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제한 위반해 구제역 퍼뜨려도 배상 책임 없다니..정부, 법 개정으로 ‘쐐기’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발의..고의 위반으로 발생한 방역소요액 손해배상청구권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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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한 방역규정을 고의로 위반해 가축전염병을 발생·전파·확산 시킨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추진된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지난달 25일 정부입법으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동제한 명령을 어기고 판매한 돼지로 인해 구제역이 확산됐지만, 그로 인한 방역소요액에 대한 구상금 청구를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초 구제역 발생상황 속에서 세종의 한 돼지농장이 철원군으로 돼지를 판매했다. 세종 농장 주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이동제한을 받고 있었지만, 이를 위반하고 돼지를 타 지역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그 직후 철원 농장에서 구제역 의심증상이 확인됐고, 살처분됐다. 그로 인해 살처분·매몰 비용과 살처분보상금 등 방역 비용도 지출됐다.

철원군은 그해 말 세종 농장을 대상으로 방역소요액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을 담당한 의정부지방법원 재판부도 농장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판결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은 세종 농장이 이동제한명령을 위반한 사실과 살처분 보상금 등으로 철원군이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동제한명령은 가축전염병이 발생하거나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일 뿐, 살처분 보상금 등을 지급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른 법령상 근거 없이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정안은 별도의 법령상 근거를 마련한다. 방역비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신설하는 방식이다.

의심 신고(제11조), 검사·주사(제15조), 이동제한·사육제한(제19조), 살처분 명령(제20조), 긴급도태(제21조제2항)를 고의로 위반하여 가축전염병을 발생 또는 전파·확산시킨 자에게 살처분 비용과 보상금 등 방역 비용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밖에도 가축전염병 발생 현황에 대해 역학조사 내용 및 축산계열화사업자에 관한 정보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농장에게 종업원의 방역기준 준수 여부에 대한 관리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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