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 금지 법제화 찬성 64%‥실제 금지 전망은 절반 수준

최근 10년간 개식용 경험 22%..금지 법제화 반대 의견은 취향의 기본권 중시

등록 : 2022.06.22 07:11:36   수정 : 2022.06.21 17:20:36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개식용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6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식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부정적으로 평한 비율은 93%에 달했다.

개식용 금지 법제화 찬성 측은 사회의 인도적 측면과 동물에 대한 배려를, 반대 측은 먹는 취향에 대한 인간의 기본권에 무게를 뒀다.

천명선 서울대 교수는 17일 온라인으로 열린 강원대 동물법센터 학술대회에서 개식용 관련 시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0년간 개식용 경험 22%, 지속 의향 13%

서울대 수의대 수의인문사회학교실 천명선 교수팀은 지난 4월 20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개식용 관련 인식 설문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지난 10년간 개고기를 먹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22%였다. 60대 이상(26%)이 가장 많고 20대(18%)로 갈수록 낮아졌다. 남자(33%)보다는 여자(10%)가 더 적었다.

향후 개고기를 먹을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경험 비율보다도 낮은 13%에 그쳤다. 시간이 흐를수록 개식용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개식용 관련 세부 문제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가 축산법상으로는 가축으로 지정돼 대량 사육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대량 사육은 가능하지만, 개가 축산물위생관리법상 도살 방식이 규정되어 있는 식용동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몰랐던 응답자도 58%로 절반이 넘었다.

개식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 천명선 교수)

개식용 사회적 인식, 금지 법제화, 실질적 전망에는 각각 온도차

개식용 지속될 것 같다는 응답이 더 많아

개식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법제화 필요성, 지속 전망에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개식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93%에 달했다. 반면, 개식용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나 향후 사라질 것이란 전망은 그에 못 미쳤다.

개식용 금지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64%가 찬성했다.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여자인 경우에 찬성 비율이 더 높았다.

금지 법제화 이유로는 ‘사회의 인도적인 측면 반영’이나 사회가 동물을 배려하는 것이 국제기준이라는 점이 주로 선택됐다.

반면 개식용 금지 법제화에 반대하는 응답자는 ‘먹는 것에 대한 취향이 인간의 기본권리’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81%).

천명선 교수는 “개식용 금지 법제화에 찬성하는 의견은 64%로 결코 낮지 않다. 예상외로 60대 이상에서도 금지를 반대하는 의견(38%)이 크지 않았다”며 “개식용 금지 법제화에 반대하는 응답자는 인간의 자유를 억제하는 일이라는데 초점을 맞췄다. 개식용 자체가 윤리적으로 옳거나 괜찮아서 (금지 법제화에) 반대하는 것이라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회적 인식이나 법제화 문제에서는 개식용 금지 쪽에 무게가 실렸지만, 실질적인 전망은 또 달랐다.

국내에서 개식용이 지속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52%가 ‘계속될 것 같다’고 응답했다. 천 교수는 “지리한 논쟁이 지속되면서 변화가 실현될 것이란 믿음이 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료 : 천명선 교수)

현대 축산은 국가적 관리 대상..개식용 합법화는 사회적 비용 클 것

현행법상 개는 가축이지만 축산물은 아니다. 사육-도축-유통으로 이어지는 전 단계에 걸쳐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채 수십년을 보냈다.

지난해 정부가 ‘개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문제 해결의 전기를 마련했다. 명확히 금지할 지, 아니면 합법화할 지 기로에 서있는 셈이다.

이날 천 교수는 현대사회의 축산이 국가 수준의 관리를 요구한다는 점을 지목했다. 우유나 삼겹살, 치킨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종축·정액 관리부터 농장의 동물 사육과 질병관리, 도축, 유통에는 각종 규제와 지원책이 즐비하다.

천명선 교수는 “농장 사육부터 축산물 잔류검사에 이르기까지 안전한 동물단백질 공급을 위해 많은 예산과 행정력이 투입된다”면서 “개는 식용동물로서 국제적 기준도 없다. 인수공통감염병 관점에서 기준부터 세우려면 큰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는 사회적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개식용을 합법화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 셈이다.

천 교수는 개식용 금지는 개고기를 둘러싼 생산·문화·보건·윤리는 물론 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한 의사결정 문제라고 정의하며 “사회적 결정에 따라 개식용을 중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중도 동물복지 문제에 동물 그 자체를 이해당사자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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