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한약사회·대한동물약국협회 개·고양이 자가치료금지 반대 광고를 보며

등록 : 2016.08.30 12:22:56   수정 : 2016.08.30 18:50:07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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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 대한동물약국협회가 네이버에 배너 광고를 게재했다. 내용은 ‘개와 고양이 자가치료 금지 반대’다. 대한약사회는 광고를 통해 “미국에서도 안하는 오직 개와 고양이 자가치료금지! 아이들 치료비부담이 폭등할 수 있습니다. 우리 건강은 우리 가족이 선택하게 해주세요”라고 밝혔다.

한 약학전문언론은 “이번 반대 운동 전개를 위해 약사들을 대상으로 후원금을 모금한 결과 6000여만 원의 후원금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하며 “포털 검색 사이트 광고 외에도 일간지 등에 홍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광고 세부 페이지에는 ▲미국 50개주 중 43개주에서 동물소유자의 자가진료권을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농림부에서 발표한 개정초안에서는 동물병원의 주 수입원인 오로지 개, 고양이에 한해서 전면적으로 자가진료를 제한하려 한다 ▲농림부에서 발표한 개정초안 어디에도 동물보호법 강화, 동물학대금지조항 신설 등은 없고 동물병원의 영업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대책 없는 전면적인 개, 고양이 자가진료 제한은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1000만 반려동물 보호자를 잠재적인 범법자로 만들 수 있는 행위다 ▲ 이미 헌법재판소로부터도 자기가 키우는 동물의 자가 진료는 어느 누구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결을 받았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 내용이 정말 사실일까?

▲대한약사회·대한동물약국협회 주장 1 : 미국 50개주 중 43개주에서 동물소유자의 자가진료권을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우선, 미국의 경우 주 별로 자가진료가 허용되어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하지만, 자가진료를 허용한 주에서도 주별로 세부적인 기준이 다르다. 예를들어,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자가진료 예외조항이 있지만, 유기동물보호소에서조차 전염병을 막기 위한 백신접종, 구충, 수의사가 마련한 프로토콜에 따른 정기적 기본검사를 제외하면 수의사만이 진료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자기가 사육하는 동물이라면 모든 진료행위가 허용되어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동물약품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자가진료에 의한 동물피해가 심각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의사 처방제에 약사예외조항이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관리가 되어야 할’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도 약국에서는 ‘수의사 처방전 없이’ 얼마든지 판매할 수 있고, 이 때문에 자가진료 조항이 주는 피해가 더 크다.

이런 상황임에도 마치 미국의 43개 주에서 우리나라 같이 자가진료를 모두 허용하고 있는 것처럼 설명한 것은 사람들을 호도하는 행위다.

실제 한 미국 수의사가 미국의 상황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 ‘거짓말’이라며 광고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동물약국협회는 그 댓글을 삭제하고 해당 수의사 계정의 접근을 차단했다.

자신들의 광고가 떳떳하지 않음을 스스로 증명한 꼴이다.

▲대한약사회·대한동물약국협회 주장 2 : 농림부에서 발표한 개정초안에서는 동물병원의 주 수입원인 오로지 개, 고양이에 한해서 전면적으로 자가 진료를 제한하려 한다

대한약사회와 대한동물약국협회는 개, 고양이의 자가진료 제한이 ‘동물병원의 주 수입원이 개, 고양이이기 때문에’ 진행되는 것처럼 홍보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자가진료 제한이 추진되는 것은 비전문가에 의한 동물 자가진료 행위 때문에 동물이 죽고, 피해를 보는 등 동물학대 행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개, 고양이 뿐 아니라 모든 동물의 자가진료가 제한되는 것이 동물학대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올바른 방향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산업동물까지 자가진료를 한 번에 제한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최근 ‘강아지공장’ 문제로 이슈가 된 반려동물부터 자가진료 제한이 추진되는 것이다.

산업동물에 대한 자가진료 역시 축산물 항생제 잔류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수의사회에서는 ‘가축질병공제제도 도입 추진’, ‘수의사처방제 시행’ 등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런 현실적인 이유를 배제한 채, 개·고양이 자가진료 제한이 마치 동물병원의 수익을 위해 추진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가진료가 제한되면 동물약국의 약 판매가 줄어들까봐’ 걱정하는 일부 약사들의 수준이 드러난 부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개, 고양이가 동물병원의 주 수입원이라고 표현했는데, 그렇다면 소, 돼지, 닭 등 다른 동물을 진료하는 동물병원은 무엇이란 말인가.

대한약사회·대한동물약국협회 광고 어디에도 자가진료로 인해 동물이 받는 피해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 동물이 받는 피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는 곳에서 ‘동물학대 근절을 위해 추진하는 자가진료 제한’에 대해 ‘수익’이라는 단어를 운운할 자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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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대한동물약국협회 주장 3 : 농림부에서 발표한 개정초안 어디에도 동물보호법 강화, 동물학대금지조항 신설 등은 없고 동물병원의 영업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대한약사회와 대한동물약국협회가 정말 이렇게 생각한다면 이는 자신들의 무지를 만천하에 공개한 것이다. 이미 농식품부는 지난 5월 19일 동물보호단체 및 수의사단체들이 강아지공장 문제해결을 촉구하자 3일 만인 5월 22일에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 △반려동물 번식업 전수조사 △반려동물 자가진료 제한을 위한 수의사법 시행령 개정 △불법 번식장에 대한 벌금 상향, 관리감독 강화하기 위한 동물보호법 개정 추진△동물보호 전담부서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동물 자가진료 조항은 동물보호법이 아닌 수의사법 시행령에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동물 자가진료 제한 역시 수의사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동물보호법 개정이 아닌 것이다. 

동물보호 관련된 부분은 동물보호법 강화·개정으로 이미 추진되고 있다. 농식품부 및 여러 국회의원들이 이미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또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수의사법 시행령 개정초안에 동물보호 관련 내용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며 “동물병원의 영업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의구심이 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방향 자체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아니면 자신들이 생각하고 싶은대로 생각하는 것이거나.

▲대한약사회·대한동물약국협회 주장 4: 대책 없는 전면적인 개, 고양이 자가진료제한은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자가진료 제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책 마련은 현재 함께 진행되고 있다. 우선 사회소외계층 및 사설유기동물보호소에 대한 수의료 지원 대책이 마련되고 있으며, 그외에도 보험활성화 대책 등이 논의되고 있다. 

자가진료 제한은 동물학대 행위를 막자는 취지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자신들의 이익이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서민과 동물들에게 갈 피해가 걱정된다면 자가진료 제한을 반대할 것이 아니라, 어떠한 대안이 필요한 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것이 옳은 행동이다.

대한약사회와 대한동물약국협회는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유기동물 관련 자료를 함께 제시했다. 즉, 자가진료가 제한되면 유기동물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가진료를 제한한다고 하여 유기동물이 양산될 것이라는 주장은 구체적인 연관성이 없다. 

서울시가 2014년 관내 발생한 유기동물 3,666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외관상 건강이 양호한 유기동물이 92%에 달했다. 또한, 늙은 동물이 버려진다는 통념과는 달리 2년령 이하의 어린 개체가 45%에 육박했다. 즉, 동물병원 치료비가 없어서 동물이 버려진다는 주장은 잘못된 주장이다.

유기동물 문제는 동물등록제 활성화 및 동물등록방법 일원화(내장형 식별장치)로 해결하는 것이 옳지, 자가진료 제한을 반대하여 동물학대 행위를 방치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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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대한동물약국협회 광고 문구(대책 없는 전면적인 개, 고양이 자가진료제한은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와 비슷한 문구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반려동물총연합회(이하 연합회)다. 

연합회는 동물생산업 종사자, 경매장 관계자, 판매업 종사자 등으로 구성된 단체로, 지난 6월 2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강아지공장 편파방송 및 동물보호법 개악 규탄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8월 26일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다시 한 번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도 대한약사회·대한동물약국협회 광고와 마찬가지로 “원칙 없는 반려동물 자가진료 금지 반대”를 주장했다. 이와 함께 ▲개 공화국, 돈보다 사람이 먼저다 ▲국고낭비 동물학대 유기견보호소 폐쇄하라 ▲불법농가 양성하는 관련법률 정비하라 ▲동물보호단체 수장들 자질이 의심된다 등의 주장도 펼쳤다.

이런 주장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 또 있다. 바로 육견협회다. 개식용 산업에 종사하는 육견협회도 자가진료 제한을 반대한다. 지금까지 자가진료를 통해 식용으로 팔려갈 개들을 대상으로 치료도 하고 주사도 놓고 했는데, 그러한 행위를 하지 못하게 될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육견협회는 8월 5일 개최된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 장소에서 반대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대한약사회·대한동물약국협회가 자가진료가 동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대책 없는 자가진료 금지 반대’만 외친다면, 과연 국민들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 볼까?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한약사회·대한동물약국협회 주장 5: 이번 시행령 개정은 1000만 반려동물 보호자를 잠재적인 범법자로 만들 수 있는 행위다

1,000만 반려동물 보호자를 잠재적인 범법자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은 반대로 이야기하면 1,000만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모두 자신의 동물에게 무분별한 자가진료 행위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자가진료 제한을 포함한 동물보호법 개정 움직임에 동참하는 시민과 동물보호단체가 많다. 자가진료 하다가 자신의 손으로 동물을 죽인 것이 후회된다는 번식장 주인도 있다. 

이런 상황을 쏙 빼놓고, 마치 자가진료 제한이 이뤄지면 모든 동물보호자가 범법자가 되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선동에 가깝다.

▲대한약사회·대한동물약국협회 주장 6 : 이미 헌법재판소로부터도 자기가 키우는 동물의 자가 진료는 어느 누구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결을 받았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 판결은 ‘자가가 사육하는 동물에 대한 진료행위로 인해 청구인(수의사)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2006년 내린 판결이다.

즉, 일부 수의사들이 ‘동물 자가진료 행위로 인해 동물의 진료를 업으로 하는 자신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한 것이지, ‘어느 누구의 기본권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이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당시 “청구인들은 수의사로서 동물을 진료하는 데에 아무런 법률상 장애를 받고 있지 않으며, (자가진료 제한 때문에) 사실상 기대되던 반사적 이익이 실현되지 않게 된 것에 불과한 것이지 어떠한 헌법상 기본권의 제한 또는 침해의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구한 사람들(수의사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을 ‘어느 누구’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바꿔 말하는 것에는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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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단협이 매주 수요일 펼치는 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한 촛불문화제

개, 고양이 자가진료 제한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무분별한 자가진료 행위로 인해 동물들이 죽고, 다치는 등 실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동물학대 행위를 막고 동물들이 받는 피해를 줄이고자 추진되는 것이다.

SBS TV 동물농장 강아지공장 편을 보고 수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지만, 정작 개 제왕절개 수술을 하고, 주사기로 인공수정을 시킨 농장주는 수의사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지 않는다.

자가진료 제한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주인의 진료 행위로 동물들이 받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임을 명심해야 한다.

매주 수요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과 부산, 천안에서는 ‘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한 작은 촛불문화제’가 진행된다. 동물보호법 강화를 통해 피해받는 동물들이 줄어들 길 바라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촛불문화제를 주최하는 동단협(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한 동물유관단체 대표자 협의회)에는 동물보호단체와 수의사단체 등 30여개 단체가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동단협에서 주장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에는 ‘반려동물 자가진료 제한’이 포함되어 있다.

동단협 : 경기도수의사회, 고유거, 광주광역시유기동물보호소, 나비야사랑해, 나주천사의집(동물사랑네트워크), 다솜, 다음강사모, 대한동물사랑협회,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생명체학대방지포럼, 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서울시수의사회, 시흥엔젤홈, 애니멀아리랑, 어덥트코리안독스, 용인시유기동물사랑방,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 위드올애니멀스, 유기동물보호단체이웃들, 유기동물사랑나누기, 팅커벨프로젝트, 한국고양이보호협회,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한국동물병원협회, 한국동물보호교육재단, 한국동물보호연합, 해피엔딩레스큐, 행강

대한약사회·대한동물약국협회에게 묻고 싶다. 자가진료 제한 반대 운동을 하는 이유가 진정으로 동물을 위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익 때문인지.

그리고 당부하고 싶다. 동물학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가진료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자가진료 제한에 반대하는 생산업, 경매업, 판매업 종사자들과 육견협회 관계자들이 옳은 것인지 깊은 고민을 해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