부(피하 임파절)를 위해서라면 7.5~13MHz의 프로브를 준비하면 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convex와 linear형 프로브를 준비합니다. 초음파 스캔에 숙달된 분들은 linear 형 프로브가 convex형 프로브보다 영상의 질이 좋아서 linear형의 프로브만 2개 준비하는 경우도 보았는데, 혹시 다른 수의사가 초음파를 이용할 경우 linear형 프로브의 좋은 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먼저 convex형의 프로브를 통해서 전체적인 복부의 상황을 파악하고, 이어서 linear형의 프로브로 병변 부위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프로브의 마커(marker, 혹은 indicator)는 대부분 프로브의 머리 쪽에 돌출된 부분을 통해 알게 되는데, 환자를 스캔할 때 위치(방향) 파악에 중요합니다. 복부스캔에서 마커의 위치는 환자의 우측복부, 그리고 앞쪽복부에 위치하도록 하면서 스캔합니다.

스캔의 절대적인 순서는 없으며, 자유롭게 스캔하면서 필요한 장기를 빠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장이 잘 보인다고 비장부터 스캔하는 분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정한 순서로 필요한 대상 장기를 빠짐없이 스캔하면 됩니다. 대학병원 재직 시에는 담낭부터 시작해서 우측 간을 확인하고 시계방향으로 좌측간, 위, 비장, 좌측신장, 소장, 방광 및 요도계, 대장, 그리고 우측신장 순으로 스캔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환자가 편한 상태에 맞추어서 스캔할 수도 있습니다. 스캔 순서는 환자나 스캔자 혹은 병원의 상황에 맞게 하시면 좋겠습니다.

1) 간과 담낭

환자의 머리를 초음파기기를 향하게 하며 복배방향(방사선상에서 VD 자세) 혹은 우측횡와위(right lateral recumbency) 자세를 합니다. 이어서 칼돌기(xiphoid process) 바로 뒤쪽에 프로브를 대고, 부채모양 스캔(fanning)을 합니다. 이때 프로브의 머리는 약간 위로 들어주면서 우측간, 좌측간을 스캔합니다.

간은 횡격막의 뒤쪽에서, 낫인대 지방의 등쪽에서, 그리고 뒤쪽으로 우측신장, 좌측의 위와 비장과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스캔상에서 간 실질은 일정하고 중증도의 에코성을 가지며 거친 에코구조물(coarse echotexture)로 보입니다.

우측 부위에서 담즙액으로 차 있는 담낭(gall bladder)을 관찰합니다. 담낭은 식사를 하게 되면 답즙액이 분비되어 작아지며, 절식이 된 상태에는 크게 나타납니다.

고양이에서 담낭은 2개의 엽모양(bi-lobed)으로, 스캔상에서 2개의 별개의 커다란 낭성 구조물 혹은 이것이 다시 합쳐지는 1개의 모양으로도 관찰됩니다.

담낭 내에 침전물(sludge)은 정상 동물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정상 담낭의 벽은 개에서 3mm, 고양이에서는 1mm 이내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간내 혈관의 경우, 혈관의 벽이 고에코성(양쪽 혈관벽이 2줄의 밝은 에코성보임)인 문맥(portal vein)과 혈관의 벽에 에코성이 없는(무에코성) 튜브 모양의 간정맥(hepatic vein)을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간에서 기본적으로 관찰해야 하는 것은 간의 실질, 담낭, 간 혈관들, 낫인대의 지방(고양이) 등입니다.

그림 1. 정상 개에서 간의 초음파 영상(GB;Gall bladder(담낭), PV;portal vein(간문맥), HV;hepatic vein(간정맥)

2)

간의 스캔을 끝내고 프로브를 복부의 좌측인 비장 쪽으로 향하면, 간의 뒤쪽에 있는 위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보통 위는 절식시킨 뒤에 스캔해야 구조물의 상태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일부 음식물이 있을 때는 다중반사 허상(reverberation artifact)으로 위의 대부분의 구조물 관찰이 어렵습니다. 이때는 위벽과 추벽이 있는 부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개; 최대 5mm 이내, 고양이 2mm 이내).

프로브를 부채운동과 슬라이딩하면서 위의 몸통(body) 부분과 바닥(fundus)을 관찰하고, 가운데 쪽으로 움직이면서, 위의 유문부(pylorus)를 관찰합니다. 위의 유문부는 횡단면(trans-view)에서 둥그런 타원형으로 보이고, 수축과 이완을 하게 되는데 분당 3~5회 수축과 이완을 합니다.

그림 2. 정상 개에서 위(a)(위벽과 위추벽)와 위의 유문부(b)의 초음파 영상

3) 비장

위의 스캔을 끝내고 프로브를 복부의 좌측, 위 뒤쪽 복벽에 가까운 부위로 옮기면 비장을 만나게 됩니다. 비장은 머리, 몸통, 꼬리 부분으로 임의로 나눌 수 있는데, 특히 꼬리 부분은 위치가 일정하지 않습니다. 즉 머리, 몸통에 이어서 좌측 아래쪽에서 보다 안쪽에 위치하거나 때로는 우측으로 위치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장은 프로브를 수직빔으로 스캔할 때, capsule이 고에코성으로 밝게 흰선으로 나타납니다. 이 고에코성의 선을 잘 따라가서 꼬리까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로는 비장에 종양이 생기면 이 고에코성의 선이 파괴됩니다.

비장의 실질은 고르며, 과립의 양상의 에코구조물(fine, granular echotexture)을 보입니다. 그리고 비장의 에코성은 밝게 보이며, 좌측신장의 피질이나, 간의 에코성보다 높게 관찰됩니다. 이러한 에코성 비교는 간, 신장의 질환 판단에 있어 도움이 됩니다.

그림 3-1. 정상 개에서 비장의 초음파 영상
그림 3-2. 정상 개에서 비장과 좌측 신장 피질과의 에코성 비교(비장의 에코성>신장피질의 에코성)

4) 신장

좌측 신장은 탐촉자의 마커를 환자의 머리 쪽으로 하고, 등쪽 부위에서 마지막 늑골의 뒤쪽에서 탐촉자를 슬라이딩과 라킹하면서 찾습니다. 또는 비장 후방면에서 등쪽(척추 쪽)으로 움직이면 신장이 나타납니다. 좌측 신장은 우측 신장보다 더 유연해서 간혹 찾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우측신장이 늑골 안쪽 가까이 위치해있는 경우가 많아 찾기가 어려운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신장을 찾은 뒤에 신장은 시상면(sagittal plane), 등쪽면(dorsal plane), 횡단면(transverse plane)의 3단면을 찾도록 합니다. 시상면은 신장이 최장의 단면이 되며, 외측은 피질, 내측은 수질로만 형성된 단면을 말합니다. 시상면에서 90도 외측으로 프로브를 돌리면 등쪽면이 나옵니다. 이어서 등쪽면에서 신장의 가운데에서 90도를 프로브를 돌리면 횡단면이 나옵니다. 시상면과 등쪽면에서 최대 신장의 길이를 측정하며, 대동맥의 직경(폭)의 5.5~9.1 배의 범위를 정상으로 봅니다. 그리고 횡단면에서는 개와 고양이에서 신우의 폭(pelvic width)이 13mm 이상이면 결석 등으로 요관의 폐색을 의미합니다(참고문헌 3).

그리고 신장의 피질과 비장의 에코성을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림 4-1. 정상 개에서 신장의 3 단면(시상면, 등쪽면, 횡단면) 초음파 영상
그림 4-2. 정상 개의 횡단면 신장에서 신우의 폭(+ +표시)

우측 신장은 프로브를 마지막 늑골을 따라 늑골궁 쪽으로 내려가다가 등쪽으로 접근하는 부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좌측 신장보다 약간 복부의 위쪽에 위치하면서, 일부는 늑골궁 안쪽에 위치하고, 일부는 늑골궁 밖에서 보입니다. 좌측 신장보다 보다 위치가 고정되어 있어서 찾기가 수월합니다. 역시 시상면, 등쪽면, 횡단면을 위치하여 관찰하고, 신장의 크기도 좌측 신장과 같은 요령으로 대동맥 직경과 비교해 정상범위 내에 있는지 살펴봅니다.

고양이의 신장 sinus(신동)에서는 고에코성의 넓적한 면적이 관찰되는데, 결석과는 달리 그림자(shadow)가 없습니다. 이는 이곳에 축적된 지방조직입니다.

그림 4-3. 정상 고양이의 신장 동(sinus)에서 발견되는 고에코성의 지방(fat)

5) 소장 및 대장

소장은 위와 방광 사이에 넓은 부위의 복강에서 관찰되며, 이 부위를 지그재그 형태로 스캔할 때 소장의 단면들이 관찰됩니다. 소장은 5개의 층(layer)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점막면과 근육면은 저에코성으로, 점막계면, 점막하층, 장막층은 밝은 고에코성으로 나타납니다.

이 여러 장분절에서 프로브를 시상면으로 해서 길게 장분절이 관찰되면, 5개의 층을 살펴보고, 이어서 프로브를 90도 돌려서 횡단면의 원형~타원형의 동그란 단면을 관찰하여 다시 한 번 5개의 층을 확인합니다.

대장은 우선 방광을 확인한 뒤에 프로브를 등쪽으로 슬라이드해서 방광의 등쪽에 있는 하행결장을 확인합니다. 하행결장은 얇은 벽과 가스와 분변으로 발생하는 허상과 아래에 생기는 희미한 그림자가 동반됩니다. 천천히 하행결장을 따라서 앞쪽으로 프로브를 움직이면서 횡단면과 앞쪽에서 나타나는 앞쪽의 분절들을 조사합니다. 횡행 결장을 위해서는 프로브의 회전이 요구됩니다. 복부의 좌측에서 가스와 분변으로 희미한 그림자를 동반한 분절이 우측 신장의 안쪽에서 발견되는데 이것이 상행결장입니다.

그림 5-1. 정상 개의 소장의 횡단면과 시상면의 초음파 영상(5층으로 되어 있음) 
그림 5-2. 정상 개의 상행결장 횡단면의 초음파 영상(결장 내 분변은 약간의 고에코성을 보이며 아래로 희미한 그림자(shadow)를 동반함)

6) 방광 및 요도

방광은 환자의 후복강을 양쪽 다리를 좌우로 넓게 벌린 뒤에 프로브를 후복부에 놓은 후 찾습니다. 방광이 작거나 골반 안쪽에 있는 경우 방광이 보이지 않을 수 있으므로, 프로브 위치를 유지한 채 부채모양으로 움직이고, 좌우로 기울여 찾습니다. 보통 방광은 오줌이 차 있는 무에코성의 낭성구조로 보입니다.

방광벽의 층들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때로는 구분이 되기도 합니다. 저에코의 점막층, 고에코의 점막하층, 저에코의 근육층과 고에코의 장막층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방광에는 곁엽허상(side-lobe artefact) 같은 것이 흔히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침전물과 혼동하면 안 됩니다. 침전물은 방광을 흔들어 주면 그 움직임을 볼 수 있습니다.

방광을 시상단면으로 관찰하며, 방광의 목 부분에서 프로브를 락킹법으로 뒤를 관찰하면, 요도의 일부 및 전립선이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방광을 횡단면으로 관찰하며, 이때 후복부쪽 뒤에서 방광 옆의 하행결장을 관찰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때로는 방광결석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행결장의 고에코성은 방광 옆에서 보이며, 결코 방광의 소변 내용물 안에서 나타나 보이지 않습니다.

방광결석은 무에코의 소변이 있는 안쪽에서 고에코성을 보이며, 이에 따른 그림자(shadow)가 반드시 나타납니다.

그림 6-1. 정상 개의 방광과(a) 방광의 목에서 그 뒤로 보이는 요도((b), urethra)
그림 6-2. 정상 개의 방광을 횡단면으로 스캔할 때에 나타나는 영상. 방광의 옆에 보이는 고에코성과 그림자(shadow)를 동반하는 둥근 조직은 하행결장(c)임.
그림 6-3. 방광내의 두 개의 고에코성의 결석(calculi)과 이에 동반되는 그림자를 나타낸 초음파 영상

7) 난소 및 자궁

난소는 앙와위(dorsal recumbency) 또는 측면횡와위(lateral recumbency) 자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프로브로 양쪽 신장의 뒤편을 자세히 스캔하면 난원형의 난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난소는 발정주기에 따라 초음파 영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발정휴지기와 발정 전기에는 난원형의 미약한 에코로 주변 조직과 구별이 어렵습니다. 발정전기 1~7일 사이에는 난포낭(follicular cysts)이 관찰되며, 무에코의 낭성구조물과 함께 저에코의 난소실질을 볼 수 있습니다.

자궁은 환자를 우측횡와위 자세에서 뒷다리를 들어 올린 뒤 프로브를 방광 수준에서 정중선 위치에서 횡방향으로 위치하고 찾습니다. 방광과 결장을 확인하고, 프로브를 후방으로 움직일 때 자궁은 방광과 결장 사이에 위치하는 저에코성의 구조물로 확인됩니다. 자궁의 위치를 확인한 뒤 프로브를 90도 돌려서 자궁의 장축을 확인합니다.

그림 7. 좌측 신장 뒤에서 보이는 난소(a). 두 개의 난포(*)가 좌측 난소 내에서 보임.
방광과 결장 사이에 저에코성으로 보이는 자궁(b).

참고문헌:

1. Panagoitis Mantis: Practical small animal ultrasonography. Grupo Asis Biomedia, S. L. Servet. Zaragoza, Spain, 2016.

2. 최민철(역): 누구나 하는 소동물 복부초음파 실기(참고문헌 1의 번역판), 범문에듀케이션. 2019

3. D’Anjou MA, Bédard A. and Dunn ME: Clinical significance of renal pelvic dilation on ultrasound in dogs and cats. VRU , 52(1): 88-9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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