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철의 초음파 이야기] 초음파 기기 선택기준은?

초음파진단기기를 병원의 효자장비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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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대 학생 시절 마이크로버스를 이용해서, 수원 및 경기도 내 여러 목장에 실습을 다녔습니다. 한 목장에 실습을 갔을 때 일입니다. 농장 주인이 조교 선생님에게 한 젖소를 가리키면서 “이 젖소는 우리 목장의 효녀 딸”이라고 칭찬을 했습니다. 매년 거르지 않고 송아지도 잘 낳고, 유량도 30kg 이상 생산한다며, 우리 목장의 효녀 딸이라고 자랑하던 것이 생생합니다. 이런 우량 젖소가 목장마다 있었는데요, 그래서인지 목장에 효순(孝順)이라는 이름의 소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동물병원에도 여러 가지 진단 장비가 있습니다. 어떤 장비는 효자 장비인 반면, 어떤 장비는 비용만 많이 잡아먹고 병원의 수입 증대에 기여하지 못하는 말썽꾸러기 또는 문제아 장비가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초음파 기기의 선택부터 효과적인 세팅, 정도관리를 통해 초음파 기기를 자주 사용하여 진단의 효과를 높이고, 이를 통해 보호자 만족도 향상과 병원 내 수입증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명 ‘초음파 진단기기 효자 만들기 프로젝트’입니다.

초음파 기기가 너무 많죠? 진단용으로 카트형, 테이블탑용 이외에 포터블, 응급용(휴대용), 대동물의 임신진단용 등 종류가 많습니다. 여기서는 주로 소동물 중심의 초음파 기기 선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초음파 기기를 구매하거나 선택할 때 고려할 사항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영상의 질을 고려해야 합니다.

초음파기기를 선택할 때는 화상의 질이 최고로 구현되는 장비를 선택해야 합니다. 물론 비싼 장비가 싼 장비보다 일반적으로 좋은 화질을 나타냅니다. 중요한 것은 같은 가격대에서도 회사별, 장비별로 비교해서 화상의 질이 좋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진료대상 동물을 고려해야 합니다.

주로 소동물 위주, 그것도 10kg 이하의 개, 고양이를 주로 진료한다면 주파수 5~7.5 MHz 이상의 프로브를 선택하면 되고, 대형견도 자주 진료하는 병원이라면 주파수 5MHz 이하(2~3.5 MHz) 프로브도 준비하셔야 합니다.

셋째, 나의 스캔 실력을 고려해야 합니다.

나의 실력에 맞는 장비를 선택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B mode 외에 칼라도플러 등 몇 가지 도플러 기능이 있으면, 어렵지 않게 상당수의 진단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고급기종에는 여러 가지 특수기능(예 : 탄성영상, CEUS, strain echocardiography 등)이 많이 있지만, 이런 기능을 갖출수록 기기의 값은 비싸집니다. 따라서 내 스캔 실력과 내가 앞으로 어느 정도의 기능까지 필요로 할지 생각해서 장비를 고르셔야 합니다.

넷째, 재정상태를 고려해야 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기능이 많아질수록 장비의 가격은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재정상태가 여유롭다면 비싼 장비를 구매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 재정상태를 고려해서 장비를 선택해야 합니다.

다섯째, 기기 모델의 생산연도를 고려해야 합니다.

장비 구입 전 반드시 생산 연도를 확인하는 걸 추천합니다. 기기를 구입한 뒤 5년 이상 사용한다고 했을 때, 만약 해당 모델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고 판매되지 않는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장비 교체(트레이드)를 할 때 가격을 제대로 못 받을 수 있고, 고장이 났을 때도 부품이 생산되지 않아 아예 기기를 새로 사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필자가 대학교에 재직 시 일본산 좋은 초음파기기를 사용하다가 고장이 난 적이 있습니다. 고장 수리를 위해 대리점을 찾았으나 이미 공급 당시의 대리점은 없어졌고, 대신 맡은 새로운 대리점에 어렵게 접촉했으나, 해당 모델은 이미 단종된 이후였습니다. 고장 부위가 메인보드여서 도쿄의 본사까지 가져가서 수리를 해야 하고, 그 기간도 2달 이상이나 걸린다고 하기에 수리를 포기하고 국산 제품을 새로 구매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모델이 단종되면, 고장 시에 수리 방법이 없어서 포기하고 기기를 새로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이외에도 A/S가 잘 되는지, 업그레이드 가능성이 있는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초음파기기 선택에 정답은 없습니다. 이웃 혹은 경쟁하는 동물병원에서 좋은 장비를 샀다고 나도 꼭 그 장비를 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현재 상황을 잘 고려해서 상황에 맞는 좋은 기기를 구입하시길 바랍니다.

그림1: 초음파 기기의 control 판넬. 우측부위의 TGC, Depth, Focus, Zoom 등이 수의사가 기기를 세팅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스위치들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초음파 기기 선택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고려사항은 영상의 질입니다. 좋은 영상이 표현되도록 하기 위해 초음파기기 기판의 여러 기능을 잘 숙지해서 자기에게 맞는 자가세팅을 해야 합니다.

자가세팅에서 화상의 질과 관련된 것으로 꼭지스위치(knob switch) 및 레버가 여러 개 있습니다. Depth, Focus, TGC(time gain compensation), Zoom(영상의 확대/축소), B mode, 동적구역(dynamic range) 등이 있는데, 이들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그 세기(기능)가 증가하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리면 그 세기가 줄어듭니다. 레버(lever)는 올리고 내릴 때마다 효과가 증가 혹은 감소합니다. 단추처럼 누르면 기능이 활성화되는 스위치도 있습니다. 동적구역(dynamic range)은 돌아오는 에코에 가해지는 압박의 양을 표시하는데, 이 구역이 넓을수록 대조도(contrast)가 떨어지고 좁을수록 대조도가 올라갑니다. 심장초음파에는 좁은 범위(0~45 db)가 복부초음파에는 상대적으로 넓은 범위(0~60 db)가 적용됩니다. 스캔 대상인 동물이 있으면 자가세팅을 더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세팅 시 기술지원 담당자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초음파기기 회사마다 기술지원 담당자(technical manager)가 있습니다. 기기의 최대 효과를 보기 위해서 이분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출장비와 부품교체비 등이 들 수 있습니다.

만약, 사용하는 초음파기기를 세팅한 지 오래됐다면, 기술지원 담당자를 초대해 세팅을 다시 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분들은 각 프로브마다, 각 모델마다 무엇을 어떻게 잘 맞추어야 보다 높은 질이 구현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있는 La/Ao ratio(좌심실과 대동맥의 비율) 외에 Pa/Ao ratio(폐동맥과 대동맥의 비율)과 RPAD(right pulmonary artery의 distensibility) 등도 요구하면 새로 잘 세팅해줍니다.

프로브 사용 시 주의할 사항은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청결하게 하려면 마른 수건이나 알코올로 닦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열과 물리적 충격에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로브를 소독하겠다고 고압소독기에 소독하면 압전효과가 없어져서 완전히 못 쓰게 됩니다.

프로브가 땅에 떨어져 물리적인 충격을 받지 않도록 줄을 목에 걸거나, 행거(hanger) 등에 걸어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전문가가 다루는 영역입니다. 초음파 영상이 얼마나 정확하게 나오는 지를 초음파용 phantom(모형)을 이용해서 정밀진단합니다.

2.25~7MHz의 프로브에 대해 사각구역(dead zone), 거리 계측의 정확도 측정(vertical & horizontal measurement calibration), 축 및 측방 분해능(aixal & lateral resolution), 국소영역(focal zone), 회색조(gray scale) 등을 검사합니다. 매년 하는 것은 아니고 3~4년마다 이를 전담하는 전문가에게 의뢰해서 받으면 됩니다. 이를 통해 더욱 정확하고 높은 질의 초음파 영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2차 동물병원 이상 혹은 보다 높은 질의 영상이 필요한 병원에 필요합니다.

1) Mattoon JS, Nyland TG, Small animal diagnostic ultrasound(3rd ed.): Chapter 1. Fundamental of diagnostic ultrasound. 1-26, 2015. Elsevier, St, Louis, Missouri.

2) 임연진, 황호성, 김동현, 김호철: 인공지능을 활용한 초음파영상진단장치에서 초음파 팬텀 영상을 이용한 정도관리의 정량적 평가방법연구. Journal of Biomedical Engineering Research 43:390-398, 2022.

3) 장경미: 초음파 구입시 우선 고려 사항은? Sonous education 2019-7-5.

4) www. jsbmed.com(초음파기기 정도관리 회사).

5) 김기황: 좋은 초음파 영상을 만드는 방법. 대한초음파의학회 창립 20주년 기념학술대회(2000.5.19.-20).

6) 천영국: 복부초음파의 기본 원리 및 초음파 기기 이해, 2013년 대한내과학회 추계학술대회, p.62-68.

7) 대동물임신진단용 초음파 기기: https://valuestore.us/product/rectal-probe-for-veterinary-ultrasound-scanner-v16.

[최민철의 초음파 이야기] 초음파 기기 선택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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