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년사]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불합리한 동물의료행위 질타·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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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데일리벳 독자 여러분!

2024년 갑진년 푸른 용의 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4년 갑진년은 푸른 용의 해입니다. 용은 끈질기고 결단력 있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으며 매사에 도전하는 힘과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상징합니다. 이는 앞으로 다가온 새해가 성취와 도전의 해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우리 수의계에 있어서도 새로운 도전이 우리 앞에 많이 놓여 있으며, 그 도전을 극복하고 배전의 노력을 경주하여 우리가 모두 기대할 수 있는 성취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13년 전인 2011년, 저를 포함한 당시 대한수의사회 집행부가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정부의 동물진료 부가가치세 부과의 부당함을 질타하며 삭발로써 우리의 투쟁의지를 모았으나, 동물의료의 공공성을 망각한 당시 정부는 동물진료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였습니다. 그간 우리 회와 여러 국회의원 등이 동물의료에서 부가가치세 삭제를 요건으로 한 법률개정안을 내었지만, 번번이 계류되어 폐기되었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2023년 10월 약 100개의 진료 항목에서 부가가치세가 폐지되었으며 이는 대부분의 동물진료에서 부가가치세가 폐지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올해는 사람의료와 같이 모든 진료에서 부가가치세가 폐지되게끔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그간 동물병원은 도시 근린생활시설 제2종 지역에서만 개설할 수 있었지만, 국토교통부와 많은 협의를 통해 도시 근린생활시설 제1종 지역에서도 동물병원 개설이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개설 지역이 확대된 것이 아니라 동물의료의 공공성을 인정 받았다는 의미가 있는, 농림축산식품부 외의 타 부처에서 처음 있는 일대 사건입니다.

다만, 재난형 동물감염병과 관련해서는 구제역이 재발했으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럼피스킨(Lumpy Skin Disease)이 발생하였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은 계속 남하를 거듭하여 이제는 경북 포항까지 야생 멧돼지에서 감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올해, 즉 2024년에 남쪽지역 사육돼지에서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위험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구제역, 럼피스킨 등 대부분의 재난형 동물감염병은 최종적으로 동물병원 수의사에 의해서 방역당국에 신고되고 있습니다. 이는 그간 정부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유인물, 동영상 등을 통해 농장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교육하고 신고하라고 한 정책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농장에서 일하는 분들과 동물병원 수의사들의 동물을 바라보는 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동물의 사육을 보며, 우리 수의사들은 동물의 건강을 보는 전혀 다른 눈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를 유념하여 재난형 동물감염병 대처에 대한 방역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합니다. 동물병원과 수의사에게 방역권을 돌려주어야 하며, 동물병원 수의사에 의하여 농장의 방역을 책임지는 농장주치의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야만 결과적으로 살처분도 줄일 수 있고, 축산농가의 생산력도 더 높아질 것입니다. 이웃나라인 일본과 대만의 경우도 이미 구제역과 럼피스킨은 없습니다. 현재 농장동물병원의 현실을 보면, 정부는 구제역 키트하나 공급하지 않고, 오직 수의사의 경험으로만 동물감염병을 발견하게 하는 불합리한 의료행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벳 독자 여러분!!!

새해에는 정부의 불합리한 동물의료행위를 질타하고, 모든 동물의 진료는 오직 전문가인 동물병원 수의사에 의해서만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는 체계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또한, 각 기업체에 근무하고 계시는 수의사 선생님들을 수시로 만나서 회사의 부당한 업무 차단 및 수의사의 처우 개선 등을 위해서도 노력하겠습니다. 공직에 계신 수의사 선생님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도 계속해서 각 시‧도청과 시‧군‧구청 및 중앙행정부처를 찾아가서 수의사의 위치와 역할을 새롭게 조명해 달라 요구하고 그에 걸맞은 처우를 촉구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회장 혼자서만 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의계 전체가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여야 하며, 대한수의사회가 하는 모든 일에 비판이나 비난만 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만 이룩할 수가 있습니다.

저 또한 대한수의사회 회장으로서 동물의 생명을 구하는 진료현장에서, 안전과 안심을 위한 식품안전의 최일선에서, 재난형 동물감염병에 대항하는 국가방역의 현장에서,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실 등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동물의 복지를 위하는 현장이라면 그 어디에서나 묵묵히 사회적 소명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일하고 연구하는 우리 수의사 선생님들을 항상 생각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4년 새해 아침에 사단법인 대한수의사회 회장 허 주 형 올림

[2024 신년사]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불합리한 동물의료행위 질타·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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