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빈혈` 바베시아 감염 급증세‥10월 내내 피크 우려

긴 장마로 예년보다 보름 늦은 증가세..기후변화로 겨울·봄에도 바베시아 많아져

등록 : 2020.10.13 09:52:00   수정 : 2020.10.13 09:52:02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반려견에서 빈혈을 일으키는 진드기 매개질환 바베시아 감염증이 가을철로 접어들며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동물병원 진단검사 의뢰기관 팝애니랩은 “예년보다 보름 늦게 시작된 바베시아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며 “10월 내내 감염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12일 밝혔다.

(자료 : 팝애니랩)

보름 늦게 시작한 바베시아 감염 증가세, 10월초순 예년 수준까지 급증

연중 감염률 증가추세..겨울도 방심할 수 없다

반려견에 감염된 바베시아 원충은 적혈구 세포에 기생하며 용혈성 빈혈을 일으킨다. 반려견이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데, 진드기 개체수가 증가하고 보호자·반려견의 산책이 늘어나는 가을철이 특히 위험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가을이 아닌 겨울, 봄, 여름에도 방심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팝애니랩에 따르면, 보통 1월부터 7월까지 한자릿수에 머물던 바베시아 검사 양성률이 올해는 10%p이상 증가한 양상을 보였다.

천두성 팝애니랩 대표는 “작년과 달리 겨울부터 여름까지도 10% 이상의 양성률을 보이고 있다”며 “기후변화와 함께 바베시아가 상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에는 채준석 교수팀이 부천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감염사례를 포착하기도 했다. SFTS는 바베시아와 마찬가지로 진드기에 물려 감염된다. 이제는 겨울이라고 진드기 매개질환이 없다고 보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중순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바베시아 양성률은 올해 보름가량 늦은 9월 초순부터 증가세를 보였다.

긴 장마와 태풍이 이어지고, 8월 코로나바이러스 재유행으로 인해 야외활동이 줄어들었던 점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8월 171건이었던 바베시아 검사의뢰건수가 9월 들어 263건까지 증가했다. 바베시아 양성률도 8월 8.8%에서 9월 27.8%로 3배가량 증가했다.

10월 초순에는 열흘간 123건의 검사가 의뢰돼 절반이 넘는 65건이 바베시아 양성으로 확진됐다(52.8%).

늦게 시작된 바베시아 증가세가 10월 초순에 이미 예년 수준을 따라잡은 만큼, 10월 중순 이후로 감염세가 예년 수준을 웃돌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자료 : 팝애니랩)

일선 동물병원에 바베시아 환자 증가..여름 이후에는 검사 늘려야

일선 동물병원에서는 바베시아 환자 증가세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웨스턴동물의료센터 홍연정 원장은 “몇 년 전부터 바베시아 빈혈로 내원해 수혈받는 반려견들이 매년 증가추세였다”며 “올해는 환자가 더욱 급증해 혈액 부족으로 사망하는 반려견까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원장은 “바베시아에 감염된 반려견은 빈혈과 식욕부진, 발열, 기력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며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 반드시 매월 외부기생충제거제를 사용하고, 북한산 산행을 자주하거나 주변에 거주 중인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베시아 감염률이 증가하는 가을철에 일선 동물병원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목된다.

천두성 대표는 “빈혈 여부를 보호자가 잘 포착하기 어려운만큼, 여름 이후부터는 바베시아 검사를 심장사상충처럼 일상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