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동물학대 청원에 동문서답 정책 홍보` 대한수의사회 유감 표명

동물의료 전담조직 없이 병원 규제만 강화..’정부는 기본 역할부터 해야’

등록 : 2021.09.07 06:47:27   수정 : 2021.09.07 09:08:54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가 최근 동물학대 관련 국민청원에 대한 청와대 답변에 유감을 표명했다.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수사·처벌·재발방지에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데다, 동물병원 표준진료제 등 동물학대와 무관한 정책을 동문서답 식으로 홍보했다는 것이다.

대수는 “정부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리로 국민청원 답변을 변질시켰다”며 “청원과 관련 없는 동물 정책 홍보 기회로 이용한 농식품부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6일 밝혔다.

 

동물학대 청원에 동물진료비 수의사법 개정안 소개 ‘동문서답’

동물의료 전담조직 없이 동물병원 규제만..’기본적 역할 하라’ 촉구

청와대는 지난 3일 <길고양이 학대를 전시하는 ****** 갤러리를 수사하고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답변자로 나선 박영범 농식품부 차관은 해당 갤러리는 현재 폐쇄됐고, 학대물 게시자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동물보호복지 관련 법제도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거나,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을 속도감있게 추진하겠다는 등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그마저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물권단체 카라는 청와대 답변과 달리 해당 수사가 대부분 중지된 상태라고 꼬집었다.

대한수의사회도 “해당 사건에 대한 처벌계획,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일반적인 법령 현황을 소개하는 수준의 형식적인 답변에 그쳤다”고 평했다.

동물병원 표준진료제 등 동물학대 청원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정책 홍보 내용이 포함된 것도 문제로 지목했다.

박 차관은 답변에서 “반려동물 진료 시 병원마다 진료항목과 진료비가 상이해 겪는 반려인의 애로 해소를 위해 동물병원 표준진료제 도입방안을 마련했다”며 지난 5월 정부가 마련한 수의사법 개정안을 소개했다.

해당 개정안은 수술 등 중대진료행위에 대한 사전설명·동의, 진료비 사전고지제·공시제 등을 포함하고 있다. 동물학대 처벌 및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청원과는 동떨어진 내용이다.

대수는 “동물복지 이슈에 생색내기식으로 표준진료제를 언급할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업무로서 동물의료체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와 복지 업무를 구분해 추진하는 것과 달리, 농식품부는 동물의료에 대한 지원은 고사하고 전담 조직도 없다는 것이다.

대수는 “농식품부는 전담 조직조차 없이 민원만 잠재우기 위해 동물병원 규제만 강화하고 있다”며 “동물의 기본적인 건강을 보장하기 위해 보호자와 민간 동물병원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정부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물보호자의 부담을 직접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반려동물 진료비에 부과되고 있는 부가가치세를 폐지하고, 도매로 인체용의약품을 구비할 수 없도록 제한된 유통체계를 개선하라는 것이다.

또한 사람의 의료업에 지원되는 조세 감면 혜택을 동물병원에 적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대수는 “농식품부는 지금이라도 전문성을 가진 조직을 신설하는 등 동물의료업무에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기본적인 동물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