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진료비 조사 방식 구체화..혈액화학 검사비 조사 기준은 ‘10종’으로
일선 임상수의사 자문 받아 조사 기준 가닥..의료기기·약품 원가 차이로 진료비 편차 과대평가 위험도
올해부터 20개 항목으로 늘어난 동물병원 진료비 공시제가 분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조사방법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한수의사회, 한국소비자연맹은 5월 26일(월) 서울 한남동 한국소비자연맹 회의실에서 조사 회의를 열고 진료비 설문 문항 구성을 논의했다. 1인 원장 동물병원과 대형 동물병원으로 구성된 원장 3인으로부터 전문가 자문을 구했다.

혈액화학검사 진료비 조사 기준은 ‘10종’ 기본검사로
심장사상충-외부기생충-광범위 구충, 약품 구분 기준 조정
올해 조사는 전국 동물병원 4,159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수의사법에 따라 진료비 게시가 의무화된 항목의 비용을 전수조사한다. 이를 토대로 전국·시도·시군구별로 각 진료항목의 중간값·평균값 등 대표값을 공시한다.
올해는 ▲혈액화학 검사 ▲전해질 검사 ▲초음파 검사 ▲CT ▲MRI ▲심장사상충 예방 ▲외부기생충 예방 ▲광범위 구충 등 신규 항목이 추가되면서 20종으로 확대됐다.
그만큼 설문 분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조사 실무를 담당할 소비자연맹과 대수도 응답 피로도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혈액화학 검사나 심장사상충·외부기생충·광범위 구충의 투약·조제비가 환자 상황이나 검사항목 수, 의약품 종류에 따라 너무 다양하다는 점도 문제다.
이날 조사팀과 전문가 자문위원은 이 같은 사항을 고려해 올해 진행할 진료비 설문 내용을 논의했다.
‘혈액화학검사 및 판독료’ 항목은 의료기기별로 패널 구성 방식이 다양하다 보니 통일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목된다.
[동물소유자등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동물진료업의 행위에 대한 진료비용] 농식품부 고시는 혈액화학검사가 기본검사와 종합검사로 나뉠 경우 종합검사를 기준으로 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종합검사가 10종인지 15종인지 17종인지 불명확하다. 조사 결과 진료비 편차가 과대 측정될 위험을 줄이려면 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조사팀은 가능한 공통분모를 찾기 위해 다수의 동물병원에서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본 검사 ‘10종’으로 가닥을 잡았다. 건강한 동물의 중성화 수술 시 마취 전 검사로 적용하는 경우를 포함해 일선 현장에서 10종 검사를 다수 활용한다는 점도 고려했다.
초음파 검사의 경우에도 농식품부 고시에는 ‘복부 기본 검사를 기준으로 한다’는 원칙만 명시했을 뿐 세부적인 기준이 없다. 이날 협의 과정에서는 특정 장기가 아닌 복강 장기 전반을 모두 살피는 검사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CT나 MRI 촬영의 경우 마취 등 영상검사 외적으로 수반되는 비용은 제외하되, 실제로 병행되는 경우가 많은 조영검사는 포함하는 형태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투약·조제비 항목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기준 정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일선에서 통상적으로 처방되는 레볼루션, 애드보킷, 넥스가드 스펙트라, 크레델리오 플러스 등 심장사상충 예방은 물론 내부기생충 일부를 함께 예방하는 제품의 경우 ‘심장사상충 예방’으로 분류해야 할 지 ‘광범위 구충’으로 구분해야 할 지 애매하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심장사상충 예방효과를 포함한 약품은 전체 구충범위의 좁고 넓음에 관계없이 모두 ‘심장사상충 예방’으로 분류하고, 나머지 예방제제들 중 넓은 구충범위를 가진 제품을 ‘광범위 구충’으로 분류하는 방식이 더 적절하다는데 무게가 실렸다.
이처럼 전문가 자문을 거쳐 기준을 구체화하긴 했지만 동물병원 진료비 편차가 과대평가될 위험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혈액화학검사의 경우 고가·저가 장비의 원가 차이가 큰 데다, 심장사상충 예방도 제제 종류에 따른 기본적인 사입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조사팀은 이날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진료비 조사문항을 다듬을 계획이다. 온라인 설문은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