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50] 원성준 영상의학과 동물병원
정답을 찾기 위해 영상의학 전문병원을 개원한 원성준 원장을 만나다

수의사신문 데일리벳은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를 시리즈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물병원이 늘어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보호자의 기대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기보다 특정 진료과목에 집중하는 동물병원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진료과목별 학회가 전문의 제도를 이미 도입했거나 준비 중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수의전문의(전문수의사)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시리즈의 50번째 주인공은 ‘원성준 영상의학과 동물병원’입니다.
‘원성준 영상의학과 동물병원’의 원성준 원장님을 데일리벳이 만났습니다.

Q. 수의사 공통질문입니다. 수의사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1997학번인데요, 너무 오래전이라 잘 기억은 안 납니다. 수의대에 온 이유가 뭐였을까요?(웃음).
어릴 때 수의사가 주인공인 만화책을 봤었는데(동물의사 Dr.스쿠르), 그 직업이 굉장히 재미있어 보였던 기억이 있어요.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수의대에 진학했는데, 솔직히 엄청난 사명감을 가지고 ‘꼭 수의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에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사소한 것들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결정들이 합쳐져서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Q. 수의대는 적성에 맞았나요?
네. 수의대가 적성에 잘 맞았어요. 동아리(밴드 동아리 제브라) 활동을 하느냐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요(웃음).
Q. 영상의학을 전공하셨는데,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서울대에는 봉사장학생 제도가 있었는데요, 제가 4학년 때 봉사장학생(봉장)을 했습니다. 현재 UC 데이비스 교수님인 임지혜 박사님*과 둘이 봉장을 했죠(*편집자 주 : UC데이비스 수의과대학 수술방사선과 신경학·신경외과 교수, 미국수의내과전문의(신경학)).
봉장으로서 학교 동물병원에서 소독약도 채우고, 환자 보정도 했었습니다. 병원 케이스를 보기 위해서 봉장을 한 것도 있어요.
당시 저희 동아리(제브라) 지도교수님이 윤정희 교수님(서울대 수의영상의학)이어서 동물병원에 나갔을 때 짐을 영상의학과 방에 뒀었는데, 그때 최지혜 교수님(서울대 수의영상의학), 허진영 선생님(미국수의영상의학전문의(DACVR)) 등이 대학원에 계셨었어요.
그렇게 1년 정도 봉장을 하고, 학교를 졸업하면서 ‘뭐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허진영 선생님 등이 ‘너 (수의영상의학) 대학원 안 오니?’라고 얘기하셔서 ‘아, 가야 되는구나..’라며 수의영상의학 대학원에 진학했죠.
수의대에 입학한 것처럼, 영상의학 대학원에 가게 된 것도 사소한 이유들이 합쳐져서 그렇게 됐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영상의학 대학원도 제 적성에 잘 맞았습니다. 운이 좋았죠.


Q. 영상의학대학원 졸업 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석사 졸업을 하고 필드에 나왔어요. 당시가 1세대 전공자들이 로컬로 나오던 시기에요. 동물병원들이 처음으로 전공자들을 채용하려는 시점이었죠. 물론, CT/MRI도 없고, 엑스레이도 현상을 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영상진료만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영상진료를 주로 봤습니다.
그 뒤에 대형동물병원으로 자리를 옮겨서 풀타임 영상 수의사로 일했어요. 그러다가 다른 동물병원에서 진료 총괄 수의사로 일했고, 이전 동물병원에서 영상진료만 보다가 개원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박사학위도 취득했죠.
Q. 아무리 수의영상의학 박사고, 영상진료만 했다 하더라도 영상전문동물병원을 개원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형동물병원들이 CT/MRI 등 고가의 영상 장비를 직접 구매하면서, 영상전문동물병원의 경쟁력이 감소했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영상동물병원이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상만 하고 싶었습니다. 단순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진단만 하고 싶었다’가 맞겠네요.
수의사마다 보람을 느끼는 포인트가 다릅니다. 누구는 돈을 많이 벌 때, 누구는 환자가 잘 회복했을 때…그런데 저는 진단이 정확하게 나왔을 때 즐거움을 느끼는 성향입니다. 알쏭달쏭한 케이스에서 정답을 찾았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그게 제가 수의사로 일을 하는 이유에요.
그렇게 진단만 하고 싶어서 영상의학과 동물병원을 개원했습니다.
단순히 분업화된 병원이라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보호자 및 의뢰병원과 더 가깝게 소통하려고 합니다. 정답을 확인하려면 이렇게 해야겠죠. 영상 촬영이 끝난 뒤에도 의뢰병원 원장님들과 케이스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Q. 인력 구성과 진료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수의사는 저 1명이고, 수의사 외에 직원은 3명 있습니다. 인력은 더 충원할 계획입니다. 진료 시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6시에요.
엑스레이, 초음파, CT, MRI 장비가 있는데, CT와 MRI 케이스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뇌종양 환자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디스크 환자도 여전히 많고요. 영상 촬영은 100% 예약제로 진행됩니다. 당일 예약도 가능합니다.
Q. 최근 전문동물병원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런 상황에서 영상의학동물병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전문동물병원이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앞으로도 늘어나겠죠. 저는 전문병원 간의 네트워크가 잘 형성되면 좋을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전문병원은 전문병원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습니다. 그럴 때 다른 전문병원이 서포트를 해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과동물병원이 MRI 장비를 갖추기는 어렵습니다. 영상 장비까지 운용할 여력이 없죠. 그럴 때 저희 병원이 영상 부분에서 그 병원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전문병원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서로 협업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방향입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우선, 영상 장비를 더 확충하고자 합니다. 핵의학에도 관심이 있어서 PET 장비도 갖추고 싶습니다. 장비들이 워낙 비싸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웃음).
또한, 영상의학을 전공하는 후배들에게는 좋은 모델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요즘 수의영상의학 전공자들이 많이 배출됩니다. 그런데, 임상대학원 출신 중에서 영상의학 전공자는 단독 개원이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영상의학과 병원이 많습니다. 그런데, 현재 국내 동물병원 중에서 영상의학만 하는 곳은 사실상 저희 병원이 유일하죠.
영상의학 전공자도 전문병원을 개원해서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영상전공 후배들에게 비전을 주고 싶어요. 이러한 모델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