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9개국 동물에서 참진드기 모아 보니..바베시아·Q열 등 인수공통감염병 포착
서울대 채준석 교수팀, 아시아태평양 임상미생물학·감염학 국제학술대회 발표상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9개국의 농장동물·야생동물·동물원 등에서 참진드기를 채집해 분석한 결과 Q열을 포함한 각종 인수공통감염병 병원체가 포착됐다.
서울대 수의대 채준석 교수팀은 지난 2일(일)부터 4일(화)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20회 아시아태평양 임상미생물학·감염학 국제학술대회(APCCMI 2025)에서 관련 연구를 발표했다.
이번 대회에는 48개국에서 1,800여명이 참여해 국제적으로 유행하는 감염병과 미래 위협을 함께 조명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위험성이 증가하는 질병 위협 중 하나로 진드기 매개질병이 꼽힌다. 진드기의 분포 범위가 점차 확장되는만큼 매개질병의 위험도 커지는 셈이다.
특히 아시아는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하고 철새 등으로 진드기 전파 가능성이 이어져 있어 신종 감염병의 주요 위험 지역으로 지적된다.
서울대 채준석 교수팀은 이번 학회에서 한국의 박쥐 및 서식지로부터 채집한 참진드기에서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항원·항체 검출 연구를 발표했다.
채준석 교수는 “박쥐에서 SFTS바이러스 항체 양성반응이 확인됐고, 박쥐서식지 반경 1km 이내에서 채집한 참진드기에서 SFTS바이러스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생태계 먹이사슬이 풍부한 지역에서 박쥐들이 서식하다 보니, 해당 지역의 야생동물 서식 등으로 인해 참진드기와 매개 병원체의 밀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변혜령 연구원(서울대 수의대 박사과정 BK21 수혜, 지도교수 채준석)은 아시아 9개국에서 참진드기를 분석한 연구 내용을 발표해 우수발표상을 수상했다.
연구진은 한국, 일본,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 몽골, 파키스탄에 걸쳐 농장동물, 야생동물, 철새, 동물원 파충류 등 다양한 동물을 흡혈한 참진드기 261마리를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적용해 병원체를 탐색했다.
총 28종의 RNA 바이러스, 13종의 DNA 바이러스, 16종의 세균, 4종의 원충이 검출된 가운데 Q열, 바베시아, 구아나리토 바이러스 등 인수공통감염병도 다수 포착됐다.
이들 인수공통감염병 병원체가 광범위한 동물 집단에서 순환하면서 진드기를 매개로 인간에게 전파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가진 셈이다.
지역과 숙주 동물에 따라 병원체 검출 비율이 다르게 나타나, 진드기와 숙주 간의 병원체 전파 생태가 국가별로 상이함을 보였다.
채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아시아 전역에 걸친 협력 연구의 중요성을 실감했다”며 “진드기매개질병 감시체계 구축과 인수공통감염병 예방 전략 수립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