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절반 이상의 수의사가 임상으로 갔다

4년제보다 6년제 출신 수의사가 더 많아져...임상에 치우친 선진국 양상 이미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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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등 여러 분야에 수의사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수의계의 패러다임은 이미 변화했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사무총장은 9월 23일 소노벨 변산에서 열린 한국동물위생학회 제44차 학술대회에서 수의계 현안을 주제로 특강에 나서 이 같이 지목했다.

이미 한국도 임상 위주의 선진국형 수의사 분포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임상 진출 비중, 1990-2000년 25%서 2010년 이후 56%로 증가

임상이 80%’ 미국형으로 변모

현업 수의사, 4년제보다 6년제 출신 많아져

올해까지 배출된 수의사의 면허번호는 21,755번이다. 수의사회는 사망자나 은퇴자, 타 분야 종사자 등을 제외하고 1만5천여명의 수의사가 실제 활동 중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중 임상수의사의 비율은 절반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날 우 총장은 새로 배출되는 수의사의 임상 진출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10년간 배출된 수의사 4천여명 중 임상으로 진출한 비중은 25%에 그쳤다.

하지만 2000년부터 2010년까지는 36%, 2010년부터 2021년까지는 56%로 크게 늘었다. 30년간 임상 진출 비중이 2배 이상으로 증가한 셈이다.

우연철 총장은 “공중방역수의사나 대학원 진학자 등을 감안하면 임상 진출자의 비중은 실제로 더 높을 것”이라며 “(수의계의) 완전한 트렌드는 임상수의사라는 점이 통계에서 명확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현역 수의사의 다수 집단도 6년제 출신 수의사로 바뀌고 있다.

이날 수의사회에 따르면, 올해까지 배출된 면허자 21,755명 중 4년제 출신은 11,752명(54%), 6년제 출신은 10,003명(46%)이다.

수의사회가 신상을 파악하지 못한 유고자로 추정하는 인원 4천여명이 대부분 4년제에 집중될 것임을 감안하면, 현업에 종사하는 수의사의 다수는 이미 6년제 출신 수의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수의사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 수의사의 59%가 소동물 임상수의사로 조사됐다. 대동물, 혼합동물, 말 등 타 축종까지 합하면 임상수의사의 비중은 80%가 넘는다.

우연철 사무총장은 “이미 국내 수의사의 진출 트렌드는 미국처럼 변해가고 있다”면서 “수의계의 정책이 집중할 방향도 명확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의사 공무원의 처우가 임상의사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나아지는 만큼, 수의사 공무원의 처우도 결국 임상수의사의 지위 향상과 면허권 강화에 달려 있다고 지목했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사무총장

‘진료권에 한 목소리 내야’

수의계의 무게추가 임상으로 기운 상황에서 최대 현안은 진료권 문제로 꼽았다. 수의사 면허체계의 기본인 진료마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인양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진료권에 대한 수의계의 단일한 견해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생산성 질병을 컨설팅 해주는 지자체 가축방역기관, 의사가 실험동물을 다루는 동물실험시행기관, 사실상 가축약품상처럼 운영되는 동물병원 등 축종이나 이해관계별로 ‘수의사의 진료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파편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연철 사무총장은 “진료권에 대해서는 수의사 전체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수의사라는 직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2010년 이후 절반 이상의 수의사가 임상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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