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뇌염, 모기 없이도 돼지끼리 직접전파 가능` 연구결과

구강·비강으로 전염, 편도(tonsil)서 주로 증폭..인간-돼지 직접전파 가능성 검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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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서 치명적인 뇌염을 유발하고 돼지에서 유·사산을 일으키는 인수공통전염병 일본뇌염이 돼지들 사이에서 직접 전염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스위스 바이러스면역학연구소, 베른 수의과대학 공동연구진은 “당초 모기를 통해서만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돼지의 구강, 비강으로도 감염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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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정맥 및 피내주사를 통해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돼지와 비감염 SPF돼지를 24시간 동안 합사했다. 그 결과 8마리 중 3마리에서 고열, 바이러스 혈증 등 일본뇌염 감염이 확인됐다.

생물안전3등급(BL3)시설에서 진행된 이번 실험에 대해 연구진은 “모기가 없고, 공기필터 시스템이 작동하는 실험환경 상 돼지끼리의 접촉을 통해 일본뇌염이 전염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실험환경에 비해 사육밀도가 높고 환기도 잘 되지 않는 현장 농가에서는 직접 감염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비감염 SPF 돼지의 구강과 비강에 직접 바이러스 현탁액을 주입한 실험에서도 실험돼지의 일본뇌염 감염이 확인됐다.

일본뇌염에 감염된 돼지들은 중화항체 형성했지만, 그와 관계없이 편도에서 감염 25일후 시점까지 바이러스가 분리됐다. 연구진은 “혈액, 구강 등 어떠한 경로로 전파되더라도 편도에서 바이러스가 증폭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의 증폭 숙주로 알려진 돼지들 사이에서 직접 전파가 일어나고, 편도에 바이러스가 장기간 머무는 것으로 확인된 이번 실험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온대 기후 지역에서 일본뇌염이 재발하는 이유를 밝혀낼 중요 단서”라고 강조했다.

일년 내내 모기가 활동하는 일본 남부 아열대지역에서 일본뇌염이 연중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반해, 모기가 따뜻한 계절에만 활동하는 온대 지역인 일본 북부 홋카이도에서 지역적으로 재발하는 현상의 원인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최근 홋카이도 지역 일본뇌염 재발현상 원인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연구결과는 야생조류 등을 통해 새로운 바이러스가 유입됐다기보다는 바이러스가 지역적으로 순환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모기 없이 돼지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직접 전파되고, 중화항체 형성에도 불구하고 편도에서 바이러스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한 이번 실험결과가 일본뇌염 바이러스의 월동(越冬) 방법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원헬스(One-Health) 측면에서의 추가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돼지에서 인간으로의 직접 전파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사람과 돼지에서 일본뇌염 백신을 접종하고 있어 유행은 없지만, 매년 20명 내외의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연구진은 “일본뇌염과 함께 Flavivirus에 속하는 인수공통전염병인 웨스트나일바이러스에서도 다양한 숙주에서 구강, 비강전염이 확인된 바 있다”며 “사람과 돼지 사이의 직접 전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에 관한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월 23일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바로가기)에 게재됐다.

 

`일본뇌염, 모기 없이도 돼지끼리 직접전파 가능` 연구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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