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의인물사전 83] 수의기생충학에 일생 바친 `장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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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의인물사전 83. 장두환(張斗煥, 1928~2001). 미네소타 프로젝트 참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기생충학 교수, 대한기생충학회 부회장.

본관은 인동(仁同)이고 1928년 3월 27일 충청남도 천원군 광덕원면 보산원리에서 태어났다.

예산농업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수의학부가 서울에서 개교한 다음 해인 1948년 9월에 입학하였으나 한국전쟁으로 2년 동안 학업이 중단되어 졸업은 1954년 3월에 이루어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무급 조교(1954. 4.)로 대학에 남아 ‘가축기생충학’ 강의를 하던 서병설 교수(서울대 의대)를 도왔다. 1956년 4월 1일에 같은 대학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가축기생충학 강의를 시작하여 1959년 미네소타 프로젝트(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University of Minnesota International Cooperation Administration Project)로 출국하기 전까지 계속하였다. 미네소타대학교에서 대학원 과정을 수학하여 석사학위를 받아 귀국(1961. 7. 30.)하기 전까지 강의는 서병설 교수가 대신 맡아주었다.

귀국과 더불어 조교수에 임명되었고, 1971년에 「췌질(膵蛭)의 Life Cycle에 관한 연구」로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1976년에 교수로 승진하였다. 1993년 8월 31일 정년으로 학교를 떠났다.

이와 같이 무급 조교부터 정년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수의(가축)기생충학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면서 교실을 지켰다.

학생운동의 격동기인 1980년대 초반인 1983년 4월 1일부터 1985년 3월 31일까지 수의과대학 학생담당 학장보를 지냈고 대한기생충학회 부회장을 역임(1982~1983)하였다. 돼지낭충, 닭콕시듐 구충제의 구충 효능, 간질의 생활사 및 구충제의 효능 등을 연구하였으며, 1970년 초에는 우리나라에 도입된 젖소가 용혈성 빈혈로 쓰러져 갈 때 원인 규명을 위하여 교내 동료 교수들과 함께 제주도에 가서 조사하고 연구한 끝에 그것이 파이로플라스마병(piroplasmosis)이고 진드기(tick)에 의하여 매개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삼국지』의 장비가 면도한 모습의 풍채를 지닌 그는 선이 굵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며 다음과 같은 일화가 전해 온다. 1990년 10월경 대학원 모집 단위를 8개로 정하는 교수 회의(현재도 이 모집 단위가 적용되고 있음)에서 수의기생충학이 수의병리학 분야에 포함되는 것이 적합한지 혹은 수의미생물 분야에 포함되는 것이 적합한지 논의가 진행되고 있을 때 당사자인 그는 “기생충은 아무 데나 붙어도 살수 있기에 병리학이든 미생물학이든 아무 상관없다.”고 발언하여 참석한 교수들이 함께 웃으며 병리학 분야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학생들의 성적에는 엄격하여 가끔 한두 명은 F를 받으므로 수강생들은 기생충 과목의 학점 관리에 신경을 기울였다.

그래서 학기말이 되면 학생들의 입에서 “기생충이 사람 죽인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였다.

농과대학 수의학과에서 수의과대학으로 승격되면서 탄생한 학생 동아리 중 록밴드인 “제브라(Zebra)”의 지도교수를 10년 넘게 맡기도 했는데, 동아리 특성상 매일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연습이 진행되자 “제브라 대원들은 공부는 안 하고 매일 시끄럽게 두드리기만 하냐?”라는 원성이 있었지만 이를 잠재우고 수의대 문화의 일익을 담당하도록 기초를 마련하였다. 제브라는 1975년 당시 1학년이던 강승원(기장), 박경식, 이종경, 허석 등이 주축이 되어 창립되었다. 매년 정기공연을 열었고 격년으로 OB들과의 협연을 하였으며, 학내 백린축제, 체육대회, 동창회 모교 방문에 참여해 특별 공연을 하였다. 1979년 7월 21일 시민회관(세종로)에서 개최된 “제2회 ‘TBC 젊은이의 가요제’에 출전하여 장려상을 수상하였다. 이때 싱어 김상철(78학번, 신구대학 교수)이 부른 「예쁜 꽃잎 찾아」는 널리 유행하여 젊은이들 사이에 애창되었다.

정년 후 조용히 생활하다가 2001년 8월 16일 향년 74세로 분당차병원에서 영면하였다. 글쓴이_윤희정, 양일석

*이 글은 한국 수의학 100여년 역사 속에서 수의학 발전에 기여를 한 인물들의 업적을 총망라한 ‘한국수의인물사전’에 담긴 내용입니다. 대한수의사회와 한국수의사학연구회(회장 신광순)가 2017년 12월 펴낸 ‘한국수의인물사전’은 국내 인사 100여명과 외국 인사 8명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요, 데일리벳에서 양일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를 비롯한 편찬위원들의 허락을 받고, 한국수의인물사전의 인물들을 한 명 씩 소개합니다. 

– 한국수의인물사전 인물 보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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