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피부병에 사람 스테로이드 연고 폭탄‥생명 위협까지

인체용 전문의약품 데속시메타손 자가투약..기계측정범위 벗어난 간수치 상승

등록 : 2017.08.03 09:27:26   수정 : 2017.08.03 09:48:02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8년령 중성화수컷 시츄 ‘보리(가명)’는 지난주 수도권 인근의 동물병원에 응급 내원했다. 심각한 혈변과 기력감퇴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

‘보리’를 진료한 수의사 A씨는 본지 제보를 통해 “인체용 전문의약품인 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간 사용하다 생명을 위협하게 된 자가진료 사례”라고 지적했다.

내원 당일 '보리(가명)'가 보인 급성 장염 증세 (제보자 제공)

내원 당일 ‘보리(가명)’가 보인 급성 장염 증세 (제보자 제공)

보리의 보호자 B씨는 피부병을 앓는 친척이 병원에서 처방 받았던 ‘에스파손로션’을 보리에게 투약했다.

사람에서도 의사의 처방 없이는 사용할 수 없는 전문의약품인 ‘에스파손로션’의 성분은 데속시메타손(desoximetasone). 동물병원에서는 잘 쓰지 않는 성분의 스테로이드일 뿐만 아니라, 여러 스테로이드 성분 중에서도 효능이 높은 축에 속해 부작용 위험도 큰 약물이다.

종종 피부질환이 재발해 몸을 긁던 보리에게 강력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자 소양증은 급감했다.

동물병원에 내원한 보호자 진술에 따르면, 약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자 B씨는 보름여간 꾸준히 연고를 도포했다. 내원 당일에는 발가락 등 병변부에 발라준 에스파손로션 연고를 핥아 먹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처럼 스테로이드 폭탄을 맞은 보리는 급격한 부작용을 드러냈다. 뚝뚝 흘러내릴 정도로 극심한 설사와 혈변을 보이며 쓰러지자 보호자는 긴급히 동물병원을 찾았다.

A 수의사는 “당일 응급내원하지 않았다면 ‘보리’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을 정도로 부작용이 심각했다”고 회고했다.

혈액검사 결과 간수치는 아예 기계측정범위를 벗어났다. 급성 장염에 경미한 췌장염 증세까지 겹쳤다. 고농도의 스테로이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생긴 전신적인 부작용이다.

5일간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은 끝에 고비는 넘겼지만, 급성 간 손상은 여전한 상황. A 수의사는 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퇴원 후 재검했는데, 간수치는 여전히 정상범위의 4배 이상으로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주의한 자가진료가 없는 문제를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A 수의사는 “동물병원에 와서 기본적인 피부진료를 받았으면 큰 문제 없이 해결될 일을 인체용 전문의약품까지 써가며 자가진료하다가 화를 입었다”며 “같은 질환처럼 보여도 사람에서 쓰는 약을 동물에게 함부로 쓰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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