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건사 업무 명확화 가이드 만든다..업무 범위 확대에 수의사회 임원진 공감대

KAHA 자체 설문서 ‘미자격자와 업무 차이 없다’ 80%..침습행위 허용 두고선 찬반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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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건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규정 짓고, 허용가능한 선에 대한 기준을 잡고자 한다”

한국동물병원협회(KAHA) 최이돈 회장은 5월 30일(토) 오송 H호텔에서 열린 대한수의사회 2026년도 제2차 임원워크숍에서 동물보건사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 이 같이 말했다.

동물보건사가 제도 도입 5년이 넘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역할이 모호하고 미자격자와의 구분도 불명확하다고 꼬집으면서다.

이날 임원진은 장기적으로 동물보건사에 위임할 수 있는 업무 범위가 확대되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보였다. 하지만 KAHA 자체 설문에서도 침습행위 허용 문제는 여전히 첨예한 찬반 대립 양상을 보였다.

한국동물병원협회 최이돈 회장

동물보건사 자격시험은 올초 5회째를 맞이했다. 지난해까지 3,738명의 최종 합격자를 배출했다. 올해 시험 합격자를 포함하면 4천명이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도 도입 전후의 차이가 크지 않다. 동물보건사든 동물보건사가 아닌 보조인력이든 맡길 수 있는 일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동물보건사 자격 여부보다는 동물병원의 방침이나 개별 인력의 역량에 따라 달라진다.

이와 관련해 현행 수의사법은 동물보건사가 동물병원 내에서 수의사의 지도 아래 동물의 간호 또는 진료 보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간호 업무는 ▲동물에 대한 관찰 ▲체온·심박수 등 기초 검진 자료의 수집 ▲간호판단 및 요양을 위한 간호로, 진료 보조 업무는 ▲약물 도포 ▲경구 투여 ▲마취·수술의 보조로 구체화되어 있다. ‘비침습적인’ 보조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대한수의사회 반려동물부회장을 맡고 있는 KAHA 최이돈 회장은 “동물보건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가르쳐 역할을 부여할 지 혼란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KAHA 회원 수의사 77명을 대상으로 벌인 자체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80%가 동물보건사 자격자와 미자격자 사이의 실제 업무 범위에 ‘거의 차이가 없다’고 응답했다. 오히려 방사선 촬영이나 상처 소독 등 침습과 비침습의 경계를 오가는 보조행위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최이돈 회장은 “앞으로의 3년 임기 동안 동물보건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규정 짓겠다”고 말했다. 허용가능한 선에 대한 기준을 잡겠다는 것이다.

동물보건사 자격자와 미자격자가 할 수 있는 업무에 차등을 두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해외 사례도 소개했다.

미국에서 RVT(Registered Veterinary Technician)는 치석 제거까지 포함한 침습적인 행위를 담당한다. 일본도 국가 자격을 취득한 애완동물간호사에게 채혈, 마이크로칩 삽입 등 침습행위 일부를 허용하고 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의 침습행위 허용은 어렵다고 전제했다. 이번 KAHA 조사에서도 침습행위 확대에 대한 의견은 조건부 찬성 31건, 반대 30건으로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최이돈 회장은 “동물보건사에게 맡길 수 있는 업무에 대한 기준 확립과 가이드 배포를 우선하고, 중장기적으로 제도 고도화와 업무범위 확대를 추진할 수 있다”며 “(동물보건사가) 동물병원에 분명히 필요한 직종인만큼 위험은 최소화하고 활용성은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5월 30일 대한수의사회 임원 워크숍에서 발언하는 박영재 전북수의사회장

동물보건사 양성기관들인 동물보건사대학교육협회에서 회장을 역임한 전북수의사회 박영재 회장은 “좋은 재원들이 꿈을 안고 오지만, 이직률이 높다”며 “‘보건사’라는 명칭에 거부감도 많고, 기존의 수의테크니션(미자격자)과 역할 분담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업무는 사실상 다르지 않은데 동물보건사가 되면 연수교육 이수 의무만 생겨 오히려 귀찮아 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박영재 회장은 동물보건사가 국가 자격임에도 담당 업무가 보정, 청소, 입원장 관리 수준에 머무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업무범위를 갑자기 넓힐 수는 없겠지만, 현실을 반영해나가야 한다. 동물보건사 제도가 정착되면 보다 편히 동물병원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발언한 임원진들도 대부분 동물보건사 업무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방향성에 동감했다. 동물보건사라는 명칭을 ‘간호사’ 등 보다 직접적인 방향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도 거듭됐다.

다만 이들 임원들이 중·대형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만큼 일선 소형동물병원을 포함한 회원 의견을 더 수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철 공보부회장은 “(동물보건사 업무범위는) 수의업계의 동물병원 선진화 측면에서 다뤄져야 한다”며 수의사 직역을 위협하는 방향으로의 논의를 경계했다.

대한수의사회 우연철 회장은 “동물병원 임상환경이 바뀐 만큼 업무범위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정할 것”이라며 “현행 법에 따라 할 수 있는 일과 아닌 일에 대한 가이드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물보건사 업무 명확화 가이드 만든다..업무 범위 확대에 수의사회 임원진 공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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