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리적 수의사 면허정지하는 징계요구권, 단 한 번도 발동 안돼..대수 윤리위 정비 필요
‘징계요구권 발동 근거 수의사법령부터 손봐야’ 선행 조건 천명
대한수의사회가 윤리위원회 구성을 손본다. 대한수의사회에 수의사 징계요구권을 부여한 수의사법 개정 사항을 정관에 반영한다.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수의사 등을 실질적으로 자율규제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손보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윤리위 정비를 포함한 정관 개정안은 오는 2월 27일(금) 열릴 대한수의사회 대의원총회에 상정된다.

징계요구권 신설됐지만 유명무실..단 한 번도 발동 안 돼
실질적 자정작용 벌일 법적 근거부터 정비돼야
2024년 7월 시행된 개정 수의사법에 따라 수의사에게는 품위유지의무가 부여됐다. 이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수의사에게는 면허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면허조치는 기본적으로 농식품부장관의 권한이다. 대신 대한수의사회가 자체 윤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품위를 손상시킨 회원에 대한 면허조치를 농식품부장관에 요구할 수 있도록 ‘징계요구권’을 신설했다.
하지만 신설된 징계요구권이 발동된 적은 아직 단 한 차례도 없다. 대한수의사회가 징계요구권을 적용할 수 있는 품위손상행위의 범위가 좁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징계요구권의 대상이 되는 행위가 ▲허위광고 또는 과대광고 행위 ▲유인행위 ▲품목허가·신고하지 아니한 동물용의약품을 진료에 사용하는 행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과잉진료행위나 부당하게 많은 진료비를 요구하는 행위, 사무장동물병원 등 동물병원의 개설자격이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동물을 진료하는 행위 등은 면허조치의 대상이긴 하지만, 대한수의사회가 징계를 요구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공업용 쇠톱 수술 사건이나 브루셀라 등 가축전염병 방역 목적의 채혈사업을 위탁받은 수의사가 시료를 부정 취득하는 행위 등은 분명 비윤리적인 행위임에도 수의사회의 자정을 기대할 수 없는 셈이다.
게다가 ‘품목허가·신고하지 아니한 동물용의약품을 진료에 사용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은 대한수의사회가 애초에 반대하고 있다. 수의사의 동물진료에 수반될 수밖에 없는 허가외사용을 처벌하는 쪽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연철 차기 대한수의사회장 당선인은 정관 개정 상정안을 심의한 5일(목) 이사회에서 “현행 규정으로는 어차피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범위가 너무 좁아 윤리위원회를 운영하지 않아 왔다”면서도 “농식품부가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전해와, 우선 대한수의사회 정관을 정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정부가 관련 규정을 개정한 이후에 윤리위를 운영하도록 단서를 달았다”고 덧붙였다.
의료법처럼 수의사법령에도 수의사회가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행위에 ▲비도덕적 진료행위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진료행위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회원 징계를 위한 심의·의결권을 기존 법제위원회에서 윤리위원회로 이관했다.
윤리위원회 구성을 10인에서 11인으로 늘리고, 이중 ▲수의업무 분야에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회원 ▲수의사가 아닌 사람으로서 법률, 윤리, 동물복지, 언론 소비자 권익 등에 관한 경험과 학식이 풍부한 사람을 4인 이상 포함하도록 했다.
임기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위원장은 대한수의사회장이 위촉하도록 하는 등 수의사법령 개정 사항을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