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직원, 징계할 수 있을까? 동물병원 징계의 법적 요건과 실무 절차

최수환 노무사의 인사노무칼럼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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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원장이라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매일 지각하는 직원, 업무 지시를 반복적으로 무시하는 직원, 동료와 심하게 마찰을 빚는 직원. 참고 또 참다가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시점이 왔을 때, 원장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은 하나다.

이 직원을 징계할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징계는 가능하다. 다만 감정이 아니라 근거와 절차로 해야 한다. 이번 화에서는 동물병원에서 직원 징계가 현실적으로 어떻게 가능하고, 어떤 조건을 갖춰야 법적으로 유효한 징계가 되는지를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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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란 근로자가 복무 의무를 위반하거나 사업장 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했을 때, 사용자가 제재를 가하는 인사 조치를 말한다.

근로기준법은 징계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열거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사업장에서 운용하는 징계 단계는 경고(구두·서면 주의), 견책(시말서·경위서 제출), 감봉, 정직, 해고 순이다.

이 중 감봉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제95조가 명확한 한도를 정하고 있다. 1회 감봉액은 평균임금 1일분의 절반을 넘을 수 없고, 한 달 임금 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해서도 안 된다. 예컨대 월급이 300만 원인 직원에게 한 달에 30만 원을 넘는 감봉을 하면 위법이다.

정직의 경우 법정 상한 기간은 따로 없으나, 정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징계양정이 과하다는 다툼의 소지가 커진다. 실제로 한 동물병원에서 직원의 지각과 시말서 제출 거부를 사유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가, 노동위원회에서 징계양정이 과하다고 판정되어 정직 기간 동안의 임금과 퇴직금·연차수당 등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다.

결국 징계는 ‘할 수 있느냐’보다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징계와 해고에 대한 법적 규율은 사업장 규모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등의 제한)가 적용되므로, 징계해고를 하려면 반드시 정당한 사유와 정당한 절차를 갖춰야 한다. 부당해고에 해당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고, 원직복직과 해고 기간 중 임금 지급을 명령받을 수 있다.

반면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제23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해고의 사유가 정당하지 않더라도 부당해고 구제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5인 미만이니까 마음대로 해고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해고 30일 전 예고 의무(제26조)는 규모와 무관하게 적용되므로, 즉시 해고 시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산업재해 요양 중이거나 출산 전후 휴가 기간에는 5인 미만이라도 해고가 금지된다(제23조 제2항). 민사소송을 통한 부당해고 다툼 역시 가능하므로 법적 분쟁이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동물병원이 상시 5인 이상 10인 미만 규모에 해당한다. 이 범위의 병원은 해고 제한 규정은 적용되지만, 취업규칙 작성 의무(10인 이상)는 없는 규정의 공백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 점이 동물병원 징계 실무에서 가장 흔한 문제의 출발점이 된다.

일부 원장은 우리 병원은 취업규칙이 없으니까 징계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취업규칙이 없어도 징계 자체는 가능하다. 사용자의 징계권은 근로관계에서 당연히 인정되는 고유한 권한이기 때문이다.

다만,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에 징계 사유와 절차에 대한 규정이 없으면, 징계의 정당성을 둘러싼 분쟁에서 사용자 측이 상당히 불리해진다.

대법원은 취업규칙 등에 징계 대상자에 대한 소명 기회 부여 등의 절차 규정이 없는 경우,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징계하였더라도 그것만으로 무효라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775 판결).

하지만 이는 무효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지 정당하다는 뜻이 아니다. 실제 노동위원회나 법원 심리에서는 소명 기회 부여 여부, 사전 경고 이력, 시정 기회 제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게 되며,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의 징계는 사용자의 입증 부담이 훨씬 커진다.

따라서 10인 미만이라 취업규칙 작성 의무가 없더라도, 최소한 근로계약서에 징계 관련 조항을 넣어 두거나, 별도의 내부 인사관리 규정을 마련해 두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각 3회 누적 시 서면 경고, 서면 경고 3회 누적 시 감봉 또는 정직 검토 같은 구체적 기준이 있느냐 없느냐가, 향후 분쟁의 유불리를 좌우한다.

징계의 법적 정당성은 세 가지 축으로 판단된다. 징계 사유의 존재, 절차의 적법성, 양정의 적정성이다. 이 셋 중 하나라도 흠이 있으면 징계는 무효가 될 수 있다.

첫째, 징계 사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분위기를 흐린다,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은 징계 사유가 아니다. 무단결근 몇 회, 업무 지시 불이행 몇 건, 환자 보호자 컴플레인 접수 몇 건 등 구체적 사실이 특정되어야 한다. 기록이 없으면 사유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둘째, 절차가 적법해야 한다.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에 징계 절차가 정해져 있다면 그 절차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 규정에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치도록 되어 있는데 위원회 없이 원장이 단독으로 처분하면 절차 위반으로 무효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절차 규정이 없더라도, 최소한 징계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고 해당 직원에게 소명할 기회를 주는 것이 실무적으로 권장된다. 특히 해고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만 효력이 발생한다.

셋째, 징계의 양정이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례해야 한다. 대법원은 징계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위법하다고 판시해 왔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60906 판결). 쉽게 말해, 한 번 지각한 것을 이유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리면 비례원칙 위반이다. 같은 비위행위에 대해 A 직원은 경고하고 B 직원은 해고했다면 형평성 원칙에도 어긋난다.

동물병원 현장에서 실제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 상황은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반복적 지각·무단결근이다. 진료 시작 시간이 정해져 있는 동물병원에서 지각은 곧 진료 공백을 의미한다. 다만 단 한 차례의 지각으로 징계에 나서면 과잉 대응이 된다. 1~2회 지각에 대해서는 구두 주의 후 면담 기록을 남기고, 3회 이상 반복되면 서면 경고를 발행하며, 그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을 때 감봉 또는 정직을 검토하는 것이 합리적 단계다.

두 번째는 업무 지시 불이행이다. 원장이 지시한 소독 절차, 장비 정리, 차트 작성 등을 반복적으로 따르지 않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해당 지시가 근로계약의 범위 내 정당한 업무 지시였는지 여부다.

계약에도 없고 직무와도 관련 없는 사적 심부름을 거부한 것은 업무 지시 불이행이 아니다. 반대로, 직무 범위 내 업무를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 거부한 사실이 문서로 확인된다면 충분한 징계 사유가 된다.

세 번째는 동료와의 심각한 마찰 또는 직장 내 괴롭힘이다.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근로기준법 제76조의2)이 적용되므로, 원장은 신고를 접수하면 지체 없이 사실 확인 조사를 실시해야 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조사 결과 괴롭힘이 인정되면 가해자에 대한 징계는 정당한 사유를 갖추게 된다.

네 번째는 금전 비위이다. 진료비 횡령, 재고 약품 유출 등은 형사 문제와 직결되며 즉시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사실 확인과 소명 기회 부여라는 절차를 생략해서는 안 된다.

동물병원에서 징계 분쟁이 원장에게 불리하게 끝나는 가장 큰 이유는 증거가 없어서다. 3년 동안 수십 번 지각한 직원이라도, 원장이 구두로 여러 번 주의를 줬다고만 주장하면 법적으로는 입증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문제 행위가 발생한 시점부터 기록을 남겨야 한다. 기록의 형태는 거창할 필요가 없다. 날짜, 문제 행위의 내용, 원장이 취한 조치(구두 주의, 면담 등)를 간단히 메모해 두면 된다. 면담을 할 때는 해당 직원에게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과 기한을 함께 전달한 뒤, 면담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 직원과 함께 서명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직원이 서명을 거부하면 면담 내용을 전달하였으나 서명을 거부함이라고 기재해 두면 된다.

서면 경고를 발행할 때는 경고 사유, 경고 일자, 향후 동일 행위 반복 시 상위 징계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이 서면 경고가 쌓여야 비로소 감봉·정직·해고로 이어지는 징계의 정당성이 확보된다.

경고와 감봉, 정직을 거쳤음에도 개선이 없어 최종적으로 해고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 다음 절차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해고 사유를 특정한다. 근무 태도 불량이 아니라, 2025년 1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서면 경고 3회 정직 1회를 받았으나 동일한 무단결근이 반복됨처럼 구체적으로 기재한다.

해당 직원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한다. 징계 사유를 서면으로 사전 통지하고, 소명서를 제출하거나 면담에서 본인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해고 결정 후에는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직인이 찍힌 문서)으로 통지한다. 해고일 30일 전에 예고하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지급한다.

이 중 어느 한 단계라도 빠지면 해고가 무효가 될 수 있다. 특히 서면 통지 누락은 절차적 하자로서, 사유가 아무리 정당해도 해고의 효력 자체가 부정된다.

현재 근로계약서에 징계 관련 조항이 없다면, 다음 내용을 근로계약서 또는 별도 내부 규정에 추가하는 것을 권고한다.

징계 사유(지각·무단결근·업무 지시 불이행·직장 내 괴롭힘·금전 비위 등)의 구체적 열거

징계 종류(경고·견책·감봉·정직·해고)와 각 단계의 기준

징계 절차(사유 서면 통지 → 소명 기회 부여 → 징계 결정 → 서면 통지)

감봉 시 법정 한도(1회 평균임금 1일분의 1/2 이내, 총액 1임금지급기 임금 총액의 1/10 이내) 준수

징계 규정을 만드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고용노동부가 매년 공개하는 표준취업규칙의 징계 관련 조항을 참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병원 실정에 맞게 수정하되, 법정 한도와 절차적 요건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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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직원에 대한 징계는 원장의 권리이자 병원 운영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 인사 조치다. 그러나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원장이 법적 위험에 노출된다.

기록을 남기고, 단계를 밟고, 서면으로 처리하는 것. 번거롭지만 이 세 가지가 괘씸하다는 감정을 정당한 징계로 바꾸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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