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비싸 동물 버린다? 국회 회의석상까지 오른 괴담

정점식 의원, 반려동물 유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진료비 부담 거론

등록 : 2021.02.18 06:00:45   수정 : 2021.03.31 11:27:55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사진 :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동물병원의 진료비가 비싸 반려동물을 버릴 수밖에 없다는 괴담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국회 입법조사처의 보고서에 등장하더니, 수의사법을 소관하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회의석상에까지 올랐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경남 통영고성)은 1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수의사법 개정 필요성을 주장하며 이를 거론했다.

정 의원은 이날 “유기동물이 증가하고 있는데, 반려동물을 유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비용증가가 큰 원인”이라며 “반려동물에 대한 진료비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019년 기준 국내에서 발생한 유실·유기동물은 약 13만 5천마리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버린 이유가 양육비 부담이나 높은 진료비 때문이라는 근거는 없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버리다 적발된 소유주를 대상으로 유기 사유를 조사한 사례는 없다. 유기동물들의 건강상태를 직접적으로 연구한 사례도 심장사상충 감염실태 등 일부를 제외하면 찾기 어렵다.

오히려 유기동물이 어린 개체 위주라는 점은 진료비를 주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2017년부터 2020년 5월까지 발생한 30만 5천두의 유기견을 분석한 결과 5년령 이하의 어린 개체가 90%를 차지했다.

소유주가 부담을 느낄 정도의 큰 진료비는 대부분 노령동물의 중증질환에서 발생하는 만큼, 어린 개체가 진료비 부담으로 버려졌을 것이라 추측하기는 어렵다.

정점식 의원은 “일부 병원의 과잉진료, 들쭉날쭉한 병원비 책정으로 동물병원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고 있다. 진료행위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고, 진료비 사전 공시에 대한 명확한 법규정도 없다”며 수의사법을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의원은 지난 8일 진료행위 표준화, 진료비 사전고지제, 공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수의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사전고지 및 공시의 대상이 되는 진료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아 모든 동물병원의 모든 진료행위가 비용 공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동물병원) 진료비 고지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정부안을 만들고 있다. 조만간 제출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