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구제역 백신접종 지원사업 대폭 확대한다 ‘내년부터 소 100두 농가까지’
소모성 컨설팅 개편, 민간 수의사 협력 신규 사업 도입..‘3·6·9’도 지속 추진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이 9월 7일(월)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축방역 제도 및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중앙정부·지자체와 축종별 생산자단체, 대한수의사회 등 유관 기관·단체의 방역 정책 실무자들을 모아 최근 개정됐거나 추진 중인 가축전염병예방법령 개정 사항과 내년도 주요 방역사업 변경점을 소개했다.
내년부터는 기존 소 50두 미만 소규모농가에 국한됐던 수의사 백신접종 지원사업이 소 100두 미만, 염소 전두수로 대폭 확대된다.
가축방역관 업무 조정과 함께 ‘3·6·9’ 공직 처우 개선 추진 경과도 공유됐다.

수의사 구제역 백신접종 지원사업 대폭 확대
소 100두까지, 염소는 전두수로
이날 설명회에 따르면,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편성된 가축질병 예방약품 사업 예산은 1,018억 원으로 전년(556억 원) 대비 83%나 증가했다.
증가한 예산 대부분은 구제역 관련이다. SAT1형 백신 2,200만두 분을 신규 비축하기 위한 예산 440억 원을 신규 편성하는 한편 소 사육농가에 대한 수의사 구제역 백신 접종지원도 크게 늘었다.
중국·몽골까지 접근해 온 SAT1형 구제역은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당초 하반기 O+A형 일제접종과 병행하려 했던 고위험지역 28개 시군 대상 SAT1형 백신 선제접종은 보류됐다. 긴급방역용으로 수급한 SAT1형 백신에 대한 안전성을 점검하고, 추후 국제적인 발생 동향 변화를 살펴 적용 시기를 조율해나갈 전망이다.
그럼에도 유입 위험에 대비해 국내 사육 중인 우제류 전체에 2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의 백신을 확보해두어야 한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전략이다. 올해 접경지역에 선제 접종한 백신을 포함해 1천만두분을 확보하고, 나머지 2,200만두분을 내년에 마련한다.
수의사 접종 지원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50두 미만 소규모 소 사육농가만 지원했던 것을 100두까지로 늘린다. 기존에 전남 등 일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실시했던 50~100두 규모에 대한 접종지원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지원단가는 두당 6천원으로 그대로지만 물량은 기존 244만두에서 401만두로 크게 늘어난다.
염소에 대한 접종지원도 함께 확대된다. 기존에는 300마리 미만의 염소 농가에만 수의사와 포획인력을 지원했지만(접종비 6천 원·포획비 5천 원), 내년부터는 사육규모와 관계없이 전두수 수의사 접종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올해 72.5억 원이었던 관련 예산은 내년 127.3억 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농식품부 구제역방역과 박정서 사무관은 “농가의 자가접종, 백신접종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면서 농가의 방역 부담을 낮추면서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고 지목했다.

소모성 컨설팅 개편, 민간과 협업 확대
“농장동물병원 수의사는 누구나 가축방역사업 참여할 수 있도록”
가축질병 예방대응(구 가축방역대응지원) 사업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 소폭 감소한 949억 원으로 반영됐다. 통제초소 AX 전환과 연계해 초소 숫자를 줄이고, 가축질병 컨설팅·모니터링을 축소 개편하면서 관련 예산이 감액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방역집중 인식제고 프로그램 ▲지역단위 방역관리 체계 강화 ▲민간 가축방역 서비스 운영지원 등 다양한 신규 사업을 도입한다.
농식품부 방역정책과 박성대 사무관은 “현재 소모성질병 컨설팅 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년도 개편 방향을 시사했다.
기존에 40%로 고정되어 있던 자부담 비율을 소규모 취약농가에게 20%로 축소 조정한다. 과도하게 많았던 검사 대상 항목은 돼지에서 PED·PRRS, 가금에서 IB·LPAI 등 주요 질병으로 집중시킨다.
박성대 사무관은 “검사 대상은 줄이면서 실효성을 높이고자 한다”며 “컨설턴트, 농가 양측에 대한 평가체계를 도입해 잘하지 못하는 컨설턴트·농가는 배제하고 새로운 수의사와 농가가 사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신규로 4.9억 원을 투입할 ‘방역집중 인식제고 프로그램’도 수의사회·생산자 단체와 협력해서 운영한다. 기존에는 자료를 단순히 번역해서 살포하는 데 그쳤던 농장 외국인 근로자 대상 방역교육을 온라인 기반 실제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방역 인력 부족 문제 대응을 뒷받침할 ‘민간 가축방역 서비스 운영 지원’ 신규 사업도 눈길을 끌었다. 퇴직 수의사 공무원은 물론 일선 농장동물병원 중 공수의가 아닌 민간 수의사에게 방역활동을 위임하면서 월 120만 원 수준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지자체별로 인사혁신처 사업을 통해 퇴직공무원을 축산물 검사관으로 활용하기도 했는데, 이번 사업을 통해 PED·PRRS 모니터링 등 보다 실질적인 방역 관리에 도움을 주는 방식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성대 사무관은 “농장동물병원을 개설한 수의사는 누구나 가축방역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축종별로 전문수의사를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방역관 업무 조정, 단순업무 줄이고 인수공통감염병 등 신규 역할 늘려야
‘3·6·9’ 처우 개선, 政 내부도 안간힘
가축방역관 업무 조정 추진에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성대 사무관은 “수의사의 사회적 역할과 위상은 높아졌는데, 이전에 만들어진 가축전염병예방법에는 기계적·반복적 업무도 가축방역관의 역할로 포함하고 있다”며 “굳이 방역관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 방역사나 일반공무원으로 확대하고, 방역관은 수의사가 해야 할 전문적인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은 임호선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해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본지 2026년 7월 16일자 ‘가축방역관 업무 축소하고 비(非)수의사에 점검 업무 맡긴다’ 참고).
▲가축·알 거래 기록 점검 ▲소독 점검 ▲출입기록 점검 ▲방역기준 준수 여부 확인 등의 업무 주체에서 ‘가축방역관’을 삭제하고, 이는 일반 공무원이나 가축방역사가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주 골자다. 대신 수의사인 가축방역관은 역학조사나 정밀진단, 가축처분결정, 현장지도감독, 침습적 시료채취 등에 집중한다.
박성대 사무관은 “업무 조정은 이번 개정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미래의 공직 수의사들이 해야 할 업무를 발굴해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수공통감염병을 주요 대상으로 지목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인수공통감염병 예찰 검사가 크게 확대된다는 것이다.
기존에 젖소 원유 대상 검사와 큐열만 포함됐던 관련 사업은 내년부터 포유류 AI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브루셀라로도 확대된다. 예산도 2배 이상으로 늘어난 7.5억 원이 책정됐다.
대한수의사회가 공직 수의사 처우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동물위생시험소 3급기관 승격, 수의직 공무원 6급 채용, 수의사 특수업무수당 월 90만원의 ‘3·6·9’ 정책도 거론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험소) 3급 승격과 수당 인상 등을 위해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당장 이번 주에도 관계부서를 만날 예정”이라며 “수당 등을 이야기하면 사실 반응이 좋지는 않다. 그만큼 설득 근거를 보완할 수 있도록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