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2023년 수의사] 1인시위부터 2,793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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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일리벳이 전한 수의계 소식 중 주목할만한 숫자로 2023년을 돌아봅니다.

정부가 비(非)수의사를 가축방역관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수의계 각층이 반발했습니다.

수의과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전남대 수의대에 재학 중인 김상윤 학생은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세종 농식품부 청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습니다.

김상윤 학생은 “뭐라도 해야 훗날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겠다는 절박함에 나왔다”며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철회, 공직수의사 처우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개식용 문제는 국내 동물보호·복지 분야의 주요 이슈로 꼽힙니다. 그간 동물보호단체의 캠페인에 머물렀던 개식용 종식은 이제 여의도로 무대를 옮겼습니다.

올 한 해 동안 국회에서 발의된 개식용 종식 특별법안만 5건입니다(한정애·이헌승·윤미향·안병길·박성민 의원 대표발의).

개식용 종식 법제화는 12월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야당 단독 의결로 통과하면서 칠부능선을 넘었습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고양이에도 감염됐습니다. 7월 25일부터 8월 3일에 걸쳐 서울 용산구 동물보호시설의 고양이 5마리와 관악구 소재 시설의 고양이 4마리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가 확진됐습니다.

국내 고양이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것은 2016년 H5N6형 이후 6년여만인데요, 전세계적으로도 다양한 포유류에 H5N1형 고병원성 AI의 종간전파(spillover)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동물병원 진료비 공시제가 도입됐습니다. 올해 수의사 2인 이상 동물병원 1,008개소에 우선 시행된 공시제는 내년부터 전국 모든 동물병원으로 확대됩니다.

농식품부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동물병원 초진 진찰료, 재진 진찰료, 상담료, 입원비, 백신(종합·광견병·켄넬코프·인플루엔자), 전혈구검사비/판독료, 엑스선촬영비/판독료까지 11개 항목의 전국단위 및 지역별 최고값·평균값·중간값·최저값을 공개했습니다.

이들 대표값만 공개하는 형태이다 보니 동물병원별 진료비 편차가 실제보다 큰 것처럼 오해할 소지를 만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용식 국민의힘 경남도의원이 9월 경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수의직 공무원 처우개선을 촉구했는데요, 수의직 공무원의 승진이 어렵다는 점이 숫자로도 나타났습니다.

경남도청 수의직 공무원이 7급으로 임용돼 5급으로 승진하기까지 소요된 기간은 25년 10개월로 전 직렬 중 가장 길었습니다. 전체 7급 공채의 평균 소요기간(20년 3개월)보다도 길고, 행정직 7급 임용자의 5급 승진 소요연수와는 10년의 격차를 보였습니다.

이달곤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지자체 가축방역관은 1,152명(수의직842·공중방역수의사310)으로 적정인원(1,954명) 대비 802명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려동물 진료비에 대한 부가세 면제 항목이 대폭 확대됐습니다. 기존에는 질병 예방목적의 일부 항목만 면제했지만, 10월부터는 치료 목적의 행위를 포함해 102개 항목에 부가세를 면제했습니다.

특히 진찰, 입원관리, 조제·투약, 각종 검사와 증상에 따른 처치 등 여러 치료를 아우를 수 있는 항목이 포함되면서 동물병원 진료용역의 90%까지 부가세가 면제될 것으로 추산됐는데요,

이럴 거면 차라리 사람 병·의원처럼 진료용역을 원칙적으로 비과세하되, 성형 목적 등 부가세를 매길 일부 항목만 따로 규정하는 형태로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제1종 법정 가축전염병인 소 럼피스킨병이 국내 최초로 발병했습니다. 10월 20일 충남 서산 한우농가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럼피스킨병은 107개 농가로 확산됐습니다. 이들 발생농가는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분포했습니다.

방역당국은 첫 확진 열흘만인 10월 29일부터 긴급백신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접종이 까다로운 피하주사 백신이지만, 여전히 50두 이상 전업농은 자가접종에 기댔습니다.

11월초에 긴급백신이 마무리되고, 매개체인 흡혈곤충이 활동하기 어려운 추운 날씨로 전환되며 11월 20일 이후로는 추가 발생농장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1월 13일 열린 제27대 대한수의사회장 선거에서 허주형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2,793표를 득표한 허주형 회장은 2,594표를 얻은 최영민 후보를 근소한 차로 제치고 당선됐습니다.

이번 선거에는 유권자 7,659명 중 5,387명(70%)이 참여해 2020년 첫 직선제 선거 투표율(80%)에 비해 다소 낮아졌는데요,

반면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 중 임상수의사회원의 비중은 72%로 첫 직선제 선거(66%)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임상수의사의 표심이 대한수의사회장 선거를 좌우하는 셈입니다.

[숫자로 보는 2023년 수의사] 1인시위부터 2,793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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